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전혜린 - 그리고 다시 찾아온 광기와 열정의 이름, 개정판
정도상 지음 / 두리미디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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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한때 천재라고 불렀다. 남학생들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서울대 법대에 당당하게 합격했을 때부터 붙은 칭호였다. 나는 서울대 법대에 단 한 명 밖에 없는 여학생이었다. 공부라면 자신만만했다. 나는 천재가 되고 싶었지만 천재는 아니었다.

천재는 바보처럼 무모해야만했다. 자신과 세계를 향해 무모하게 돌진하고 모든 불가능의 벽을 억척스럽게 넘고 자유로운 상상과 심연보다 깊은 사색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사람이 천재였다. 다른 사람이 창조한 글이나 사물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람이나 남들보다 공부를 잘해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했다고 해서 천재인것은 분명 아니었다.

천재가 위대한 것은 새로운 세계의 창조에 있다고 나는 믿었다. 223P

 

자신이 쓴 소설 속 여주인공과 꼭 닮았던 여인 전혜린. 그녀는 정말 1세기에 한명 나올까 말까하다는 천재라는 평가를 받은 당대의 문인이었다. 서울대 법대의 유일한 여학생이었을뿐 아니라 독일 유학을 다녀온 후 20대에 이미 교수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내놓은 번역작품들은 모두 뛰어난 문체의 작품으로 칭송을 받았고, 그녀가 내놓은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 그녀가 3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대학에 다닐때 우연히 알게 된 그녀의 이름 석자, 그리고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이력때문에 나는 그녀의 책을 읽고 한동안 소름이 끼치듯 전율이 오는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곧 그렇게 20대와 함께 그녀는 내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30대가 되어 다시 만난 전혜린. 그녀는 정도상 작가의 오마주로 다시 태어났다. 책의 표지에서의 모습이 너무나 섬뜩하게..목이 없는.. 아니 목이 안 보이는 여인의 모습으로 섬뜩하게 바닷가에 서 있는 표지였다. 그녀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 무서운 표지에 망설여졌지만, 너무나 궁금한 그녀의 베일에 쌓인 이야기에 나는 무서움을 참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책은 그녀가 쓴 소설이 액자식으로 끼워져있는 구성으로 진행되었다. 주영채. 소설 속 그녀의 또다른 이름이었다.

그녀의 삶과 어느 부분이 다를까 싶을 정도로 닮아있던 그녀. 주희라는 절친한 친구 대신 잔느라는 또다른 친구가 창조되었지만 어쨌거나 소설 속에서 액자식 소설 속에서 그녀와 주영채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나는 잔느의 편지 한 통이 던진 파문이 이토록 대단한 줄은 몰랐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 알제리의 문제로 시위를 하는 뮌헨대학의 학생들을 보며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대다수의 유학생들은 시위에 참가하지는 않고 구경만 하는 정도였다. 자유를 추구하던 내 양심은 격한 고통을 받아야 했다. 117P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았던 그녀. 부유하고 똑똑하게 살아왔지만 그녀의 삶은 아버지의 친일을 바탕으로 유지된 삶이었다. 그리고 서울대 법대 입학에서부터 결혼까지 모두 아버지가 정해놓은 각본대로 정해진 인생을 따라가야했다. 똑똑하고 정신세계가 높은 그녀였을 지라도 그녀에게 주체적인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저 그 시대의 다른 여성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교육에 있어 조금 더 기대치가 열리고 남성처럼 동등한 교육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외에 그녀는 봉건적인 다른 딸들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에게 순응을 해야했던 것이다. 그래서 독일 슈바빙에서 만난 자유로운 영혼들을 보며 그녀는 부러움과 충격을 동시에 받는다.

 

 

"존재에 앓고 있다."

혜린은 이 말을 자주 했다. 이 말의 깊은 뜻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가을 병에 걸려 일주일 넘게 어두운 방안에서 끙끙 앓아야 한다는 걸 다른 사람들은 이해를 못했다. 정신적인 허영이나 사치로 치부하고 말았다. ..어린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홍역을 치르듯이 혜린은 일년에 한번씩 정신의 홍역을 무섭게 치렀다. 그래도 이번에 치러낸 홍역은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 무섭도록 허탈한 상태에서 소설을 쓰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이만큼 흘러왔다. 154P

 

그녀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을때는 그녀가 이해되지가 않았다. 너무 똑똑한 천재였기에 외로웠던 걸까? 아버지의강압까지는 알지 못했어도 아이가 있는 그녀가 자살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나였다. 그녀의 삶을 알고 나서.. 조금은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혼을 사랑하고, 영혼을 존중받기를 원했던 그녀였기에 영혼의 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강제적인 결혼은 힘든 삶의 연속일 수 밖에 없었을 터였다.

 

정도상 작가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내놓으며 자꾸만 주저하는 멈칫거림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지만, 이 책을 읽을 수록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전혜린이라는 이름 석자를 다시 떠올리며 그녀의 슬픈 젊음 속으로 그 시대가 갖고 있는 한계때문에, 채 꽃피우지 못한 그녀의 아쉬운 젊음 속으로 우리를 안내해주는 소중한 기록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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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손하's 소소한 도쿄 - ソナ‘s 細-しい東京
윤손하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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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생활 10년차인 원조 한류스타 윤손하의 도쿄 일상 생활 여행기.

도쿄진들만 아는 도쿄의 숨겨진 산책로가 가득한 이 책을 먼저 본 여동생이 "언니, 나 다음 도쿄 여행은 이 책을 참고해서 다녀올까봐" 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바로 얼마전에 도쿄를 다녀오더니, 너무 아쉽다며 곧 또다시 다녀오겠노라고 마음을 먹었댄다. 그리고, 그때는 좀더 자유롭고 개성 있는 여행을 다녀오고 싶댔는데, 이 책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쏙 든다는 것이었다.


"그래, 언니도 그렇게 여행다니고 싶구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윤손하라는 예쁜 배우에 대한 호감이 있었는데, 책 속의 손하는 더욱 예쁘고 청초해보인다. 그리고, 정말 유루유루한 일본의 삶을 즐기는 듯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들이 자유롭게 산책하고 길거리를 활보하기가 어려운데 비해 일본에서는 "소나야 소나." 하고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는 해도 개인생활을 방해하거나 하는 일 없이 그저 바라보고, 정 사진이 찍고 싶으면 와서 정중히 부탁을 한다니 그녀의 삶이 더욱 자유롭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일본 여행을 계획했을때 지유가오카와 다이칸야마 등이 많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거리로 주목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역시나 윤손하님의 글에도 그 내용이 잘 반영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잘 꾸민 와이브로거들의 멋진 인테리어나 리빙 잡지에 실린 멋진 집들에 나오는 각종 소품을 모아놓은 듯한 가게들, 그 안에서 아이쇼핑만 해도 시간이 잘갈 그런 나만의 숍들을 잘 골라 소개하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책에는 신주쿠, 시부야 등 사람들이 많고 번잡한 도심 생활보다는 한가로이 산책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골라 살 수 있는 생활 거리, 그리고 맛있는 빵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도쿄라는 도시 속에 숨어 있는 곳들을 잘 골라 소개하는 내용이 많다. 그녀가 살고 있는 에비스부터 나카메구로, 지유가오카, 다이칸야마, 산겐자야, 시모키타자와, 후타고타마가와 등등 들어본 곳도 있지만, 들어보지 못한 곳들도 섞여 있었다.


실제 윤손하도 아기자기함을 사랑하듯, 칙칙한 집 내부를 직접 diy를 해서 멋진 "나만의 공간"으로 탈바꿈해놓았다. 밝고 예쁜 그녀의 집은 잡지책에 소개되도 무방할만큼 깔끔하고 단정해보였다. 나도 이렇게 꾸미고 살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해 밝은 우드색으로 집안을 꾸미고, 주방에는 좋아하는 알록달록한 냄비와 소품들로 쉐프 부럽지 않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친구들을 불러 한국요리를 대접하고, 일본 탤런트에게 한국 고추장떡 만드는 법을 전수해주고..

손하의 삶은 그곳에서도 한국의 정을 마음껏 발산하는 "반짝반짝 빛나는 "삶이었다. 한창 예쁠 아기 시우, 그리고 사랑하는 신랑과 모두 함께 모여 살고 있지는 못해도 (손하의 일본 활동 때문에 남편과는 떨어져 사는 듯) 특별한 한 사람을 위한 장식을 해주는 해피 케이크를 보고서 단 하나뿐인 사랑 남편을 떠올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한국과 일본이란 거리도 그녀의 행복에 장애물이 될 수는 없단 생각이 들었다.


손하의 책에는 그녀가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일어난 웃지못할 촌극에서부터 자라난 환경이 달라 빚은 친구들과의 오해에 대한 이야기까지 스타와 인간을 넘나드는 고충과 애환도 담겨 있었다. 모든 것을 극복하고 지금은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여배우로 멋지게 이름을 드날리고 있는 원조 한류 스타. 그녀의 삶 이야기와 함께 전해지는 일본의 반짝반짝한 삶은 도쿄란 그저 번잡한 도심을 헤집고 다니며 바글바글한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줄서서 맛집에서 스시를 먹고 관광지나 둘러보다와야하는 곳이라 피곤한 곳 이라는 인식이 있던 내게 "조금만 시선을 돌려봐, 여행이라도 이렇게 쉬었다 가는 건 어때?" 하며 속삭여주는 것 같았다.

삶 속에 작은 여유와 활력을 준다는 주말 도심 여행으로 키치죠지와 니이소기쿠보, 구니다치 등의 이야기도 나왔는데, 일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한다는 키치조지에 대한 부분은 이노카시라 공원과 지브리 스튜디오 들만 알고 있던 내게 더 많은 정보와 재미를 안겨주는 부분이었다. 시간에 쫓기는 지친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일상 생활을 하는 도쿄진의 모습으로 바라본 시각들이기에 한층 더 여유롭게 보였는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 키치조지를 나도 꼭 느껴보고 싶었다. 니키티키라는 숍에서 만난 동글동글한 마무리가 마음에 드는 나무 장난감들, 그녀의 왕자님 시우를 위한 것이었는데, 나의 왕자님을 위해서도 꼭 장만해주고픈 장난감들이 많은 곳이었다. 맛있는 스테이크 하우스의 소개도 나오고, 4계절 모두 아름답다는 이노카시라 공원에서의 여유도 여행시 꼭 일정에 넣어보고 싶은 것들이었다.

나도 이렇게.. 라는 생각이 읽을수록 들었던 윤손하의 소소한 도쿄, 예쁜 사진들과 함께 한 즐거운 여행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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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눈
미야베 미유키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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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카파 노블스라는 출판사의 창간 50주년을 기념해서 현재 주목받는 작가부터 거장들까지 개성 강하고 뛰어난 미스터리 작가들이 총출동하여 9명의 작가들의 단편이 실린 모음집, 50 . 이 책은 미야베 미유키의 도박눈을 비롯하여 모두 "50"이라는 단어 하나를 주제로 파생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었다.

 

50번의 칼질로 시체를 50조각낸, 즉 시체는 50조각인데, 어찌해서 49번이 아니라 50번의 칼질이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기괴한 사건 "절단" , 눈이 내리던 평온한 어느 결혼 50주년 기념일에 일어난 동서의 의문의 죽음, "눈과 금혼식" , 호텔 50층에서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은 "드래곤" 후계자로의 놀라운 지명, "50층에서 기다려라" IQ50의 청년의 눈물겨운 인생역전기 '영국 셰필드' 등등 50이라는 숫자를 두고 작가들은 각자 다양한 상상을 하여 미스터리 소설로 우리를 안내한다.

 


 

"응, 방금 죽었다. 고로 씨, 그것이 우리 집에 왔다. "

고로베의 얼굴이 방금 새로 바른 문종이처럼 새하얗게 변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남은 사람들은 또 놀랐다.

"확실합니까? 주인님?"

"확실하다. 지금 여기에서 느꼈다."

겐이치는 손으로 심장 위를 두드려 보인 다음 꿀꺽 침을 삼켰다.

..."원래 나로 결정된 것을, 마사기치 형이 대신했던 거야."

241.242P

 



 

9편의 다양한 개성을 지닌 단편들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바로 미야베 미유키의 "도박 눈"이었다. '50'개의 괴이한 눈알에 얽힌 에도 괴담이라니..도대체 어떤 내용이란 말인가? 게다가 평온한 집에 어느 날 들이닥친 무서운 존재, 주인과 직원들 얼굴까지 새하얗게 만드는 그것이란.. 형이 대신 맞이하고 동생이 맞아들여야 하는 그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그들이 준비해둔 3번 창고로 날아들어왔다. 50개의 눈알이 박힌 이불..

 

미야베 미유키의 상상력은 에도 괴담이 실제로 전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50이라는 숫자에 기인해 아예 처음부터 없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인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놀랍고 새로운 것임에는 분명했다. 미스터리 물이지만, 다른 단편들은 그다지 무섭거나 충격적이지는 않았기에 깊은 밤 새벽이 다 넘도록 아무 두려움 없이 읽고 있었는데, 도박 눈은 무섭기도 하지만 그 섬뜩함에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을 주었다. 바로 그때 전등 불이 퍽~ 하고 나가는 바람에 새벽 서너시는 되었을 그 시간에 세상이 깜깜해져서 너무나 무서웠다. "앗, 진짜 놀랬잖아." 하면서 남은 이갸기가 궁금해 스탠드를 켜고 남은 이야기를 마저 다 읽고 잠이 드니, 그 시각이 새벽 다섯시 반이었다.

 

 괴담이라도 이렇게 가슴까지 서늘해지는 것은 참말이지 일본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라면 지독한 편견이려나? 설마 우리나라에도 이런 종류의 괴담이 전해지는건 아니겠지? 어쨌거나 잔인하고 놀랍지만, 분명 가장 관심이 가는 이야기기는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재미있는 단편이었고 말이다.

 

50이라는 주제가 주어졌을때 이렇게 다양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는게 작가들만의 놀라운 솜씨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개중에는, 아니 한참 진행될 것 같은데 갑자기 딱 끝나버리는 작품도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말이다. 단편이라고 해서 매듭을 짓지 않고 그냥 제출해버리는 숙제마냥 내버리면 안되는 건데, 아니면 작가는 분명 완결을 지은 작품인데, 내 안의 이해회로가 이해를 하다말고, 아,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더 결과물이 있을 것입니다 라고 결론을 낸 것일 수도.. 아마도 후자가 정확할 것이다.

 

어쨌거나 아홉편의 단편들은 모두 새로운 내용으로 진행이 되어있고, 미스터리물이라고만 국한되기 보다는 다양한 단편이구나 싶은 작품들이 많았다. 감동적인 소설같은 "여름의 빛"도 있고, 우리나라 여곡성이라는 자손 저주의 내용을 담은 영화를 연상케하는 오래된 우물이라는 단편도 있었고,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되는 하늘이 보낸 고양이라는 작품도 탄탄하게 흘러나왔다. 미래의 꽃이라는 소설은 마치 앞의 모든 소설들을 설명하는 듯한 마무리의 느낌으로 실제로 출판사의 이야기까지 넌지시 비추며 마무리하는 50세 검시관의 놀라운 통찰력에 대한 작품이었다. 미래의 꽃

 

각각의 느낌과 색채가 모두 달라 읽는 이들에게 느껴지는 감동과 교훈도 모두 다 다르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장 공통적으로 손꼽는 작품은 도박눈이 아닐까 싶다. 한 출판사의 의뢰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재미난 단편들의 모음집을 만들어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크호스처럼 성장하고 있는 재미난 소설들로 유명한 출판사들이 많은데, 이렇게 50년, 100년을 이어가 참신한 주제로 작가들과 함께 독자와 함께한 세월, 그리고 앞으로 할 세월을 같이 기념하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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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Oops! (Hardcover) - 느리게 100권 읽기_2021년 3학기 대상도서 느리게100권읽기_2021년 3학기
Salzberg, Barney 지음 / Workman Pub Co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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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 24개월의 우리 아들, 영어 책도 많이 보여주고 싶고, cd도 많이 틀어주고 싶지만 게으른 엄마는 마음만 앞설뿐이었다.



어려서부터 팝업북을 워낙에 좋아했던 터에 새롭게 선보이는 유아 영어책 beautiful oops로 아이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었다.



사실 책을 받아보자마자 제일 먼저 흥미를 보이고 재미있어 한건 바로 엄마 아빠인 어른들이었다.



아기아빠는 첫장을 넘기며 어? 책이 찢어져있잖아? 이런~하고 혀를 찼다가 그 다음 페이지의 귀여운 악어를 보고 이제 시작이라는 책의 의도를 파악하였다.


수시로 엎지르게 되는 물

그 물 자국으로 다양한 상상을 해보라

가장 쉬운 코끼리부터 말이다

이 책은 찢기고, 물을 엎지르고, 종이가 접히고, 물감을 흘린, 또 종이를 찢은 ..것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그 별거 아닌 것들. 이미 망친 것들이라 생각한 것들이 새로운 예술로 해석될 수 있다는데 주목을 하고 있다. 마치 낙서처럼 갖가지 귀여운 그림과 장치들이 나타나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관심까지 쏘옥 이끌어 내는 것이다.


유아 영어 책이라 우선 지루하게 글이 나열되지도 않는다. 팝업북처럼 재미나게 구성되어 구겨진 종이가 붙어 있는가 하면 낙서된 필름지가 붙어있기도 하고,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기발한 장치들이 쏙쏙 숨어 있다. 영어로 읽어주고, 한국말로 다시 번역해주고 하면서 아이와 함께 책을 보고, 한번만 보고 나니 아이가 직접 스스로 보겠다며 책장을 넘기고, 종이를 당겨보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몰두를 한다.




나이 불문, 장소 불문, 시간 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이 책을 평한 JAMIE LEE CURTIS의 말도 일리가 있는 듯 하다.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흥미가 있고, 재미난 영어 공부, 재미난 미술 공부의 세계로 유아들의 관심에 불을 지펴줄 책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에..



보고 또 보고..



두꺼워도 두껍지 않게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책, Beautiful oops로 그동안 손을 놓았던 아기 영어 책에 다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의 대박북이 될 조짐이 보이니 일거양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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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 그대로가 좋아 - 유아들을 위한 첫 번째 습관 Habits of happy kids (성공하는 아이들의 7가지 습관 시리즈) 1
숀 코비 지음, 황인빈 옮김, 스테이시 커티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8월
절판





성공하는 아이들의 7가지 습관은 다음과 같아요.



1.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요.

2. 일을 할때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해요.

3. 중요한 일을 먼저 해요.

4. 나에게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방법을 찾아요.

5. 먼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6. 서로 힘을 합쳐요.

7. 늘 새롭게 끊임없이 노력해요.







3세~7세까지의 아이들을 위한 책, 유아들을 위한 첫번째 습관 내 모습 그대로가 좋아를 읽었답니다.



지금 딱 24개월로 우리나라 나이 세살인 우리 아기의 연령대에 맞는 책이라 올바른 습관 정립을 위해 필요한 것 같아 읽게 되었지요.


하드 커버의 표지를 넘기면 속 제목이 나오기도 전에 벌써 참나무 마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라는 플랭카드가 반겨주네요. 내지라고 하나요? 그냥 밋밋한 그림이나 혹은 그나마도 없이 무지로 넘어가곤 하던 이 페이지도 처음 표지와 마지막 표지의 내지 그림이 다르게 해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주네요. 아직 어린 아기들에게 설명해주기에도 좋겠지만, 7세경의 아이들이 보면 뚱이네 참나무 마을을 떠올리기에 좀더 구체적이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네요. 저도 어릴 적에 이런 배경 그림을 좋아했거든요. 풍경화 같기도 하고, 암튼 이 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놀곤 했지요.



채색없이 연필로 수수하게, 하지만 매우 잘 그린 뚱이네 참나무 마을을 둘러보고 나면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뚱이는 울퉁이에게 이쑤시개 뭉치라는 말을 듣고 너무 슬펐어요. 거울을 보고, 자신의 가시를 보고 못생겨서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었지요. 풀이 죽은 뚱이를 위로하기 위해 친구들이 찾아와 이야기를 해줍니다. 두리, 별이, 달이, 콩이 그리고 토토.


뚱이는 친구들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개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고 가시를 위로 아래로 움직여보고 바람을 느끼고, 햇빛에 반짝거리는 가시를 보며 몸에 난 가시를 싫어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난 내가 좋아, 이 모습 그대로의 내가."



결심을 하고 난 뚱이.

유치원에서는 여전히 울퉁이가 놀리지만, 뚱이는 이제 달라졌어요.

오히려 더 멋진 뚱이가 되었답니다. 뚱이의 놀라운 변신은 책 속에서 만나보기로 해요.


생김새가 다르다고, 혹은 무언가가 남과 다르다고 의기소침해하거나 놀림받은대로 풀이죽을 필요가 없어요.

사실 우리 뿐 아니라 소중한 우리 아이가 남과 조금 다른 외모때문에 놀림을 받는다면 엄마 아빠 마음까지 힘들어지기도 하겠지요. 어린 자녀가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서요. 이 책에서는 그럴때 아이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의 의지를 기르도록 조언을 해줍니다.



부모님이 읽어요 , 이야기를 나누어요. 이것부터 해요. 라는 코너를 통해 책을 읽은 후의 독후활동, 또 부모님과 아이들이 기억하고 넘어가야 할점을 분명하게 해주어 이 책이 온전히 내 것으로 소화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네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우리 아이들이 작가분 (혹은 편집자분의 아이들일지 모를)의 아들 , 딸처럼 남과 다른 귀 모양이나 주근깨 등으로 놀림을 받는다면 엄마 아빠 마음까지도 쓰리고 아프겠지만, 어린 당사자가 겪는 아픔만 할까 싶어요. 무례한 이야기를 듣고 하루를 망치기보다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성공하는 아이들의 첫 걸음이 되도록 뚱이의 일화를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해주는 고마운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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