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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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아일랜드 #김유진
#한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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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자들에게는 꿈 냄새가 나. 꿈이 있는 한 내 몸에 밴 꿈 냄새는 절대 지워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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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두꺼운 책인데, 좋아하는 향을 뿌려두고 책장을 폄과 동시에 중간에 끊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인간의 후각을 마비시킬 뻔한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세상의 모든 향을 연구하고, 뷰티/플레이스/푸드/어드벤처 산업으로 확장시킨 향기의 집합체 센트 아일랜드.

주인공 다린은 어렸을 때 아빠와 함께 방문한 센트 월드에서 자신에게 향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때부터 센트 아일랜드의 연구원이 되는 꿈을 꾼다.
단 5명의 합격자만 뽑는 인턴 연구원 선발 과정을 위해 엄마의 반대를 뒤로하고 센트 아일랜드로 향한 다린은 각자의 사연과 이유를 품고 있는 로라, 지수, 일랑을 만나 함께 시험을 치르고 한 방을 쓰며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힘에 대해 배워간다.

나는 특정 몇몇 향을 빼고는 좋아하는 향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향에 대한 묘사가 가득한 글을 읽는 게 너무 행복했고, 내가 좋아하는 향들과 매칭시키며 읽는 재미도 톡톡했다.
너무 인상깊도록 예쁜 표지에서 한 번 센트 아일랜드의 전경을 보고 시작해서인지, 미래공학적이지만 너무 아름다운 센트 아일랜드를 떠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합격자와 탈락자를 예측하며 읽는 재미도 당연히 있다. 스포가 되니 밝힐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눈엣가시인 사람 하나가 합격해서 ^^ 당연히 나올 것만 같은 후속편에서 그의 인턴생활이 제발 고달프기만을 두손모아 빌고 있다.
다린의 엄마와 농사꾼 K에 얽힌 비밀도 당연히 나올 것 같은데, 다린의 인턴 생활 만큼이나 이 부분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농사꾼 K와 인간의 후각을 마비시킨 정체 모를 바이러스도 모종의 이익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들어 그 부분도 흥미롭게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후속편 나올 거잖아요?
그 다음에 영상화도 될 거잖아요?

장면마다 어울리는 향을 뿌리며 다시 한번 오감으로 읽어봐야겠다.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hanki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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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혁의 상상극장 걷는사람 에세이 26
오세혁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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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혁의상상극장 #오세혁
#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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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혁 극작가의 첫 에세이.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아빠들의 소꿉놀이」가,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이 동시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오세혁의 유머러스한 산문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연극이라는 꿈을 가지게 된 과정부터 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이들과 나눈 다정하고 애틋한 감정까지. 그의 궤적을 따라 평화롭고 때로는 치열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없이 아름답고 몽글몽글한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오독오독 입 안에서 기분 좋게 터지는 식감처럼
머리에서 토독토독 터지는 기분 좋은 얘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살갑지 않은 사이인 아버지와 설렁탕 먹는 소리로 대화를 했던 일,
숨이 잘 안 쉬어져 의사에게 찾아갔더니 쉴새없이 말하게 해 숨을 잘 쉬게 해준 경험을
친구한테 쉴새없이 말하며 자랑하려다 역으로 당해버린 일ㅋㅋㅋ,
신랑 어머님과 신부 어머님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결혼식을 만들어준 일 등
아래에 책갈피로 넣기에는 길어서 함께 올릴 수 없지만
입꼬리가 실실 올라가고 마음은 뭉클해지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어떻게 극작가가 되었고 그 일을 어떻게 수행했는지를 자세히 쓰는 것보다
더 확실하고 더 기분좋은 자극을 받아서
'이런 사람이 이야기를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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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날, 아이들은 누구 이야기가 진실인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구 이야기가 더 재밌는지 투표를 했고, 내가 졌던 것 같다. 더 재밌는 건 그날 이후 극장에 새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영화를 봤다는 아이들이 늘어났고, 아이들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풀었다는 것이다. 같은 제목이었지만 아이들마다 주인공과 장르와 주제가 달랐다. 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나면 꼭 투표를 해서 누가 승자인지 가렸다. 모두가 관객인 동시에 창작자였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오히려 무엇이건 만들어낼 수 있었던, 우리만의 상상의 극장이었다.
22~23p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해서 술을 마셨다. 친구들이 떠날 때 부탁을 했다. 십 분의 시간을 줄테니 내 방 책장에서 갖고 싶은 책을 딱 세 권씩만 가져가라고. 친구들은 반색을 하며 책을 골랐다. 친구끼리는 닮아 가는 것인지, 정말 좋은 책들만 챙겨 갔다. ㅇㅇㅇ의 소설집이 사라지고, ㅇㅇㅇ의 시집이 사라지고, ㅇㅇㅇ의 에세이가 사라졌다.
친구들이 떠나고 책장의 텅 빈 칸을 보며 생각했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더 많은 책이 사라질 것이고, 내 많은 기억이 홀가분해질 거라고. 하지만 며칠이 지난 후, 나는 계속해서 책장의 텅 빈 칸만 바라보고 있엇다. 텅 빈 칸을 바라보면 사라진 책이 떠올랐고, 사라진 책을 떠올리면 사라진 기억이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몇 해가 지난 후,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다시 책을 주문했다. 새로운 책이 아닌 ㅇㅇㅇ의 소설집을, ㅇㅇㅇ의 시집을, ㅇㅇㅇ의 에세이를 주문했다. 사라진 기억을 딱 한 번만 다시 읽어 보고 싶어서.
48p

음악 얘긴지 인생 얘긴지 모를 말을 취기 삼아 던지면, 늘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게요. 왜 그럴까요."
답변인지 물음인지 모를 그 말이 왜 이렇게 위안이 되었는지. 난 그 변함없는 답을 듣기 위해 쉼 없이 연락해서 그를 괴롭힌 것 같다. 그게 참 미안해서 어느 날은 술 한잔을 앞에 놓고 그의 얘기만을 계속 들었다. 오랜만에 취한다며 온갖 얘기를 쏟아내던 그는, 마지막 잔을 마시며 이런 이야길 했다.
"오랜 옛날에, 세상을 알 수 없어서 두려웠던 사람들은, 세상의 답을 알려 줄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어 했대요.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죠. 그곳까지 닿을 소리를 위해서 가장 아름답고 성스러운 음을 찾으려고 노력했대요. 아마도 그게 음악인 것 같아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가 왜 그렇게 말과 음악 사이에서 무언가를 간절히 찾으려고 했는지.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해 두 개의 언어를 오가는 그가 오래오래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136~137p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geodneun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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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3부작 : 장재현 각본집 (검은 사제들 - 사바하 - 파묘) - 한정판 북케이스 + 초판한정 감독 사인 인쇄본
장재현 지음 / 유선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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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각본집 #오컬트3부작 #장재현
#유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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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 오컬트를 사랑한다.
다른 나라의 오컬트도 물론 매력 넘치지만, 한국인 특유의 얼과 한이 서린 드라마에서 나오는 촘촘한 감정선과 훌륭한 완성도- 특히 미감과 음향은 그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번 돌려 보고 싶은 오컬트 작품이 흔한 것은 아니다. 장르 특성상 한 티끌 차이로도 개연성이 무너지고, 그러면 너무 유치하고 시시한 괴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검은 사제들-사바하-파묘로 이어지는 장재현 감독님의 오컬트 삼부작은, 오컬트 덕후로서도, 글과 영상물을 전공했고, 생업은 다르지만 언젠가는 그걸로 먹고 살고 싶은 사람으로서도 너무 귀한 작품이다.

늘 갖고 싶었으나 구매하자니 기회가 되지 않았던 각본집을 유선사에서 선물해주셔서, 제대로 공부하자는 마음을 먹고 아래의 순서로 감상했다.
1. 각본집을 책 읽듯 쭉 읽는다
2. 영화를 틀어두고 비교하며 읽는다
ㄴ 달라진 부분이나 자세히 보고 싶은 부분은 따로 표시하며 읽는다
3. 인상 깊은 장면, 좋아하는 장면을 틀어두고 청음처럼 필사한다
필사 후, 실제 각본집과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해본다

각본집과 영상은 당연히 차이가 있었는데,
씬의 위치가 바뀌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낮이 밤으로, 동물원이 성당으로- 공간과 시간적 배경이 완전히 바뀌기도 하고
더 디테일한 감정선을 위해 훨씬 말맛 있는 대사가 추가되기도,
말맛 좋은 대사였는데 의외로 그게 다 빠져버리기도 했다.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톡톡했는데
가장 달라진 부분이 많은 작품은 [검은 사제들]이었다.

각본집을 펴두고 집중하니, 영상만으로 볼 때에는 크게 인상에 남지 않아 있는지도 몰랐지만 참신한 씬들도 눈에 띄어 더 좋았다.
[검은 사제들]에서 최부제가 김신부의 심부름으로 명동성당에 갔을 때, 신부와 수녀들이 3D TV를 테스트하느라고 하얀 선글라스 같은 안경을 쓰고 동시에 쳐다보는 장면은 영화를 5번은 봤지만 지금까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었다.

각본집 맨 처음에 나오는 '감독의 말'도 좋았다.
영화를 어떻게 구상하게 됐고, 이런 구성/장치를 쓴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짤막하게나마 설명해주시는데
너무 짧아서 감질맛남과 동시에
더 몰입이 잘 되게 하는 요소였다.
일상의 이런 지점에서 이런 영감을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도 무언가 느끼면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바로바로 기록하고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검은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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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재
다시 올 거라 알고 계셧나 봐요.
김 신부
다 도망가도... 돌아올 놈은 정해져 있어.
최 부제
...저는 빚이 있습니다. 그때는... 못 돌아갔습니다. 동생을 물고 있는 개가 너무 무서웠어요. 너무 컸어요.
김 신부
... 그 개가 왜 니 동생을 물었는지 알아?
최 부제
(김 신부를 보며) ...
김 신부
니 동생이 더 작아서 그런 거야. 짐승은 아주 논리적이지. 절대 자기보다 큰 놈들에게 덤비지 않아.
그리고 언제나 악도 우리에게 말하지...
너희도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최 부제
...
김 신부
(작게 웃으며) 근데... 신은 인간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어.
191~192p

💡
구마사제, 구마의 개념을 처음 알게 해준 영화였다.
이번에도 강동원 사제복 입은 얼굴 때문에 집중력이 약간 그리로 쏠릴 뻔 했지만 각본집과 함께 읽으니까 다행히 어느 정도 흐린눈 하고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말도 안 된다고, 헛소리 하지 말라고 통념에 따라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들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을 내어줄 각오까지 하면서 선을 쫓는 일의 숭고함을 세세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그냥 너무 재밌다...😋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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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스님
뱀이라... 모르겠어요. 그건 경전을 쓴 사람만 알 수 있는 상징...
박 목사
아니 그래도... 불교에 악이란 존재가 있을 거 아니야.
해안스님
선배... 불교에는 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박 목사
그럴 리가 없어. 부처님을 유혹했던 마왕 파순도 있고, 다른 경전에도 나오는 수라나 마라...
해안스님
아니에요. 그건 기독교식 편견이에요. 파순도 수라도...
어원을 따라가면 전부 인간의 욕망과 집착의 표현일 뿐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그게 악인 거죠. 아시겠어요? 집착하지 마세요. 좀...
125p

💡
사바하는 오컬트 삼부작 중 가장 "오컬트"적인 면모가 강한 작품이다.
통속 신앙, 한국식 사이비, 회의적인 기독교인, 사제의 반전, 지역과 생년, 선과 악으로 나뉜 쌍둥이 자매, 도시를 갈망하는 시골 소녀 등 찾자면 한도 끝도 없는 오컬트의 전형적인 요소들이 몰빵되어 있는데, 유치하거나 뻔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공포스러운 부분은 제일 없는데도 어떻게 보면 가장 으스스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출가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언제 돌려봐도 새롭게 좋을 작품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사바하]를 꼽겠다.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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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
발자국이 있었어요. 진짜 발자국... 그리고 그림자도...
김상덕
...
화림
무속에는요... 정설이 있어요.
혼은 불완저하고 귀는 육신이 없어서...
그래서 결국 사람의 온전한 정신과 육체를
절대 이길 수 없단 말이에요...
김상덕
...
화림
근데 그건... 완전히 다른 거예요... 원혼이 아니라... 정령이에요.
우리나라에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129p

💡
무당+지관+장의사?
나같은 경우에는 이걸 오컬트계의 어벤저스라고 불러.
근데 무덤 주인이 친일파야?
그 무덤 아래 첩장이 되어 있었는데 그게 일본 무사야?
샤따내려. K-오컬트로 혼쭐 때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가 강렬함 80에 몽환 20을 섞어 만들었다면, 파묘는 몽환 그런 거 안 키운다. 모든 게 직관적이고 정확하고 전개도 빠르다.
한국 사람 정서에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작품이란 뜻...
한국 사람인 나도 당연히 환장하고 좋아한다.
작품을 본 관객 모두가 그렇겠지만, "삼년 전"에 만난 사연에 대해 떡밥도 은근슬쩍 뿌려두셨고, 오컬트계의 어벤저스이니 프리퀄이든 뭐든 2가 안 나온다면 이것은 한국 영화 한국 오컬트 한국 관객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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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seon_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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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지도록 십대를 위한 자존감 수업 8
심규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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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목소리가세상에울려퍼지도록 #심규혁
#자음과모음

✔️
[십대를 위한 자존감 수업]은 각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진짜 어른'들이 십대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담아 건네는 목소리를 엮은 책이다.

[너의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지도록]의 저자 심규혁 성우는 어렸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은 계기를 바탕으로 성우라는 꿈을 발견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2010년 대원 방송 2기 공채로 데뷔, 14년차 프로 성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유미의 세포들>, <웡카> ,<날씨의 아이>, <알라딘>,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숨낳은 애니메이션, 영화, 방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수백 개의 캐릭터에 그만의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
지금만큼 직업에 대한 책이 활발하게 발간되지 않던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직업에 대한 정보에 접근성이 정말 높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정보가 다 꼭 맞는 양질일 수는 없는데, 이 직업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 제일 먼저 찾아 읽고 꿈을 키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 같다.
단순한 정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창시절의 어떤 어떤 사건을 계기로 꿈을 깨달았는지, 꿈을 좇기 위한 마음은 무엇인지, 한계가 닥쳤을 떄 어떤 방법으로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장르와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우학원에서 만난 아내 은수님의 이야기도 정말 인상 깊었다. 작가보다 훨씬 긴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둘쨰 아이 출산에 임박했다는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끈을 놓지 않은 끝에 결국 합격을 거머쥔 이야기를 이번에는 어른을 위해 펴내어주셔도 좋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

🔖
'강해지지 않아도 나의 고유한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
여러 가지 색을 구분하는 건 '강함'이 아니야. '고유성'이지. 희미한 색도 각자의 고유성으로 짙은 색채 사이에서 빛날 수 있어. 소리의 색도 마찬가지야.
8~9p

그럼에도 나는 한 번쯤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건강한 자존감은 현재 '나'의 모습뿐 아니라 나의 '가능성'까지 사랑하는 힘이거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에 성장해 나갈 미래의 나를 더해야, 그게 '진정한 나'라는 이야기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선택 앞에 꼭 던져야 하는 질문은 바로 이거야.
'난 이게 정말 좋은 걸까? 아니면 그저 편한 걸까?"
19~20p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성우 공채 시험에 합격했던 날보다 성우 지망생이 되었던 날이 더 기쁘지 않았나 하는 생각. 부모님 앞에서 엉엉 울며 내 진심을 털어놓았을 때 한 가지를 배웠거든. 우기는 사람과 설득하는 사람 위에 우는 사람이 있다는걸. 단어가 되지 못한 소리가 떄로는 더 진실한 목소리라는 걸 말이야.
39p

살다 보면 즐거운 여행을 기대했는데 잔뜩 흐린 날씨를 마주할 때가 있어. 야속하게 비바람이 몰아칠 때도 있지. 그런가 하면, 할 일에 파묻혀 있는데 쓸데없이 날씨만 좋을 때도 있어. 이런 마음 같지 않은 날씨를 우리는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할까?
나는 그럴 때 내 앞을 바라보려고 해.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내 앞에 놓인 대본과 영상을 얼마만큼, 어떠헥 보느냐에 따라 스튜디오에서 펼칠 나의 연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어. 어차피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바깥의 날씨 따위 보이지도 않아. 완벽한 날씨를 기대할 게 아니라, 차라리 100퍼센트의 나를 기대하는 거야.
117~118p

정리해 보자. 목소리는 무엇으로 완성된다고? 영혼. 영혼은 곧 무엇인다? 숨. 숨을 들이마실 때 뭘 느낀다고? 감정. 감정이 어디로 나타난다? 표정. 표정의 출발점은? 눈.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여기가지 읽고 이렇게 이해했을 거야.
'아, 목소리는 눈으로 완성된다는 말이구나!'
맞아. 눈의 표정, 즉 눈빛이 실린 목소리는 기술적으로 다소 투박하더라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어. 그런 목소리는 청가으로만 전달되지 않고, 시각적 입체성을 함께 전달하거든. 그게 바로 영혼의 작용이야.
153~1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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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obook
#심규혁성우 #청소년에세이 #청소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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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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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로스 #언젠가찾아올그날을위하여
#이토히데노리
#소담출판사

💡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동물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나와 동생은 반려 동물과 함께하지 못한다. 함께 할 행복보다 먼저 떠나보낼 슬픔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펫 로스'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 자체도 이번을 기회로 처음 알았고, 반려동물을 잃고 슬픔에 빠질 사람들의 규모도 이번에 처음 인지했다.
상실의 슬픔은 모든 사람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는 한 번 이상, 가족으로만 따져도 많게는 열댓 번까지 겪게 된다. 그렇다면 필연이라고 해서- 함께 하는 막대한 행복을 피하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 사고일까?
떠나 보내는 마음, 받아들이는 마음, 함께 하는 마음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
"저는 '펫 로스'라는 말을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주인이 느끼는 깊은 슬픔에서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싶네요."
19p

"연간 약 36만 명이 펫 로스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계산이죠. 물론 2016년의 조사 자체가 조사 대상 인원이 적은 탓에 추정치로서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신뢰구간을 고려해 대략 19만 7천에서 53만 8천 명 사이 정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4p

"결국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슬픔에 짓눌려 지내는 것도 아니죠. 시간이 흐르면 반려동물과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는 일이 늘어납니다. 그렇게 해서 비탄과 마주하는 시간과 슬픔을 추억으로 해소하며 회복하는 시간을 반복하면서 천천히 그 반려동물이 없는 생활에 적응해 가는 것이죠. 따라서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가 슬퍼하면서도 반려동물과의 즐거웠던 추억을 얘기하는 때가 오면 그리프 워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33p

"우선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해도 괜찮다는 걸 아셨으면 합니다. 그때 열쇠는 주변의 지지입니다. 이를 '그리프 케어(상실의 슬픔을 함께하는 지원)'라고 하죠. 그리프 케어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반려동물을 잃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 마음 치료 전문가, 또 가족이나 친구, 동물 병원의 수의사와 동물 간호사, 반려동물 친구 등을 들 수 있겠는데,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반려동물이 죽고 나면 반려동물을 통해 형성된 친구 관계도 소원해지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자신의 슬픔을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
그것이 펫 로스를 이겨 내기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39p

"마지막 순간까지 병이나 죽음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마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53p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라, 아무래도 언어에 민감합니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에게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갖아 좋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누가 이런 말을 해 주면 큰 위로가 될 텐데' 하는 말, 절대 없거든요."
2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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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dam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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