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Y.E 베스트 컬렉션 세트 (전5권 + ABC 단어장) - 성적이 오르고 머리가 좋아지는 셜록 홈즈 베스트 컬렉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시드니 패짓 그림, 꿈꾸는 세발자전거 엮음, 박기완 외 감수 / 미다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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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선가 추리소설을 읽는 초등학생들의 독서 난이도는 꽤 높은 이해력을 갖춘 정도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장르소설입네 해서, 어른들 책중에서는 다소 폄하되는 면도 있지만 추리 소설의 경우 사실 머리를 쓰지 않고서 그냥 읽기만 하기보다는 제대로 머리를 굴리며 읽는 그 재미가 쏠쏠하잖아요. 특히나 셜록 홈즈와 같은 절대 고전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지요. 제 어린 시절 친구들이 셜록 홈즈 읽을 적에는 정작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다가 중학교때던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던 아빠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오신 루팡 시리즈에 흠뻑 빠져서 셜록보다 루팡의 재미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로도 셜록 홈즈는 여차저차 간간히 계속 만나게 되네요.

게다가 어른이 되어서는 단단히 미스터리의 세계에 빠져들고 말았어요.

영화도 책도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았는데 대다수 군중들이 좋아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면서 도대체 그게 왜 재미가 있는 걸까? 하고 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재미에 빠져들게 되는 그런 것. 말이지요. 제게 추리소설은 그랬답니다. 지금은 제 많은 독서량 중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구요.




셜록 홈즈를 제대로 모두 다 읽지는 않았지만 정말 드문드문이라고 열심히 읽었기에 읽다보면 어, 이건 읽은 내용이야 싶은 부분들이 제법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전체를 빠져들어 읽어본 적은 없었던 터라 늘 셜록 홈즈에 대해 목마른 감정이 남아있었지요. 게다가 이 책은 엄마인 나 뿐만 아니라 내 아이와 같이 읽을 수 있는 책, 셜록 홈즈를 재미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수능과 관련되어 읽을 수 있는 (아, 그럼 재미가 반감되는거 아니야? 싶겠는데 또 구성을 보니 그렇지 않더라구요.) 그런 책이라 놀라웠어요.



부모님의 뒤를 이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여동생이 도서관 책을 담당하면서 언니가 책을 좋아하니 대뜸 셜록홈즈 여섯권짜리 책을 새로 구입했다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아마 제가 덥썩 흥미를 가질거라 생각했겠지요? 당연하죠. 이미 저는 집에 마련해두었는걸요.

당연히 알고 있지. 학생들을 위해 새로이 나온 셜록 홈즈 세트는 수능 국어 어휘 실력을 높이기 위한 한글본 2종과 영어 원서 3종으로 이루어져 있고 남은 하나는 단어장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야. 그리고 이미 갖고 있단다. 하고 말하니 동생이 놀라는 눈치였어요. 사실 지금 집에 있긴 하지만 책에 있어서, 그것도 신간 소식에 있어서는 학교선생님인 여동생보다 제가 더 발빠른 것 같기는 해요. 워낙 관심이 많은 분야다보니 말입니다. 출판사인 미다스북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에피소드별 오디오파일이 준비되어있어서 매일 꾸준하게 오디오파일과 원문을 대조해가며 듣다보면 듣기 실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으니 영어 공부에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래의 학부형이 될 저와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동생도 관심갖게 만드는 셜록 홈즈 베스트 컬렉션




저 어릴적 영어 공부는 문법 따로 독해 따로였던 지라 영어 원서 읽기는 잘 하지 않고, 주로 독해 문제집 등을 통해 지문을 접하게 되었는데.. 요즘 학생들은 워낙 일찌감치들 영어 공부를 시작하다보니 영어도 원서로 다독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세트를 읽었네 어떤 시리즈를 읽었네 하는 이야기들을 간간히 접하게 됩니다. 아직 여섯살밖에 안된 우리 아들에게는 그렇게까지 하기는 힘들지만 초등학교 들어가고 중학교 들어가면 엄마 때와 달리 원서 동화책을 읽을 기회가 늘겠구나 싶기는 했어요.




그런데 그냥 재미로만 읽어도 좋을 추리소설의 고전 셜록 홈즈 세트. 그것도 코난 도일이 최고로 꼽은 12 작품을 선별해서, 그중에서 수능에 자주 출제되는 어휘들을 한국어 버전으로 읽을 수도 있고, 영어 원서 또한 그리 눈이 피곤하지않을 활자로 접할 수 있게 세권의 책으로 12작품을 나누어 소개해놨기에 영어 원서로도 재미나게 읽고, 한국어 책도 수능 어휘를 익혀가며 읽을 수 있는 등 여러 학습 효과를 두루 갖춘 그런 추리소설이 아닐 수 없었어요.




학습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될 그런 책들이 나온것은 알고 있었지만 셜록 홈즈의 추리소설을 한영 두가지 타입으로 내놓으면서 각각을 분석해서 아이들의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학습과 직결시켜 만든 교재 아닌 교재는 또 처음 만나봤네요.

지루하지도 억지스럽지도 않아요. 우선 재미가 있는 추리소설이니 아이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구요. 궁금했던 단어들을 자연스럽고 편안히 익힐 수 있어 좋아요. 그러면서 단어가 자연스레 머릿속에 남게 되겠지요. 영어 원서 또한 한글 내용을 익힌 상태에서 접하게 되니 단어도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지고 대충의 뜻을 앞뒤문맥과 연결시켜서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되어있어서 좋은 것 같았어요. 영 단어장이 따로 있는 세심한 배려는 물론이었구요.




엄마는 우선 재미로 셜록 홈즈의 책을 읽어보았어요. 거기에 12작품을 따로 한권의 미니북에 담아서 휴대하면서 읽기 편하게 되어있는 배려 또한 놀라웠답니다. 책의 진정한 재미를 찾게 되면 책을 강제로 읽으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 읽기 마련이지만, 한참 뛰어노는 아이들에게는 독서보다 더 즐거운, 아니면 더 쉽게 빠져드는 흥미거리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 할 때 아이들 흥미와 무관한 책만 자꾸 들이대기보다 아이도 재미나게 읽으면서 이왕이면 공부에도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아볼 수 있는 이런 책을 읽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전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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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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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날 것 없는 청춘들의 속절없이 웃기고 대책없이 울리는 이야기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살이에 지친 하류들은 누렇게 뜬 얼굴로 오로지 자신의 길만 걸어가고 있었다. 내 눈에는 우리가 무엇엔가 내몰리는 좀비처럼 보였는데,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 뒤에 무엇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그려보고 싶었다. - 작가의 말

 

배상민 작가의 전작인 콩고, 콩고가 그렇게 재미나다 들었기에 표지부터 남다른, 그리고 제목도 뭔가 우스꽝스러운 이 책은 얼마나 재미난 책일까 싶었다. 그런데 블랙 유머라고 해야할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게 만드는 그런 하류 인생들의 이야기이다.

이게 하류 인생이야? 하며 발끈하는 우리네 신세들도 있겠지만.

 

앞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작가 말대로 우리 뒤에 누군가 있는 것을 뒤돌아보기보다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을 따라잡는데만 급급한 삶이 더 익숙한지 모르겠다. 다른 부류의 사람들 이야기는 정말 작가 말 마따나 드라마나 책 등을 통해 주로 만나보았다. 그렇다고 정말 책 속 등장인물들이 전부 우리와 동떨어진 사람들인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도 언제고 그 안에 동참할 수 있는.. 그런 젊은이들의 이야기이다.

 

조공원정대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 탓에 뭔가 엉뚱 발랄한 이야기가 이 책 한권을 다 아우를 줄 알았는데? 안녕 할리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할리 데이비슨을 좋아하는 뒤늦은 엄마 반항아인 아들과 그가 할리라 이름붙인 엄마의 양아들같은 시베리안 허스키 강아지의 이야기였다. 조공원정대와는 거리가 있는걸?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별개의 이야기인 단편 8개의 모음이었다.

 

그리고 읽다보면 이 시대 젊은이들의 비극적인 자화상에 가슴이 싸해지는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안녕 할리만도 해도 철저히 계산된, 자랑하고픈 아들을 만들어내고싶었던 엄마의 양육 방식하에 자란 아들이 엄마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자 엄마는 '개새끼'만이 내 말을 들을 거라면서 강아지를 데려다가 자기 마음대로 아파트에 적합한 중성화 수술에 똥 냄새 심하다고 맛있는 것도 안 주고 사료만 먹이고.. 개를 보며 가슴까지 허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아들과 달리 엄마의 시선은 좀더 다른 듯 하였다. 그런 첫 개 팔팔이가 죽고 나서 불교식으로 화장을 시키고 나자 개의 몸에서 엄청난 사리가 나와 스님까지 놀라게 하는 등. 엄마가 키운 개 두마리를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모습을 대비시키고, 엄마 뜻대로 해드리고 싶었으나 마음먹은대로 되어지지않았던 현실을 박차고 나가고 팠던 그런 마음을 (그러나 결과가 자기 만족적이지 못하였다.) 담아내고 있었다.

 

 

 

 

조공원정대는 조공이라는 말 자체가 참 굴욕적일 것만 같은데..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들에게 팬이 직접 찾아가 선물을 바치는 것을 조공원정대라고 한다나? 뭐 제목만 듣고 그런 뜻일거라 짐작은 했는데... 시골의 백수 삼인방 친구 셋이서 흠모하는 소녀시대에게 조공을 바치러 떠나는 그 설정은 참으로 코믹하기 그지없는 시작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끝은 결코 코믹하지 않고 씁쓸했지만 말이다. 사귀던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자, 어차피 아이 아빠 될 거 마지막 소원으로 소녀시대 얼굴이라도 보겠다면서, 여자친구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코피 루왁을 훔쳐서 자기의 아이돌인 소녀시대에게 갖다 바치기 위해 서울로 무작정 상경을 한다. 여자친구의 코피 루왁은 백수 선배에 의해 한번 끓여지고, 두번째 그가 돈 벌어 사들인 코피 루왁은 제대로 바쳐지지도 못한채 길바닥에 짓밟히고 말았다. 누군가는 평생의 로망처럼 그렇게 애지중지한 꿈이 그렇게 짓밟혀버리니 내 마음까지도 짓이겨진듯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철없던 남자는 여친을 끝까지 외면하다가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열심히 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인생들의 실패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입맛이 쓰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다른 이야기는 또 어떠할까? 하는 궁금증에 끝까지 금새 읽어내려간 책이긴 하였다. 어찌 이 세상이 달기만 하겠는가.

아니 실제로는 이렇게 씁쓸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블랙 코미디 같은 이 엉뚱한 현실.

대학을 나와도, 혹은 나오지 못했더라면 더더욱 취직도 되지 않고 취직이 되지 않으니 내 앞가림조차 힘들어 사랑도 할 수가 없다. 운좋게 굴러들어온 사랑조차 현실 앞에선 철저히 고개를 돌리며 안정적인 사랑(? 자신의 2세를 안정적으로 꾸려줄 남자)을 찾아 여자는 다시금 떠난다. -유글레나 

 

 

 

 

 

 

하나하나의 이야기 장치들은 재미난데, 그냥 웃기만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문학평론가 이경재님의 이야기처럼 배상민님의 소설은 모종의 부조화에서 비롯되는게 맞는 것 같다. 웃기지만 , 사회를 풍자하지만 그렇다고 엄숙하거나 보수적이지 않은.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우리의 한숨은 어떠할 것인가.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자연스러움.

그냥 그는 띠지의 말 그대로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생계도 난망한 이 시대 하류 인생들의 생태 보고서, 보고서를 적어냈을 뿐이다.

그 이야기에 웃고 울게 되는 건 독자들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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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으로 달려! -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2014 SK 사랑의책나눔, 아침독서신문 선정, KBS 책과함께, 우수환경도서 선정, 2013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7
사시다 가즈 글, 이토 히데오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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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배경이 되는 가마이시 시는 2004년부터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다방면에서 펼쳐 왔습니다. 지진과 쓰나미를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하고 대비한 것입니다. ... 이 책에 등장하는 가마이시히가시 중학교와 우노스마이 초등학교는 해안에서 400~50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두 학교는 함께 훈련을 했고,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도우며 피난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목숨을 지키는 세가지 원칙'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도우려면 우선 자신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도 말입니다.



목숨을 지키는 세가지 원칙



1. 상상에 그치지 말것. 자연의 힘은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재해 방지를 위한 지식과 훈련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참고로 만든 하나의 예일 분이다. 그것으로 안전하다고 안심하면 안된다.

2. 어떤 때에도 온 힘을 다한다. 자연에는 어떤 일이든 있을 수 있고 자연의 힘에는 당해 낼 수가 없을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두려워하고 어떤 때에도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3. 첫번째로 대피하는 사람이 될 것. 내가 진심으로 도망쳐야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열심히 도망친다. 도망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책이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아이의 눈은 단 한번도 쓰나미, 재해 등을 본 적이 없는 터라 뭔가가 이렇게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을 먹은 듯 하였고 엄마인 나 역시도 뉴스에서 그 피해를 간접적으로 보긴 했으나 그 실제했던 아이들의 대피 과정을 몰랐던 터라 놀라움과 충격으로 읽어내려간 동화책이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불과 바다에서 400~500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었다.

아이들은 지진이 일어나자 바로 책상 밑에 숨었다가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3층으로 올라갔다. 중학교에서 쓰나미가 온다는 소리에 선생님들과 함께 산 위의 요양원을 향해 뛰기 시작하였다.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재해가 일어났다. 사실 지진, 쓰나미 등은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도 건물이 무너지거나 다리가 붕괴되는 등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런 상황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게 절대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나도 모르게 갖게 되는 무사 안일주의만큼은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나조차도 그런 상황이 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황이 될 것 같은데..놀랍게도 어린 초등학생들서부터 중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행동을 하였다. 평소 훈련받았던 대로 열심히 대피를 하였던 것이다. 심지어 중학생들은 초등학생의 손을 하나씩 붙잡고 같이 뛰어주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수레를 밀어준다거나 대피한 가정에 쪽지를 붙여서 이후에 찾아오는 식구들이 가족을 걱정하느라 집을 떠나지 못해 피해를 겪지 않도록 대비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였다.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연 재해가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 평소의 대처와 훈련에 있었다 한다. 아이들은 피상적인 모의훈련에 그치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해 뛰었고. 당황하는 친구를 잡아 이끌어주고. 평소 달리기를 잘 못하는 아이들까지도 같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로가 최선을 다해주었다.




읽어내려가면서 이토록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한 실감나는 느낌은 정말 처음인 동화였다. 동화가 아이들에게 단순한 재미와 일상적인 교훈만 줄 수 있는게 아니라, 끔찍한 재난을 딛고 이겨내는 비장한 마음가짐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백마디 말보다 강한 그림책도 있음을 알게 한 동화였다.

아이들의 살아남은 이야기. 끔찍한 재해속에서 그들을 살려낸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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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책임지는 책 - 모두 안전하게 자라서 어른이 되자 채인선 작가의 책임지는 책 시리즈 1
채인선 지음, 윤진현 그림 / 토토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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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릴 적에도 물론 안전에 대해 조심해야할 일들이 많았겠지만 요즘은 더더욱 그렇게 조심할 일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어쩌면 모르고 넘겼을 그런 일들조차 티브이 등을 통해 미리 접하게 되니 혹시나 내 아이가 그런 위험에 처하게 될까봐 노심초사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 어릴때부터 절대 눈에서 떼지 말라는 양가 어머님들의 주의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살아온지라 더더욱 아이가 다치진 않을까 늘상 조심하게 되었어요. 다행히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다소 얌전하고 순한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사건 사고들이 아이들에게는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았답니다. 아이가 집안에서 아주 잠깐 콩콩 뛰어가다가 그만 장난감 포크레인을 밟아서 그 안테나가 아이 발가락 사이 연약한 살을 뚫고 나올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정말 기함하는 줄 알았지요. 암튼 그런 일을 한번 겪은 적이 있었기에 더더욱 아이 안전에 신중을 기하게 되었는데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또 친구들과 새로 어울리면 어울릴수록 남자 아이 특유의 과격한 개구장이 모습을 숨길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바로 요즘 들어 예전엔 절대 하지 않았던 위험천만해 보이는 몸장난이라거나 높은 곳, 혹은 집안 곳곳에 들어가 있기 등을 하는 아이를 보며 어떻게 타일러야 좋을까. 넘어지면 아픈 것을 경험하게 놔두는게 좋을까. 엄마 머릿속은 그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다쳐. 왕주사 맞게 된다. 링거 맞는다니깐?

제 입에 수시로 따라붙는 말이었는데.. 이 책에는 그런 다양한 위험한 상황들에 왜 조심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지. 또 피치 못할 상황에서는 어떤 응급 조치를 하면 좋은지가 그림과 함께 제대로 설명이 되어 있었어요. 직접 와닿지 않는 잔소리같은 엄마의 안돼~ 소리보다 훨씬 와닿는 직접적인 설명과 그림들이었달까요?



이제 잔소리는 그만. 엄마가 왜 그리 못하게 하는, 조심시키는 행동들이었는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는 책이었지요.

조금 머리가 굵어졌다고 잔소리는 여러번 듣기 싫어하는 아들. 하지만 위험한 일에 대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은 몇번을 해주어도 불안한게 엄마들 심리죠. 잔소리로 통하게 하기 보다는 이런 책으로 왜 위험한지 아이가 직접 눈으로 보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 정말 좋은 학습이 될 것 같았어요.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나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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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집밖의 위험한 각종 상황들뿐 아니라 밖에 나가서 모르는 사람, 혹은 혼자 있을때 택배 기사 등을 가장해 모르는 사람이 접근해오려할때 아이들이 대처하면 좋을 방법들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소개되어 있었어요. 안 그래도 세상이 흉흉해서 아는 사람도 조심시켜야하는 슬픈 세상이 되다보니 아이를 조심시켜야하는데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라 할지 막막할때가 있었거든요. 이 책에는 그런 상황까지 제대로 예시로 들어져 있어서 아이가 참고하기 딱 좋은 책이었답니다. 정말 이 부분만이라도 꼭 모든 아이들이 봤으면 싶은 부분이었어요.

밖에서 모르는 어른이 말을 걸거나 해도 어른이 아이를 힘으로 잡아끌거나 하지 않도록 다섯 걸음이상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를 들어야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좀더 구체적인 그런 대처법들이 우리 아이들을 현명하게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인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답니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려다보니 아이들이 다소 긴 글밥에 지루해할 수도 있을까봐 플랩형식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그 다음 상황을 연이어 볼 수 있도록 책 곳곳에 장치를 마련해둔 것도 효과가 좋았구요.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일본의 경우에는 아이들 어릴 적부터 확실하게 안전 교육을 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화재 등에 대비한 대피 요령 등을 아이들 유치원 등에서부터 요즘은 가르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실제 재난을 많이 겪는 나라들의 대처에 비해서는 다소 미온한 정도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래서 화재 발생시 아이들이 당황해서 현실을 도피하려는 생각에 책상 밑, 옷장 속 등에 숨어버리곤 하는 등의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봤던 티브이 프로에서 일본 유치원 아이가 줄을 서서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교통 안전 규칙을 지키는 일에 대해 리포터가 물어보자, 제대로 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나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것에 사실 저도 충격을 먹었었는데.. 극단적이긴 해도 그러니 정말로 평소의 교통 규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도 반드시 명심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 다음부터 저도 아이에게 교통사고는 정말 위험한거라고 죽을 수도 있다 이야기했다가 어른들께 아이가 죽음이 어쩌고 이야기한다고 혼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재미보다는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빨간펜으로 별표 다섯개 땅땅 그려주고 싶은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엄마가 읽는 안전 교육책이 아닌, 아이가 직접 읽는 아이를 위한 안전 지킴이 책이라 할 수 있는 책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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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달콤한 재앙
케르스틴 기어 지음, 함미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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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여주인공 나정은 무심한듯 하지만 그녀에게만 유독 배려심 깊은 쓰레기 오빠와 동갑내기로 귀여운 외모에 자상한 성격까지 돋보이는 칠봉이 두 남자주인공 사이에서 시청자들도 고민이 될 선택의 기로에 놓인 듯 하다. 물론 마음은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쓰레기 오빠에게 먼저 가 있겠지만 시청자의 한사람인 내 눈에는 쓰레기보다 지금은 칠봉이가 더 좋아보인다. 둘다 다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순 없는 노릇이고.

 

여기, 나정이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여자가 하나 더 있다.

카티, 그녀는 중간 정도의 미모에 다소 허술해보이는 그런 모습이지만 완벽해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남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모양이다.

그녀에게 깊이 빠진 남자가 하나, 아니 둘이다. 그녀가 사랑에 빠져 결혼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 권태기에 접어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달뜬 감정은 사라진 것 같은데, 그럼에도 그녀는 남편 펠릭스에게 자신이 의리를 다하는게 맞다고 믿고 있었다. 절대 한눈 한번 팔지 않았던 그녀에게 절대 최강의 미남이 나타나 눈을 잡아 끌었다. 그것도 그녀의 마음이 끌리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강하게 그녀를 유혹하기에 이르른다. 여전히 따뜻하고 성실한 남편이었지만 바깥일로 너무나 바쁜 신랑은 늘 일에 지쳐 그녀와의 행복한 시간을 갖기 힘들었다. 거기에다가 시댁의 오지랖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고, 그러던 찰나 자신을 다시 "아름다운 여성"으로 인식하게 해준 매력적인 남자에게 그녀 또한 자꾸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우연한 사고로 철로에 떨어진 그녀는 5년 전, 바로 그녀가 남편을 만나기 바로 직전의 그날로 되돌아가는데..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본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빠밤빰빠밤빰빠밤빰 빰빠라빰 하는 bgm이라고 깔아줘야할 것 같은 그 상황.

 

아! 그러고보니 요즘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또 있었다. 윤은혜, 이동건, 정용화 주연의 미래의 선택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에 대한 개략적인 스토리만 접해서 알고 있었다.)

이동건과의 결혼생활을 힘들어하던 미래(윤은혜)가 25년전으로 되돌아가 자기 자신을 프로듀싱해서라도 재벌과 결혼하겠다 마음먹는 상황.

이 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미래의 선택에서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가 공존하는 (?) 상황이라면.

이 책에서는 딱 5년전으로 되돌아간 나만이 존재한다. 5년전의 사람들은 미래를 모르고, 과거로 되돌아간 나만이 5년동안의 미래를 알고 있다. 그리고 책 속 주인공 카티는 현재의 남편도 사랑하지만 운명처럼, 기적처럼 다가온 마티아스를 선택하기 위해 남편과 만날 인연을 끊어내려하는 것이었다. 참, 잔인해보이는데.. 카티에게는 나름 그녀만의 고민도 있었다. 100% 공감하기는 힘들지만 현재의 상황, 남편과의 평안한듯한 상황이 단조롭게 느껴지고 시댁의 간섭은 더더욱 참을 수 없다. 남편의 친구라는 사람의 갈굼도 견뎌내기 힘들다. 그런데 브래드 피트의 전성기 시절 모습처럼 생긴 마티아스가 나타나, 다른 여자 모두를 물리치고 나만 좋다고 하는 이 상황. 게다가 그는 능력있는 ceo이기까지 하다. 어찌 카티가 그에게 끌리지 않을 수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에 비해 서구 사람들의 결혼 문화는 지나치게 개방적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결혼을 했어도 아무렇지 않게 (?) 바람을 피우고, 결혼 생활을 쉽게 파탄내고.. 평범하게 결혼을 존중하며 사는 사람들이 없어보였다.(실제로는 그런 사람들이 많을텐데 아마도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영화나 언론 등의 소재가 되지 않기에 내가 몰랐던 건 아닐까?) 언론과 책, 영화 속에서만 만난 그들의 일상이라 편견이 심어졌던 것일까? 아주 조금이라도 카티가 자신은 기혼여성이라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자책하고 마티아스의 연락을 거절했을 적에는 서구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할 정도였다. 그동안 책 등에서 그런 극중 인물의 심리 묘사를 무시하고, 극중 재미를 높이기 위해 치명적인 사랑, 불륜 등에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도 영화나 책 등에서는 그런 일들이 제법 일어나지 않는가.) 심취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놨기에 카티같은 여성의 고민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편견을 가져왔는지 모른다. 몇번이나 밀어내려했던 그 마음이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마티아스를 향해 가던 카티.

 

그녀는 마티아스와 극적으로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려던 그 순간, 그들의 스파크가 정점에 달하던 순간, 어느 술주정뱅이에 의해 같이 지하철 철로에 떨어지면서 5년후의 과거로 되돌아가버리고 말았다. 왜 하필 5년전이지? 하고 의아해하던 그녀. 바로 운명의 여신의 장난으로 자신이 남편을 만나기 직전 날로 되돌아왔음을 깨닫고, 이것이 운명의 장난이라면 어차피 현실이 아닌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해버린다.) 달콤한 마티아스를 선택해 자신의 인생을 새로이 프로듀싱하려 한다. 남편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마티아스를 5년 일찍 만나기 위해 마티아스의 스케줄만을 검색해 일정을 만들어 나간다. 게다가 결혼 피로연날 최악의 경험을 한 친언니를 위해 과감히 예비 사돈에게 전화를 해서, 결혼 피로연 하객 명단을 수정하고, 피로연 준비를 수정하는 등,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래의 최악의 피로연을 막아 내기 위해, 카티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책 표지만 보고서는 이런 영화와 같은 스토린줄 미처 몰랐다. 에세이나 20대 격언집 뭐 이런 정도의 책이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가졌는데.. 웬걸. 이거 무척 재미난 소재이고 책이었다. 게다가 결과마저 마음에 든다.

 

현재의 결혼생활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과거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해서 다른 길로 갔더라면 더 행복했을 거야. 하고 확신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 사실은 그 전에도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긴 하는데..결론은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라는 것이다. 게다가 내 팔을 베고 누워 새근새근 잠이 드는 소중한 내 보물은 신랑을 만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 그런 아기지 아니겠는가. 지금의 생활도 그렇고, 내 아기도 그렇고.. 지금의 선택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잔소리 등으로 날 좀 귀찮게 하는 면이 있는 신랑이지만 그래도 다시 7년전 그날로 돌아간다면 난 당신을 고르겠어. 그렇게 신랑에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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