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매투자로 희망을 베팅했다 - 가난한 가장의 막판 뒤집기
이승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구판절판


34세의 나이에 단돈 400만원을 갖고 시작한 경매가 6년이 지난 지금 그를 30억 자산가로 만들어주었다. 이 신화의 주인공인 저자 이승호님은 대전에서 살고 있었고, 경매의 시작도 대전의 경매 건의 예로 시작되고 있다. 부동산 하면 대개 서울이나 수도권 아니면 지방에선 희망이 적을거라 생각했고, 부동산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가 대전 출신이라는게, 또 그 당시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같다는게 정말 묘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가장 가난한 아빠였을지 모른다는 그.

목회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느라 하루 종일 바빴어도 수중에 떨어지는 돈은 거의 없었다. 어려운 살림에 대학원 공부까지 하느라 카드 5장 돌려막기가 차질없이 돌아가는게 소원이던 때였고, 카드대금에 연체이자에 빚은 늘기만 하였다. 결국 목회자의 길은 잠시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가 나중에 과외 전업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일을 해도 한달 수입 200만원.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수입이었어도 여전히 빚도 그대로, 카드도 그대로였다.



그러던 그가 정신을 가다듬고 돌파구를 찾게 된건..투자에 관한 책을 읽다가 경매에 대해 알게 된 한권의 책 덕분이었다. 과외는 주로 밤에 하기에 경매를 낮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인근 대학에서 경매 강의를 듣고, 정말 열심히 교수를 따라다니며 질문하고 공부하였다. 그리고, 이론 공부는 짧게 바로 현장, 실전에 뛰어들어 첫 경매를 낙찰받았다!



책에는 그의 성공기가 줄줄이 나온다. 물론 실패한 적도 많았겠지만, 주로 희망을 주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나 또한 경매 하면은 무섭다는 인식이 강했다. 저자가 말하는 용어들도 너무 생소해 내 귀에는 소귀에 경읽기도 들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중학생 정도의 이해력만 있으면 이론 공부는 쉽게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론 공부를 마치고, 바로 발로 뛰며 실전에서 부딪히는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삶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남들이 하기 힘들다는, 어렵고 까다로운 "법정지상권(이게 뭔지도 책 속에서 처음 들었고, 알았다.)"이 그의 주 전공분야라고 하였다. 남들이 피하는 것일수록 대박 기회가 많다는 것. 그의 지론이었다.



그의 글들을 읽으며 나 또한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워낙에 부동산 투자를 안해보시고 평생 월급으로 살아오신 교육자 집안에서 자라나 과감한 투자는 위험한 것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보수적이고 또 보수적인 날 움직이게 하는건 참 어려운 일인듯 싶다. 하지만, 분명 지금 내 가슴은 뛰고 있다.



명도 이전 문제라던지..경매에서 걸리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그는 경매는 안전하다.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경매를 알게 되면서 돈은 일한 만큼 버는 것이 아니라

아는 만큼 버는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그저 몸으로 때우는 일만

열심히 했던 나는 그제야 비로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법을 어렴풋하게나마 터득하게 되었다.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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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
마쓰오 다케시 지음, 전새롬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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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하나도 한 것이 없는데 갑자기 시험 시간이라며 남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생각만해도 머릿속이 하얘지고, 미칠 것 같은 이런 상황..



이런 황당한 꿈을 학창시절에는 단 한번도 꾼 적이 없었다. 그런데, 정작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이런 꿈을 수도 없이 꾸었다. 그 이야길 직장 선배님께 했더니, "다시 공부하고 싶니? 공부가 이젠 지겹지도 않니? 그만 하고 편하게 살렴." 하는 이야길 하셨다. 직장이라는 곳이 편하게 일하는 곳은 아니지만, 다시 새 미래를 꿈꾸기 위해 공부하고 치열하게 산다는 것이 안쓰러워보이셔서 만류하셨던 것이다.



그냥 그런 악몽에 시달리고, 그리고 '지금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를 수없이 되뇌이면서도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친구들과 놀고 하는 시간에 빠져들다보니 좀더 나은 미래, 내 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접게 되었다. 그냥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싶은 마음에 질문하는 나를 계속 외면하였다.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 만난 밤비소년과 비슷한 경우를 몇번이나 만났다.



그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던 동생이 어느 날 입을 열어 말했다.

"언니, 그거 알아? 언니는 한때 내가 가장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이었어."

그 말에 가슴이 철렁하였다. 무슨 말인지 알면서도 다시 물었다.

"어..지금은? 지금도 괜찮지 않냐? 나에 대해 포기한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줘..)"

하지만, 동생은 그 이후엔 더 말이 없었다.



그때 가슴이 얼마나 가라앉던지..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좀더 열심히 살아야지 했는데..그때가 잊혀지지 않으면서도 나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또..어느 직장에서 부데끼며 살고 있는데 대학교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유학 준비는 잘 돼가?"

"어, 그게. 나 사실은 유학 공부가 아니라..편입 공부했어. 이번에 @@대 @@@과 편입했어."

"응 ? 어디?"

어느 정도 밥벌이는 하고 살 수 있는 과였음에도 다시 인생을 찾아 수능을 다시 치루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다. 나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꿈을 위해 도약하는 친구들.

그래도 이 친구가 그런 줄은 몰랐다. 얼굴도 정말 예쁘고, 집안도 부유해 굳이 더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던 친구가 내가 너무나 꿈꿔오던 바로 그곳에..붙었단다.



머릿속으로 허상만 그리고 있을때에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결과물로 그녀는 합격을 품에 얻었다. 그때 정말 머리에 큰 종이 울렸는데.. 정말 다시 시작할 자신이 없었다. 루저의 삶이 이러한 것인가..하는 생각뿐이었다. 동생 말대로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저 한없이 부러워..부러워만 연발하고 있는 내모습..



사실 불끈 일어나 다시 공부하면 되는거 아닌가 하겠지만. 대학때 이미 한번 다시 수능 본 전례가 있었던 터라,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못된다고 그때 느꼈다. 첫 대학이 마음에 차지 않으면 재수할때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고3때만큼이나 재수 할때 공부하는 모습이 크게 나아지지가 않았다. 그냥 고3때는 내 인생 최고의 암흑기였고, 재수할때도 크게 낫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또 같은 모습을 한없이 반복할까봐 만족스럽지 않아도 참기만 했다.

그리고, 만족스럽지 않은 직장에서도 그냥 견디며 일을 하였다.

지금은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이유로 일을 쉬고 있지만, 아기를 어느 정도 키우고선 일을 다시 시작해야지 마음 먹고 있다.



내가 원래 원하던 일이 아니었다고 해서 이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주저리주저리 내 이야기만 하다보니 정작 헛스윙인생을 살던 시노자키 고헤이에 대한 이야기를 못했구나. 주인공 시노자키 고헤이는 대학 4학년때 취업 36연패를 달성한 인물이었다. 친구들 모두 취직을 했는데 혼자 취직을 못해 항상 면접 볼 양복을 입고 다니며 기말고사까지 치뤄야했고, 친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했다.



무역학과에 다니던 그가 여기저기 원서를 내다보니 전공과 전혀 무관한 IT업계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컴퓨터도 할줄 모르던 그는 "큰 욕심 부릴 필요 없어" 하며 그대로 취업을 하였다. 취업준비를 시작하기엔 시기적으로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도 너무 귀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는 5년 동안 그 직장을 다니면서 철저한 "루저"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장에게는 매일 깨지고, 직장 동료들도 그의 패배를 인정하는 듯 했다. 친구들은 안정된 회사를 다니며 결혼하고, 또 다른 꿈을 쫓던 친구는 유명한 가수가 되어 티브이에 나왔다.



컴퓨터를 못 하니 영업부서도 아닌데 영업일을 해야했다. 파견인력을 관리하는 일이었는데, 파견기업을 찾아가 회사와 파견사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가 생기면 조처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양쪽다 불평불만을 갖고 있으니, 앓는 소리를 들어주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당신네와 이제 끝이야" 하는 고압적인 회사 아페 어금내 꽉 깨물고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며 머리를 조아리며 사는 고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상황이 되어 언제나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모아 꾸역구역 삼키고 회사에 돌아가면 부장에게 들들 볶이는 일.그런 그에게

어느날 어릴적 추억의 공간이었던 밤비공원에서 만나자는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밤비공원에서의 어린 소년과의 만남..



"나 결심했어. 다시 태어날게... 무슨 일이든 안 되는 이유를 다 남의 탓으로 돌리고 주위 사람들을 원망하며 살았더라. 그러니 이제 다시 태어날게."



"그래, 실은 알고 있었어. 네가 오기 전부터 마음 한구석으로는 어린 시절의 내가 섭섭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외면했던 거야. 바라볼 용기가 없었으니까" 173.174P



고헤이는 말한다. 나의 인생은 어디 먼곳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 있었다라고..

해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외면하고 살아왔을뿐이다.

쉽게 잘 읽히는 이 소설은 그 어떤 두꺼운 책, 전문서적의 진리로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헛헛함을 너무나 잘 채워준다. 그리고, 우리가 홈런 인생이 되기 위해 선택을 하는 길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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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해 대단해! 뜨인돌 그림책 18
마스다 유우코 글, 타케우치 츠우가 그림, 정유나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3월
절판


대단해 대단해!!

그 수다스러움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앵무새가 우리 주위의 사물, 동물 들에 눈을 돌려 마구마구 기분좋은 칭찬을 해주고 있는 그림책이다.



신발은 대단해

정말로 대단해

무엇이 대단해?



하면 그 다음 페이지에서 신발의 대단함이 나온다.



매일매일 쿵쾅쿵쾅 걸어다니니까



정말로 대단해!

신발에게 박수!!



앵무새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하마, 우산, 캥거루, 땅, 그리고 친구에게 모두 박수를 보낸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칭찬은 정말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 모두를 기분 좋게 하는 일인가보다.



부산스러운 앵무새의 칭찬이 수다스럽지만, 그래도 기분좋게 다가온다.

특히나 맨 처음에 나온 빨간 신발 한켤레는 정말 눈에 확 들어왔다.



신발을 신기 싫어하는 우리 아가도 신발, 신발 하면서 그림을 보여주니까 빨간 신발이 마음에 들었는지 열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주위에 있던 자기 신발을 가져다가 그림책 옆에 갖다 두고 바라보았다.



아직 말을 많이 하지는 못해도 사물을 연관지어 생각할 줄 안다는 증거다.

그리고, 더 큰 성과는 정말 이 책 덕분인지 아니면 오늘 아기가 밖에 외출을 나가고 싶어 그랬는지 둘다 였는지는 몰라도.

신발 신고 밖에 나가기를 무척 싫어했던 아기가 오늘은 웬일로 순순히 노란 자기 운동화를 신고 밖에 나가 아장아장 열심히 걸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장하고 예쁘던지..

정말 대단해 대단해.

우리 아기가 대단해!! 하고 마음껏 외쳐주고 싶었다.



와!!하면서 엄마와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 외할아버지.. 사실 온 식구가 호들갑을 떨며 좋아해주니 아기도 씨익 웃으며 좋아라했다.



대단해 대단해 우리 아기가 대단해!



그리고, 정말 아기 연령대에 맞는 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낀게 글밥이 좀 많더라도 그림이 마음에 들거나 해서 미리 장만해둔 아기 그림책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자기 연령에 딱 맞는 책이 적합한지 이 책을 보고서는 무척 잘 봤다. 말도 대단해 대단해..이런 식의 반복적인 운율이 있는 말들이라 노래하듯이 혹은 수다떨듯이?? 읽어주기가 수월하였다. 듣는 아기도 그냥 중얼중얼 읽어주는 것보다 편하게 듣는 것 같았고 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앵무새가 대단해를 강조하기 위해 들고다니던 하얀 부채 위의 빨간 하트가 아무래도 일장기를 연상케 했다는 점 정도일까?

일본 작가가 그린 그림책이라 어쩔수없었겠지만, 일본 만화나 드라마에서 본 듯한 그 일장기 부채 들고 호들갑떠는 장면이 떠올라 아쉬웠다.빨간 하트 대신에 다른 그림을 살짝 입혔으면 어색하긴 했어도 좀 거부감은 덜했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



그래도 크레파스로 열심히 그린 그림이나 귀여운 동물들의 그림, 그리고 말투는 정말 읽어주기도 좋고 보기도 좋았다. 이렇게 마음껏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주는 아이가 되고,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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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쓴 개 맹앤앵 그림책 4
박정연 옮김, 아르노 부탱 그림, 마티스 글 / 맹앤앵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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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는 우리 아기에게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아직 아기에게 글밥이 많은 편이라, 그림과 그리고 내용은 간단히 그렇게 보여줬는데, 아기는 자동차와 강아지가 나온 장면을 연신 쳐다보면서 "멍멍" "붕~!!! 붕~~!!!"을 말하였다.

처음 만나는 책은 웬만하면 관심을 잘 안갖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강아지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관심을 갖고 책을 보았다.



우리 아기가 제일 좋아하는 강아지 몽이가 주인공인 동화책.

복면 쓴 개.



몽이는 특이한 개다. 웃을때면 심통이 난 것처럼 입꼬리가 아래로 쳐진다.문제는 몽이가 성격이 명랑해서 늘 기분이 좋아 항상 웃다보니 항상 입꼬리가 처져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괜히 몽이를 무서워했다. 심술궂어보인다는 둥 누군가를 물것같다는둥,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마치 일어난 일인양 몽이를 싫어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명랑한 몽이는 그런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몽이만의 근사한 꿈을 생각한다.

롤러스케이트 대회에서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 열심히 노력하고, 매일 연습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국가대표 감독을 만나 온갖 묘기를 선보이니, 활짝 미소를 짓지 못하는 몽이는 자격이 없다며 받아들이지를 않았다.



아, 우리의 몽이 어찌 될 것인가?



아기들 동화책이니 아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내용이 되겠지? 하지만, 직접 몽이의 귀여운 그림과 이야기를 책에서 만나는 것이 나의 줄거리 줄줄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알았다. 그전에는 모르고 있었던가? 암튼..

내 입꼬리가 평소에 처져 있다는 것을.... 바로 몽이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니 내 돌사진에서도 꼭 입술을 다문 아기 입매가 정말 아래로 처져 있었다. 5학년때 친구들이 내가 웃지 않으면 화가 난 것 같다면서. 심지어 무섭다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래서 거울을 보고,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해보니 정말 내 입꼬리가 그렇게 처져 있는게 아닌가?



그 다음부터는 되도록 웃어보이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때나 허허실실 웃는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몽이는 나처럼 그런 일을 신경쓰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크게 신경쓰이는 일이리라.

그래도 몽이처럼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도 깨닫고, 어른들도 깨닫고..

노력하는 자의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멋진 그림책이라고 본다.



마치 내 어릴적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입꼬리만으로도 반가운 그림책이었다.



며칠전 책을 다시 펼쳐든 아기가 이번에는 롤러스케이트를 가리키며 "붕~ 붕~""이런다.

롤러 스케이트를 처음 본 아기 눈에는 바퀴 달린 신발이 자동차처럼 보였나보다.

이건 바퀴 달린 신발이야. 하고 설명해주었는데, 아직은 붕붕이라고 말한다.



우리 아기들은 편견없이 자라길 바란다. 주관적이 잣대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강아지 몽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이야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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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1월
품절


1996년 우리를 눈물바다로 이끌었던 소설 [아버지]의 작가 김정현.
그가 다시 소설 [아버지의 눈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어려서부터 항상 집에 오면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엄마가 되어 있었다. 집에 전화를 하거나 들어오거나 먼저 엄마부터 찾았다. 무슨 볼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집= 엄마 라는 공식이 어느덧 자리를 잡고 있었나보다. 그런데, 자라고 나니 그 자리가 아버지께 몹시 서운하게 느껴지셨나보다.

"넌 항상 엄마만 찾냐?"
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에.. 번뜩 정신이 들어..그다음부터는 전화를 해서 아버지께서 받으시면 아빠와 이야기를 해보려고 노력하였다. 엄마와는 노력하지 않아도 편하게 이야기가 되는데, 웬지 아빠 앞에서는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었고, 뭘 이야기하지? 하며 고민하게 만들었다. 내가 딸이라서 그런가? 싶었지만, 아들인 오빠라고 더 낫지는 않았다.

항상 엄격한 선비같으시던 우리 아버지께 어려운 마음만 갖고 있다가, 아버지의 환한 웃음과 무한한 사랑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 것은..바로 우리 아기의 탄생이었다. 첫 손주 앞에서 아빠는 정말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렇게 무뚝뚝하시고, 위엄을 지킬것 같으시던 분이, 서툴러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아기를 안고 얼르셨고, 처음에는 젖이 모자라 그랬는지 잠도 잘 못 자고, 많이 보채던 아기가 희한하게 할아버지한테만 가면 가만히 안고 얼러만 주셔도 소르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 백일간은 낮에 천기저귀를 썼었는데 아버지께서 아기가 싼 똥기저귀를 손수 손으로 빨래하시는걸 보고 나도, 엄마도 무척 놀랐다. 지금도 아버지께서는 우리 아기를 무척이나 예뻐하신다. 아기만 보고 있으면 세상 근심걱정이 다 사라지신다면서 너무 좋아하신다. 아기 또한 예전에 오로지 할아버지였을때보다 지금은 할머니 어부바에 익숙해져서 할머니를 좀더 좋아하긴 하지만, 여전히 아기도 할아버지하면 함박 웃음을 지으며, 양손을 머리에 올려 "사랑해"라는 몸짓을 보여드린다.

아버지.
사랑하는 부모님이지만, 항상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역할에 서셨던 우리의 아버지.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의 눈물" 속 아버지는 김흥기와 그의 친구들이었다.
남들 보기에 번드르해보였던 연구소 연구원이라는 김흥기는 사실상 지방대 정치학과를 나와, 백박사의 정치 입문에 같이 뛰다가, 결국 그의 연구소 사무실 자리나 지키게 된 집사나 마찬가지인 허울뿐인 자리의 주인공이었다. 대우도 당연히 박했고, 언제 내쳐질지 모르는 신세에 그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하였다. 그런 그에게 "첫사랑"으로 핸드폰에 입력된 맏아들 상인. 복학한다고 받아간 천만원을 받아가더니 복학은 않겠다면서,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한채 연락 두절이 된 아들이다. 둘째 아들 상우는 상인처럼 지방대가 아닌 y대를 다니면서 고시 준비를 하는 수재였고, 아내는 상인보다 상우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아내 앞에서도, 두 아들 앞에서도 넉넉히 가져오는 월급봉투가 없었던 차에 항상 주눅들어 있었던 흥기, 그의 모습은 어느덧 자신의 무능했던 아버지를 닮아있는듯해서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본인의 공부도 마다한채 중학교 졸업후 공장에 취직해 자신만을 뒷바라지 하다가, 자기를 장가보내고 나서야 시집간 누나가 있었다. 만나면 항상 밥은 먹고 다니냐는 누나.

그리고, 흥기의 친구들.
다들 신세는 비슷하였다. 친구들을 만난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골프 운운하자, 흥기는 말단 주제에 하면서 비웃는다. 친구들의 허세가 짜증이 나서였으리라. 그리고, 흥기를 주식의 열풍으로 끌어들여 결국은 온갖 빚더미에 올라앉게 만들었던 친구. 그 친구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에 흥기는 본인도 돈을 막을 길이 없어 자살을 모색한다.

이야기는 그렇게 슬프게만 흘러갔다. 소설의 말미에서도 다행히 흥기의 죽음이 있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앞으로 이렇게 하여 잘살게 되었습니다 라는 결말도 아니다. 단지, 암시는 있을 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붕괴될듯 위태위태해보였던 흥기네 가족이 다시 뭉쳐졌다는 것. 그 중심에 가장인 흥기가 다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누가 우리 아버지들을 이렇게 자꾸 외롭고 힘들게 몰고 간 것일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도, 일하는 기계처럼, 돈 버는 기계처럼 전락된 듯, 굳이 기러기 아빠가 되지 않아도 집안의 기러기가 되어가는 듯 고립되어가는 우리네 아버지들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온 것은 다..가족들..아내와 자식을 위한 사랑이었는데 말이다. 그것이 돈과 돈의 관계가 아니라 사랑과 사랑의 사슬로 연결되어 있음을 자식인 우리가 깨닫고, 우리 자녀에게도 느끼게 해줘야할것이다.

41년간을 정말 젊음을 불태워가며 열심히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 또한 올해 정년퇴임하셔서 많이 외롭고 허탈하신 듯 하였다. 아버지의 그 허전한 느낌에 이제는 일이 아닌, 직장이 아닌 가족이 채워드려야할것같다. 내일은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아가와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다.
진작 다녀왔어야 했는데, 아기가 어려서 또 부모님이 시간내시기가 어려워서 같이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비가 온다고는 하지만, 한달동안 집에서 많이 쓸쓸하셨을 아버지와 다녀올 여행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그리고, 앞으로 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욱 잘해드려야겠단 생각뿐이다.

사랑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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