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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당신의 주머니를 노린다 - 탐욕스러운 금융에 맞선 한 키코 피해 기업인의 분투기
조붕구 지음 / 시공사 / 2020년 4월
평점 :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던 건 정말 남의 일이 아니라서라고 할 수 있겠다.
‘키코’사건은 무려 900여 개의 기업에게 3조원에 달하는 손실액을 발생시켰고,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수출입기업들을 하루아침에 대거 무너뜨리는 이상한 사건이였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언론에서는 별로 대단치 않다는 듯 간단히 다뤘다.
그렇게 잊혀져 가는 차에 책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우량중소기업인 <코막중공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였다. 회사를 설립했을 때부터 운영하는 과정, 키코를 접하게 되고 그것을 몸으로 부딪치며 해결하면서 금융과 정부, 로펌의 부조리를 직접 목격하게 된 그 일련의 과정들을 책에 담았다.
책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꽤 심각했던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그들은 투자상품이 아니라 보험상품이라 소개를 받았고, 은행과의 갑을 관계에서 강요당할 수 밖에 없었던 계약이였다는 거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피해 당시의 경제 생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독자인 본인도 몰랐던 굵직한 금융사건들이 계속 발생하여 지금의 라임사태까지 이르렀지만 금융시스템은 아직 변한게 없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의 어려운 용어들이 오가는 딱딱한 서술이 아닌 몸소 체험하고 보고, 들었던 경험담을 담았기에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며 공감이 가고 실제 우리생활에 접하고 있는 금융권인데다 요즘은 노후를 준비하는 재테크도 금융권을 통해 빈번하게 거래를 하기 때문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놀라운 사실은 그 많은 돈이 국내은행과 로펌 등이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대거 미국계은행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이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면에 거대한 사슬이 얽혀져 있는데 큰 자본이 작은 자본을 먹는 것, 이것이 ‘신자유주의’라는 거다.
그는 지푸라기 같은 심정을 간신히 부여잡고 재도약하고 있다. 기업인을 위한 은행도 설립하고 그들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책을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