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를 읽으면서 쇠락해가는 시골 마을 도마자와 마을속 사람들의 생활상이 지금의 우리나라 시골 마을을 보고 있는 것처럼 친숙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이 가고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한때는 탄광사업으로 번성했던 마을이었지만 1960년대 석유로 전환된 정책과 외국에서 싸게 들어오는 석탄으로 인해 쇠퇴한 마을이 된 도마자와는 재정파탄과 인구유출로 마을은 쇠락해가고 있었고 어쩔수없이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고 중년과 노인들이 남은 마을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야스히코 무코다가 들려주는 마을과 이웃들의 에피소드가 잔잔하게 그려지는 무코다 이발소는 조용한 농촌 마을의 한단면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일들 없이 매일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는 일상들 한때는 마을에 이발소가 열군데가 넘었지만 지금은 고작 두군데만 남아 단골 노인 몇명만이 손님으로 오는 작은 이발소 주인 무코다는 아내 교코와 어머니를 모시고 실고 있습니다. 젊었을때 무코다는 도시에서 회사에 다녔지만 아버지를 돕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와 가업인 이발소를 물려 받아 아내와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 마을을 떠나 도시로 나간 아들과 딸은 그곳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 받겠다고 하자 아들 가즈마사가 회사에 적응 하지 못해 내려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과 마을에 남은 사람도 얼마되지 않는데 이발소를 이어 받는다는 아들의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거웠지만 아내와 어머니는 젊은 사람이 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내심 반기고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도마자와에 가즈마사가 내려 온다는 말에 마을 사람들은 환영했지만 아들 앞에 놓인 경제적인 문제들을 생각하면 결코 환영할만한 일이 아니라고
무코다는 생각 했습니다. 더욱이 결혼을 해야 하는 아들이 마을에 남아 있다가는 노총각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딸이 마을 남자와 혼사 말이 나올때 딸이 시골로 오게 될까봐 반대하는 자신의 이중적인 태도가 화가 나지만 시골 마을에 결혼해서 오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아들의 미래가 염려스러웠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들은 마을을 지금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일으켜 세울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했고 면사무소의 파견관료 사사키와 청년단은 희망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갔습니다.
수십년전에도 마을을 살리자는 취지로 영화제를 유치하고 탄광박물관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세웠지만 실패했고 오히려 마을은 재정적으로 더 힘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코다는 사사키와 청년단의 행동이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사키는 파견 기간이 지나면 떠날 것이고 결국 남아 있는 사람들이 또 다시 피해를 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마을로 돌아온 가즈마사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어 도시에서 이발 기술을 배울 계획을 세웠고 그런 아들이 믿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를 장담할수 없어 무코다는 기뻐할수만은 없었습니다.
쇠락해가는 마을에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일에도 놀라고 이웃의 변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봅니다.
이웃이라는 이유로 참견하고 마을의 관습을 따르는 것이 당연시 되는 작은 마을 누구네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훤히 알고 있고 어려운 일은 도와주고 위로해주는 모습이 시골의 정겨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도마자와 마을의 노인문제와 국제결혼으로 인한 이웃들의 인식등과 마을에 새로 들어온 술집으로 인한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상황이 우리의 농촌 이야기를 읽은 것처럼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