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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독일 스릴러의 황제라는 수식어와 함께 받아들게 된 소포는 얼마전에 읽은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노아 와는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노아가 사회파 스릴러소설이라면 소포는 심리 스릴러소설에 가까워서 진실과 거짓이 아슬아슬하게 공존해 나가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반전과 공포가 재미있게 다가오고 진실을 알고나서 다시 읽을때 작가의 트릭을 한번 더 확인하면서 스릴러의 황제라고 불리우는 이유를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한번 거짓말을 한 사람의 말은 설령 그가 진실을 말하더라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라는 독일 속담이 있다고 하는데 소포에서는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실을 말했을때 누구도 믿지 않아 그 사실을 누군가가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거짓과 진실 속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고 믿지 말아야 할지 혼란스러운데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는다면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게 진실을 앞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그 진실이 밝혀졌을때의 충격과 재미가 스릴러 소설의 매력을 알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정신과 의사 엠마는 어렸을때 겪은 아빠와의 갈등이 어른이 되어서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엠마는 아빠의 무서운 말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섯살이었던 엠마는 자신의 방 옷장에 아르투어라는 괴물이 살고 있다고 믿었고 무서워서 새벽에 부모님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자신의 방에서 괴물을 쫓아내달라고 깨우지만 변호사였던 아버지는 어린 딸이 잠을 깨우자 오히려 화를 내면서 꾸짖었고 그런 아빠의 모습은 자신의 방에 있는 괴물 아르투어보다 더 무섭게 각인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 필리프와 태어날 아기 생각을 하면서도 가끔 그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학회 발표를 끝내고 협회에서 제공하는 호텔에 묶게 된 엠마는 끔찍한 일을 겪게 되었고 그 일로 아기를 잃고 말았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발사라는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마의 희생자가 된 엠마는 피해자라는 고통과 더불어서 자신의 말에 대해 남편을 비롯해서 경찰들이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필리프는 연방범죄수사청의 범죄심리학자로서 사건을 조사하면서 엠마의 주장에 대해 확신을 가질수가 없었습니다. 엠마가 묶었다고 주장하는 방은 호텔에 존재하지 않는 방이었고 희생자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되었다고 말하지만 살인마는 그동안 에스코트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고 희생자는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해 엠마의 사건은 이발사의 사건에 포함시키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수사가 재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엠마는 피해망상과 거짓말쟁이가 되었지만 그날 호텔에서 있었던 일과 자신이 호텔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이유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했습니다. 엠마는 이발사가 자신의 범죄를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두려웠고 살인마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편집증적으로 누군가를 의심하고 두려워서 집밖으로 나갈수가 없었습니다. 집에서 나오지 않는 엠마에 대해 작은 동네 주민들은 엠마가 아프다 라고 생각했고 그녀가 이발사의 희생자 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우편배달부도 엠마가 아프다 라는 말을 전해 들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친절하게 행동했는데 혼자 집에 있었던 엠마는 우편배달부의 부탁으로 이웃의 소포를 받을수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소포를 보면서 별일 없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수신자를 보는 순간 두려움이 찾아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호텔에서 일어난 일과 버스정류장에서 깨어난 일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엠마는 낯선 수신자의 이름을 보면서 의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신자와 주소는 나와 있었지만 발신자가 보이지 않는 소포를 보면서 발신자가 익명이라는 사실이 더 불안해진 엠마는 소포를 받아든 그 순간부터 6개월전 기억을 불러오게 되었고 숨겨두고 괜찮다 라고 다짐했던 공포가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연쇄살인마의 유일한 생존자 엠마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을 보면서 이발사라고 불리우는 연쇄살인마의 희생자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인지 스스로가 편집증적인 것을 인지하고 있는 엠마를 보면서 기억하지 못하는 그날의 진실을 알아내기 까지의 과정을 추리해 나가면서 6개월전 일과 3주전 일어났던 두가지 사건의 연결점을 찾고 답을 찾은 후에야 정리되어지고 숨겨진 비밀을 알게될때 비로소 모든 것이 이해할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