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미스터리
J.M. 에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단숨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제가 미스터리에 빠지게 된건 중학생 무렵에 읽었던 루팡 시리즈, 그리고 다시 아기를 낳고 읽기 시작한 일본 미스터리 등의 두 시기로 나뉠 수 있습니다. 셜록 홈즈도 가끔 읽어보긴 했지만 루팡에 워낙 빠져있던 터라 셜록을 따로 읽어볼 생각조차 못했던 시기였죠. 이 책에는 셜록에 굉장히 심취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7~10 레벨 정도의 학자들, 그러니까 셜록 홈즈는 살아있는 사람이었고, 왓슨이 정리한 기록은 복음이며, 그 안의 성스러운 문장들에 대한 해석이 그들의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인것이지요. 홈스의 생일, 왓슨의 결혼 횟수와 같은 중요한 미스터리를 풀려 애쓰며 가급적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맨 끝의 문구의 재치에 크게 웃고 말았습니다만, 아뭏든 다분히 병적으로 보이는 이들이 모여, 홈즈학과의 정교수가 되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아주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다보면, 그 작가가 절필을 하거나, 혹은 죽음으로 더 이상의 작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많은 독자들이 패닉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경우 숨겨진 유작이었다 하는 가짜 유작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 같아요. 겉으로는 그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읽어보면 그의 전작들과는 너무나 다른 가짜 작품들이 말이지요. 셜록의 경우에는 미처 몰랐지만 제가 아주 잠깐 좋아했던 무협지 중에 영웅문의 작가 김용이 있었어요. 하도 김용을 좋아해 김용이 나오는 책을 다 찾아 읽다보니, 그가 절필한 이후에도 나오는 시리즈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읽어봤는데 뭐가 달라도 달라서 과연 그의 책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답니다. 이 책에도 셜록 홈즈 위작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아마도 김용과는 비교도안될 인기작가의 책이었던 지라 더더욱 많은 다양한 위작들이 나왔겠지요. 독자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셜록을 다시 만나고 싶었을 테구요. 셜록의 인기를 힘입어 비슷하게 흉내를 내고 싶은 작가들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 책은 제목에 당당히 셜록을 걸었지만 셜록의 위작이거나 하지는 않아요. 다만 셜록을 대단히 추종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은 든답니다.

 

셜록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서 몹시 기대가 되었던 책인데 처음에는 쉽게 몰입되지가 않았어요.

셜록홈즈학과의 정교수가 되기 위한 전 세계 권위있는 학자들이 한 호텔에 모여 있다가 호텔이 눈으로 고립이 되고 말았어요. 그런데 구조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그들은 모두 시체로 발견이 되지요. 어떻게 된 일일지 풀어나가는 사람은 바로 레스트레이드 경감! 그는 사건을 기록한 신문 기자 오드리의 기록을 읽어가면서 고립된 시간 동안 그 많은 시체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연쇄 살인범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데 골몰합니다.

 

원래도 읽고 있던 책이었지만 이웃이자 작가분이신 분의 강력 추천에 의해 더욱 호기심에 박차를 가하게 된 책이었어요.

그 분의 이전 책도 홈즈를 기리며 쓴 소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너무나 재미나하시고 몰두하시더라구요. 아마 작가들만의 공감 ? 이런게 있으셨던 것 같아요. 저야 일개 독자의 신분이지만 아뭏든 너무나 열광하시는 그 분위기를 보니 어? 내 생각보다 더 재미날 수 있겠네? 하는 생각으로 마저 읽어내린 책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위트가 더해졌으면서도 셜록을 기리는 세계 최고의 숭배자들을 등장시킨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참신하다는데는 정말 별을 몇개라도 주고 싶구요. 전체적인 감상으로는 제 기호와는 조금 덜 맞아 아쉬웠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내가 셜록을 잘 몰라 그런 건지 셜로키언들의 열광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거든요. 음, 이건 순전히 제 취향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아뭏든 호불호는 갈리지만 셜록 팬들에게는 더더욱 재미날 거라는건, 위 작가님의 반응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셜록 미스터리. 소설을 이렇게 풀어낼 수도 있다는 참신함을 안겨준 j.m.에르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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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나무 아래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로 혼진 살인사건을 처음 읽어보고 이후에 나온 책들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이후 구입한 책들이 옥문도와 밤산책, 아직 둘다 못 읽어보고 책장에 꽂아둔 상태에서 이 책이 신간으로 나왔다하여 (사실 집필 시기상으로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초기작이라 한다. 우리나라 국내 발간만 늦게 되었을뿐)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혼진 살인사건도 장편이 아닌, 중단편집이었는데 이 책 역시 단편 소설집이었다. 빠르지만 강렬한 퀄리티를 느낄 수 있다 해야할까? 아직 그의 장편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몰입도만큼은 역시나 명불허전이란 생각이 들었다.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코스케답게 말이다.

 

 

 

검은 표지에 일본풍의 그림. 사실 백일홍 나무아래라는 그 제목과 표지의 얼굴만 나와있는 그림만으로도 약간 섬뜩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띠지를 벗겨내니 나무화려하게 아름다운 나무 아래 시체가 가득 묻혀있는게 보였다. 백일홍은 아니었지만 일본의 화려한 벚꽃 나무 아래에 시체가 묻혀있다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흘려 들은 적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띠지를 벗겨보았는데 예감이 맞아 떨어졌다. 눈으로 보는건 더욱 섬뜩함을 더해준다.

 

<살인귀>, <흑난초 아가씨>, <향수 동반 자살>, <백일홍 나무 아래> 총 네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번 책 중 읽기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단편은 시리즈중 가장 유명한 마지막 3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소개된 백일홍 나무아래였다.

 

젊은 여자앞에 당당히 설 수 없었던 사에키라는 부잣집 청년은 아예 자기의 이상형대로 키울 어린 아이를 데려다 키워서 자기 아내로 삼기로 하였다. 24살의 청년이 9살인 어린 새끼기생을 돈을 주고 사와서 키워 그녀가 첫 초경을 치룬 15세에 첫날밤을 치룬 것이었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데, 비뚫어졌을지언정 그는 자기방식대로의 사랑을 한 것이었다.

어린 아이였던 유미는 더욱 아름답게 자라나 20대가 되자 정말 화려한 한떨기 꽃이 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의 구애와 시선을 한몸에 받았고, 남편인 사에키는 그런 시선을 받는 여자가 바로 자기의 아내임이 자랑스러워 그녀를 숨기지 않고 더욱 다른 이들의 눈에 띄게 만드는 희한한 심리를 보여준다. 사에키가 군대 징집을 받고 어린 아내를 두고 떠나려니 못 미더워 그런 그녀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견제하라며 연모하는 남자 네명을 그녀에게 붙여주고 떠났다. 돌아오고 난 후 아내는 그를 일주일째 거부하다가 자살하고 말았고 말이다.

그녀를 기리기 위한 1주년에 한 남자가 독약에 의해 살해되고 난후의 이야기가 바로 백일홍 나무 아래였다.

 

살인귀에서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알수 없는 속사정, 평범해보이는 그들이 알고 보면 살인귀일수 있고, 자연사로 죽은 줄 알았던 사람들이 사고의 희생자일 수도 있다는 추리소설가의 섬뜩한 가설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이야기를 들은 아리따운 여성은 더욱 무서워 진땀마저 흘리고, 그녀를 쫓아오는 의족의 남자를 피해 추리소설가에게 집까지 데려다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흑난초 아가씨에서는 다소 고풍스러운 별명이 붙어 살짝 거리감이 들긴 하였지만, 검은 베일을 두른 여인이 백화점에 들어와 물건을 훔치고, 백화점 매니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비밀에 부쳤다. 점원들에게 영수증을 받아 대금을 여성의 가족에게 청구했을뿐 백화점 내 알게 모르게 진행된 도둑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된 것은 왜 그런 그녀가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였느냐, 그녀는 누구냐? 왜 그랬을까 등등의 문제였던 것.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면 사건은 너무나 쉽고 간단하게 정리가 된다. 심지어 그가 알아낸 사실을 바로 말하지 않으면 당사자가 편지로 긴다이치에게 사건 정황을 고백하고 자살하거나 하기도 한다. 긴다이치 시리즈의 가해자나 피해자 대부분이 살해당하거나 자살하거나 하는 죽음의 방식으로 결말을 맺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정말 그런 결말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졌다.

 

향수 동반 자살에서는 짐작을 했으나 의외의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향수 기업으로 우뚝 서고, 기업 경영인으로서는 성공했으나 부모님과 남편, 자식들을 모두 앞서 보내고, 다만 남아있는건 손주들만 있었던 마쓰요 부인의 이야기도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옮긴이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 단편들에서는 전쟁을 통해 영육된 양면에서 파괴된 개인이 일본 사회에 돌아와서 파괴된 인간 본성과 굴절된 욕망 때문에 또다시 고통을 겪으며 미쳐간다. 이런 면에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전후 일본 사회의 변화 과정에 대한 매우 뛰어난 관찰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310p라고 해설을 덧붙여주었다.

 

백일홍 나무아래의 결말은 옥문도를 이야기하면서 끝이 난다. 긴다이치 코스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들 같으면서도 마치 셜록 홈즈의 일생처럼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가상의 인물이 실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매끄럽게 서로 연결되는 것이 놀라운 연결고리였다.

그래서 미리 사둔 옥문도를 연이어 읽으면 딱 좋을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옥문도에 대한 평이 꽤 괜찮던데, 어떤 내용일지.. 처음 읽게 되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장편으로써 더욱 기대가 큰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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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파리 산책 - 지하철 타고 가볍게 떠나는, 당신이 꿈꾸던 파리 낭만 여행
다이아몬드빅사 편집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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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동생은 올여름을 포함해서, 벌써 두번이나 다녀온 파리건만, 여태 난 한번도 못가봤다. 두번이나 다녀온 여동생이지만 다음에 또 가보고 싶다는 파리. 이 책을 동생이 보면 아마도 자기가 갖겠다고 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뭐든 머릿속으로만 궁리하고 실제 실행에 옮겨보지 않으면 아무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도 두려울 수 밖에 없는 해외여행.

막상 닥쳐서 해결해보고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고 나면 그때부터는 자유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수 있게 된다. 나도 처음에는 겁이 나서,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의 자유여행은 애초에 꿈꾸기가 힘들었는데, 동생 말이 불어를 알면 더 좋겠지만 모른다고 자유여행을 못할 것은 없다며 두번의 여행후 완벽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한다.

나야 해보지 않아 두려웠을뿐. 그래, 한번 부딪쳐 보는거야.




이 책은 보통 두툼한 여행 가이드북에 비해 우선 꽤 얇고 작은 크기의 여행가이드북이다. 작기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겠어? 의심스러울 수도 있지만 사실 컴팩트한 크기는 무거운 짐가방, 내지는 매일 들고 다니는 숄더백 (최소로 짐을 줄여야하는) 등에 부담 없이 넣기 좋은 사이즈가 아닐 수 없다.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실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꽤 유용한 수단이 될 수 밖에 없는데..바로 그 파리에서의 지하철 여행을 특화해 내놓은 책이니 더욱 눈길을 끌 수 밖에. 게다가 젊은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어여쁜 표지에 반해 펼쳐보면 실망하지 않을 여성 취향의 멋진 여행지들이 빼곡하고도 멋스럽게 담겨 있었다.




1호선부터 14호선까지 있다는 메트로만 제대로 파악해도 정말 웬만한 관광 스팟은 다 둘러봄직하였다.

메트로를 타기 위한 티켓 구입과 노선도 보기, 그리고 승차와 하차, 각종 지하철 트러블까지. 지하철 안내 가이드북 답게 꼼꼼한 설명이 돋보이는 챕터 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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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격적인 노선 가이드, 각 호선별로 방문할 수 있는 관광 스팟을 둘러볼 수 있다.

파리 중심부를 가로질러 도시를 횡단하는 1호선을 타면 개선문, 샹제리제 거리, 엘리제 궁, 프리팔레, 콩코르드 광장,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등을 가볼 수 있다. 책에서는 파리 여행 첫날 1호선을 이용 파리의 명소를 둘러보라 조언해준다.

1호선의 추천스폿에는 식사, 쇼핑, 디저트 등을 즐길 명소들이 담겨 있었고 클로즈업 코너에는 그외 각 거리의 가볼만한 스팟등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여주니 더 가고 싶은 느낌이랄까? 게다가 지저분하다고만 들었던 파리의 메트로가 의외로 갤러리 같은 예술공간이 되는 곳도 있음을 메트로 홈 컬렉션 코너를 통해 살펴볼수 있었다.




관광 스팟을 찾아갈적에 첨부된 지도가 너무 작게 소개되어서 어떻게 찾아갈까 걱정했는데 알고보니 작은 지도 옆 기호를 따라 맨 뒤의 지도에서 지역을 축소해서 찾은 후, 다시 작은 지도로 살펴보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럼 그렇지.



2호선은 관광지에서는 벗어났으나 몇번이든 가고 싶은 유명한 가게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가격도 부담없지만 음식이 맛있다는 라불랑제리 비스트로는 미식을 좋아하는 내 눈에 쏙 띄는 곳이었다. 그런가 하면 몽마르트를 일주하는 프티 트레인을 이용하면 40분 정도의 기차를 타고 손쉽게 안내를 받으며 여행을 다닐 수도 있으니 아이와의 관광의 경우 골라넣어도 좋을 코스 같았다.



여성들이 좋아할 자연주의 화장품, 수공예, 혹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을 조리 도구 숍, 각종 맛집은 물론이고 벼룩 시장 등의 정보까지.. 두루두루 한 자리에서, 메트로 노선을 기준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주요 관광지는 물론이고 말이다.

하나하나의 사진이나 스틸 컷등이 생생하고 예뻐서 사실 눈이 호강하는 책이기도 하였다. 아, 당장 계획 잡고 떠나고 싶은데..

우선은 홀몸이 아닌, 아기 엄마다 보니 쉽게 자 떠나자 할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파리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은 꼭 가방에 챙겨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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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의 연인들 - 소설로 읽는 거의 모든 사랑의 마음
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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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결혼을 해보기 전에 우습게도 나는 연애박사들의 연애 상담? 내지는 연애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을 한 적이 종종 있었다. 아니, 왜 내 짝도 없는데 이런 이야기를 내가 상담해주고 있는 거지? 아마도 그 친구들은 어차피 자기가 결정할 문제지만 그래도 고민되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는가 보다. 주로 그럴때 내가 내놓을 수 있는 의견이라곤, 책을 통해서 얻은, 내지는 영화나 티브이 등을 통해 간접 경험한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여기 책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책이 한권 있다.

사랑에 대한 여러 경험과 생각 등이 있겠지만, 여기에 나온 사랑은 좀더 색다르다고 해야할까?

사랑 하면 달콤하고 행복한 것만으로 생각이 들지만 이 책에서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그다지 행복해보이지만은 않는다. 사랑을 하기에 실연 당한 사람보다, 아니 사랑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힘겨워보이기까지 한다. 어쩐지 쉽게 이해가지 않는 이 상황.

 

사랑이란 그저 순탄하고 원만한 것이기만을 바랬던 나와 달리 두 사람이 만나, 혹은 그 사이 여러 감정이 얽히고 설킬 수도 있는 문제이고, 아뭏든 두 사람이 만나 감정을 교류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만은 아닌가 보다. 결혼한 것도 아닌데, 연애를 하더라도 한 사람에게만 최선을 다해야하고 절대 한눈을 팔아서는 안된다는 나만의 룰 같은 것을 강하게 지켜오고 그래야 한다 믿었던 나와 달리 드라마나 티브이 등에서는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는 예가 너무나 많았다. 도대체 사랑을 하면서 왜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 싶었던 의문점들이 이 책 속에 모두 소개되어 있는 듯 하였다.

 

소설의 다양한 예를 들어, 그냥 나같은 평범한 독자들이 읽었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느껴졌을 그들의 사랑에 대한 변명을, 대신 이 책의 저자 문학평론가 박수현님이 대신 변론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인 중 그 사랑을 먼저 차지한 여인은 정말 열정적이고도 지고지순한 남자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잘해주는데도 너무나 외로워한다. 왜? 그렇게 자상한데? 왜?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평소같으면 당사자가 아니니 이해할 수 없지 하고 그냥 넘겨버렸을텐데.. 작가는 사랑의 철저한 고독에 대해 공감하는 듯 하였다. 너는 내 감옥 바깥에 있고, 나는 내 감옥을 깨고 너에게 갈 수 없다. 고.독.하.다. 30p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던 남은 한 여인. 그러나 그 여인때문이 아니라 먼저 여인인 레베카에게 딴 사랑이 찾아와 홀로 남겨진 피에트로는 아마란타(처음에 자신을 짝사랑했던)와의 고요한 사랑에 도취되어 결혼을 결심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토록 피에트로를 갈구했던 아마란타는 결혼이라는 말에 이별을 선언한다. 죽으면 죽었지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것. 그러자 비굴하게 애원하고 매달리다,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하기에 이르른 피에트로.

열정적인 사랑보다 고요한 사랑의 실패가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말았다.

 

<피아노 치는 여자>에서는 딸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키우기 위해 어머니와 할머니에 의해 지나치게 우월감을 키우고, 자기애를 키우게 된 에리카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자기애가 커지다보니 남자를 사랑할 수 없게 되고, 자해까지 나타나게 된다. 그런 에리카가 40의 나이에 20대의 젊은 남자 제자의 강한 눈빛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나이로 인해 이 사랑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또한 그녀에게 자리잡는다. "그녀는 길고 진한 포옹을 꿈꾸는데 그것은 포옹이 이루어지는 즉시 왕비처럼 남자를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이렇듯 스스로 근사한 여자임을 확인하는 것은 에리카의 절체정명의 과제다. 120p

 

치명적이고 열정적인 사랑보다는 따뜻한 온기가 있는 사랑을 해본 나로써는 책을 통해서만이 이해 가능한 그런 사랑들이 많았다.

이 책에 소개된 소설들이 마침 내가 읽어보지 못한 소설들이어서, 작가가 소개해주는 줄거리부터 새로이 이해를 해야했기에 생소하게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사랑에 대해 복잡 다단한 생각이 많아 미쳐 버릴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이 절대 스스로가 이상한게 아니라고. 나 말고도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위안이 될 이 책을 꼭 읽어보라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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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츠구츠 백성진님의 책은 이전 책으로 읽어봤었는데..

일본 가정식을 두루 만날 수 있어 반가운 책이었다.

이번에는 3~7세 아이를 위한 주말요리를 다뤄놨다 하니.. 6세 아이 엄마로써 아이에게 좀더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픈 열정으로 읽어보고픈 신간으로 꼽게 되었다.

 

 

 

 

 

 

 

 

  직장인은 아니지만 요리하는 솜씨가 서툴러 재빨리 상을 차려내기가 몹시 버겁다. 식구들 맛있는 요리는 해주고 싶고 마음처럼 빨리 상을 차리기 어려울 때 그럴때 이런 스피드하면서도 베테랑의 레시피가 돋보이는 그런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올해 첫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 덕에 도시락 쌀일이 몇번 있었다. 간단히 식구들 먹을 도시락과 달리 선생님거, 아이 것 등을 싸고, 겸사겸사 신랑 직장 분들것까지 두루 싸게 되니 무얼 싸나 고민이 무척 많았다. 김밥이 제일 좋은데 김밥 마는 솜씨가 형편없는 1인인지라 이런 책으로 좀 다양한 주먹밥과 쌈밥을 배워보고 싶어진다.

 

 

 

 

 

 

 

 

 홍콩, 일본, 태국, 필리핀 등에는 매료가 되면서 가까운 나라 중 중국이나 싱가폴, 타이페이 등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방사능때문에 일본은 제쳐 두고, 필리핀도 요즘은 좀 위험해보이고..

태국은 두번 다녀왔고.. 홍콩도 두번 다녀왔고..

 

그 다음은 어디? 이렇게 가까운 곳을 찾고 거르다보니 싱가포르와 타이페이가 남는데.. 의외로 정말 멋진 여행지였다는 평들이 많아서 궁금해졌다.

 

싱가포르 가자~

나도 좀 가보자~

 

 

  기발한 상상력에 재미난 그림체가 유아들 눈높이에 잘 맞을 그런 동화 같다. 12월은 크리스마스라 크리스마스 책들도 눈에 많이 띄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읽어줄 동화책이 더 유용할 것 같아 고민 또 고민하다가 이 책으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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