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몇년전에 로마제국의 화려했던 도시 폼페이가 땅 속으로 한 순간에 사라진 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화산재와 함께 발굴된 이야기와 함께 그 유물전을 보러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화산의 폭발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달아났고 아이를 안고 도망가는 어머니가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화산재에 파묻혀 있는 모습에서 폼페이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최후가 적나라하게 들어났고 그들의 모습은 그날 폼페이 최후의 날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폼페이 최후의 날이 오기 전까지 4일 동안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화산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화산폭발이라는 자연재해와 더불어 또 하나의 인재인 인간의 욕심이 폼페이에 더 큰 비극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누구보다 자부심이 강했던 수도기사 아틸리우스는 동이 트기 전 한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수로를 떠나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무리중에 제일 앞에 선 수도기사는 그들중 제일 나이가 어렸지만 인부들을 이끌었고 이른 새벽 언덕길을 올랐는데 인부들은 어린 수도기사의 이런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수도 기사의 이름은 아틸리우스로 그의 가족은 4대에 걸쳐 수도 기사로 일해 왔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아우구스타 수도교 관리가 되어 오게 된 그는 물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언덕위에서는 오래된 가뭄으로 우물들이 먼지 구덩이가 되어 있었고 개울은 점점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우스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곳에서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샘물을 찾았지만 샘을 발견할수 없었고 오히려 이상하게 움직이는 수증기와 땅으로 기어 들어가는 듯한 물의 움직임을 보고는 이상한 지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대저택에 살고 있는 주인 암플리아투스는 자신의 집 연못에서 키우던 붉은 숭어가 갑자기 떼죽음을 당하자 그곳을 관리하던 노예를 뱀장어 먹이로 주는 벌을 내렸습니다.

노예는 죽기 전 자신은 잘못이 없다면서 물이 잘못 되었다고 말했지만 암플리아투스는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비싼 물고기들이 죽은 것에 대해 화를 냈고 자신의 권위를 보이기 위해 노예에게 잔인한 형벌을 가했습니다.

노예의 어머니와 암플리아투스의 딸 코렐리아는 불쌍한 노예를 살리기 위해 수도기사인 아틸리우스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틸리우스는 이 일이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해 처음에는 그들의 부탁을 거절했지만 자식의 죽음 앞에 비탄과 절망에 빠져 울고 있는 노예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외면할수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물고기의 떼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아틸리우스는 코렐리아와 함께 대저택으로 갔습니다.

물이 흘러 나오는 파이프를 조사하던 중 아틸리우스는 파이트의 좁은 틈에서 유황의 냄새를 맡게 되었습니다.

아틸리우스는 이 상황이 비상사태라고 생각했고 이 일이 암플리아투스의 집에서만의 일로 끝나기를 바랬지만 저수조 문을 여는 순간 그 희망도 사라졌습니다.

물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정직한 아틸리우스는 폼페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직감했습니다. 한편 자신의 부를 위해서라면 지독하게 잔인하고 욕심으로 가득찬 암플리아투와 권력을 위해서라면 부정부패도 눈감을 수 있는 관리들은 폼페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속에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는 이유는 소설 속 이야기지만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엿볼수 있기 때문일것입니다.  분명 화산 폭발은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수는 없었겠지만 이상 현상에 대해 귀를 기울였다면 더 큰 재앙을 막았을것이라고 생각하니 폼페이 최후의 날에 시민들의 희생이 너무나 크게 다가오는 것은 부정부패도 일부 이유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역사적으로 폼페이는 베수비우스산 화산 폭발로 지구상에서 사라졌지만 그 속에 소설 속 이야기가 숨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쓴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허구의 절묘한 만남을 엿볼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