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은 영어로 달린 부제 그대로이다. ‘미래의 시신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 시작 전 ‘부제가 너무 과하고 자극적인데?‘ 하는 사전검열식 우려는 그저 우려였을 뿐... ‘죽음‘이라는 주제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면의 소재들이 과감하고도 풍부하게, 때로는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으로 다루어진다. 한마디로 ‘죽음의 성찬‘이요 ‘죽음의 폭포수‘다. 피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햇볕처럼 폭포수처럼 마구 쏟아진다. 그러나, 무수한 ‘죽음‘에 대한 거부감도 곧 사라질 정도로 몰입감은 고조된다. 완화의료팀 간호사 겸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만이 풀어낼 수 있는 얘기들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얘기들...
살아있는 몸의 주인이자 하나의 자아로서 그리고 미래의 ‘시신‘으로서, 읽는 내내 실존적 아픔과 고뇌, 번민에 휩싸인다. 말 그대로 ‘memento mori‘를 마주한다. 인생의 고통과 즐거움의 핵심이 ‘취약성‘과 ‘비영속성‘이라는 구절에서는 종교적, 실존적 큰 깨달음과 함께 내면의 울림이 있다.
※ ‘위태로운 아름다움... 우리는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영원할 수 없어 고귀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 사실을 늘 잊고산다... 금세 사라지고 말 취약성(fragility)이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 ˝고개를 돌리지 마라, 너희도 이러할지니라.˝
※ ˝어찌 이와 다를 수 있겠나?... 자넨 뭘 기대했단 말인가?... 뼛조각 몇 개 말고 도대체 뭘 기대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