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느릿느릿 걸어요 - 일본의 길고양이와 함께 보낸 오후
박용준 글.사진 / 예담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서 나온 각종 고양이 관련 포토 에세이 등을 읽으며 고양이와 매력에 담뿍 빠져들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작가의 일본 여행에서 만난 고양이 포토 에세이를 읽게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유독 관대하고 애정이 담겨있는 듯 하다. 일본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고양이 캐릭터도 많이 만들어지고, 고양이를 예뻐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고 들었으니 말이다. 마네키네코라고 해서 행운, 복, 돈을 부르는 고양이로 상징화된 캐릭터가 있어 그런지 그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유독 각별한 것 같다. 실제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에 비해 일본 길고양이들은 사람을 봐도 피하질 않고, 느긋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고 하는 저자의 글을 접하며 우리나라 고양이들도 좀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고양이, 길고양이, 집고양이.
일본의 이 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만난 다양한 고양이들. 앙증맞고 귀여운, 또는 새초롬한 와중에도 귀여운 면모를 보이는 고양이들의 사랑스러움을 가득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맨 처음에 나온 고양이의 보호색편은 지유가오카의 고양이 카페의 고양이를 찍은 사진인데 하얀 카페트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하얀 고양이가 눈에 띄는 사진이었다.
고양이 카페 등의 경우에는 주소, 전화 시간, 요금, 홈페이지 등을 실어서 여행 도중 고양이를 만나러 들러보고 싶은 매니아, 고양이 집사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정보를 수록해놓았다.




교토 우지의 어느 카페에서는 고양이 한마리를 위한 전용 의자도 있었다. 의자에 고양이의 그림이 그려진 팻말이 달려있어서 그 자리가 고양이의 전용석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찻집 사보키쿠야의 복많은 고양이.


고양이 중에는 다소 새침하거나, 은근히 위협을 하려는 그런 고양이도 있다. 어쩌면 자기 안의 공포를 감추기 위해 겉으로 강한척 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길을 가던 중 저자에게 위협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던 갈색 고양이. 지나가던 여자의 손에 잡혀 간질간질 공격에 쓰러져버린 모습이 반전이면서도 너무나 귀여웠다. 그래, 이런 허술한 모습이 매력이지. 강한 척만 한다고 세상이 아름다운게 아니라구.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여건상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고양이 카페가 일본에는 유독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한다. 지유가오카의 네코 카페 클럽에서 고양이와 놀기. 포스터 사진 속 고양이들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고양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없던 나마저 짧은 감탄사가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저자일까? 고양이들을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려 한몸이 되어 놀아준 모습도 사진에 찍혀 있었다.


귀여운 고양이를 그저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활용을 한다. 귀엽고 앙증맞은 것들을 개발해 관광 마케팅 상품 마케팅 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본에서 고양이의 캐릭터화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것인지 모른다.
일본 고양이 마을 야나카의 고양이 카페인 네코 카페 29에서는 고양이 발바닥 모양의 손잡이가 인상적인 카푸치노. 콩으로 발바닥을 표현한 고양이 발바닥 떡. 그리고 작고 앙증맞은 고양이 우유 잔. 고양이 인형그릇을 들어올리면 그 안의 우유가 커피 속으로 들어간다.
이런건 정말 일반 집에 구비해놔도 너무 색다른 제품이 될 것 같아 사오고 싶어질 것 같았다.

고양이 카페 외에도 길고양이 이야기가 더욱 많이 실려 있었는데 인상적인 사진을 골라 찍다보니 고양이 카페 사진이 유독 많아졌다.
나른하게 길가에서 잠든 길고양이, 지나가던 어린 아기의 손길에 잠자던 고양이가 좀 귀찮아 하는 모습도 보이고, 아리마 온천의 길고양이들의 모습도 다시금 보이고..구로카와 온천의 길고양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기금 모금함까지 갖고 있었다.
노라도라 기금상자가 놓여있어서 여기에 모인 돈은 이 곳 길고양이들의 먹이값으로 사용된단다.
부끄러운 표정으로 죄송하다고 하는 하얀 길고양이 그림.
센스있는 귀여운 그림이 아닐수 없었다.

일본에서는 하얀 털에 두가지 무늬가 들어간 삼색 고양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삼고 마네키네코라는 조각을 만들어 행운을 빌곤 합니다. 또한 하얀 고양이는 신성함을 상징하여 귀하게 여기는 곳이 많이 있고요.
그런 마네키네코를 똑 닮은 점장 고양이가 있는 가게가 도쿄에 있다고 하여 직접 찾아가보았습니다. 242p
점장 고양이 란이 근무하는 (?)곳은 마침 복권 가게였다. 고양이가 출근하고 나서 복권이 잘 팔려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평소 잘 미동도 안한다던 란이 저자가 방문했을때 저자를 향해 왼손을 들어주었다한다.
오른손은 돈, 왼손은 손님.
왼손을 들어준게 마음에 걸렸다는 저자.
복권을 샀는데 당첨은 안되고, 오픈캐스트 구독자가 10만이 넘고, 블로그에 최다 방문객이 방문을 하였다하니. 점장 고양이 란의 신통함일까?

귀여운 고양이들의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의 여신 정이 1 -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원작 소설
권순규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파선에 대해 예전에 들은 바가 없었다. 다만 책으로 나오고 있어 제목으로만 접했었는데, 7월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라는 불의 여신 정이의 주인공이 바로 백파선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임을 들었다. (광해와의 사랑은 물론 픽션이겠지만 ) 그래서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그 원작 소설을 챙겨서 먼저 읽어보리라 했는데 나의 게으름이 불의 여신 정이 3권 완결이 나오고 나서야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펼쳐드니 정말 그 속에 담뿍 빠지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소설을 좋아하면서 실제 사건이 허구와 섞여있는 역사소설 또한 좋아한다. 사실이 섞여 있으면 허구조차도 사실처럼 느껴지는 생생함 때문일 수도 있고, 드라마나 책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울 수도 있어 여러가지 면에서 역사 드라마,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

 

 

 

예전같으면 드라마를 무척이나 꼼꼼히 챙겨봤을 텐데 요즘엔 드라마는 물론 티브이 자체를 안 틀고 살아서 불의 여신 정이의 문근영이 나오는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문근영을 떠올리며 읽었다. 드라마나 영화로 연이어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배역을 충분히 예상하며 상상한 장면에 좀더 사실성을 부여할 수 있는 (혹은 자신의 상상의 나래가 갇힐 수도 있지만), 나는 나름 문근영의 배역을 상상하고, 또 실제 드라마 사진을 찾아보면서도 만족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꽤나 몰입도 있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니까. 잘해내고 있을 거란 믿음이 들었다. 드라마로 몰아 봐도 재미나겠지만 요즘의 나는 책을 더 편히 여기기에 이렇게 책으로 단숨에 읽으며 드라마를 떠올리는게 오히려 더 편하기도 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 또 드라마가 보고 싶어질수도 있을테고..

 

 

 

1권 불의 여신 정이 속에는 정이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광해와의 인연과 그로 인한 아픔이 담겨 있었다.

양반 출신이었던 정이의 엄마 초선은 여성 최초로 사기장이 되고 싶었던 능력있던 여성이었다. 그녀를 임신하게 강제로 범하고, 심지어 위태롭게 내쫓으려한 이기적인 인물은 그녀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유을담의 라이벌 같은 인물 이강천이었다. 초선이 아기를 낳고 죽을때 마침 유을담이 그녀를 발견하였고 그녀의 아기를 거둬 키워주기로 한 것이 바로 정이. 을담과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정말 온 정성을 다한 아비의 마음으로 정이를 키워내었다.

 

 

 

그리고 사냥을 나온 광해가 독사에 물릴뻔한 정이를 구해주면서 왕자와 정이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정이에게는 왕자보다도 더 무예가 깊은 오라버니 태도가 있었고 정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저버리고 지켜낼만큼 정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오빠였다. (친오빠는 아니고 말이다.) 여기서부터 셋의 삼각관계가 예견되었다.

 

 

 

원튼 원치 않던 부모가 모두 그릇 제조에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녀를 키운 양아버지 또한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그녀는 타고난 능력을 갖고 있음이 예견되지만, 거기에 진정한 노력까지 더해져야 하는 바, 안타깝게도 아비의 목숨을 잃고,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 되어야만 원수를 찾을 수 있다는 그 한마디에 정이는 사기장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었다. 제 발로 사옹원 분원에 찾아갔으나 이강천의 호통에 입소하지 못하였고 사가에서라도 배움을 쌓기 위해 문사승을 찾아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그의 제자로 거둬들여지게 되었다.

 

 

 

책 속에는 드라마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재현되었을 명장면들이 엿보였다.

친동생 광해를 몰아내기 위해 간계를 꾸민 임해, 그리고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정이의 도움을 빌게 된 장면과 그로 인해 정이 부녀가 곤경에 처하게 된 사연으로 정이가 선조 앞에 가져간 그릇으로 선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호소하는 장면은 문근영의 똑부러지는 의연한 모습으로 상상이 되곤 하였다.

 

불의 여신 정이 속에서는 정이, 즉 백파선이 일본에 건너가 활약하는 이후의 사연보다는 주로 광해와 얽힌 러브 라인에 주목하는 듯 하였다. 또다른 소설 백파선의 내용에는 일본 이후의 삶이 담겨있대서 이 책을 다 읽고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리뷰를 찾아보니 이야기의 흥미와 긴장도가 많이 떨어진대서 그냥 백파선의 실제 삶 등을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사실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의 기술자들이 그 안에서 최고의 문명을 꽃피웠다는 것은 우리나라로서는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녀 스스로 우리나라를 저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임진왜란때 능력있는 도공들을 강제로 끌고간 터라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그릇을 만들며 살게 된 것이었겠지만, 백파선의 활동 시기 이후 중국제 도자기 수입량을 80%나 줄일 정도로 조선인 기술자들의 일본 도자기 내수화에 성공을 했다 하고, 이후 일본제 도자기는 아시아 중동 유럽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며 중국 못지않은 도자기 수출국으로 급부상하였다 한다. 18세기 후반에 일본이 조선을 제치고 19세기 후반에 청나라마저 제치고 아시아 경제의 최강이 되는게 기여한 것이 바로 도자기 등의 일본 상품의 세계시장 진출이었다니 그녀같은 기술자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가슴아프게 되살릴 수 있었다. (오마이 뉴스의 김종성의 사극으로 역사 읽기 참고)

 

1권까지를 읽고 나니 2권에서 얼마나 정이가 힘들여 도공으로써의 길을 닦아갈지가 눈에 그리듯 예상되었다.

게다가 정이의 생모, 그리고 양아버지까지 모두 권력의 암투로 내몬 약육강식의 사옹원 생활이 가슴아프게 예상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광해와 김태도와의 삼각관계는 어찌될 것인지 (실제의 이야기를 찾아보니 정이가 누구와 엮여질지는 자명한 결과지만 말이다.) 2권을 얼른 펼쳐들고 싶게 만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위츠 홀릭의 달콤한 일본 여행
이민애 지음, 이혜진 사진 / 북하우스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적 맛본 생크림 케이크에 반해 파티시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일본 동경 제과학과 양과자과를 졸업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동안 체험학습이라는 이름 하에 일본의 유명 스위츠숍들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스위츠를 섭렵하였다. 유학시절의 스위츠숍과 최신의 스위츠숍까지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위츠숍을 찾아가 오너 파티시에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담아냈다.-저자 소개중

단순히 나처럼 디저트, 양과자를 좋아하는 구매자의 입장이 아닌, 예비 파티시에의 생생한 눈으로 담아낸 책.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해보이는 책이다.

 

 

저자가 취재한 맛집 중에는 어릴적 직접 구운 마들렌 쿠키를 엄마가 너무나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파티시에가 되겠다 결심했다는 일본 유명 피타시에의 사연도 소개되어 있다. 나 역시 어릴적에 맨처음 생크림 케이크를 먹었을 적엔 그 맛에 단단히 반했었는데 이런 맛있는 빵을 내가 만들 사람이 될거라는건 생각도 못해봤다. 음 난 그저 먹는게 좋았을뿐.

저자는 힘들었던 동경 제과학교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고향인 경산에서 스위츠 모리라는 케이크 아틀리에를 운영중이라한다.

나 어렸을 적에는 빵이나 디저트 등은 그냥 동네 빵집 (제과점)에서 파는거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빵집도 세분화되어가고 가격과 인테리어 등도 한층 고급화되어가는 듯 하다.

 

저자가 롤 모델로 삼은 사람은 소박하게 정성을 더한 맛으로 가게를 운영중인 오븐 미트 카페의 고지마 셰프라 하였다. 화려한 케이크 대신 만드는 사람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소박한 스위츠를 만드는 그녀의 모습은 파티시에가 되기로 결심한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모습이었다. 고가네이 시립미술관 옆 대나무 숲에 둘러싸인 하케모노리 안에 위치한 아담한 카페는 언젠가 내가 꼭 운영하고 싶은 파티스리의 모델이기도 하다. 188p

 

다양한 스위츠 카페에서 맛있는 스위츠와 차를 즐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이런 책을 보면 무척 관심있게 읽고 체크하곤 한다.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이 책 속 여러 맛집을 직접 섭렵하려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방사능 여파로 사실 일본 여행을 간단히 마음 먹기가 어렵게 되어버렸다. 그래도 언젠가 꼭 가보게 되겠지 싶은 마음에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요 스위츠샵의 고급 정보들.

 

마시멜로라면 초코파이에 들어있는 맛없는(?) 크림 정도로만 생각해왔었는데 중학교때던가 배웠던 영어책에 마시멜로를 구워먹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딱딱하지도 않은 마시멜로를 어떻게 구워먹나 하면서도 구우면 더 맛은 좋겠다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하였다.

이 책에도 고베 마시멜로 로망이라는 카페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도 달디단 다른 디저트들은 모두 좋아하였는데 찐득찐득한 식감때문에 싷어했다는 마시멜로. 저자가 찾아갔다는 고베 마시멜로 로망의 오너 셰프도 원래는 마시멜로를 좋아하지 않다가 캠핑장에서 구워먹던 마시멜로를 떠올리며 마시멜로의 맛에 빠져들어 틈새시장이라 생각하고 마시멜로 숍을 열었다는거. 다소 위험한 역발상이기도 했지만 나름 성공한 모습이기도 하였다. 단순 마시멜로가 아닌 설탕양을 줄이고 계란 흰자 대신 젤라틴을 이용해 계란 알레르기가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한다.

 

사실 스위츠숍의 다양한 먹거리 이야기뿐 아니라 실제 오너들의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기에 카페나 디저트 숍 등을 꿈꾸는 친구들에게는 더욱 와닿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아침 점심도 안 먹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책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시장기가 몰려온다. 당장 일본에 건너가 스위츠를 먹진 못하더라도 집에서 밥이라도 좀 챙겨먹어야겠다. 언젠가 꼭 가게 될 맛있는 스위츠 여행은 꼭 이 책을 참고 삼아 떠날 것을 기약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 In the Blue 14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대학생일적에도 배낭여행으로 서유럽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후에 이후에 동유럽도 가보고 나서 가보는 곳 중 정말 손꼽게 모두가 다 마음에 든다 하는 곳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터키였다. 많은 사람들은 선풍적인 인기로 유럽 배낭여행에 도전했지만 대학때는 돈을 핑계로 (사실 돈이야 모으려면 모을수도 있었는데 내게 부족한건 용기가 아니었나싶다.) 직장생활때는 퇴사하지 않고선 절대 얻을수 없는 한달간의 휴가라는 이유로..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직장 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같이 약속했던 친구만 홀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아직 유럽도 못 가봐서 사실 터키를 먼저 꿈꾸기 어렵기도 하지만, 유럽이건 어디건 세계 여러나라를 다녀온 그 누구라도 터키에 대해서 "안 좋은 기억""실망한 여행" 등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남녀노소, 대부분의 사람이 터키, 정말 괜찮았다고 손을 추켜세워서, 꼭 한번 가봐야할 여행지로 손꼽아둔 곳이었다.




동유럽의 문화가 섞여있기에 인공적인 문화재로 볼 거리가 정말 풍부하고, 세계 3대 요리라고 할 정도로 손꼽히는 맛있기로 유명한 터키 음식, 그리고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풍부한 것까지.. 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이토록 많은 볼거리를 만나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귀로 듣고 인터넷 등으로 사진 접한게 고작이다보니 머리로는 알겠지만 어느 정도일까 싶은 궁금증이 일었다. 바로 그 궁금증을 이 책이 호탕하게 풀어준다. 그리고, 터키에서 어디어디를 보면 좋을지 내 마음속 여행 장소를 꼽게 도와준다.




아버님 칠순 생일이 올해시다. 서유럽은 이미 다녀오셨고 그 다음에는 어딜 가보실까 하고 계셔서 터키를 강력 추천해드렸었다. 그래서 원래는 올해 터키 여행을 계획하셨는데, 터키 내전 등 뉴스에 오르내리는 기사로 올해 터키 여행은 안 가시기로 하셨다. 평화로운 시기기만 하다면 정말 올해 여행을 다녀오셨을텐데 내가 아쉬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안전이 늘 최고 우선 고려되어야할 대상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두개의 영혼이란 동서양의 문화,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문화를 말하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큰 비잔틴 양식의 성당을 지어올린 그는 당당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대성당으로 지어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최고의 역작은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면서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었고 성당을 가득 채운 벽화들은 회벽으로 덮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회벽에 덮여있던 벽화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성화 복원운동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데 완전하지 않은 복원의 모습을 두고 사람들은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말을 한다.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만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과연 종교의 공존과 화합만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본문중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푸른색이 커튼처럼 드리워진 곳'이라 저자가 평한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 거대한 아야 소피아 예배당 안에 하얀 꽃처럼 땅으로 내려온 작은 구름같이 바다위에 떠있는 하얀 전등들.. 사실 사진도 너무나 멋지지만 작가의 표현력 또한 눈에 생생히 그려지는 시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터키에선 세상에서 가장~ 이란 수식어가 붙는 곳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터키어로 카파르 차르쉬라고 부르는 그랜드 바자르는 출입구가 18개로 4000개 이상의 점포가 들어서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이다. '지붕이 있는 시장'이란 뜻을 가진 콘스탄티노플과 오스만 제국의 역사와 함께 해오며 1500년동안 불이 꺼진 적이 없는 동서양 교역의 중심지, 그랜드 바자르.-본문 중

007 스카이폴의 시작은 바로 이 그랜드 바자르의 지붕에서 오토바이 추격전으로 시작한 장면이었다 한다.

저자가 찍어온 제품들 사진이 하나같이 매력적이었지만 십자군 전쟁을 테마로 만든 나무 체스는 실제 군인같이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더욱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정말 이런 작품은 하나쯤 소장하고 있어도 좋을법한 독특한 체스가 아니었는지..




세계 3대 음식 국가로 손꼽힌다는 터키.

워낙 미식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맛있는 요리가 많은 여행지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먹기위해 가는 여행이라고 명명해도 좋을 정도로 그 나라의 유명한 음식 등을 맛보고 오는 것을 즐긴다. 터키에서는 무얼 먹으면 좋을까? 저자가 추천해주는 요리들은 우리 귀에 익은 케밥 외에도 통감자를 구워내 속에 여러가지 토핑을 넣어 먹는 전통 음식인 쿰피르, 우리나라의 떡갈비와 비슷한 고기요리인 퀘프테, 터키식 과자인 바클라바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진정한 먹거리는 길거리에서 만나보라고 귀뜸해주었다.

중독성이 심한 석류주스, 쫀득한 터키 전통 아이스크림 돈두르마, 터키쉬 딜라이트라 불리우는 로쿰,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하는 빵 에크멕과 다양한 수프, 그리고 상큼한 터키식 샐러드, 터키식 피자인 피데와 국민 요거트 아이란, 고등어 케밥 등.

음. 이걸 다 먹으려면 정말 터키를 한번 가는 것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터키쉬 딜라이트인 로쿰에 대해서는 유명한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도 등장하지만 죽기전에 꼭 먹어야할 세계 음식재료 1001에 901번째로 소개된 음식이라 한다. 그냥 단순 젤리처럼 보였는데 천연 원료로만 만들어진 달콤하고 신비한 맛을 지닌 로쿰이라는 설명에 젤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터키여행에서 반드시 맛을 봐야할 음식으로 손꼽게 되었다.




파묵칼레는 수천년 동안 지하에서 석회성분이 함유된 뜨거운 온천수가 나와 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석회붕 지대다. 신비하고 환상적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약 30~36도로 따스한 쪽빛의 온천수에 발을 담고 걷는 것만으로 여행의 피로가 녹는 듯 하다. -본문 중

파묵칼레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터키를 여행지로 삼기에 충분한 최고의 절경이었다. 직장 선배가 다녀온 터키 여행 사진 중에서 가장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지역이기도 하였다. 어렸을 적에 유난히 좋아했던 옥빛과 연보라색. 그중 옥빛의 천연 온천을 하얀 만년설이 뒤덮은 듯한 절경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라니.. 정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런가하면 세계 최고의 절경을 아름다운 열기구를 타고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체험도 가격대가 상당히 세긴 하지만 꼭 한번 해봐야할 체험이 아닌가 싶었다. 천혜의 자연환경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지만 수십기의 열기구가 동시에 떠올라 하늘을 수놓은 그 장면은 정말 열기구 하면 터키의 카파도키아를 떠올리게 한 명물 중의 명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백승협 작가님의 번짐 시리즈를 좋아하면서 한권 두권 모아가고 있는데 그중 꽤 기대치가 높았던 터키. 역시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훌륭한 사진들로 가득채워져 있었다.

얼른 터키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물에 빠진 위기 상황, 딱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배우자를 구할 것인가? 어머니를 구할 것인가?

이런 상상하기도 힘든 질문을 접한 적이 있었다. 책에서였던가, 아니면 일상 대화에서였던가. 어느쪽이건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 과연 한 사람을 고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머니와 아이 중 택일이었던가. 어떤 질문이건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현명한 대답이란 과연 있을 수 있는 것인가.

학창 시절의 나의 대답은, 어머니를 구한다였던 것 같다. 배우자와 아이는 다시가(새로운 ?) 가능하지만 어머니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분이기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나니, 누군가 내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그때처럼 논리적인척 대답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아이는..

낳기 전과 낳고 난 후가 확연히 달라진다. 내게 없던 모성이라는것이 생겨나기에..

 

이 책의 주된 화제는 바로 그 질문이었다.

단 한 사람. 위기 상황 속에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였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사랑한 어머니와 자신의 친딸 중 딱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엄마를 너무나 사랑했던 딸은 잠시의 고민도 하지 않고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외할머니는 엄마는 당연히 아이를 구해야하는 거라며, 손녀를 구하려 하지 않는 딸을 나무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사랑했던 어머니 대신 살아남은 딸. 친정어머니의 유언대로 금지옥엽처럼 기른 딸인데, 그 딸이 자살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금지옥엽처럼 기른 딸의 자살시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여주인공은 밝게 빛이 나는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음울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는 다도코로와 만나고 결혼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지때문이었다. 엄마를 너무나 사랑한 주인공은 엄마에게 언제나 칭찬받는 딸이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한다. 정말 부단히.. 사랑이란 내리사랑이라고들 해서,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이 깊다고 해도 자기 자식에 대한 모성을 이겨낼 거라곤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일상적인 말을 벗어나는 이번과 같은 경우도 있나보다.

 

나 또한 엄마의 깊고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란 터라, 단 한번도 엄마께 "나중에 커서 너 같은 자식 낳아봐라." 소리 한번 들은 적이 없었다. 어찌 나라고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자랐을까. 게으른 면모도 많았고 속상해서 투정부리고 할 적에는 엄마를 힘들게 한 적도 꽤 많았을텐데도 늘 사랑으로 어루만져주신 기억이 있다. 순하다는 아들 하나 키우는데도 허덕허덕하는 나로썬, 삼남매인 우리들을 키우면서 앓다싫다 소리 하나 없으시고 모두 행복한 기억을 갖게 또 지금도 엄마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게 키워주신데 그저 감사할따름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족, 신랑을 만나 나도 드디어 엄마가 되고.

타고난 엄마란 분명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꽤나 잘들 하고 있다 생각하는데 막상 난 참 그러질 못했다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다만 아이 어릴 적에는 동생도 놀랄 정도로 끈기있게 참아가며 아이에게 화 한번 안내고 물고 빨고 예뻐하기만 하였는데.. 아직도 어린아기인 아들에게 조금 컸다는 이유로 별거 아닌 이유로 언성을 높이는 요즘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때가 많았다. 헬리콥터맘처럼 일일이 챙겨주지도 못하지만 다만 딱 한가지. 아이가 너무 예뻐 어쩔줄 모르겠다라는 내 마음과 애정표현은 우리 아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늘상 아들을 안고 뽀뽀하고 그렇게 스킨쉽을 해왔던 것 같다.

 

이 책의 엄마와 딸의 관계.

그래서 내 입장에선 좀 이해하기가 어렵고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가정이 있으리라.

딸은 딸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서로에게 가까이 가고 싶고, 서로를 아끼고 싶은, 그 고지대의 아름다운 집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고 서로 겉돌기만 한다.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주어지는 생채기. 사실 어린 아이를 너무나 일찍 철이 들게 만든 아직도 아이같은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저릿 아프기만 하였다. 엄마면...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책 속으로 들어가 말을 건네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자기 자신보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지나치게 연연했던 자신이었기에 그 방향을 잃고 나서는 게다가 고된 시집살이와 남편의 외면으로 기댈 언덕이 아무데도 없던 처지로써는 그렇게 약자인 딸에게 화살을 돌려야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딸의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미나토 가나에의 글은 예리하게 상황을 짚어내는 그런 마력이 있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 들지 않고 직면하며 이야기를 한다.

 

이상적인 사랑처럼 보였던 외할머니의 사랑, 자신의 딸과 외손녀에게 모두 행복한 기억을 안겨줬던 외할머니만 제대로 되어보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잔인했던 상황, 그 희생양이 된 어린 딸이 너무나 가엾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아이는 정말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야하는 법인데..

엄마에게 충족되지 못한 사랑을 아빠를 통해서라도 얻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빠는 사랑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모르고 자라난데다 급기야 딸과 아내의 불편한 상황을 외면하기까지 이르렀다.

 

금지옥엽.

참 좋은 말인데 이 책에서는 좀 생뚱맞게 들린다. 목에 걸린 잔가시처럼 느껴졌다는 어느 사람의 추적조사처럼 말이다.

딸은,자식은.. 마음으로부터 사랑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그냥 보살핌만 주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런건 엄마가 아닌 유모나 보모, 그러니까 남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녀가 금지옥엽이라 표현한 깨끗한 옷 입히고, 따뜻한 이불 덮게 하고 밥 챙겨 먹이고 했던 그런 행동뿐인 것들은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녀가 진정 바랬던 것은 "평범한 엄마의 사랑, 모성"의 추구였다.

비뚫어진 사랑이 반복되고, 대물림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이 되길, 제대로 표현할 줄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그런 사랑을 주고 받게 되길.

소설 속 이야기인데도 아이와 엄마의 이야기를 다루니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늘상 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 어느 아이고 모두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라고.

열달간 엄마 뱃속에서 고이고이 자란 소중한 존재들은 그 가치를 존중받고 엄마 아빠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