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해 결혼을 하고 신혼에는 상대방의 단점도 단점으로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이해할수 있는 일들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상대방에게 지치고 마음을 닫게 되어 이혼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십오년을 살았던 아파트에 이사왔을때는 자신들의 앞날은 계속해서 부족한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마흔여덟살에 아내와 이혼하면서 삶은 알수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이혼에 혹시나 외동아들이 상처 받을까봐 걱정 되었지만 미국 유학중인 아들은 쿨하게 부모님의 이혼을 받아들여 주었고 그런 아들의 태도가 너무나 아내와 닮았다고 생각하니 괜히 씁쓸한 마음으로 아내와 이혼하고 오랫동안 살았던 정들었던 아파트를 나와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공원 근처에 낡은 주택으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아들부부가 있는 미국으로 가게 된 할머니는 낡은 집에 애착이 많아 집을 팔지 않을려고 했고 누군가 자신이 없는 동안 집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던 시기에 다다시는 이 집으로 이사올수 있었습니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노인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노부인 소노다씨와 만나 집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오래된 집이라 낡고 수리할 곳이 많았지만 그만큼 세월의 흐름을 알수있는 정겨운 느낌을 받을수 있었습니다. 소노다씨는 오래된 집을 수리할때 집의 형태는 그대로 보존하는 조건으로 집을 세 놓았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소노다씨의 집은 십오년전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던 가즈씨에게 수리를 부탁했습니다. 소노다씨에게 집의 골조만 남긴다면 모두 고쳐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부엌을 비롯해 하나 하나 고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혼한 아내는 자신보다 소득이 높았는데 금융기관 연구원으로 경제동향을 분석하는 냉철한 판단력을 가졌던 아내와 달리 자신은 출판사 편집자로 아내보다 현실감각이 뒤처지는 경향이 있었고 그런 그에게 아내는 자기중심주의적인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내와의 이혼에는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던 성격 차이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는 일하고 있는 월간지의 아트 디렉션을 맡은 디자인 사무실의 스가와라 가나가 있었습니다. 가나와의 연애는 오년동안 이어져 왔었고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아내와도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가나는 다다시와 헤어진 이후에 회사도 옮겼고 자신의 이혼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가나를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가나가 자신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갑작스럽게 가나 아버지가 수술을 하게 되면서 아버지를 돌보게 된 가나와는 가까워지다가도 멀어지고 둘 사이의 관계는 벽에 막힌 것처럼 머물려 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혼자 사는 오카다 다다시가 우아한 독식으로 보이지만 혼자 사는 오카다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아하지 않았습니다. 청소와 빨래를 비롯해 매일 먹을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저녁이 되면 외로운 마음이 들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 노년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오십을 바라보면서 이혼을 하고 하나뿐인 아들과는 연락도 잘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에게는 출판사에서 하는 일과 낡은 집을 수리하면서 잠시나마 자신의 외로움을 잊을수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잊고 우아하게 살수는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가나는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는 기적같은 존재였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었고 출판사 일이 바쁠때에는 배려해서 일이 끝날때쯤 연락하는 가나를 통해 또 다른 우아한 삶을 준비할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소노다씨의 집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더 정성껏 집을 가꾸면서 가나와 함께 노년을 준비하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해 맞추어 살아가는 삶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아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우아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우아하지 못한 삶을 살면서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아하게 지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낡은 집을 조금씩 고치면서 쓸고 닦아서 빛을 내는 것처럼 자신의 삶에도 최선을 다해 좋은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결국 우아하게 살아갈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소박하면서 잔잔하게 전해지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