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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8
프란시스코 X. 스토크 지음,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영화 포레스트 검프. 몇 살 때 보았는지도 기억이 안날 정도로 오래전에 본 영화지만, 그 바보 소년 포레스트 검프가 자라서까지 바보같은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오히려 그의 바보스러운 성격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리고 그의 노력과 헌신이 얼마나 순수하고 값졌는지를 보여준 영화이다. 정말 오래 전에 보았는데도 그의 이야기가 아직 생생히 남는데, 이 이야기는 내 기억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을지 기대된다.
마르셀로는 특별한 열입골살 소년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장애가 있다고 말하고, 그에 관해 가장 가까운 질병을 아스퍼거 신드롬으로 사람들이 정의하지만, 실제로 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증상은 훨신 더 가볍다. 그의 장애는 인지 장애이다. 겉으로보면 멀쩡하지만, 실제로 대화를 해보면 이 사람이 어딘가 모자라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그리 바보는 아니다. 단지 언어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빨리 해석할 수 없고, 언어적 이해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생각이 깊고, 수적 감각이 뛰어나며, 신체적으로도 완벽에 가까운 상태이다. 그런 그는 책 속에서 내내 멋진 모습들을 보여준다.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에 동화되어, 나는 순수함이란 무엇인가,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인들의 전통은 본래 다른 사람들을 깊이 생각하는 그러한 유교적 정서에서 발현되었으나, 경제 발전 정책으로 인해 사람들은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인해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심지어는 법조차도 지키면 손해가 된다는 통념을 가지게 된다. 지금 배우고 있는 도덕에서,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한다. 공중 도덕은 이해해도, 최소한의 도덕으로 다른 이에게 커다란 해가 될 수도 있는 것까지, 오직 자신의 좋은 결과를 위해 지키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는가?
한가지 사례가 있었다. 한 공장주가 공장에 최신식 기계를 설치했으나, 기계의 위험성에 대해서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안전 장치를 설치해서 기계의 성능까지 줄여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고가 생긴 사람에게 보상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계산을 내세우며, 사람들의 안전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한 자동차 사고가 계속 결함이 있는 차 앞유리를 제작하며,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깨져야 하는데 조각조각나며 한 소녀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사건이 이 책에서 전개된다. 마르셀로는 이 사건의 피해자, 익스텔의 사진을 보고서 그는 그녀를 위해 이 일들을 해결하리라 생각하고, 자신의 아버지의 회사에서 숨겨놓은 자료를 찾아내어 익스텔을 보호하는 제리 변호사에게 갖다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그를 사람들은 감정이 없다고 하겠지만, 그가 주인공이 되어 서술한 이야기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가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는 다르다. 하지만 오히려 그가 중심이 되었을 때, 세계는 더 이해타산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게 된다. 나도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에 담겨보고 싶다. 지극한 평범한 일반인이기에, 그처럼 되지 못할 나이기에, 그런 그가 더욱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