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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당한 사람들
토머스 컬리넌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매혹당한 사람들은 시대상으로는 남북전쟁이 배경으로 전쟁이라는 끔찍한 환경속에서 고립된 여학교의 선생님과 다섯명의 소녀들의 섬세한 심리가 절묘하게 묘사되어 전쟁과 사랑을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 입니다.
이 소설은 1966년도에 발표된 이후에 영화로 이미 개봉했었고 46년이 지나 영화가 리메이크 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시대가 달라진만큼 그 시대의 여성들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삶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수 있는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증오하고 갈등하는 감정들이 남북전쟁 당시의 신분의 불평등과 불안했던 상황으로 인해 더 복잡하게 얽히게 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소녀들과 그들의 보호자인 선생님들의 마음속 감정들이 흥미롭게 전해져 사랑받기 위해 보여주는 여자들의 심리와 그 심리를 이용하는 남자와 사랑을 받지 못했을때의 여성의 마음을 잘 표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북전쟁으로 전쟁이 자신들의 앞에서 일어나고 있었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아픔과 자신들의 안정도 보호받지 못하는 급박하고 위급한 상황속에 어린소녀들과 고립된 여학교에 남아 있는 교장과 교사는 먹을 것을 구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여학교의 교장 마사는 어떻게든 전쟁이 끝날때까지 학교를 지켜서 전쟁이 끝난 후에 학교를 제대로 이끌어 몰락한 판즈워스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매일 홀로 씨우고 있었습니다. 마사는 판즈워스 여학교 교장으로 해리엇과 흑인노예 매티와 전쟁이후 남아 있는 다섯명의 소녀들 에드위나, 에밀리, 얼리샤, 어밀리아, 마리를 돌보고 있었지만 여자 혼자 그 모든 일을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집안 배경을 가지고 나이도 다른 여학생 다섯명은 마사와 동생 해리엇 책임하에 고립된 학교에 남아 있었고 선생님들은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고 여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어밀리아는 버섯을 따러 숲에 갔다가 북부연방군 소속 상병 존 맥버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버지니아주의 마사 판즈워스 여자신학교는 남부연합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총에 맞아 부상당한 존을 어밀리아는 학교로 데려갔습니다. 북부연빙군 군인을 학교로 데려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지만 부상당해 죽음의 위기에 있는 남자를 버려두고 갈수가 없었습니다.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중에 가장 나이가 어린 마리는 여덟살때 이 학교로 오게 되었고 지금은 열살로 어밀리아와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앨리스라고 불리는 얼리샤는 학교에서 해리엇 선생님을 자신의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앨리스의 엄마는 딸을 홀로 양육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군인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는 아버지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나쁜 소문과 아버지가 없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소외받고 있었지만 앨리스는 그들을 미워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시하는편을 택했고 갈곳이 없어서 학교에 남아 있었지만 당당하게 보일려고 했습니다. 수업료도 내지 않고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앨리스가 학교에 남을수 있었던 이유는 전쟁이 끝나고 나서 판즈워스 학교에 학생의 수가 어느정도 유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사는 앨리스를 받아들일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리엇 선생님은 앨리스를 위로해 주었고 이유는 몰랐지만 앨리스는 해리엇 선생님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열여섯살 에밀리는 비록 적이지만 존을 처음 본 순간 그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죽을것 같은 그를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외로이 고립된 학교에 나타난 적의 병사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존을 보고는 어린 소녀들은 연민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에드위나는 많은 학비를 내고 좋은 추천서를 가지고 학교에 들어왔기 때문에 판즈워스 자매는 에드위나를 다른 학생들보다 더 존중하고 예뻐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에드위나는 생각했습니다. 판즈워스 자매는 에드위나의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어 했지만 좀처럼 알수없었고 오히려 에드위나가 자매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해리엇 선생님의 술버릇과 마사 선생님의 탐욕 그리고 자매의 과거의 삶에 대해 에드위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마사는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학교와 학생들 앞에 나타난 북부연방군 군인이 학교에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습니다.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앞을 내다보고 있었던 그녀는 전쟁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예상하고 있었는데 물자와 돈이 풍부한 양키 북부가 전쟁에서 승리할것이라고 예상했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 자신들의 학교가 더 발전할수있게 학교의 명맥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현실적인 생각을 가진 그녀에 대해 이웃들은 애국심이 없고 냉혈한이라고 말했지만 누구보다 상황을 잘 파악한 마사는 학교가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맡은바 일을 다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어려움은 돈이 부족했기 때문인데 그 이유중에 남동생 로버트가 어른이 되면서 제멋대로 행동했고 결국 집안의 돈을 가지고 나가서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해리엇이 남자 문제로 돈을 허비하지만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안타까웠고 무너져버린 가문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북부 군인이 학교에 나타나 어린 여학생들과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마사는 어떻게 해야할지 두려웠습니다.
현실적인 마사와 다른 성격의 동생 해리엇 그리고 감수성 풍부한 다섯명의 십대 소녀들에게 존의 등장은 고립되고 외로운 학교에 새로운 변화를 알리고 있었습니다. 각자 다른 배경과 경제 상황으로 질투와 시기심을 가지고 있던 소녀들의 마음에 존은 또 다른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공포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하고 두려움을 가진 여자들 앞에 존은 특별한 존재였고 존도 그런 여자들의 심리를 어느정도 이용하면서 처음에는 부상당한 군인에 대한 연민이 시간이 지나자 사랑으로 변하게 되었고 자신들의 감정을 숨길수 없어 선택받기를 원하지만 선택 받지 못한 순간 사랑은 질투가 되고 질투는 광기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의 공포와 고립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특별한 존재가 우연히 나타나고 그에게 선택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무너지게 되었을때 그 상실감이 가지고 오는 비극을 남자의 시각이 아닌 여자들만이 알수있는 심리로 묘사되는 이야기는 위태로운 전쟁의 두려움속에 고립된 소녀들과 가문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보고 자신이 가문을 일으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던 여자에게 존의 등장이 가져온 변화를 통해 서로가 매혹하고 매혹당하는 관계에서 선택받은 자와 그러하지 못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돌이킬수없는 무서운 선택에 대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여자들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는 심리가 지금 이 시대에서도 어느정도 공감할수 있었고 소설에서 주인공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읽는 것도 즐거웠고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복잡한 심리변화를 눈으로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것 같습니다.
남북전쟁과 고립된 여학교에 남아 있는 교장과 교사 그들의 흑인노예와 어린 여학생들과 함께 지내게 된 북부연방군 소속의 존 맥버니 상병의 첫만남에서 부터 그들이 얽힌 사랑과 갈등이 가져온 증오와 그 결과 나타나는 여자들의 공감대라는 광기가 매혹이라는 단어로 숨겨져 있고 아름다운 미소 뒤에 숨겨진 인간의 질투와 탐욕이 가져오는 아픔이 드러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