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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하는 뇌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영성, 기쁨, 경이로움을 발명하는가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월
평점 :
"과학은 인간이 느끼는
벅찬 경이의 순간을 외면하지 않는다!"
부디 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않길!
개인적으로 표지가 매우 매우 아쉬웠다. 영성을 뇌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과학책인데 신비스러움을 강조하느라 빛나는 눈을 전면에 배치한 이미지가 너무나도 사이비스러웠다. 서점에서 봤다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책이다.
하지만 저자 앨런 라이트먼의 소개글만 읽어도 금방 오해를 벗을 수 있다. 어떻게 그에게 "천재"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지 이해된다.
저자는 과학자이자 인문학자이며 작가이다. 물리학박사인 동시에 소설가,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아인슈타인의 꿈>과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 <진단>을 비롯한 7권의 소설을 집필했다.
과학자이자 작가인 저자의 책인 만큼 아름답고 서정적인 묘사가 등장할 때마다 마음이 녹았다. 하지만 전작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에 비해 《초월하는 뇌》는 뇌과학에 비중을 둔 책이라 저자가 소설가로서의 재능은 많이 아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버드대학교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였으며, 지금은 MIT에서 인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동시에 교수직을 맡은 MIT 최초의 인물이다.
《초월하는 뇌》는 "물질적인 뇌가 어떻게 자아, 영혼 같은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경험을 가능케 하는가"에 응답한 책이다. 뇌과학, 물리학, 천문학, 철학, 심리학, 인문학, 예술 등 방대한 지식을 넘나들며 한 주제에 천착했다. 이 모든 것을 연구하고 융합해 자신만의 견해로 정리한 글을 읽으며, 범접할 수 없는 지성의 사유를 엿볼 수 있어 감사했다.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내용을 어떻게 접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인간이 가진 '초월'에 대한 갈망을 밝히고자 한다. 자연의 장엄함 앞에서 보이는 세계 너머에 있는 더 큰 존재와 연결되고, 이 세상의 일부임을 느끼는 동시에 자아가 사라진 듯한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과학자나 소설가들이 무의식이나 무아지경 상태에서 위대한 발견을 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이뤄내는 일화도 초월적인 경험에 속한다. 《초월하는 뇌》는 그중 일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 하는 긴장을 느끼며 《초월하는 뇌》를 읽었다. 하지만 저자는 과학과 영성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하는 관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을 통해 영적인 경험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시킴으로써 간극을 좁히고, 인간의 존재와 의식에 대한 인식을 크게 확장시켜준다.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과학이 증명하지 못하는 영적인 초월적 경험을 "창발"을 논거로 설명하면서도 "아는 것과 아직 모르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마법의 영역"을 믿으며, 온전히 포착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포용한다. 그러한 자세가 오히려 더 과학자다운 면모로 보였다. 그래서 저자는 "믿는다", "주장한다"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견해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여지를 두고 있다.
세상은 과학적 법칙이 관통하지만 관측과 측정이 불가능한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과학 이론은 언제나 후속 연구의 새로운 발견으로 무참히 깨질 준비가 되어 있다. 현재의 지식과 데이터는 항상 불완전하고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의 겸손과 열린 탐구심 덕분에 인류는 거듭하여 새로운 지평을 맞았다.
그래서 과학적 논증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키려는 '신무신론자'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 리처드 도킨스를 언급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그가 신앙인들을 "생각 없는 사람들"로 치부하고, 종교를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 규정한 것을 "서로 다른 집단 간의 분열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유물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자신의 신념을 밝힌 것이라 보면 그만이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과학과 한계를 지닌 인간의 상태를 충분히 인지하는 과학자로서 다른 영역과의 공존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이 아쉬웠다.
《초월하는 뇌》의 저자는 자신을 "영적 유물론자"라 정의하며 "우리가 경험하는 영적 경험이 원자와 분자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한다. 저자 역시 리처드 도킨스처럼 모든 것이 물질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유물론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불가능하다고 본다. "0과 1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만의 경험"이 있다며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을 인정한다. 그래서 "영적" 유물론자다. 《초월하는 뇌》는 과학적 세계관을 포기하지 않고도 영적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과학과 영성을 모두 긍정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저자가 정말 좋아하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과 진정한 과학의 요람을 나타내는 근본적인 감정이다." 그 신비는 과학자와 예술가, 신을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모두 두려움도 불안도 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경이로움을 가져도 된다고 안심시킨다. 이것과 저것 중 하나만 옳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성이 과학과 양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의 핵심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초월하는 뇌》는 인간이 유한한 뇌를 가지고 무한을 탐구하는 역설적인 존재임을 밝힌다. 저자가 이끄는 초월적 세계의 여정을 통해 '나'라는 존재와 세상에 대한 이해가 확장된다. 과학이 밝히는 우주와 세상의 신비와 위대함에 나라는 존재가 작고 보잘것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특별하고 경이로워졌다. 다른 물질들과 다를 것 없이 원자와 분자로 이루어진 인간이 생명과 의식을 갖기 위해 얼마나 특별한 방식으로 배열되었는지, 그래서 살아있음 그 자체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감탄하게 된다.
또,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뉴에이지적인 이상한 사상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러한 믿음은 개인의 고립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하고, 세상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높인다. 세상과 생명에 감탄하는 초월적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관계의 소중함, 삶의 순간순간의 의미 등을 무심하게 지나 보내지 않고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겸손과 경외심을 겸비해 삶의 큰 그림 속에서 목적과 의미를 다시 그리는 과정 속에서 관점과 가치관이 재형성된다면,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인 가치에 무게를 둘 수 있다. 그 방향이 우리 삶을 충만하고 자족하게 하는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
과학적 지식과 철학적 사유, 문학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초월하는 뇌》와 함께 '나'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을 공유할 수 있어 참 즐거웠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이렇게나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령은 평생에 걸쳐도 다 이룰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영적 경험에 대한 우주적이고 뇌과학적인 사유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앞으로 돌려 나의 죽음과 그 너머로 가보자. 내 몸을 구성하고 있던 원자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저기 흩어질 뿐이다. 그 원자들은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겠지만, 나의 원자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중 어떤 원자는 한때 내 어머니가 보사노바 춤을 추는 것을 보았던 기억의 일부였을 것이고, 어떤 원자는 한때 내 손의 일부였을 것이다. 만약 지금 이 순간 내 몸을 이루는 원자 하나하나에 꼬리표를 붙이고, 주민등록번호를 새겨 넣을 수 있다면 누군가는 그 원자가 다음 1000년 동안 공중을 떠다니다 흙과 합쳐져 특정 식물과 나무의 일부가 되고, 바다로 녹아들었다가 다시 공기 속으로 떠다니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원자는 분명 다른 사람, 어떤 특정 인물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말 그대로 별과 연결되어 있고, 미래 세대의 사람들과도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물질적인 우주에서도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226면
*** 출판사 다산초당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초월하는뇌 #앨런라이트먼 #다산초당 #뇌과학 #영성 #경이로움 #모든것은연결된다 #나는누구인가
"과학은 인간이 느끼는
벅찬 경이의 순간을 외면하지 않는다!"
부디 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않길!
개인적으로 표지가 매우 매우 아쉬웠다. 영성을 뇌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과학책인데 신비스러움을 강조하느라 빛나는 눈을 전면에 배치한 이미지가 너무나도 사이비스러웠다. 서점에서 봤다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책이다.
하지만 저자 앨런 라이트먼의 소개글만 읽어도 금방 오해를 벗을 수 있다. 어떻게 그에게 "천재"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지 이해된다.
저자는 과학자이자 인문학자이며 작가이다. 물리학박사인 동시에 소설가,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아인슈타인의 꿈>과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 <진단>을 비롯한 7권의 소설을 집필했다.
과학자이자 작가인 저자의 책인 만큼 아름답고 서정적인 묘사가 등장할 때마다 마음이 녹았다. 하지만 전작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에 비해 《초월하는 뇌》는 뇌과학에 비중을 둔 책이라 저자가 소설가로서의 재능은 많이 아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버드대학교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였으며, 지금은 MIT에서 인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동시에 교수직을 맡은 MIT 최초의 인물이다.
《초월하는 뇌》는 "물질적인 뇌가 어떻게 자아, 영혼 같은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경험을 가능케 하는가"에 응답한 책이다. 뇌과학, 물리학, 천문학, 철학, 심리학, 인문학, 예술 등 방대한 지식을 넘나들며 한 주제에 천착했다. 이 모든 것을 연구하고 융합해 자신만의 견해로 정리한 글을 읽으며, 범접할 수 없는 지성의 사유를 엿볼 수 있어 감사했다. (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내용을 어떻게 접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인간이 가진 '초월'에 대한 갈망을 밝히고자 한다. 자연의 장엄함 앞에서 보이는 세계 너머에 있는 더 큰 존재와 연결되고, 이 세상의 일부임을 느끼는 동시에 자아가 사라진 듯한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과학자나 소설가들이 무의식이나 무아지경 상태에서 위대한 발견을 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이뤄내는 일화도 초월적인 경험에 속한다. 《초월하는 뇌》는 그중 일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 하는 긴장을 느끼며 《초월하는 뇌》를 읽었다. 하지만 저자는 과학과 영성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하는 관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을 통해 영적인 경험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시킴으로써 간극을 좁히고, 인간의 존재와 의식에 대한 인식을 크게 확장시켜준다.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과학이 증명하지 못하는 영적인 초월적 경험을 "창발"을 논거로 설명하면서도 "아는 것과 아직 모르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마법의 영역"을 믿으며, 온전히 포착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포용한다. 그러한 자세가 오히려 더 과학자다운 면모로 보였다. 그래서 저자는 "믿는다", "주장한다"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견해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여지를 두고 있다.
세상은 과학적 법칙이 관통하지만 관측과 측정이 불가능한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과학 이론은 언제나 후속 연구의 새로운 발견으로 무참히 깨질 준비가 되어 있다. 현재의 지식과 데이터는 항상 불완전하고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의 겸손과 열린 탐구심 덕분에 인류는 거듭하여 새로운 지평을 맞았다.
그래서 과학적 논증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키려는 '신무신론자'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 리처드 도킨스를 언급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그가 신앙인들을 "생각 없는 사람들"로 치부하고, 종교를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 규정한 것을 "서로 다른 집단 간의 분열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유물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자신의 신념을 밝힌 것이라 보면 그만이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과학과 한계를 지닌 인간의 상태를 충분히 인지하는 과학자로서 다른 영역과의 공존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이 아쉬웠다.
《초월하는 뇌》의 저자는 자신을 "영적 유물론자"라 정의하며 "우리가 경험하는 영적 경험이 원자와 분자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한다. 저자 역시 리처드 도킨스처럼 모든 것이 물질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유물론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불가능하다고 본다. "0과 1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만의 경험"이 있다며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을 인정한다. 그래서 "영적" 유물론자다. 《초월하는 뇌》는 과학적 세계관을 포기하지 않고도 영적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과학과 영성을 모두 긍정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저자가 정말 좋아하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과 진정한 과학의 요람을 나타내는 근본적인 감정이다." 그 신비는 과학자와 예술가, 신을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모두 두려움도 불안도 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우주에 대한 경외심과 경이로움을 가져도 된다고 안심시킨다. 이것과 저것 중 하나만 옳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성이 과학과 양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의 핵심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초월하는 뇌》는 인간이 유한한 뇌를 가지고 무한을 탐구하는 역설적인 존재임을 밝힌다. 저자가 이끄는 초월적 세계의 여정을 통해 '나'라는 존재와 세상에 대한 이해가 확장된다. 과학이 밝히는 우주와 세상의 신비와 위대함에 나라는 존재가 작고 보잘것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특별하고 경이로워졌다. 다른 물질들과 다를 것 없이 원자와 분자로 이루어진 인간이 생명과 의식을 갖기 위해 얼마나 특별한 방식으로 배열되었는지, 그래서 살아있음 그 자체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감탄하게 된다.
또,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뉴에이지적인 이상한 사상이 아니라 과학적인 사실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러한 믿음은 개인의 고립감이나 외로움을 해소하고, 세상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높인다. 세상과 생명에 감탄하는 초월적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관계의 소중함, 삶의 순간순간의 의미 등을 무심하게 지나 보내지 않고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겸손과 경외심을 겸비해 삶의 큰 그림 속에서 목적과 의미를 다시 그리는 과정 속에서 관점과 가치관이 재형성된다면,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인 가치에 무게를 둘 수 있다. 그 방향이 우리 삶을 충만하고 자족하게 하는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
과학적 지식과 철학적 사유, 문학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초월하는 뇌》와 함께 '나'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을 공유할 수 있어 참 즐거웠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이렇게나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령은 평생에 걸쳐도 다 이룰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영적 경험에 대한 우주적이고 뇌과학적인 사유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앞으로 돌려 나의 죽음과 그 너머로 가보자. 내 몸을 구성하고 있던 원자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저기 흩어질 뿐이다. 그 원자들은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겠지만, 나의 원자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중 어떤 원자는 한때 내 어머니가 보사노바 춤을 추는 것을 보았던 기억의 일부였을 것이고, 어떤 원자는 한때 내 손의 일부였을 것이다. 만약 지금 이 순간 내 몸을 이루는 원자 하나하나에 꼬리표를 붙이고, 주민등록번호를 새겨 넣을 수 있다면 누군가는 그 원자가 다음 1000년 동안 공중을 떠다니다 흙과 합쳐져 특정 식물과 나무의 일부가 되고, 바다로 녹아들었다가 다시 공기 속으로 떠다니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원자는 분명 다른 사람, 어떤 특정 인물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말 그대로 별과 연결되어 있고, 미래 세대의 사람들과도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물질적인 우주에서도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226면
*** 출판사 다산초당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초월하는뇌 #앨런라이트먼 #다산초당 #뇌과학 #영성 #경이로움 #모든것은연결된다 #나는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