나와 공동체를 세우는 수업나눔 - 새로운 수업협의회를 찾는 교사들을 위한 안내서
김효수 외 지음, 좋은교사 수업코칭연구소 / 좋은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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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책에 보면 어떤 금서를 읽지 못하게 하는데, 그것을 읽는 사람은 죽임을 당한다. 이 책도 교사들이 읽지 못하게 해야 하는 도서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업 기술이나 방법, 학생에 초점을 두는 다른 수업과 관련된 서적이나 수업 비평서와 달리 교사의 내면과 삶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교사의 내면과 삶에 초점을 두기에 수업한 교사가 그 어두운(?) 내면과 삶에 빛을 비추고, 직면을 하게 만든다.

 

둘째, 일반적인 수업 장학이나 수업 컨설턴트에서는 장학사나 다른 교사들이 지도 조언 등의 이름으로 떠먹여준다(가르쳐준다). 그러나, 이 책의 수업나눔은 수업자인 교사 스스로 깨닫거나 알아차리라고 한다. 물론, 수업 안내자나 수업친구(동료교사 등)들이 성찰적 질문을 통해 알아차리거나 깨닫도록 안내하거나 도와주기는 하지만, 스스로 생각해서 알아차리거나 느끼고 깨닫는 것은 여간 힘든 과정이 아님을 교사들은 알 것이다.

 

셋째, 함께 참여하는 수업친구는 무슨 고생이란 말인가? 지금까지 해왔던 보통의 수업협의회처럼 그냥 앉아 있다가 가거나 하면 좋은데, 수업을 다 보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업자가 알아차리거나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성찰적 질문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냥 질문하는 것도 어렵고 잘 못하겠는데 성찰적 질문이라니?

 

넷째, 책의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나누고 생각해 볼 꺼리에 대한 질문이 있다. 학교 안에서나 같은 지역에서 이 책으로 수업나눔을 공부하라는 것인가? 학습할 여유가 없을 만큼 바쁘고 짬이 나지 않는 것을 교사라면 모를리 없을텐데......

 

다섯째, 이 책에도 솔직히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시공간의 여건, 교사의 상황과 같은 한계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수업나눔을 해야 하는가?

 

처음에는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들이 금서가 되어야 하는 이유들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말 교사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니 교사로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이대로나 자신의 상황이나 여건에 맞게 수정하거나 적용해서 주위에 선생님들을 설득해서 함께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 위에 이유들을 압도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읽다가 한참 책을 덮어둔 이유이기도 하다. 끝까지 읽게 되면 손발도 움직일 것 같은 두려움이다.

 

그럼에도 다시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직면의 두려움, 생각(질문)하는 것의 어려움이나 귀찮음을 죽이거나 이겨내는 교사인 나의 내면의 간절한 아우성을 잠재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장미의 이름에서 등장하는 금서는 성경이다. 이 책도 수업에 관한, 아니 수업을 통해 교사와 교사(학교) 공동체의 성장을 돕는 성경과 같은 책이 될 것이라 하면 너무 과한 찬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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