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각력 - 병을 부르기도 하고, 몸을 살리기도 하는 미각의 비밀
스즈키 류이치 지음, 이서연 옮김 / 한문화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에게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의 오감이 있죠. 시각이나 청각의 경우 감각의 쇠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미각의 경우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방법은 입을 통해서인데요, 개개인의 미각력의 정도에 따라 건강상태가 달라질 정도로 미각력은 우리에게 중요한 감각입니다.
현대인들이 많이 먹는 정크푸드, 조미료나 식품첨가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미각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필요한 아연의 흡수가 방해됩니다. 그리고 평소 음식을 섭취할 때 주변사람과 맛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미각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자각해야 합니다. 간단하게 자신의 미각력을 측정하는 방법은 설탕물(단맛), 소금물(짠맛), 신맛(식초), 쓴맛(카페인), 감칠만(글루탐산나트륨)을 일정농도 수용액으로 만들어 퀴즈처럼 맛을 알아맞히는 것입니다.
맛에도 단맛, 감칠맛, 짠맛, 쓴맛, 신맛의 5가지 맛이 있습니다. 쓴맛이나 신맛은 독성이나 부패의 경고이므로 우리 몸이 본능적으로 섭취하기를 꺼리죠.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각에도 개인차, 남녀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 실험에서 짠맛을 제외하고는 여성이 남성보다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단맛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 대해 인식하고 서로를 배려한다면 더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담겨 있습니다. 심지어 나라마다 사용하는 요리법이 다른만큼 맛을 느끼는 정도도 다르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맛의 상호작용을 잘 이용하면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박에 소금을 뿌리면 짠맛과 함께 단맛이 상승한다거나 단팥죽에 소금을 뿌리면 짠맛과 함께 감칠맛도 강해지는 것이 그 예이죠. 그리고 온도에 따라서도 맛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된장국을 예로 들면 짠맛은 그대로이지만 쉽게 변하는 감칠맛은 식었을 때 느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밖에 카페라떼나 홍차가 식었을 때 씁쓸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또한 우리가 맥주나 탄산음료를 마실 때 짜릿한 감각을 느끼는 것은 혀가 아니라 목에 있는 특수한 신경때문이라고 합니다. 목마를 때 맥주나 탄산음료를 마시면 이 감각이 강한 자극을 받아 쾌감을 느끼는 것이죠. 요즘은 당분 대신 칼로리가 없는 인공감미료를 이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는데요. 칼로리가 없기 때문에 많이 섭취해도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두뇌의 칼로리 측정능력이 저하되고 덜 먹는 능력도 상실되기 때문에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 책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아이들이 성인보다 맛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혀에 어른보다 맛봉우리가 1.3배나 많기 때문에 복잡한 맛은 어른이 잘 느낄 수 있어도 단순한 맛은 어른 이상으로 잘 느낀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 혹은 맛을 섭취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양과 함께 다른 맛을 혼합시켜 점점 그 맛에 적응시키라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맛을 의식하지 못할 뿐 뇌는 무의식중에 그것을 기억하고 있어 조금씩 그 맛에 적응한다고 합니다.
그외에도 미각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와있는 방법들을 바탕으로 미각을 유지 혹은 발전시켜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