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2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대한민국 경제독립 액션 플랜
존 리 지음 / 지식노마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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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실생활에서의 경제, 금융, 재테크 관련한 책을 전혀 읽지 않았었다.

시류에 편승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왜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 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에 필요해서 읽게 되었는데, 이런 류의 서적을 읽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만부나 팔린 결과로 증명하듯, 이 책은 대중의 욕망에 부응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아무리 가벼운 이야기라도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나는 돈에 초연한 척하라고 배워왔고, 안분지족하는 삶이 나은 것이라는 소리를 주변에서 들어왔다.

이 책을 읽고 곰곰 생각해 보니 나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았다. 내 진짜 욕망 중에는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 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이 분명 있다. 돈 때문에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돈이 없어서 불행하고 싶지 않은 것이 진짜 욕망이다.

매스컴에서 존리 선생이 하는 말은 거의 동일하고(사교육 시키지 마라, 차 사지 마라, 소비하지 마라, 장기투자 하라), 그 말들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진짜 내 욕망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이미 여러 방면에서 그의 메시지를 접했다면 굳이 읽을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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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 개정판 꿈을 이루게 도와주는 자기경영 동화 1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원유미 그림 / 을파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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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린이 금융 교육을 목적으로 쓴 동화.

열두 살 키라가 부자가 되고 싶은 10가지 이유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울적해진다.

열두 살 키라나, 성인인 나나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 중에는 부모님을 위한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나도 부자가 되고 싶은 10가지 이유를 적어 봤다. 나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소망의 이유를 분명히 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는 아닌 듯싶다.

인간에게는 행동 장치라는 것이 필요하니까. 행동 장치에 앞서 목적을 분명히 해두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키라가 돈을 벌고 사업을 키워가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면서도 독일 사회가 배경이어서인지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식의 행동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야 하는 생각, 나는 이미 나이가 들어서 이런 식의 행동은 할 수 없어라는 생각이 드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미 관성에 젖은 채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 아닌지.

키라의 실천력을 나에게 적용해서 변형시키고 확장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게 아닌지.

경제활동에 대해, 꿈에 대해, 소망을 실천하는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조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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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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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한 지 150년이 되었다니 믿어지지 않는 작품이다.

포경 어업이 금지되긴 했지만, 시대를 느끼기 어려웠다. 바다라는 외롭고 거친 배경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자연의 사투가 동떨어진 듯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면서 모든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나 보다.  

고전은 때로 읽지 않아도 읽은 듯한 느낌을 주고,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모비딕이란 제목만으로 어쩐지 친근하고, 인간과 고래가 우정을 나누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웬걸.

이 걸작은 인간의 집념, 맹목적인 도전, 도전과 생존 사이의 비극을 향해 간다. 작가가 포경선에서 일한 경험이 사실적이면서 새롭고 유효기간이 긴 작품을 만들어 냈다.

모비딕은 소설이면서 고래에 대한 백과사전이다. 고래를 집요하게 연구하고 관찰하고 경험한 작가의 시선이 빛난다.

제목이 모비딕이지만 이 두꺼운 책에서 모비딕은 후반부에나 등장할 뿐이다.

에이브러햄 선장과 선원들은 모비딕을 찾아가는데, 그 정체를 마주하지 못한 흰고래는 두려움이며 설렘이며 궁극의 목표이다.

살아가면서 쟁취해야만 하는 어떤 목표, 포기할 수 없는 목표.

때로는 포기하는 것이 용기라고 한다.

어떤 이는 포기하지 못하는 미련함에 대해 숙연히 충고하기도 한다.

에이브러햄과 그의 선원들이 스타벅의 지혜로운 말을 듣고 모비딕 사냥을 포기하고 생존했더라면 과연 행복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결말, 만족스러운 결말을 상정하지 않고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그들이 비극을 예기치 못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는 것, 죽음을 만나게 될지언정 가고야 마는 것.

그것으로 만족스럽다. 그것으로 위대한 성취다.

거대한 적에게, 광포한 세상에 쉽사리 타협을 권할 수가 없다. 

이스마엘이라 불러달라고 한 화자.

그의 시점에서 쓴 이 소설은 고래 지식백과이면서, 놓지 못한 집념에 대한 통찰이다.

생존만이 성공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고래를 포획하는 장면은 잔인하게 읽히고, 죽음이 기다리는 흰고래와의 일전을 향해 갈 때는 애처롭게도 읽힌다.

나의 모비딕은 어디 있는가. 아주 가까이, 내 머릿속, 내 가슴속에 살고 있다.

두려워서 바다로 떠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바다로 떠나기 위해 배를 손질하는 중이며,

망망대해 위에서 표류할지언정 그 항해를 떠나겠다고 다짐하고 만다.

나의 모비딕, 나는 너를 죽이러 길을 나선 것이 아니다.

너와 조우하고 싶다.

상상이 되어버린 나의 모비딕.

내가 극복하고 싶고, 넘어서고 싶었던 거대한 파도 같은 관념.

그 끝에서 너를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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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이별 열린책들 세계문학 25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김진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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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필립 말로 시리즈의 결정판. 작가가 스스로 ‘내가 가장 잘 쓴 책’이라고 말 한 소설.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원류라고 평가받는 챈들러.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는 자각 때문에 읽게 됐다. 미드와 장르물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소설 한 편에서 어떤 새로움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려웠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 필립 말로는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뛰어다니거나 수사하지 않는다. 상황과 주변 인물들이 흘러가는 물처럼 움직이고 필립 말로는 관찰하거나 마지못해 개입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 적극적이지 않지만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을 구성하는 마초적인 성격, 비정한 세계를 엿볼 수 있을 뿐이다.

탐정 필립 말로는 이유를 알 수 없게 테리 레녹스에게 온정적이다. 첫 만남에서부터 사건을 모두 해결할 때까지. 필립 말로는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에 진범을 넘기는 데는 관심이 없다. 두 건의 살인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관심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범인을 법정에 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법정에서 하지 못하는 응보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누명을 썼다고 믿는 테리 레녹스의 도주를 돕거나 진범 여성이 자살할 시간을 벌어본다든지 하는 식이다. 그 시대에는 범인이 가책을 받고 자살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지지 받았던 것일지 의문도 든다. 내가 사는 시대와 내가 아는 세상의 가해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의 양심도 마음도 없기 때문이다.

여하튼, 평론가에 따르면 작가, 독자와 함께 나이 들어간 탐정 필립 말로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으로 에드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니 당시에는 굉장히 가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던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무언가의 원류를 찾아가고 공부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굳이 몰랐어도 내가 하려는 작업에 하자는 없겠다 싶은 것. 남들은 아는데, 남들이 무어라 떠들어대는데 나는 모른다는, 나는 접하지 않았다는 자격지심이 불안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짧고, 한 권의 책을 읽는 데는 시간이 많이 들고, 좋은 작품과 반드시 읽고 봐야 하는 작품들은 늘어나는 시절이다. 300페이지 기준 한 권의 책을 읽는데 보통 5~7시간 정도 걸리는데, 하루를 쪼개어 써도 1년에 200권을 읽기 힘든 시간이다. 속아서 읽게 되는 작품도 있고, 벼르다가 읽는 작품도 있는데, 바라는 바는 부디 읽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면 좋겠다는 것. 읽고 나서 울림이 남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것.

이 책에서 동시대성을 발견하는 건 첫 번째 살인 피해자가 언론 재벌의 딸이라는 이유로 순식간에 언론에서 해당 뉴스가 사라지는 상황. 스캔들이 밝혀지고 남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원치 않았던 언론재벌은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모든 언론에 재갈을 물려 버렸다. 필립 말로는 후반부에서 이에 대해 한 방 먹이는데, 이 광경은 지금도 벌어지는 모습이라 놀라웠다. 언론의 힘이란 이토록 거대한 것인가,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의 눈을 가릴 수 있는 언론환경이란 100년이 지나도 똑같은가. 왜 진실을 보는 시선을 위한 환경은 달라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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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근원수필 (보급판) - 고전의 향기 듬뿍한 『근원수필』의 새 모습
김용준 지음 / 열화당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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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이자 미술평론가, 한국미술사학자, 수필가, 교육자, 장정가인 김용준. 그의 호는 근원(近園), 검려(黔驢), 노시산방주인(老柿山房主人), 우산(牛山), 벽루산인(碧樓山人), 매정(楳丁), 반야초당주인(半野草堂主人) 등이 있다. 그의 호중 근원을 붙인 수필집.

일제강점기를 살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고민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그가 사상적, 철학적으로 동조했던 것은 사회주의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 발발직후인 9월 월북한 사실도 그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그는 예술가는 도덕적, 사상적으로 경도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실제의 삶은 윤리적,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지만, 예술의 장에서도 그러하다면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는 이유이다. 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 흔적은 역력하다. 무책임하고 방탕하기만한 예술가의 삶이라면 미간이 찌푸려지지만, 현실의 도덕 잣대가 상상력을 얼마나 제한하는지 새삼 깨닫고 있는 요즘이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회의 윤리적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지만, 표현도 하기 전에 내 안의 너무 많은 검열관이 시작도 못하게 만드는 문제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인지 고민하느라 오히려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고 좁은 생각의 결과물이 나오곤 하기 때문이다. 근원수필을 읽고 이 문제에 대해 곰곰 생각하게 되었다.

1부는 그의 생활에서 파생된 생각과 이야기가 펼쳐진다면, 2부는 그의 예술론과 조선시대의 화가비평, 진흥왕비와 광개토대왕 호우에 대한 전문지식이 펼쳐진다.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분야의 전문지식을 읽게 되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그를 비롯한 과거의 동양 예술가들이 펼치는 예술론에 크게 호응하게 되기 때문에 열광적으로 읽었다. 


이태준의 <무서록>과 더불어 올해 읽은 수필집 중 매우 귀한 작품으로 꼽겠다.

혼자서는 이 책의 존재조차 몰랐을 작품인데, 선생님의 추천도서목록에 있어 읽게 된 책이다. 역시 선생님이 추천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동양화, 한국화에 정통한 근원 김용준의 미술비평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예술가에 있어서의 게으름이란 단순한 나태로만 속단해 버릴 수는 없다.

그 중에는 무목적하게 게을러 버린 정신적 타락자도 없는 바는 아니나, 가장 명민한 힘을 가진 화가들로서 가령 그의 일상생활이 세수하는 것으로부터 밥을 먹는 것까지도 귀찮아하는 게으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치더라도, 그들의 정신만은 예술의 경지에서 염녕불망하며 소요하고 있는 것이니, 남들이 수십 수백의 유형한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그는 또한 무형한 수십 수백의 제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번 재현욕이 터지는 때엔 그야말로 무서운 힘이 쏟아질 수 있는 것이다. - P197

예술가와 세인과의 현격한 차이는 요컨대 예술가는 성격의 솔직한 표현이 그대로 행동되는 것이요, 세인의 상정은 성격이 곧 행동될 수 없는 곳에 있다.

예술가가 예술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은 이 솔직한 성격의 고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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