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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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이라는 제목을 통해 이 소설에 등장하게 될 가족들이 범상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게 됩니다. 열살 소년 쇼타에게는 할머니 하쓰에와 부모님인 오사무와 노부요 그리고 엄마의 이복동생 아키 이렇게 다섯명의 가족이 살고 있는 낡은 주택 주변으로는 고층맨션이 들어와 있지만 집은 오십년째 고치지 않아서 주변 건물과 너무 비교되는 하쓰에의 낡은 집에서 살고 있는 쇼타의 가족에게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특판이벤트가 있는 수요일이면 오사무와 쇼타는 슈퍼마켓에 갔습니다. 쇼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목적은 따로 있었습니다. 오사무와 쇼타는 슈퍼에서 물건을 훔치는 좀도둑질을 일로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서 직원의 눈을 피해 물건을 훔쳐서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두 사람은 낡은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아파트 단지에 앉아 있는 여자아이를 보았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추운 날이었는데 맨발로 앉아 있는 아이를 오사무는 집으로 데려왔지만 대책없이 아이를 데려온 오사무에게 노부요는 다시 돌려주고 오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이름이 유리이고 다섯살이라고 했습니다. 유리의 몸에는 학대의 흔적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집에 데리고 있을수는 없어 결국 늦은밤 아이를 데려다 주는 오사무와 노부요는 집 앞에서 유리의 부모가 싸우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소리는 노부요가 잊고 있었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분노가 되어 유리를 다시 집으로 데려올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부요는 '고시지 크리닝'에서 오년째 일하고 있었습니다. 옷을 분류하면서 옷 주머니를 점검하고 요령껏 값이 나가는 것을 숨겨서 가져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변명처럼 훔치는 것이 아니라 주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쇼타는 열살이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혼자 자신만의 공간인 벽장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자신은 오사무에게서 일을 배우기 때문에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라고 생각하면서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쇼타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유리에게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유리를 데리고 있기로 한 가족은 혹시나 자신들이 아이를 유괴한 것이라고 오해를 받을까봐 다른 사람들에게 유리의 존재가 들키지 않게 조심했습니다. 학대받은 유리가 안쓰러웠던 가족은 아이가 보이는 작은 감정변화에도 안도하고 웃을수 있었고 그렇게 유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는 하쓰에의 연금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쓰에는 연금을 받는 날이면 자신의 유일한 취미인 파친코 가게에 갔습니다. 가지고 간 돈을 다 잃으면 옆자리에서 구슬을 훔치는 뻔뻔함을 보여주는 할머니는 때로는 가족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일부러 해서 가족들을 화나게 했지만 어린 유리와 아키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습니다. 
학대받고 자라서 가족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유리지만 좀도둑 가족의 가족이 된 이후에 유리는 집에 돌아오지 않는 쇼타를 걱정하고 그런 유리를 보면서 가족들은 자신들의 나쁜 마음에 대해 반성하고 유리의 착한 마음에 감동하게 되었습니다.
유리의 진짜 이름은 주리였고 아이를 찾는 방송이 나오면서 주리를 집으로 돌려보낼려고 하지만 학대당한 기억에 주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부요도 주리를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주리의 머리모양을 바꾸었고 이름도 린이라고 부르면서 자신들의 가족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가족에게는 뭔가 비밀이 있다고 느꼈는데 그것이 좀도둑질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만남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도망친 노부요와 그녀를 도왔던 오사무의 만남과 파친코에서 만난 하쓰에는 아들이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혼자 사는 하쓰에의 집에 살게되었습니다. 엉뚱하고 뻔뻔하지만 가족으로 뭉쳐져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면서 살던 좀도둑 가족은 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가족이었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디. 그 가족이 가진 비밀은 다른 사람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일이었고 법에 위반되는 행동을 하는 좀도둑 가족은 더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살았습니다. 쇼타는 자신이 하는 일을 자랑스러워했지만 그 일을 하는 자신에게 따끔한 충고를 한 할아버지의 말을 잊을수가 없었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서로 공유하면서 의지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던 가족에게 찾아온 이별을 통해 알려지게 되는 가족의 비밀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고 법을 어긴 가족이라고 말할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들 나름대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따뜻한 가족애를 가지고 사랑했다는 것은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가진 선택된 가족의 이야기가 웃음과 감동으로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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