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3주
영화 의상 관련 일을 하던 감독 우니 르콩트는 영화를 준비하던 중 아버지를 잃은 소녀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게 더 좋지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감독 우니 르콩트는 열 살 때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을 한국인이라고 해야할지 프랑스인이라 해야할지 망설여졌다.한국인이라고 생각하기가 미안했다. 그렇다고 입양아들의 후일담이나 뿌리찾기에 관한 영화로 보지말기를......
감독이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상처'이다.
"진희가 보육원에서 반항하는 건 아버지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한 제스처다. 반항이 보여주는 건 상처이면서 동시에 진희의 힘이다. 이 영화는 진희가 완전히 상처를 치유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는 이 영화로 '상처를 극복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이별을 경험하고 그 이별은 상처로 남는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다." - 무비위크 인터뷰 중에서.
아버지는 진희를 여행보내준다며 보육원에 남기고 떠난다. 여행보내준다는 약속을 믿으며 아버지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홉살 진희는 버려졌다는 걸 믿을수도 받아들일수도 없다. 하지만 믿는다. 아버지와의 약속을.
진희는 보육원에서 숙희 언니를 만난다. 숙희 언니도 양부모님에게 말해서 진희와 함께 가겠다고 약속하지만 미안하다는 말만 남긴채 떠나 버린다. 진희는 떠나는 숙희 언니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채 먼곳만 바라본다.
두번의 이별. 진희는 스스로 세번째 이별을 준비한다. 지금까지의 자신과 이별을 하고 프랑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아버지의 체온은 암흑 속으로 보낸다.
우니 르콩트 감독은 열 살까지 한국에서 살았지만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한다. 열살, 어린 나이에도 프랑스말을 빨리 배워야겠다는 생각했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영화에 담기로 결정했을 때 어떤 경험이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지를 고민했다. 나한테 가장 깊게 남아 있는 경험은 상실감,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이 아니었나 싶다. 이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하는 감정이 아닐까. 상실감을 극복하느냐가 아니라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초점을 맞췄다. 나는 여전히 상실감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중요한 건 이 상실감을 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의 문제다. 영화는 진희가 상실감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진희는 앞으로 또 어떤 상실감을 경험할지 모른다. 영화에서 그 여운을 남겨두고 싶었다." -무비위크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