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과 파란색으로 어른거리는 세이건 하늘빛이 하비에르에게 비쳤다. 하비에르는 한 손에는 드리머』 책을, 다른 손으로는 셔틀의 조종 장치를 잡고 있다. 셔틀이 계속 회전하는 동안나는 무기력하게 하비에르를 지켜보았다. 내 목구멍에 가득 찬덩어리가 점점 커지고 마침내 하비에르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진 루비오, 수마, 페더 옆을 지나 조종실로 비틀비틀 돌아갔다. 우주선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핸들을 도킹 스테이션 쪽으로 밀어 보았지만 꼼짝하지 않았다. 중립 스위치를 눌렀지만 요란한 엔진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안돼, 하비에르!"
나는 이제 비명을 지르며 창문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너무늦었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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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한 귀퉁이에서 하얀 털 뭉치가 날쌔게 움직이는 게 보였다. 토끼가 나를 보고 있다. 리타 할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어쩌면 사기꾼이 너를 이끌지도 몰라. 만약 그것이 그 사람의 목적에 필요하다면 말이야.‘
토끼가 사막을 가로질러 산맥 쪽으로 깡충깡충 뛰어간다. 모든 게 다시 너무 빠르게 움직인다. 나는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갑자기 할머니가 내 옆에 있고 라피도는 할머니 바로 옆에있다.
"아, 우리 아가, 다시 잘 왔구나. 왜 저 녀석을 따라가지 않는거지?"
나는 팔짱을 꼈다.
할머니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당연히 넌 편안하고 안전한 이곳에 있어야 하지."
"왜 내가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 안 돼요?"
나는 토끼가 이끄는 저 앞산을 가리켰다.
"저기는 무서워요. 사막은 위험해요."
"위험하지 않아. 저게 인생..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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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미터
위험한 포식자의 흔적이 있는지 숲을 훑어보았다. 우리 셔틀크기만 한 코끼리 귀 모양 잎사귀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저우거진 잎은 티렉스 한 마리를 쉽게 숨길 수도 있을 듯했다. 문득고엽제가 필요한 이유를 깨달았다. 저 거대한 장막 아래 무엇이숨어 있을지 상상해 봤다. 그게 뭐든 저들이 우리를 지상으로내려보내기 전에 처리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추적용 신체모니터를 떼어 내고 도망칠 거다.
자동조종 착륙은 내가 호버카를 처음 몇차례 직접 착륙시키려 했을 때보다 훨씬 거칠었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남아 착륙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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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이마를 타고 보안경 속으로 흘러내려, 보안경 안에 김이 서렸다. 나는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 그때 흙 속에서 노란색자그마한 뭔가가 눈에 띄었다. 나는 암석 망치로 그 가장자리를 파내고, 장갑 낀 손으로 흙을 털어 냈다. 이윽고 짙붉은 줄무늬가 가느다랗게 나 있는 황금빛 노란색 벽옥 조각 하나를 꺼냈다. 내가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자 아빠가 웃었다. 나는 그 조각을 다른 것들과 함께 양동이에 넣었다. 그 벽은 화톳불처럼눈에 띄었지만, 또한 다른 것들과 어쩐지 어울렸다.
아빠는 아무 말 없이 땅을 파던 바위에 털썩 앉았다. 그러더니 아빠 옆자리를 손으로 톡톡 두드렸다. 내가 자리 잡자, 아빠는 내게 팔을 둘렀다. 함께 일몰을 바라보는 동안 아빠는 자주한숨을 쉬었다. 지저분하고 지친 몸이었지만, 분명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날이 될 것 같았다.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젖은 흙냄새가 주위에가득 찼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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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100주년
『기억전달자』를 잇는 또 하나의 SF 명작 탄생!

과거가 된 지구를 기억하는마지막 이야기 전달자의 여정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의 보편적인 힘을 보여 주는 SF.
강력한 주제와 풍부한 개성이 가득하다."
뉴베리상위원회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지 탐구하는오랜 시간이 흘러도 영감을 주는 명작이다."
미국도서관협회

"이야기의 힘을 말하기보다 보여 주는 책. 진정으로 아름다운 쿠엔토!"
<뉴욕 타임스>

"우리의 문화, 꿈, 삶을 이루는 스토리텔링에 대한작가의 예리한 통찰이 빚어 낸 이야기."
<커커스 리뷰>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며 이야기의 마법으로 가득하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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