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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ㅣ 서사원 일본 소설 3
이즈미 유타카 지음, 이은미 옮김 / 서사원 / 2024년 12월
평점 :
🔴 이즈미 유타카 장편소설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 저자 : 이즈미 유타카
■ 출판사 : #서사원(2024년 12월 16일)
■ 책속의 문장
📖 구깃구깃해진 인생을 조금씩 펴고 싶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품이 많이 들어도 괜찮으니 손바닥을 펼쳐서 쓰다듬듯이 살살 천천히.
📖 "보육원에서 처음 빨래라는 걸 해봤어요. 끈적끈적하고 더럽고 냄새나던 제 옷이 뽀송뽀송해져서 은은한 세제 향을 풍기며 세탁건조기 안에서 나왔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어요. 이 옷을 입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언젠가 많은 사람에게 이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어요.”
■ 책내용 및 소감
📒 "고소한 커피향, 은은한 세제 냄새, 건조기의 푸근한 열기...다시 한번 그곳에 갈 수 있다면!" 마음까지 보송보송해지는 여기는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입니다.
✅️ 11월 말쯤 읽었던 <리얼 도쿄>에서 도쿄 외 근교 도시인 '요코하마'가 일본인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1위라는 것을 알고 참 인상적이였는데 인연이 닿아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투명한 윤슬이 반짝이는 파도와 청명한 하늘, 그리고 멋진 건물이 보이는 배경의 코인 세탁소가 그려진 이쁜 책표지와 세탁소라는 장소가 주는 정취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설레는 맘을 품고 읽기 스타트.
11월 초에 감명 깊게 읽었던 일본 힐링 소설 <기적을 내리는 트릉카 다방>의 배경이 '다방'이라면 이번에는 '코인 세탁소'. 우선 '코인 세탁소'를 찾아가는 주인공 '아카네'의 발걸음을 따라 가다 보면 소설 속 배경속에 바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더래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과 야마시타 공원, 야마테로 이어지는 주변 풍경이 너무나 정겹고 아름다웠는데 소설은 이 세 지역이 겹치는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코인 세탁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주인공 '아카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금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 탓에 외부에 빨래 널기가 힘들어 세탁업이 발달했다는 항구 도시 요코하마. 작가는 이런 도시의 특성을 살려 가슴 따뜻한 힐링 소설을 완성했는데 소설의 주인공을 비롯해서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보송보송하게 만드는 마법을 선사한다.
주인공 아카네는 3년간 일한 악덕 부동산 회사를 퇴사한 후 집에 틀어박혀 무언가를 할 의지도, 의욕도 없는 상태로 자신을 방치하며 살아가다가 마음 먹고 밀린 빨래를 하기로 하고 세탁기가 돌리지만 고장난 걸 알아차리고 집근처 코인 세탁소에 갔다가 우연한 기회로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정갈하게 다림질한 옷처럼 늘 보드랍고 단정한 분위기의 점장 ‘마나'가 운영하는 코인 세탁소에는 각자의 상처와 아픔을 지닌 채 세탁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대학 입학 후 자취가 익숙하지 않은 청년 '켄고'
📍완벽 강박에 시달리는 이혼한 워킹맘 '가미야'
📍오랜 반려자를 잃고 살아가는 법조차 잊은 노인 '고바야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한 소년 '다니구치 쇼'
자기방어적이고, 괴팍하고, 때때로 위악적이기까지 한 이들은 세탁소에 와서 전문성과 진심섞인 말로 위로하는 점장 마나에게 인간적인 신뢰와 마음의 위로를 받는데 뭉근해진 마음으로 변화해가는 인물들을 보면서 나 또한 마음이 뜨끈해지는 걸 느꼈다. 자신이 어릴적 받았던 방임학대를 떠오르며 세탁소를 방문하는 분들에게 옷의 묵은 때를 지워내는 것처럼 오래된 마음의 얼룩까지 지워내는 점장 마나. 세탁소라는 공간적 의미를 너머 마음치유의 힐링 장소로 바뀐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사업하는 입장에서 마나처럼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싶은 맘이 컸는데 고객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존경스러울 정도로 배울만 했다는. 아카네도 이런 마나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일상의 회복과 삶의 감각을 일깨웠을 듯 싶다. 그 외 세탁소의 단골손님 오쓰카, 아카네의 전 부동산 동료직원 오카모토, 세탁소 이웃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미쓰루, 오사무 형제 등 각자의 삶이 얼키고 설켜서 서로가 인연을 맺고 연대하며 따뜻한 정서를 주고 받는 모습에서 힐링 소설이 주는 힘이 이런 것이구나하고 잔잔한 울림을 받았다.
요코하마에 가면 실제 있을 법한 힐링 장소인 코인 세탁소.
일상 속에서 소소한 위안을 받고 싶은 분이나 잔잔한 힐링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 이 책은 서사원(@seosawon)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요코하마코인세탁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