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삶과 운명 1~3 세트 - 전3권 창비세계문학
바실리 그로스만 지음, 최선 옮김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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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운명 #바실리그로스만
#창비

💡 3권 총 1388페이지를 읽는 동안 그야말로 압도당했다
절대 가독성이 안 좋은 게 아님에도 1페이지가 10페이지 같은 무게감이 있다

💡 러시아 문학의 특징이자 강점이자 진입장벽인
길고 어려운 이름- 과 혼재하는 별칭들에 어질어질했지만
왼손으로 필기해 정리하면서 읽으니 좀 몰입이 쉬웠다

💡 집요한 묘사가 생생하게 숨을 죄어 온다

💡 기다리는 편지가 안 와 걱정하는 상대방에게 누구나 늘 해주는 말
"편지가 올 겁니다, 동지."

💡 1권의 112에서 132페이지에 이르는,
빅또르의 엄마 안나의 편지가
특히 그 시대 유대인의 타의적 숙명과
어떤 마음으로든 그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잘 드러내서,
마음이 너무 힘들면서도 너무 좋은 부분이었다

💡 전쟁과 이념,
그 안에서 일상성을 향유하는 듯 하면서도 필연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혹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필연적으로 일상성을 향유해야만 하는 사람들
죽은 사람, 죽을 사람, 죽고 있는 사람과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 기다렸던 사람,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들
사람들과 사람들

💡 1952년작 『정의로운 일을 위하여』(Za pravoe delo)와
1963년작 『모든 것은 흐른다』(Vsyo techyot)가 이 시리즈의 전작인데,
제발제발 읽어 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저자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학살로 모친을 잃고, 폭탄 폭발로 큰아들이 희생된 후 종군 기자로 1,000일 이상 활동하며 참혹한 현장을 기록했다.
그의 소설은 평생 소련 당국의 검열과 압제에 시달렸다.
1940년에 출간한 <스테판 콜추긴>은 스탈린상에 지명됐지만, 스탈린이 직접 그를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삶과 운명>은 1959년 집필이 끝난 후, KGB에 의해 원고를 압수당했고 1964년 위암으로 사망해 책이 출간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작품
2차대전의 결정적 전환점이 된 스딸린그라드 전투를 배경으로 예리한 시선과 사실적 묘사를 통해 전쟁과 이데올로기, 진정한 인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바실리 그로스만의 역작이다.
작가는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전쟁의 참극에서 전체주의 체제 자체와 이데올로기를 맹종하는 독일과 소련 사회 내부의 모순과 비리를 냉정하게 포착하며 두 국가의 근본적 동질성을 발견해내는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전체주의
전체주의(全體主義, Totalitarianism)는 전체를 개인보다도 우위에 두고 개인이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이념 아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극단적 형태의 국가주의(statism), 즉 초국가주의(ultra-statism)라고 볼 수 있는[1] 사상 및 체제

🔎스딸린그라드 전투
1942년 8월부터 1943년 2월 2일까지 소련의 스탈린그라드[4] 일대에서 벌어진 소련군과 독일 국방군 간의 전투이다.
독소전쟁에서 가장 거대했던 전투 중 하나로, 쿠르스크 전투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의 전투라면[5]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최대 규모의 사상자를 낸 전투이다. 이 전투에서 추축국은 80만 명, 그 중 독일군은 40만 명 이상이 전사하거나 부상하였는데, 이는 독일군이 서부전선에서 잃은 모든 군인들의 수와 비슷하다. 소련군 측 사상자는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
"살아있는 모든 것은 고유하다. 똑같은 두 인간, 똑같은 두 송이 들장미는 상상할 수 없다...... 삶은 그 고유성과 독특성을 폭력으로 지워 없애려는 곳에서 고사한다."
1권 12p

"폭력이 있는 곳에는 고통의 지배와 피 흘림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요." 이꼰니꼬프가 모스똡슼꼬이에게 설명했다. "난 농민들의 엄청난 고통을 보았는데, 집단화는 선의 이름으로 행해졌어요. 나는 윤리적이고 관념적인 선을 믿지 않아요. 내가 믿는 건 인간의 선의죠."
1권 29p

그럼에도 이 혼란의 와중에 대낮처럼 분명한 감정이 강해지고 있었다. 계곡의 사면을 함께 기어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 나란히 총을 쏘는 이들과 결합되어 더욱 강해진 듯한 자신의 힘, 근처 어딘가 로짐쩨프가 있다는 사실에서 느껴지는 희열이었다.
세발짝 떨어진 곳에 누가 있는지, 그가 동료인지 아니면 날 죽이려 하는 적인지 구분할 수 없는 밤의 전투 속에서 일어난 이 경이로운 감정은 전투의 전체 경로에 대한 똑같이 경이롭고 설명할 수 없는 감각과 연결되어 있었다. 병사들로 하여금 힘의 진정한 비율을 판단하고 전투의 경로를 예견하게 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감각이었다.
1권 59p

하지만 리스는 그 위에, 성충권 너머 어마어마하게 높은 곳에 안개에 싸인, 이해 불가능한, 불분명한, 그 비논리성으로 그를 불안하게 짓누르는 세계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그 높은 세계에 퓌러 아돌프 히틀러가 존재했다.
리스를 두렵게 하는 것은 히틀러 속에 도무지 서로 결합될 수 없는 것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거장들의 우두머리였다. 심지어 그의 모든 조력자들에 견주어도 그는 최고의 논리, 최고의 냉소주의, 최고의 수학적 냉혹함을 지닌 최고 기술자이자 최고 조립자요, 최고 거장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속에는 당 지도부의 가장 낮은 층, 반지하층에서만 볼 수 있는 교조적인 독단, 광신적이고 맹목적인 믿음, 황소 같은 비논리성이 있었다. 마술 지팡이의 창조자이자 사제장인 그는 무지하고 둔감한 신도이기도 했다.
그리고 자금 떠나가는 자동차 뒤를 바라보며, 리스는 그 무섭도록 매혹적이고 불분명한 감정,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독일 민족의 퓌러 아돌프 히틀러만이 자신에게 불러일으켰던 감정을 저 아이히만이라는 사람이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느꼈다.
2권 257p

스딸린그라드의 승리가 전쟁의 결말을 결정했지만 승리한 국민과 승리한 국가 간의 말없는 다툼은 지속되었다. 이 다툼에 인간의 운명이, 인간의 자유가 달려 있었다.
3권 76p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changbi_in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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