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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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내내 무거운 책만 읽었더니 뽀송뽀송 이야기가 그리웠다. 머리를 식히거나 뒤숭숭할 땐 동화나 어린이 명작을 즐긴다. 무민 시리즈도 그런 책 중 하나다. 연작소설은 8권 중에 4권은 읽었었다. 무민의 삶의 방식은 현대인의 삶의 독소를 빼 준다. 핀란드의 휘게처럼 읽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지금처럼 일상이 뒤틀려있을 땐 더더욱.

 

이번 책은 무민 골짜기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다. 작은 무민 가족 중 아빠는 시작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 책이 쓰였을 당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심리적으로 무사한 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무민 엄마와 무민은 무서운 세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무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당시 토베 얀손이 꿈꾸던 일상과 인간 본연의 따스함을 그리워함을 느낄 수 있다.

 

 

 

 

무민과 무민 엄마는 살 보금자리를 찾고 있다. 그러다 도착한 어느 숲속에서 두려움과 맞닥뜨리게 된다. 길 위의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둠 속에서 만난 낯선 이는 경계대상이다. 그쯤에서 나는 역시나 끄덕하는 첫 문장을 만났다.

어둠 속에서는 모든 게 더 비관적으로 보이지. -p.11

하지만 용기를 내 다가가보니 울적해 하고 있는 낯선 작은 동물일 뿐이다. 그 친구는 혼자라서 더 외로워 보인다. 결국 무민 엄마는 함께 가기로 한다. 가는 내내 그 작은 동물의 투덜거림까지 다 받아주는 무민과 무민 엄마의 모습에 인정이 넘친다.

 

왕뱀을 만나 죽을뻔한순간 툴리파(불빛이 나는 튤립꽃에서 나온 소녀) 덕에 위기를 넘기지만 무민이 두 눈을 가리고 잡아먹히길 기다렸다는 대목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진짜 기다림을 이런 데다 쓰면 어떡해.ㅎㅎ

 

이렇게 넷은 빛을 찾아 걷는다. 그 빛이란 새로운 세상을 의미한다. 벽난로 속이 고향이었던 무민 종족은 추위에 약하다. 오래전 사람들 곁에서 함께 공존하였지만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점점 변하자 무민들의 삶도 달라지게 된다. 그들은 다시 안전한 집을 찾아 떠돌게 된다. 현재 무민과 무민 엄마가 그런 것처럼.

 

무민 아빠 생각에 슬픔에 빠져있던 일행에게 어느 노신사는 그의 집으로 그들을 초대한다. 그곳은 세상과는 별개의 새로운 세계였다. 가짜 태양이 있으며 온통 달콤하고 맛있는 것 천지였다. 마치 헨델과 그레텔의 과자집처럼. 역경 속에서 만난 달콤함은 금세 정신을 취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민 엄마는 진짜 태양(세상)을 찾길 원한다.

 

전쟁이 인간의 삶과 인간 본성을 뒤흔들어 놓는 것처럼 진짜 세상을 찾는 과정이 수월할 리가 없다. 위험한 상황을 만날 때마다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넘긴다. 물론 작은 동물의 투덜거림은 계속되었지만. 바다 트롤의 도움으로 무사히 항구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또 그들은 또 다른 이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난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큰 홍수를 만나게 된 것이다.

 

무민 엄마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도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걷고 걷고 또 걸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임에도 빗속에 떠내려가던 고양이 가족을 구하기도 하고 대머리 선생의 안경도 찾아준다. 그 와중에 작은 동물은 병 하나를 줍게 되고 병 속 편지에서 무민 아빠의 생사를 알게 된다. 대머리 선생의 도움으로 가족들은 다시 만난다. 그리고 홍수로 인해 집을 잃은 생명체들에게 따뜻한 수프도 대접받는다.

안녕하십니까. 앉으세요. 수프가 곧 다 됩니다. -p.81

이처럼 대머리 선생이 받았던 도움은 릴레이가 되어 또 다른 선행을 낳았다. 무민 가족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따스한 수프 한 그릇을 받음으로써 다시 한번 행복감을 느낀다.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전쟁이나 재난이 닥칠 때마다 필요한 건 서로 간의 따스한 정이다. 큰 재난앞에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이지만 그것이 기반이 되어야 각자의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일궈나갈 수 있다. 가족과 내 이웃과 함께 평화로운 세상에서 오래도록 말이다. 토베 얀손은 그런 세상을 꿈꾸며 무민을 탄생시켰고 많은 이들에게 무민 철학을 심어주었다. 지금은 그런 작은 것들의 힘이 필요할때다.

 

참, 무민은 하마가 아닙니다.ㅋㅋ 하마같이 생긴 친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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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 글쓰기로 한계를 극복한 여성 25명의 삶과 철학
장영은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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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제 서적에서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자식에게 물려줄 유산으로 돈(부동산이나 토지)과 교육 중 훗날 어떤 것이 더 큰 자산 가치가 될까 하는 설문이었다. 당장 생각해 보면 빌딩 하나 물려주면 돈이 돈을 벌 수도 있단 생각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교육이야말로 더 넓고 더 나은 경제시장을 키울 수 있기에 가치가 더 크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그만큼 교육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교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찾아내고 향상시킨다. 결과적으로 교육은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내쳐졌던 약자들에게 세상의 빛이 되어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나 과거 여성의 삶은 교육에서 많이 비껴나 있었다. 여성을 옭아매던 제도는 여성의 삶을 사소하고 무가치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여성들은 차별의 그늘에서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남성들 틈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쓰고 싸우고 살아남았다. 그들 중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조차 없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책은 늘 곁에 두었다. 책은 치유이자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들은 태생이 작가였듯 쓰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은 글을 쓰며 세상과 싸워나간 여성작가 25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목차가 참 인상적이다. 글을 쓰는 여자는...이라는 명제에 걸맞은 그들의 삶이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다.

 

글을 쓰는 여자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여자는 결국 승리한다.

글을 쓰는 여자는 빛난다.

 

그들은 글을 쓰기 위해 거주지를 옮겨 다니기도 했고 부정부패에 맞서다 위험을 감수하기도 했으며 비난과 무시를 견뎌내기 위해 더욱 쓰는 일에 매달렸다.

 

 

 

 

 

 

남성우월주의는 글을 쓰는 여성을 조롱하고 멸시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여성 혐오와 차별의 공기를 뚫어야만 일어설 수 있었다. 똑똑한 여자=피곤한 여자라는 생각의 밑바탕에는 두려움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고전도 여자가 읽으면 나쁜 생각으로 둔갑하고, 문학은 여자의 일이 될 수 없다고도 했으며, 사회활동에 뛰어들면 창녀 취급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남자형제들에게 밀리는 경우도 허다했지만 같은 여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긴스버그는 여성이 여성을 존중해야 된다는 말로 여성운동에 일침을 가했다.

 

신화를 다시 재해석한 볼프는 세상이 어지러울 때마다 희생되었던 여성의 삶을 재조명했다. 1500년대는 소빙하기 시대로 혹독한 추위가 온 세상을 얼려버렸고 페스트로 유럽 인구 절반 이 사라졌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희생양을 필요로 했고 마녀사냥이 자행되었다. 메데이아를 재해석함으로써 그녀는 세상에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당연히 글을 쓰겠다는 일념과 돈은 별개였다.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오로지 스스로 혼자 일어서고 온갖 시련 속에서 삶을 지켜온 이들의 모습은 존경 그 이상이다. 영화 <조용한 열정>을 보고 난 뒤 느꼈던 감정이 딱 그랬었다. "여자로 일주일만 살아보라."고 맞받아치던 그녀의 심정이 얼마나 부조리한 세상으로 들끓었을까.

불행한 가정환경에도 글쓰기가 전부였던 뒤라스와 박경리. 그들의 삶은 액운의 연속이었지만 억압과 차별을 견디며 살기 위해 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대부분 문학의 힘을 믿었다. 펜을 든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은 콜레트는 자신의 생애를 소설로 남겼고, 유방암을 극복하고 인권 운동가로 활동한 수전 손택은 문학은 자유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권이라 했으며, 나딘 고디머는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고, 헤르타 뮐러는 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최적의 방법으로 문학을 선택했다.

 

작년에 읽은 <숨그네>와 <빌러비드>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었다. 올해 들어 읽은 <솔로몬의 선택>과 <시녀 이야기> 또한 강렬한 울림을 남겼다. 헤르타 뮐러, 토니 모리슨, 마거릿 애트우드는 글로써 아픈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반문하며 치유의 메세지를 남겼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은 글이자 문학이다. 시대의 흐름을 보면 여성작가들이 인정받고 주목받는 기간이 점점 단축됨을 알 수 있지만 지금도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글을 읽고 내 생각에 당당해질 수 있기까지 세상의 벽을 글로 뚫어 온 여성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여자는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또 늘었다. 소개된 작품들 중 대표 작품만이라도 꼭 읽어야겠다. 그들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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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데이즈 - 건강하고 가볍게 하루 한 끼 채소 습관
홍서우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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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로 바뀐 일상이라면 샐러드를 자주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게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

 면역력 있는 일상을 위해 식단의 변화를 꾀하고 있단 증거이기도 하다.

퇴근 후 저녁 준비는 늘 고된 업무의 연장만 같았다.

 국, 반찬, 밥 이 세 가지도 쉽지 않은데 샐러드까지 차려 낼 기운이 없었다.

 괜찮은 레시피를 만나면 한두 번 시도는 해보았지만 낯선 재료와 익숙지 않은 조리법 등에 막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하지만 바뀐 일상으로 매끼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아이들 먹거리에 신경이 쓰였다.

 샐러드는 아이들이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는 레시피가 필요했다.

 곁에 두고 자주 보기에는 책만 한 것이 없다.

 동영상이 이해를 돕는데 더 좋지만 영상 보랴 요리하랴 분잡스러운 느낌이었다.

 이 책 저 책 보다가 고른 책이 샐러드 데이즈다.

 

 

 

 

책 표지만 봐도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샐러드 채소와 토핑만 준비하면 충분히 시간도 단축하고 매일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레시피를 보면 단계가 많지 않고 조리법도 어렵지 않다.

 

주재료의 종류에 따라

 채소, 고기, 야채, 해산물, 곡물 5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측면을 보면 보기 좋게 색상별로 구분해서 찾기 수월하다.

 

들어가기에 앞서 요리의 기본이 되는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재철 재료, 채소 준비와 보관, 샐러드에 많이 쓰이는 잎채소&허브, 시판 재료, 기본 드레싱, 계량 법,

 남은 재료 활용법 등이 소개되어 있다.

 남은 재료 활용법에 각종 수프 레시피도 딱이다.

 

 

 

재료별로 열 개씩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고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레시피와 과정 컷만으로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해산물과 고기 샐러드를 가끔 내놓으면 야채 섭취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드레싱은 주로 시판용을 썼었는데 몇 가지 만들어 놓고 먹어도 문제없어 보인다.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레시피를 골라 저녁 식탁에 올렸다.

 낯선 재료는 동네 마트 가면 허탕치기 일쑤다.

 자주 해 먹기로 했다면 대형마트를 가거나 아님 온라인 구매를 하는 편이 좋다.

 채소는 사진으로 보아도 아리송한 경우가 있어서 온라인 구매가 더 편했다. 치즈도 마찬가지.

 이것저것 준비하니 오래간만에 냉장고에 야채가 한가득이다.ㅎ

 

드레싱 소스가 없을 땐 여러 소스를 믹싱해서 맛을 냈다.

 해당 레시피에 없는 재료는 패쓰하고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먹어보고 좀 심심하다 싶은 것들은 드레싱을 달리해보기도 했다.

 병아리콩 대신 렌틸콩을 쓰고 샐러드 채소도 있는 것들로 구성했다.

 냉장고 속 재료로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니 몇 번 해보면 익숙해질 것 같았다.

 단호박이나 치킨 샐러드는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해 보였다. 샐러드를 먹기 시작하니 밥 양도 자연스레 줄었다.

 

면역력 있는 일상을 위해 1일 1샐러드가 필요한 시기다.

 나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예쁜 접시에 멋스럽게 담아내면 기분도 달라진다.

그 모습에 초등 딸아이도 해보겠다며 돕는 모습이 귀여웠다.

 

간단하지만 건강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샐러드 요리!

 이참에 한번 시도해보길.

 

 

 

만들어 본 구운 단호박 렌틸콩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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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 100번 넘어져도 101번 일으켜 세워준 김미경의 말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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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작가는 참 많은 이들을 살렸다. 말로 글로 행동으로.

 

11년 전 그녀의 책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나를 살린 책이다. 아침 tv 프로에서 그녀의 강의를 들은 게 먼저였지만 뼈 때리게 웃기는 강의 내용도 좋았고 책 제목은 나를 혹하게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육아 스트레스라고 포장했지만 나는 자존감도 낮았고 소심하며 비관적인 사람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내가 나 스스로를 데리고 살아가는 법조차 모른 채 바보처럼 살았었다. 그만큼 형편없었던 상태였다. 하지만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가 있다면 계기가 찾아온다. 나에겐 평소 보지 않던 티브이 속 그녀의 모습과 육아책들 사이에 끼어있던 그녀의 책이 그러했다.

 

누군가의 조언으로 갑자기 태도가 180도 바뀔 순 없다. 조금씩 일어서고 회복하여 발전하기까지 나에게도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사이 저자의 책 두어 권을 더 만났고 강연장에서 그녀의 강의를 듣기도 했었다. 그때 무슨 용기가 생긴 건지 강의가 끝난 뒤 사인도 받았었다.

 

그 뒤 참 바쁘게 열심히 살았다. 일도 육아도 나를 위해서도.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일하면서도 독서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도 슬럼프가 왔다.

누군가의 독설? 이 필요한 순간임을 느낀 것이다.

 

 

 

 

 

는 아미다. 당연히 한창 땐 유튜브 덕질에 몇 시간씩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관련 영상에 김미경 강의가 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그전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도 몰랐었다. 그 영상이 bts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것이 또 계기가 되어 김미경 tv를 하나하나 찾아보았다. 따근따근 독설, 북드라마, 네 자매 의상실, 강연 등을 찾아듣는 것도 자극이 되었지만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는 모습에 자극이 왔다.

 

그랬기에 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보았다. 독자들의 댓글까지 꼼꼼히 챙겨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들으면서 좋았던 문장은 다이어리에 적어두기도 했었고 북드라마 추천도서도 사 보았었기에 책은 소장하고 싶은 맘이 컸었다.

 

나를 위해 하루하루 수정하는 하루를 살아보세요.

 

나를 돌아보고 자각하는 일은 중요하다. 비관의 무덤만 파고 있기에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러간다. 누구나 상처에 힘들고 세상에 주눅 들고 의기소침해진다. 그럴 때일수록 멘토가 필요하다. 책이든 성인이든 위인이든 나를 자극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죽어가는 영혼을, 쓰러져가는 마음을, 일상에 무뎌진 육체를. 일어나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힘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나를 살리고, 내 일상을 살리고, 관계를 살리고, 내 꿈을 살릴 소중한 한마디들이 들어 있다.

 

 

 

 

자존심이 세다는 것과 자존감이 높다는 건 하늘과 땅 차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도 예전에는 자존심 세다는 말을 하고 다녔었다. 하지만 자존심이 세다는 것은 비관적인 나를 더 드러내는 꼴임을 깨달았다. 자존감을 높여 너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말을 한다. 이는 잘못된 관점이다. 중요한 건 지는 게 아니라 부러움의 순기능을 보아야 한다. 누군가를 부러워한다는 건 그 사람처럼 되고 싶어 한다는 의미다. 부러워 괴로워 말고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넘사벽을 넘어보려고 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최대한 가깝게 나를 끌고 가는 것, 내 주변을 조금씩 달리해보는 것, 부러움은 작은 변화이자 시작인 셈이다.

 

직장인이라면 새겨들을 챕터가 관계에 관한 것이다. 직장에서 절친을 만들려 애쓰지 말 것, 작은 적을 큰 적으로 키우지 말 것, 어지간한 일은 그냥 넘어가고 등을 돌리고 있는 사람 다시 마주하기 등은 필요한 조언들이다. 특히 마음의 온도가 높은 사람을 곁에 두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꿈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꿈틀거림"이다.

무능과 싸울 때 비로소 유능해진다.

 

가진 것 없는 나도 할 수 있는 재테크가 있다. 나라는 자산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다. 무엇보다 불행하다고 느낄 땐 책을 읽어야 한다. 불행할 때 몰입할 수 있는 책이 나를 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으로 배운 절반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나머지 절반을 채워갈 수 있기에.

 

질병은 모든 이들을 피로하게 만든다. 그럴 때일수록 책을 가까이해야 한다. 고전을 읽고 삶의 지혜를 찾고, 계발서로 일상을 점검하고, 에세이나 시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야 한다.

나도 그랬듯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도 이 책이 희망의 불씨가 되길 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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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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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이 덜 아프고 덜 부끄럽고 덜 두렵기 위해서는 고독한 몽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명제를 두고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바라는 나 사이의 간격을 좁혀 나가야 한다. 물론 경험만큼 확실한 교훈은 없다. 하지만 한 사람이 짊어지고 갈 경험의 양은 한계가 있고 깨우침의 질도 스스로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책은 중요한 멘토가 되어준다.

 

나는 20대에 놓쳐버린 기회보다 놓쳐버린 감성을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부재를 보며 나의 20대를 떠올려보았다.

그때의 나는 세상을 몰랐고, 관계는 서툴렀고, 두려움만 컸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무 생각 없이, 계획 없이, 열정 없이 살아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청춘이라서 가지는 고민을 건너뛰며 떠밀려오다 보니 남들보다 뭐든 느렸다. 그렇다고 현재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십 대 내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했더라면 좀 더 나은 내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책은 더할 나위 없이 귀한 멘토다. 이십대를 향한 메세지라는 콘셉트로 책을 집필했다고 하지만 이는 현대인이라면 갖추어야 할 기본 가치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무 개의 키워드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이십대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나의 가치관과 타인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울퉁불퉁했던 내 모습을 조금씩 다듬어 가게 된다.

 

스무 개의 명제 중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명제가 있을 것이다. 보고 싶은 부분부터 봐도 무방하다. 구성도 딱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글과 잘 어우러지는 사진은 두 배 이상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는 가족(내 삶을 지켜보는 최고의 관객)을 먼저 보고 우정(이런 친구라면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을 보았다. 사회적 위치보다 아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야 하는 위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믿음이다. 기다릴 시간에 기다려주고 책임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서로를 질타하지 않으며 각자의 시간과 삶을 살 수 있도록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함을 새겼다.

 

중요 순서도로 정리한 것은 아닐 테지만 우정이 제일 먼저 등장한 걸로 봐선 우리가 제일 많이 고민하고 상처받고 힘들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도 우정이라 하면 내 편을 만드는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편을 만드는 것은 인간관계를 편협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뜨끔했다. 불편한 관계는 무조건 피하려고만 했었는데 그러한 관계에서 내가 성장한다는 걸 뒤돌아보니 알겠다. 달콤한 말만 늘어놓는 관계에 익숙해져 있다면 그 관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시간은 웬만해선 사람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공간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이는 여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현재 내가 이십대를 돌아보며 후회하는 게 딱 두 가지가 있다. 여행과 독서다. 난 두려움이 너무 커서 내가 있는 자리를 떠나본 적이 없다. 나는 스스로 길치가 되어갔고 늘 제자리였다. 그때 조금만 용기를 냈더라면 분명 나의 내면은 더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작가가 여행길 위에서 차이를 통해 동질성 회복 -p.41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듯이 여행의 묘미를 일찍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요즘 내가 자주 하는 고민은 내가 빛날 때가 언제인가이다. 사십대에 나는 얼마큼 빛나는 순간들을 만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빛날 순간들을 맞이할 것인가로 말이다. 하지만 알았다. 재능이라는 것은 노년을 밝혀주는 등불이며 재능의 비결은 매일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라는걸. 결핍에서 오는 두려움과 질투에서 오는 도화선을 잘 결합하면 재능을 만날 수 있다. 내가 글을?이라고 여겼던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니 때론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신기할 때가 있다. 재능이 있든 없든 내겐 즐거운 일이고 나를 던지는 시간만큼 나를 반짝이게 한다.

 

 

 

 

각종 트렌드를 반영하듯 이십대를 지칭하는 수식어들이 우프긴 하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계속 아파하게 내버려 두면 심각하게 병들어 갈 수 있다. 새로운 것에 쫓기고 새로운 기술에 빠져 사는 동안 남에게 나를 대입하고 맞추려 하다 보면 끝도 없는 절망감과 허탈감에 빠지기 쉽다. 이십대는 온갖 세상 소리에 반응이 빠르고 쉽게 현혹된다. 오죽하면 이상한 종교나 단체에서 가장 유혹하기 쉬운 타깃을 이십대로 정하겠는가.

 

행복이라는 강박증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를 알기 위해서, 진정 나답게 하는 게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 삶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이러한 고민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협한 이념과 제도에 빠져 시야가 좁아지고 점점 이상한 광기에 집착하기도 한다.

 

이십대가 당당했던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시간이 지나 그때를 떠올리면 너무나 서툴러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세상 사는 법을 몰라 맨땅에 헤딩하면서 지나야 했던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모습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길도 잃어보아야 지나온 길을 더 기억하게 되듯 소중한 배움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성장하고 배우는 것이다.

 

매번 지금이 더 힘든 것 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만 이 책이 재출간된 데는 분명 어느 시기를 지나든 청춘들이 갖는 고민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당당한 삶을 위해서라도 멘토가 되어 줄 책 한 권 곁에 두면서 이십대를 지내보는 건 어떨까. 누군가가 놓쳐버린 감성들로 영혼에 건강함을 채워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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