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임의 바다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3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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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헤티를 몽상가라고 했다."
- 첫 문장


작고 외딴 섬 모라.
열다섯 살 헤티는 1살 때 폭풍으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산다. 헤티는 바다의 속삭임을 듣는다. 바다유리(깨진 유리 조각이 파도와 모래에 깎여 20~30년 후 매끈하고 영롱한 불투명한 보석처럼 되는 것)를 통해 어떤 형상을 본다.

그런 헤티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태도는 다양하다. 바다유리로 무언가를 본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아이의 단순한 상상력쯤으로 치부한다. 헤티를 몽상가나 이상한 아이, 불안한 존재로 보며 배척하고 멀리하기도 한다. 반면 헤티의 할머니는 헤티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세상이 이런 특별함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을 걱정하며 헤티를 더 보호하려고 한다.

헤티는 예민한 소녀다. 마을사람들의 이 모든 시선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지만 그래서 더 외롭고 혼란스럽다. 자신을 아무도 이해해주지 못하니 얼마나 외롭고 불안할까. (그래서인지 잘 먹지도 않고 까칠하긴하다^^;;) 하지만 헤티는 오히려 이 어려움을 자신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삼는 당찬 아이다.

100살이 넘어 섬에서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인 퍼 노인과 헤티는 앙숙지간이다. 퍼 노인은 헤티를 경멸하듯 바라보기 일쑤고 중2병에 걸릴 나이라 그런지 헤티도 지지 않고 할 말을 다 한다.

"하긴, 그러고 보니 넌 내 말을 듣지도 않았지. 안 그러냐? 넌 한 번도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은 적이 없어. 네가 내 말을 제대로 들었다면 말이다, 나는 바다유리인지 뭔지 하는 시답잖은 생각을 네 머릿속에서 당장 몰아냈을 거다."
"그리고 영감님의 엉터리 생각들을 제 머릿속에다 집어넣으셨겠죠."
96, 97면

그러던 어느 날, 거센 폭풍이 불고 작은 배에 탄 노파 한 명이 섬에서 발견된다. 퍼 노인은 사흘 연속으로 같은 꿈을 꾸었다며 모라 섬을 향해 악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해왔다. 폭풍으로 섬의 자랑인 배가 부서지는 등 모든 사태의 원인을 노파에게 돌리며 노파를 섬의 적이자 악으로 규정한다.

"어둠 속으로 돌아가라, 이 마녀야!"
114면

하지만 헤티는 바다유리로 노파의 얼굴을 본 적이 있기에 정성을 다해 그녀를 돌보고 결국 살려낸다.
"죽으면 안 돼요. 절 찾으러 오셨잖아요."
117면

노파는 헤티가 운명적으로 이끌리는 사람처럼 등장한다. 이렇다할 서사 없이 노파를 감싸는 헤티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결말에서 의문점이 해소되며 스토리에 신비로움을 더했다.

《속삭임의 바다》을 읽고나니 단어 하나가 남는다. 편견이다. 섬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은 작은 사회를 하나로 강하게 결속시키지만 외부 세계와 교류가 제한되기 때문에 획일적인 가치관과 경험적 오류가 자리잡기 쉽다.

《속삭임의 바다》 속 어른들의 모습이 그랬다. 젊은 세대를 포용하지 못하고, 연륜으로 결정한 자신들의 선택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듯했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익숙한 방식을 고집한다. 정보가 부족하니 고립되고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여 더욱더 편견이 강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섬 사람들 같았다. 게다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무시하며 소통이 단절되는 모습도 자주 등장했다.

반작용으로 섬과 바다는 헤티의 도전을 촉진하는 매개체로 작용한 것 같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좁은 섬을 떠나 바다 건너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한 것이다. 끊임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변하는 바다, 헤티는 그런 바다를 보고 들으며 점점 바다처럼 도전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숙해진다.

내가 《속삭임의 바다》 속 어른이었다면 헤티를 어떤 눈으로 바라봤을지 상상한다. 헤티처럼 우리 아이들도 저만의 소중한 달란트를 품고 있을텐데 고정관념과 신념으로 아이들을 제한하며 주체적인 결정을 막고 있는 섬 같은 부모는 아닌지 뒤돌아본다.

다름을 존중하고, 고립되어 정체되는 것을 경계할 것.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 것. 미지의 세계를 바라보며 도전을 꿈꿀 것. 《속삭임의 바다》가 전하는 용기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본다.


#속삭임의바다 #팀보울러 #다산책방 #청소년소설 #성장소설 #도서지원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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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이 되어라
윌리엄 밴더블로맨 지음, 이은경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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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unicorn
매우 바람직하지만 획득하기 어려운 것


저자 윌리엄 밴더블로맨은 헤드헌팅회사 "밴더블로맨 서치 그룹"의 경영자다. 이곳은 미국 최고의 중소기업, 미국 최고의 기업문화로 선정된 회사다.
저자는 최고 중의 최고, 핵심인재, 차세대 슈퍼스타, 타고난 리더,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덩어리. 유니콘을 발굴하는 전문가다.


15년 동안 수천 번의 경험을 통해 수백 명의 후보자 명단을 추리고 추려, 장기간에 걸친 3만 건 이상의 면접을 진행했다. "현대의 유니콘들을 그토록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한평생을 보냈다."- 13면


"전 세계 3만 명의 인터뷰 데이터로 분석한 유니콘 리더들의 12가지 특징"


그렇게 만난 유니콘들의 12가지 공통점을 정리한 책, 《유니콘이 되어라》는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지침서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유니콘만큼 예사롭지 않게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설명서를 손에 쥔 셈이다.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줄 믿을 만한 해결책이 여기에 있다"
- 존 맥스웰, 7면


저자가 제시한 유니콘의 12가지의 특성을 새롭게 정리해 보았다.

1. 소프트 스킬이 이긴다
《유니콘이 되어라》는 사람을 대하는 기술을 강조한다. 조직 내에서 생산, 마케팅, 재무, 회계, 인사조직 같은 경영전문지식의 하드 스킬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협상, 팀워크, 리더십, 회복 탄력성 등의 소프트스킬 능력을 짚어준다. 군중 사이에서 유니콘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바로 소프트 스킬이다.

"스프레드시트를 읽는 것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공식과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간적인 기술이다."(17면)

AI의 등장을 세상의 종말이 아니라 진화의 기회로 보고, 인간은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소프트 스킬의 가치를 재정립하라고 말한다.
"최종 진출자 2명을 추리고 나면 항상 놀라는 점이 있다. 그 직책을 맡은 사람은 그저 다른 사람들과 가장 잘 지내는 사람이다." (21면)

전문 지식이나 수치로 증명되는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유니콘을 결정짓는 한 끗의 차이는 소프트 스킬이라는 비밀을 알아낸 기분이다. 남보다 돋보이고 싶다면,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고 싶다면 소프트 스킬에 주목하자.


2. 겸손
"겸손은 거의 모든 특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기중심적인 자아를 내려놓을 때, 유니콘이 될 수 있는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83면)

진정성과 호기심을 관통하는 중심에 "겸손"이 흐르고 있음을 발견했다. 새로운 생각과 방식에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겸손은 필수일 것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게 한다. 실수를 인정하고, 힘듦을 드러내며,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일 수 있는 용기를 내는 데까지도 힘을 준다.


상대에게 진정성으로 전달되어 신뢰를 높이고, 가면을 쓰고 자신을 꾸미는 에너지를 덜 쓰게 되니 어디서든 온전한 자신으로 지낼 수 있다. 실패나 잘못에서 자유하게 되니 문제 해결에 집중하게 된다.

"저의 멘토는 항상 제가 만난 사람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라고 격려했습니다. 제가 방에 들어올 때 중요한 것은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입니다. 절대 '내가 여기 있어!'가 되어서는 안 되며, 대신 '당신이 여기 있어!'가 되어야 합니다."
- 237면

겸손이 미치는 마음의 범위가 이렇게나 넓다니!


3. 기대와 설렘
기대와 설렘을 여행을 떠나기 전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라는 감각을 가진 사람은 목적의 중요성을 안다. 인생의 목적을 아는 사람은 매일의 삶을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할 수 있다. 왜 일하는지, 이 일에서 왜 이 과정이 필요하고 중요한지 큰 그림을 가졌으니 하루하루의 시간은 목적을 완성시키는 귀중한 한 걸음으로 인식된다.


넓은 관점을 가졌으니 우선순위에 맞춰 계획하고, 선택하여 집중할 수 있다. 작업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중요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유지할 줄 안다. 왜의 이유를 모른다면 바쁘기만 할 뿐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그러한 선순환에서 우리는 기대와 설렘을 맛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이유와 오늘의 작업이 맞물려 결과로 산출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높은 시야에서 내려다볼 때, 모든 단계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를 가질 때, 삶의 주체성을 쥐고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자신의 목적과 이유에 부합하는 직장을 찾아라. 그거면 된다. 나머지는 저절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 274면


《유니콘이 되어라》는 12가지 승리자의 특징을 간명하고도 자신감 있게 전한다. 책 귀퉁이에 '이 자신감 무엇?'이라고 메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확고함이 밉지 않았다. 자신의 발견과 《유니콘이 되어라》 저작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져 오히려 신뢰감을 더해주었다. 유니콘이라는 오색빛깔 이미지에 어울리는 상큼함으로 다가왔다.


잘게 쪼갠 소제목이 상당히 자주 등장한다. 어수선할 수도 있지만 나는 흐름을 잡아주는 부표이자 핵심 문장으로 읽혀서 책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아서 편했다.

12개 목차에 따른 내용이 다양해서 자기계발서의 입문서나 개론서로 독자의 상태를 점검하기에 알맞은 책으로 보인다.

《유니콘이 되어라》의 최대 강점은 저자의 경험에서 만난 수많은 유니콘들이 풀어준 비법들이다. MBA보다 사람에게서 많이 배웠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 수많은 문장들이 주는 에너지와 울림이 커서 줄을 많이 그었다. 기업 곳곳에 숨은 고수들의 살아있는 비책이 궁금하다면 《유니콘이 되어라》, 만족하실 겁니다.


***출판사 비전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유니콘이되어라 #윌리엄밴더블맨 #비전코리아 #비전비엔피 #성공매뉴얼 #리더십 #소프트스킬 #겸손 #목적성 #기대 #설렘 #성공습관 #자기계발 #돋보이는사람들의비밀 #유니콘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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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10주년 개정증보판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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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영화평론가 진 시스켈이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하며 던진 질문이다. 참 어렵다. 확실하다고 믿기에, 주장하고 고집도 부리지만 막상 확실히 아는 것을 고르려니 물음표가 솟는다.


확실하게 알고 있다고?
정말 확실한 거야?


나처럼 오프라 윈프리도 이 질문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이 질문은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이 그녀와 나의 차이인가 보다. 나는 어렵다며 그냥 넘겨버릴 질문을 오프라 윈프리는 절대 놓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14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칼럼을 쓰며 질문을 여행했다. 그 여정의 기록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다.
읽는 사람답게 독서의 기쁨을 밝힌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종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위해서다. ......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 속에 사는 것이 정말로 좋다. 종이 위에서 살아나는 사람들과 만나서 느끼는 유대감은 나를 전율케 한다.
독서라는 훌륭한 도구가 없었다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 어떤 사람이 되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독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 사용법이다. 독서가 우리의 존재를 열어준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안다."
50, 51면


오프라 윈프리의 어머니는 그녀가 태어나는 그날까지 임신을 숨겼다고 한다. 자신이 후회와 부끄러운 감정 속에서 출생했다는 사실은 큰 상처였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14살에 임신을 하고 출산 후 몇 주 후 아이를 잃는다. 큰 아픔을 가진 저자가 전하는 격려도 크게 와닿았다.


"어쩌면 당신도 나와 같을지 모르겠다. 당신도 나처럼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게끔 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삶에 존재하는 가장 거대하고 가치 있는 도전 중의 하나라는 것을 확실히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 모습을 가지게 한 씨앗이 언제, 어떻게 뿌려졌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씨앗을 바꿔 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책임이다.
나의 행복이나 불행이 다른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우리는 반드시 용기를 내어 타인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자신에게 주어야 한다.
내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매일 어떻게 찾아오는지 눈여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 59, 60면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 하고, 내 말을 들어주고 나를 필요로 하고 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열망이 있는가? 나도 그렇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확실하게 안다. 깊은 관계의 부재란 내가 '다른 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걸. 나를 치유해주고 완전하게 해줄 사람, '너는 아무 가치도 없다'며 항상 내 안에서 속삭이는 목소리를 잠재워줄 누군가를 찾고 있다면 그것은 시간 낭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친구나 가족이 나서서 그렇지 않다고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중요한 삶의 의미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로 어렵지 않다. 그냥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겠다고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부모에게서 마땅히 받아야 했을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1초도 더 집착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과거일 뿐, 이제 그 사랑을 스스로 선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더는 "당신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남편이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걸 멈추자. "
- 85, 86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읽으며 오프라 윈프리가 지금의 위치를 오르게 된 수많은 장점과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모든 것에서 배우는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책에서, 자신과의 대화에서 배우고 성장했다. 매일 새롭게 충전되고 업그레이드되는 무한한 힘을 가진 것과 다름없으니 막강한 인생 무기를 가진 셈이다.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진정으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놀라운 공감력과 온정을 지녔다. 진행자로서, 사회적 동물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명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을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답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책의 출발점도 질문이었다. 책에도 수많은 질문이 담겼다.


힘든 순간을 맞을 때마다 "실수하거나 거절을 당하거나 어리석게 보이거나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묻는다.

삶이 고될 때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일은 스스로에게 "내가 이 일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묻는 것이다.

더 이상 새해에 소원을 빌지 않고 대신 중요한 질문을 한다. "과연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됨에 걸맞게 살고 있는가?"


밑줄 치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이 넘쳤지만 기독교인으로서 저자의 모든 말들을 받아들이기는 조심스럽다. 오프라 윈프리는 "뉴에이지 구루들의 여왕"으로 불린다. 책에 언급된 몇몇 분들도 신비주의 영성가들이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성경을 자주 인용하지만 그녀가 믿는 하나님이 내가 믿는 하나님과 같은 분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기독교는 오로지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서만 하나님과 사람이 만날 수 있음을 믿는다. 하지만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읽으며 저자는 모든 것에서 하나님을 보고, 인간을 신의 위치로 끌어올려 신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한때 저자는 "신이라고 부르는 것에 이르는 길은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경의 진실에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첨가해 해석한 자신만의 진실을 믿고 있는 것 같아 기독교인이라면 그런 점들을 경계하며 읽기를 당부드린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통해 나는 무엇을 확실히 알고 있을까 고민해 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북하우스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내가확실히아는것들 #오프라윈프리 #북하우스 #자기계발 #자기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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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 - 가장 큰 두려움을 가장 큰 힘으로 바꾸는 법
아리 크루글란스키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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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이라...
불확실한 걸 싫어하지만,
못 견디는 건 아닌데...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추천사 중 한 문장이 쏙 들어왔다.


"이 책이 필요한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필요한 것이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쓴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의 말이었다.


나는 우유부단하다. 확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내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기대가 됐다. 왜냐면 어벤저스 군단이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을 추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긍정심리학의 대표자, 마틴 셀리그먼.
그릿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
마인드셋의 저자 캐럴 드웩.
위에 말한 대니얼 길버스.
반드시 끝내는 힘의 저자 아옐릿 피시배크까지.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의 저자 아리 크루글란스키는 인간 동기부여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이자 사회심리학자다. 메릴랜드대학교 칼리지파크 교수로 400편이 넘는 논문, 저서 발표했다. 5만 번 이상 인용된 연구를 해온 분이다. (!!!)


평생에 걸친 조사와 연구를 통해 불확실성에 관해 터득한 모든 것을 집약한 결과물이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만큼 책에는 사례와 연구결과가 풍성했다. 버릴 부분이 없었다. 특히나 챕터 말미마다 요약과 질문을 실어주신 걸 보며 교육자로서도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디테일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부제가 특히 인상 깊다.
"가장 큰 두려움을 가장 큰 힘으로 바꾸는 법"
불확실성이 주는 두려움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에너지로 두려움을 전환할 수 있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말이다!
실제로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을 읽고 나니 두려움에 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


"우리 삶에서 불확실성은
일종의 법칙에 가깝다."
14면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은
"삶의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지혜롭게 다루는 법"을 알려준다. 불확실성에 관한 이해와, 그게 얽힌 다양한 상황과 관계의 역학을 탐구한다. 그렇게 이해가 깊어지면 함정을 피하고 보완하며, 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터득된다.
"불확실성이 선사하는 선물을 이요하고, 최악이 두려움을 제압할 수 있다." (11면)


그 중심엔 저자가 창시한 개념인 "종결 욕구"가 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 즉 불확실성을 빨리 끝내려는 욕구. 자신의 종결 욕구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면, 자신의 반응과 행동이 삶에 끼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고려 사항을 챙기고,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독이 될 상황을 분간할 수 있다. "종결 욕구 척도 검사지"가 있으니 체크체크~


나는 두려움이 큰 편이라 종결 욕구도 높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중간에서도 낮은 편에 속했다. 종결 욕구가 높다고, 낮다고 해서 더 유리하다는 개념은 아니다. 모든 성향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종결 욕구가 높으면 불확실성이 싫어 빨리 일을 끝내며 성급하게 결정해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미지의 상황이 주는 불안과 스트레스로 높은 회피 성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체로 그들은 주변에 헌신적이고 친사회적이다.


종결 욕구가 과하게 높아지면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워 공감력이 낮고, 편견과 선입견이 늘어난다. 적과 우리 편을 나누며 특정 집단만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포퓰리즘 정책, 믿고 싶은 자극적인 내용만을 진실로 취하는 음모론, 완전한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젊은이들이 신나치주의와 같은 극단주의에 빠질 수 있다.

--> 이렇게 보완하자.
지나치게 확고한 생각과 거리 두기.
의식적으로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기.
더 융통성 있고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려 노력하기.
내 성향을 몰랐을 때보다 의견을 덜 앞세우거나 사람들 대하는 태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바로 결정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신중히 판단하기.
타인의 생각, 취향, 성향을 다짜고짜 무시하는 경향도 조금씩 좋아진다.


종결 욕구가 낮으면 우유부단하고 흐리멍덩한 인상을 줄 수 있고 특정 사람이나 제도에 헌신하기를 꺼리는 면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생각에 열린 마음을 가진다.

(종결 욕구가 높은 사람들 위주다. ^^:;)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에서 크게 배운 한 가지!

종결 욕구가 낮은 내가 평소 불안과 두려움을 쉽게 느낀 것은 '부정적 생각'에 초점을 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에게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떠올리게 되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19면


나는 미래나 도전이라 하면 그것들과 연관된 "부정적"인 이미지가 주로 떠올랐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명심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내가 힘을 실어준 생각은 실패하고 절망스러운 패배주의적인 가능성이었다. 저자는 이를 "조건화된 불안"이라 칭한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 되면 저절로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눈이 뜨였다. 같은 상황에서도 결국은 살아남아 희망과 용기의 이름으로 남은 빅터 프랭클 같은 수많은 인생이 증거로 남아있지 않나.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이 주관적이라 저마다 다르니 나의 반응도 그중 하나였을 뿐 이제 바꾸면 된다. 바꿀 수 있는 것이었다.


전에도 이런 내용들을 많이 접해 알고는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이 말하는 초점의 이동은 내게 너무나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다 때가 있다는 말이 맞나 보다. 잘 맞는 책이 있나 보다.


그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개념이 있다
"향상 초점"과 "방어 초점"
향상 초점은 일어날 수 있거나 이룰 수 있는 좋은 일에 초점을 두는 것.
방어 초점은 어려운 목표를 바라보기보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불운에서 안전하다는 점에 만족하는 것.


나는 방어 초점형이었다. 저자는 상황에 따라 두 초점을 자유자재로 갖추거나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성공으로 거두는 이득'에 생각의 초점을 맞추면 즉각적으로 향상 초점이 생긴다. '실패에 따른 손실'을 생각하면 즉각적으로 방어 초점이 일어난다. 즉각적으로! 결국 열쇠는 우리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일상 속 제약으로 더 뚜렷해진 목표에 초점을 맞출 경우, 참가자들에게 자유와 긍정성은 물론 결국에는 그런 제약들이 없어질 것이라는 낙관주의를 일으킨 반면, 제약 때문에 좌절된 목표에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압박감과 비관주의를 일으켰다."
234면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은 "시선과 초점"이라는 키워드로 남았다. 안과 밖, 빛과 어두움에 시선을 고루 주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중용도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 똑같이 초점을 맞출 수는 없다. 불가능하다. 어느 한 쪽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내가 선택해야 할 문제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나도 모르게 습관으로 새겨진 부정적 초점을 이제는 바꾸고 싶다. 이왕이면 긍정적이고 향상하는 편에 서고 싶다.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이 3부에서 알려준 다양한 긍정심리학의 기제들을 활용할 것이다. 한 줄기 희망을 보는 긍정의 시선으로 매일 성장하는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강한 희망을 전해준 《불확실한 걸 못 견디는 사람들》,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출판사 RHK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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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의 위대한 발견 길리그림 1
크리스 손더스 지음, 이하나 옮김 / 길리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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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의 위대한 발견》의 주인공 보보는 "나무늘보"


세상에서 제일 느린 동물로 알려져 있다. 100m 달리기는 6~7분. 거꾸로 매달린 채로 18시간 넘게 잔다.


나무늘보는 종에 따라 발가락이 두 개인 것과 발가락이 세개인 것으로 나뉜다. 두발가락나무늘보는 평생 나무 위에서 살지만, 세발가락나무늘보는 대소변을 보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땅으로 꼭 내려온다.


다른 포유류보다 근육량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그만큼 에너지를 덜 쓰고 근육량이 적어 몸이 가볍기 때문에 열대우림의 가는 나뭇가지에도 오랫동안 매달릴 수 있다.




"일년에 한 번,
숲에서는 동물들을 위한 축제가 열려요."


《보보의 위대한 발견》의 보보는 세 발가락 ^^ 우리의 보보는 게으르지만은 않은 나무늘보다. 숲속 축제를 손꼽아 기다린다. 가장 특별한 동물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동물상'을 받고 싶어 한다.


"나도 분명 잘하는 게 있을 거야."
숲속 동물들을 찾아가 특별해지는 방법을 배워보기로 한다.


"재규어야, 안녕?
너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뭐라고 생각하니?"

미끄러지듯 빨리 달릴 수 있는 재규어를 따라 하지만 항상 꼴찌를 하던 보보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개구리, 뱀을 만나봤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능력에 자신이 없어진다.

"왜 나는 다른 친구들처럼 할 수 없을까?
나도 잘하는 게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보보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한다.


나무늘보 보보가 하는 고민을 나도 한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에너지도, 자신감도 부족하게 타고난 사람처럼 살았다. 뭐든 시작하는 것이 망설여져 벌인 일들이 별로 없다. 이제라도 뭐든 해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나는 못할 것만 같다.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어쩌나. 나도 너무 한자리에만 붙박이처럼 서있는 것만 같다.


《보보의 위대한 발견》의 보보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커다란 한 페이지 가득 단독샷을 받으며 등장한 보보의 수줍은 미소가 향기로운 차의 온기처럼 지금도 아른거린다.


《보보의 위대한 발견》를 읽으면 보보처럼 가슴 벅찬 어떤 순간을 맞을 수 있을 것만 같아 힘이 난다. 보보처럼 느린 녀석도 해냈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꿈이 피어오른다.


크리스 손더스의 서정적인 그림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부드럽고 따뜻하지만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은 디지털과 수작업을 병행해 완성했다. 가랜드와 폭죽 가루가 날리는 표현으로 축제 분위기를 은은히 살린 감각이 돋보였다. 특히 아련하고 몽환적으로 그린 배경이 너무 아름다워 가장 인상 깊었다.



《보보의 위대한 발견》이 믿음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책을 통해 꼭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슴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보보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책 《보보의 위대한 발견》에서 누려보길 바랍니다.


*** 출판사 길리북스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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