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찾습니다.는 김영하 작가의 단편 소설집 오직 두 사람에 수록된 단편 소설이다. 오직 두 사람에는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 그리고 상실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곱 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김영하 작가는 20164월의 비극적인 사건을 기준으로 일곱 편의 작품에서 상실을 겪은 사람들의 상실 이후의 삶을 다르게 표현했다. 그 중 아이를 찾습니다.는 4월의 사건 이후에 써진 작품으로, 잃어버린 아이를 11년 만에 되찾은 후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김영하 작가는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 엄존한다고,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고,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고 말한다윤석과 미라는 성민을 잃어버리고 나서 오직 성민을 찾기 위해서만 살았다. 모든 일을 성민을 찾고 난 뒤로 미뤘고,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11년 동안 성민이를 찾는 데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본인들을 돌보지 못했고, 성민을 찾은 뒤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준비되지 않은 채로 성민을 되찾았고, 행복은커녕 갈등만 쌓였다. 조현병에 걸린 미라는 성민을 알아보지 못했고, 윤석도 성민도 서로가 낯설기만 했다. 11년 만에 한 가족이 다시 모였는데 불행만 가득했다. 사실 너무나도 가혹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11년 동안 자신을 키워주던 사람은 유괴범이고, 처음 본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님이라는데 성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성민을 찾기만 하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윤석도 자신의 믿음과 다른 현실에 무너져 버리는 게 당연하다. 이처럼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은 인생에 엄존한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어렵고 힘들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자신만 힘들 뿐 바뀌는 건 없다. 이 소설은 이런 슬프지만 가혹한 현실을 깨닫게 한다.

 「아이를 찾습니다.의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겠지만 나는 윤석에게 맡겨진 성민의 아이가 다시 그에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는 아이의 양손을 놓지 않고 꼭 잡은 채 아이를 오랫동안 쳐다보면서 성민처럼 놓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윤석은 성민을 잃어버리고 나서 단 한 순간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이제는 그가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해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성민의 아이를 키우면서 윤석이 행복한 삶을 살고 다시 평범한 가족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이 소설은 누구나 읽어도 좋은 소설인 것 같다. 특정 연령대가 아닌 모두가 공감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소설이다. 깊이는 다르겠지만 이 소설을 읽은 누구나 상실의 아픔에 슬퍼하고, 공감할 것이다. 비슷한 상처와 아픔이 있는 사람이 이 소설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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