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고 좋은 기억만 뚜렷이 남아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어른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의 주변 특히 가족들에게서는 좋은 것만 보게 되고 그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그 시절을 떠올리면 그때가 행복했었다 라고 말하게 되는데 <볼티모어의 서>를 읽으면서 마커스가 열살때부터 열여덟살이 될때까지 자신에게 남아 있었던 큰아버지 가족에 대한 기억들도 어쩌면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믿고 싶었던 것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한 시절에 대한 기억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이 이야기는 작가가 된 마커스가 큰아버지 가족 볼티모어가의 비극이 일어나게 만든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볼티모어에 사는 큰아버지 가족은 ' 볼티모어 골드먼 ' 이라고 불렀고 몬트클레어에 사는 마커스 가족은 ' 몬트클레어 골드먼 ' 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큰아버지 볼티모어 골드먼 부부는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와 의사였고 그들의 아들 힐렐은 사랍학교에 다니는 총명한 아이였습니다. 몬트클레어 골드먼 부부는 엔지니어와 의류메이커의 판매사원이었고 그들의 아들 마커스는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볼티모어 가족은 칭찬의 대상이었고 몬트클래어 가족은 비난이나 핀잔이 그들의 몫이었습니다. 어린 소년 마커스에게 볼티모어 가족은 완벽 그 저체로만 보였습니다. 변호사로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큰아버지 사울에 대해 마커스는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고 볼티모어에 갈때 볼티모어 중앙역에 자신을 마중 나오는 아름답고 상냥한 큰어머니를 마커스는 좋아했습니다. 몬트클레어를 떠나 볼티모어에 오게 되면 완벽한 그들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좋았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린시절의 행복한 기억들은 볼티모어의 큰아버지 가족을 통해 만들어졌고 그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커스는 동갑인 사촌 힐렐과 십대시절의 많은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놀았습니다. 
영원할것 같았던 볼티모어가의 부와 행복이 어느날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비극이 일어났고 어른이 되어서 돌아본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속에는 마커스가 알지 못했던 진실이 들어 있었습니다.
첫 소설이 성공해 작가로 알려진 마커스는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뉴욕을 떠나 보카레이턴에서 작품구상을 하던 중에 8년전 자신이 떠났던 여자친구 알렉산드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마커스는 볼티모어에서 일어난 그 비극을 더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8년이 지난 지금 알렉산드라는 유명한 가수가 되어 있었는데 그녀도 아직 그 비극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다시 만난 알렉산드라를 보면서 볼티모어가의 비극이 일어나게 된 주인공이 누구인가가 마커스는 궁금했고 볼티모어를 떠나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큰아버지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큰아버지 사울은 볼티모어 유명 로펌의 변호사로 능력있는 인물이었고 큰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분으로 암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였는데 큰아버지의 첫사랑이었습니다. 사촌 힐렐은 마커스와 동갑으로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원래 그들 가족은 세명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또 한명의 가족이 생겼는데 그가 바로 우디로 잘 생기고 운동을 잘하는 우디는 어느날 볼티모어가의 일원이 되었고 조카, 사촌, 아들, 형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힐렐과 우디 그리고 마커스는 사촌으로 서로를 신뢰하고 있었고 좋아했습니다. 
어린 마커스에게 큰아버지 가족은 존경심을 불러 일으켰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마커스가 보기에 그들 가족은 세상의 불운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고 그들 가족에게는 영광과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게 했습니다.
볼티모어가의 이웃에 살고 있는 열일곱살 알렉산드라는 그 당시에도 매력적이었고 사촌들과 마커스는 알렉산드라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사촌 힐렐은 총명하고 도전정신이 강한 아이로 대담한 결단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몸이 약하고 왜소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우디는 소년원에서 자란 아이로 소년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은 큰아버지 부부와 알던 사이였는데 소년원 아이들과 관련된 소송이 있을때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주던 큰아버지는 우디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도움을 주었습니다.  열살이었지만 또래보다 큰 우디는 몸집이 크고 단단했고 싸움을 잘했습니다. 큰아버지 도움을 받은 우디는 고마운 마음에 큰아버지 집 정원의 잔디 깍는 일을 도우겠다고 했습니다. 우디에게도 큰아버지 가족은 부러운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힐렐은 몸이 약했고 학교에서는 잘 적응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맞고 다녀 큰아버지는 걱정이었습니다. 괴롭힘을 당하는 힐렐과 싸움을 잘하는 우디가  함께 다니게 되면서 힐렐은 학교에서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디는 힐렐의 보호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디는 볼티모어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고 그렇게 해서 우디는 볼티모어가의 가족이 될수 있었습니다. 마커스와 힐렐 그리고 우디는 사촌으로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같은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같았던 친밀한 사이가 되었지만 사실은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비극은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드라의 등장은 영원할것 같았던 사촌들의 우정에도 변화를 불러왔고 결국 그 변화는 오랜 우정을 갈라 놓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사촌을  다시 만났을때 그들은 예전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수 없었는데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찾아온 이성에 대한 감정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서로에 대한 생각들이 결국 파국의 전조가 되었고 외면하고 있었던 사실들을 더 이상 외면할수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의 실망감과 허탈함이 드러나게 됩니다.
마커스에게는 자신의 부모의 직업이나 경제적인 배경에서 더 앞서고 있었던 큰아버지 가족에 대해 맹목적으로 좋은 점만 보고 싶었을 것이고 다른 것은 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겉모습 이면의 숨겨진 내막이 알려지면서 화려한 모습속에 숨겨진 비극을 통해 놓치고 있었던 진실을 찾게 되는 이야기는 마커스가 자신의 가족들에 대해 쓴 이야기라 더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됩니다.
자신의 가족보다 더 좋은 직장과 부를 가잔 큰아버지 가족을 동경하고 부러워하는 마커스는 큰아버지가 변호사로 성공하는 모습과 아름답고 매력적인 큰어머니에게 자신의 가족보다 더한 사랑을 느끼기고 하지만 그것은 때로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될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비교대상이 되어 질투심을 불러오는데 원래 가족수가 세명으로 동일했다가 우디가 볼티모어가의 일원이 되면서 가족수에서도 볼티모어가를 이기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에서 마커스가 부러움 이면에 질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영원할것 같았던 볼티모어가의 영광이 사라지면서 충격을 받은 마커스를 보면서 완벽한 가족과 영원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어린시절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마카스의 소중한 기억들속에 담겨진 진실 속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통해 어린 소년의 눈에는 완벽해 보이는 것들도 사실은 완벽하지 않았고 상처를 숨기고 행복한 모습으로 포장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씁쓸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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