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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8월
평점 :
이사 저자 마리 유키코의 연작 소설,
처음 접하는 저자의 소설이지만
이 책 이외에도 <인생 상담> <골든 애플> 등 다양한 책을 출간하고
‘다크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이야미스'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가인데
’이야미스'란 '싫다'라는 뜻의 일본어와 미스터리를 합친 신조어로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불쾌하고
어두운 감정을 집요하게 파헤쳐서
읽고 나면 기분 나쁜 불쾌함과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장르를 일컫는다고 한다.
이 책은 특별한 구조가 하나 있는데 바로 '작품 해설'이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이 책은 '읽으면 안 된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해설'부터 읽은 독자는 자신의 행운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지금 당장 책을 덮고 이 책에서 멀리 떨어져지기를 권한다."
p233
사실, 나는 문이라는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해설을 읽었다.
담겨있는 이야기는 무섭지는 않았는데
해설을 읽으면 아~ 하면서 왜 무섭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해설을 먼저 읽든, 읽지 않든, 처음부터 읽든 그건 독자의 선택이니
이 책의 묘미를 느껴보기 바란다.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는 문이다.
살인자가 살았던 집에서 벗어나
가격도 적당한 집을 구하게 된 기요코,
그 집엔 압정을 박은 것 같은 작은 구멍이
기요코에게 보이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관리인과 함께 점찍어둔 한 집을 보던 기요코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정말이지 아침 댓바람부터 끔찍한 광경을 보고 말았습니다.
....여자였어요. 아마도 젊은 여자, 구두가 널브러져 있었는데,
젊은 사람이 신고 다닐 법한 하이힐이었어요.
....그래요, 딱 저런 느낌의."
p15
아침에 벌어진 전철 사고의 이야기를 관리인에게 전해 들은 것이다.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관리인은 일이 있어서 기요코 혼자 집을 구경하게 된다.
그렇게 구경을 하다가
미리 받아둔 단면도를 보고 기요코는 대피 경로도 함께 살펴본다.
그러다 한 비상구 문을 발견하게 된 기요코 ,
바로 여기서 제목 '문'이 등장한다.
기요코는 집 구경 후 회사에 일이 있어
이것저것 가득 담긴 토트백을 들고 있었는데
그 가방으로 인해 실수로 문이 닫혀서
안에서 열 수 없는 작은 비상구에 갇히게 된다.
그 안에 갇히게 되면서
갑자기 다른 장소 전에 살인자가 살던 기요코의 집과
K역으로 이동하면서
관리인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기요코가 주인공이 되어서 흘러가고
구멍과 돈벌레라는 소재로 독자들에게
공포를 주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게 뭐야? 할 수도 있지만
해설을 읽으면 아마 이해가 갈 것이다.
왜 비상구가 나왔고 돈벌레 구멍은 무슨 의미인지
한 도시괴담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문'을 해설해 준다.
이렇게 해설과 함께 어우러진 여섯 편의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독자에게 공포를 보여주는데
<수납장> <책상> <상자> <벽> <끈>처럼
‘이사'라는 제목으로 신선하게 담겨있는 연작 소설은
흥미롭게 풀어져 있다.
인육, 살인사건 등등
이사를 통한 여러 괴담이 재해석된 이야기들은
아마, 실제 같은 현실 이야기들이기에
일상 속에서 평범했던 것들이기에
더 무서움을 주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해설을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하나씩 읽고 나면 해설을 찾아서 읽었다.
그래야 이 책의 재미가 두 배로
느껴지니 꼭 추천하는 읽는 방법이다.
여름날엔 뭐니 뭐니 해도 공포소설이 최고 아닌가!
등골이 서늘한 시원한 소설 한 권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당신 주변에는 아오시마 씨'가 없는가?
....
부디 사신과는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하기 바란다."
p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