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Magazine B) Vol.46 : 팬톤 (Pantone) - 국문판 2016.5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편집부 엮음 /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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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하는 자가 주인이다’. 팬톤은 색채 매칭 시스템으로 색을 과학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전에는 작업자마다 색에 대한 정의가 없어 작업자마다 정의하는 색에 차이가 있어 결과물이 미세하게 달랐다고 한다. 그러나 팬톤은 색채에 고유의 넘버링을 함으로써 색의 표준을 제시했다. 그러니까 팬톤은 예술 기업이 아니라 과학 기업인 셈이다. 팬톤 외에도 색을 정의하는 기업이 있고, 디자이너들은 각기 사용하는 색 정의 시스템이 여러 권 있지만 세계에서 통용되는 것은 팬톤 색채 매칭 시스템이다.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팬톤이 2000년부터 발표하는 올해의 색. 그 색을 발표하는 데는 팬톤의 진취적인 시대의식과 그렇게 발표할 수 있는 지역별 계층별 색채 사용 데이터가 바탕한다.

주목하는 점은 ‘정의하는 자’가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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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38 : 파타고니아 (PATAGONIA) - 국문판 2015.7.8 합본호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편집부 엮음 / JOH & Company (제이오에이치)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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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회적기업 파타고니아를 다루고 있다. 클라이밍, 서핑, 플라이낚시 등 아웃도어 의류와 제품을 생산하며 성장한 파타고니아는 “우리 제품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진행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 위해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로, 소비를 늘리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품을 수선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고, 매년 이익의 1% 또는 매출의 10% 중 더 큰 금액을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기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구에 내는 자발적 세금이라 말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파타고니아라는 기업을 알 수 있다. 직원들 역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으로 뽑는다. 근무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상관없고, 근무 중에 서핑을 하고 와도 된다. 그들의 제품을 즐길 수 있는 직원을 원하기 때문이다.

근무 중에 서핑을 할 수 있는 자연환경과 회사 방침이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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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윤성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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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순천 KBS에서 제정한 김승옥문학상을 2019년부터 문학동네에서 주관하게 되어 소설집이 발간되었다. 김승옥은 1960년대 초반 암울하면서도 폭발적인 젊음의 세계를 감각적이고 개성적인 문체로 형상화해 단숨에 한국 현대 소설의 높은 경지에 이르게 한 작가로, 예외적으로 생존 중에 상이 제정되었다.

작가의 이름을 가리고 작품만이 심사위원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7편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작가는 모두 여성이다. 작가들이 관심 갖고 있는 것들은 노년의 여성(70대), 전통의 결별과 변화한 세계에서의 연대, 일본과 재일한국인과의 관계라고 감히 요약해 본다.

7편의 작품 모두 훌륭했지만 나는 몇몇 작품에 시선이 머문다. 윤성희의 <어느 밤>은 훔친 킥보드를 타는 할머니라는 도발적인 시작과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서사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게 된다.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우물에 빠져 죽게 한 것이 틀림없는 주인공이지만, 작가는 그 장면을 직접적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그 노골적이지 않은 행간에 감탄하게 된다. 정갈하게 늙고 싶은 바람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가계의 미래에 대한 짐을 짊어진 청년은 쉽사리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 그러나 서로 얼음땡의 땡을 해주며 짓누르는 아픔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마지막 장면이 참 아름다웠다. 권여선의 <하늘 높이 아름답게>는 천대받던 지주 딸이 파독 간호사로 갔다가 쫓겨나다시피 한국에 돌아와 남은 생을 어딘가에 헌신하는 마리아를 그린다. 마리아의 주변에는 성당의 비슷한 또래 여성들이 있지만 연대할 듯 안타까워하는 듯 마리아를 그리는 주변 인물들은 그러나 언행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 사이에서 마리아는 죽음 이후에도 쓸쓸하고 고귀하다. 김금희의 <마지막 이기성>은 작가 특유의 연애소설 구조를 취하면서도 재일 코리안과 재한 코리안의 인식차, 일본과 한국의 관계 등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구세대의 유물이 되고 만 투쟁을 덤덤한 가드닝이라는 새로운 연대 방식을 보여 준 것이 감동적이었다.

또, 서로 다른 작품에서 ‘옥수수’가 주요하게 등장하는데, 김영하의 ‘옥수수와 나’에서도 등장했던 옥수수인지라 이에 대한 메타포를 생각하게 된다. 남미 전설 중에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옥수수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온다.

어떤 작품들에서는 과거 회상 방식의 서술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생각해 보면 많은 단편들이 그런 방식을 취하기는 한다. 각각의 단편들이 끈질기게 붙들고 있는 시대와 문제의식에 공감할 수 있었고, 어느 순간 확장되어 튀어버리는 이야기를 즐겁게 읽었다.

젊은작가상과 더불어 해마다 주목해 봐야 할 작품집이라는 생각을 한다.

... 가장 강조한 부분은 학생들의 가드닝이 가지고 있는 그 느리고 비전문적이고 헛수고에 가까운 선택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예로부터 이러한 완고한 아마추어들의 예측 불가능성이야말로 고정된 세계를 뒤흔드는 도화선이 되었다고.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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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야생 소녀 문학동네 시인선 12
윤진화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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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존재를 소환하고, 인식하고, 용기 내게 만드는 시들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시는 전사가 되어 투쟁하고 싶게 하지만, 어떤 시들은 사라지고 마는 것들에 대해 깊은 허무를 느끼게 한다. 시집 뒤에 평론가는 자궁과 무덤을 오가며 재탄생을 꿈꾸는 시라고 했지만, 그것은 평론가의 말일뿐, 한 명의 독자로서는 삶에 깊은 회의를 갖게 만든다. 이렇게 스러지고 사라지고 앗아가는 세상에, 그런 투쟁은 무슨 소용이냐는. 


그러다가 마지막 즈음 <초상>이라는 시에서는 섬뜩함을 느낀다. 고인의 살과 뼈와 뇌로 만든 음식을 내어주는 상주가 화자가 된 시. 숱한 역사의 순간들에서 아니, 역사도 아니고 그냥 일상인 줄 알았던 하루 중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그들은 희생양이 되고 열사가 되고 도화선이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죽은 자들은 누군가에겐 팔아 먹힌다. 언론에서 SNS에서 참칭하는 자들에 의해서. 입으로만 정신을 계승하는 사람들, 입으로만 애도하는 사람들에게 <초상>은 섬뜩할 정도로 그 죽음을 각인시킨다. 


어찌 되었든 시집을 덮고 허무하고 삶을 회의적으로 돌아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갖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제목 때문에, 나는 누구인지 세계와 사물과 스스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어느 지점에 존재하는지 묻게 된다. 아직, 답은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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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소담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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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부도덕한 생활지침을 설파하는 미시마 유키오의 에세이. 처음엔 반어적으로 말하는 줄 알았다. 이를테면, 청년이여 나약해져라, 거짓말을 많이 하라, 약속을 지키지 마라, 은혜는 잊어라 같은 명제를 두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 이유와 반대급부에 대해 일러주니까. 그런데 몇 장 읽다 보면 이것이 인간 세상의 커다란 역설임을 알 수 있고, 이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1958년에 일본에서 연재된 산문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통상의 행동양식과 그에 대한 작가의 명제가 빛난다. 소설에서는 탐미주의라 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다룬 작가이지만, 산문에서는 발칙하고 도발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접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여성에 대한 관점과 극우주의자로서의 역사인식이다. 이런 것들을 걸러들을 수 있다면 충분히 참고할 만한 관점이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책의 마지막에서 자살을 경계하고 자살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지만 스스로는 몇 년 후 할복자살했다는 것, 그의 죽음으로 인해 일본 극우가 활개를 치게 되고 자민당이 만들어졌다는 점. 작가도 자신이 적은 글처럼 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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