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땐 그냥 울어
스즈키 히데코 지음, 이정환 옮김, 금동원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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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주 전, 대기업 부사장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졌다. 누구나 부러워하고 감히 엄두도 못내는 직업에 출중한 능력을 겸비한 그는 진정 행복하지 않았던 것일까? 인간의 행복은 명예, 돈, 능력 등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마음에 따라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힘들 땐 그냥 울어』는 행복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이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펼쳤던 나는 행복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마치 탈무드의 "행복판"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많은 깨달음을 내게 가져다주었다.
인간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일은 가장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일을 당한 이들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을 포기한 채 자신을 책망하고 자기학대에 이르게 된다. '왜 그랬을까? 만약 내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같은 식으로 책망하고,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고자 무의미하고 끝이 없는 Why?(왜?) 비관론을 펼친다. 이 점에 대해서 『힘들 땐 그냥 울어』의 저자 스즈키 수녀는 간단명료하게 답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고. 또한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책망하는 일은 하지 말자고. 또 앞으로의 희망적인 일들만 생각하자고 일러준다.

『힘들 땐 그냥 울어』는 내 주변사람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가족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쓰나미 사고로 살아남은 젊은 부부이야기가 기억난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은 매일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는 부모가 아찔했던 순간 떠올랐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서 기도를 해 준다는 사실만으로 삶의 의지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덕분에 매일 새벽 못난 자식을 위해서 기도하시는 나의 부모님 생각에 코끝이 찡해졌고 가슴에는 감사함이 채워졌다. 이제 나도 부모님을 위한 기도를 하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힘들 땐 그냥 울어』는 내 가족이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고 한다. 나와 내 가족만의 행복은 언젠가는 퇴색된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이다. 인간은 혼자 살수 없다.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스즈키 수녀는 말한다. 남에게 선행을 베푼다는 건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그저 미소 짓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 그러면 그 미소가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 기쁨으로 온다는 것이다. 매일매일이 불행한 할머니가 타인의 생일에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몰래 가져다 놓기 시작하면서 할머니는 행복해진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것마저 잊게 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꽃선물을 했던 천사의 정체를 알게 된 사람들이 할머니의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선물을 놓아둔다. 이 이야기를 읽는 나도 행복해지는데 할머니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라는 상상을 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거동조차 불편한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이다음에 뭐가 되고 싶냐?"는 물음을 듣는다. 이에 할아버지는 "새를 바라보며 모이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구나."라고 대답한다. 손녀의 "할아버지는 분명 그렇게 될 수 있어요. 새들이 할아버지 옆에 와서 먹이를 먹을 거예요."라는 말로 인해 그 믿음대로 이뤄졌던 일화는 정말 감동이었다. 먼저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고, 그 다음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마지막은 그대로 실천하면 믿음의 강한 힘이 발휘된다.
나에게 『힘들 땐 그냥 울어』는 희미해서 어렴풋하게만 보이던 행복을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도움을 준 고마운 작품이고 앞으로도 나를 응원해 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이젠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이다음에 뭐가 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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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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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덧없음을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외치고 있다. 본인도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작품의 초반에는 통속적인 연애소설이려니 생각했다. 새벽, 우유부단한 베르나르가 사랑하는 조제에게 전화를 걸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베르나르가 원하는 조제가 아닌 조제의 새로운 애인, 자크가 베르나르의 전화를 받게 되는 장면도 흔히 볼 수 있는 통속극의 주된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연애소설에서 볼 수 없는 작가만의 차가운 시선이 『한 달 후, 일 년 후』에는 있다.

자신을 끔찍이 사랑하는 아내가 있음에도 옛 연인을 사랑하는 남자, 베르나르.
옛 사랑을 보낸 뒤 새로운 사랑을 확신할 수 없어 마음이 복잡한 여자, 조제.
남편만을 바라보며 그의 사랑을 원하는 젊은 부인, 니콜.
사랑 그대로만을 볼 줄 아는 조제의 새로운 사랑, 자크
매력적인 여배우를 사랑하게 된 중년의 남편, 알랭.
남편의 마음을 알지만 짐짓 모르는 척 하는 중년부인, 파니.
치명적 매력으로 타인의 마음을 손쉽게 얻는 여배우, 베아트리스.
베아트리스의 사랑만을 갈구하는 순박한 시골 청년, 에두아르.
베아트리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능력남, 졸리오.

『한 달 후, 일 년 후』에는 9명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 작품을 읽기 전부터 유명한 '조제'는 일본영화를 통해 자주 언급되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가장 익숙한 조제와 공감대를 함께 하면서 글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점점 조제가 아닌 베르나르의 마음으로 공감대를 옮겨가고 있었다. 나에게는 베르나르의 마음이 가장 와 닿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자신을 매우 사랑하는 아내가 있지만 조제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베르나르는 결단성이 없는, 내가 싫어하는 캐릭터 중 하나이다. "조제를 그토록 사랑하면 아내에게 더 이상 몹쓸 짓을 그만하고 태도를 분명히 하란 말이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역으로 베르나르의 답답한 태도가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었다. 솔직히 베르나르야말로 우리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작품의 말미에 베르나르와 조제는 만난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그와 새로운 사랑을 확신한 그녀의 대화이다.
베르나르 입장에서는 끝까지 당신을 사랑하겠노라는 의미로 던진 의미심장한 말이고, 조제 입장에서는 인간의 사랑하는 감정이 세월 앞에서 얼마나 덧없는가를 인정하는 말로 나는 해석하고 받아들였다.

사랑에 빠진 인간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원에서 자칫 조금이라도 금을 밟게 되면 아름다운 세상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게 된다. 차라리 원 밖으로 나오면 지옥탈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원 밖으로 나오기란 매우 어렵다. 내가 아닌 타인을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간의 사랑은 덧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덧없다"는 "무의미하다"가 아니다. 『한 달 후, 일 년 후』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지 않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사랑을 바라본 작품이다. 작가의 시린 시선으로 1957년에 태어난 이 작품은 지금 읽어도 전혀 구태의연하지 않다. 앞으로 50년 뒤에 읽게 되더라도 『한 달 후, 일 년 후』는 그 반짝임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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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배회자 우먼스 머더 클럽
제임스 패터슨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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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밤의 배회자』는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시드니 샐던'이나 '존 그리샴'은 알지만 작가 '제임스 페터슨'은 『한밤의 배회자』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제임스 페터슨'은 꼭 기억해야할 작가가 되었다. 1억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또 글 속으로 한없이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글이든 초반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느라 독자의 입장에서 크든 작든 지루한 기분이 들게 된다. 지루함이 금방 떨쳐지면 책을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이고 지루함이 점점 커지면 그 책은 손에서 놓게 된다. 바쁜 요즘을 살아가는 독자이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후자 쪽을 경험했으리라. 하지만 작가 제임스 페터슨은 매우 영리한 사람이다. 그는 이러한 지루함을 차단해버리는 구성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2장 이내의 분량으로 각 플롯을 구성하여 총 139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 속의 장면(씬:scene)을 각 장으로 분리시킨 느낌이 든다. 이런 구성은 처음부터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는 효과를 주는 듯 하다.
현장에서 뛰고 싶은 열혈 부서장 린지, 린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항상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 검시관 클레어, 좌충우돌 성격만큼 사건을 한 눈에 바라보는 기자 신디, 이번 시리즈에서 어머니를 잃게 되는 전도유망한 변호사 유키. 네 여인들은 우먼스 머더 클럽 시리즈의 붙박이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린지의 현장 동료로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재코비 경위, 출중한 외모에 능력까지 두루 갖춘 꽃미남 컨클린 형사. 이 두 사람도 빼놓으면 섭섭한 인물이다.

『한밤의 배회자』는 캐딜락 안 시체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신원불명 여인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이어 재규어 안에서도 시체가 나온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시립병원에서 원인모를 사망환자가 줄을 잇는다. 두 가지 사건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작가의 솜씨는 매우 대단하다. 두 사건 중 "한밤의 배회자"가 저지른 사건은 약물착오로 사망한 병원이야기이다. 린지와 재코비가 열심히 캐딜락 아가씨와 재규어 아가씨를 죽인 범인을 잡는 동안에도 나는 샌프란시스코 시립병원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악마가 누구일까, 하고 추리를 했다. 가장 의심이 가는 인물은 절대 범인이 아니라는 추리소설의 기본 원칙부터 가장 착하고 조용한 사람이 100% 범인이라는 최종 원칙까지 차곡차곡 머릿속에 정리했다. 하지만 작가는 가장 유력한 범인용의자인 가르자를 그가 잡힐 때까지 계속 의심이 들게 서술한다. 가르자가 정말 범인이었나, 이러다 끝까지 범인을 못 잡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진짜 "한밤의 배회자"가 붙잡혔을 때 나는 진심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한밤의 배회자"에 대해서 약간의 플롯을 덧붙인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오랜만에 말 그대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한밤의 배회자』는 미국의 유명 시리즈인 CSI를 보는 것 같았다. 살인 현장이나 사체를 검사하는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CSI가 떠올랐다. 이 점은 내게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다가왔다. 활자는 바로바로 머릿속에 영상화되었기 때문에 더욱 즐겁게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 제임스 페터슨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한밤의 배회자』의 감독이 되어 본 것이다. 『한밤의 배회자』의 감독이 되고 싶은 독자는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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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랑의 실험 - 독일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알렉산더 클루게 외 지음, 임홍배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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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독일문학을 즐겨 읽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괴테, 카프카, 헤쎄와 같은 훌륭한 문호들이 즐비한 독일문학은 많은 작품들이 출간되어 있고 그만큼 독자의 선택 기회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흔히 "단편"은 짤막하게 지은 글, 쉽고 간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고 한다. 나는 어떤 큰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글은 방대한 분량의 장편이라고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호프만의 『모래남자』를 읽은 후 "단편"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게 되었고 단편문학의 예찬론자가 되었다. 그러나 단편을 찾기는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선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독일문학에서조차 단편은 변두리 장르에 속해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단편문학에 목말라하던 차에 창비에서 국가별로 단편들만 모아놓은 세계문학을 출간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가장 관심 있는 독일편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창비세계문학 독일편은 무려 17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 17인의 단편 17작품!
괴테, 카프카, 헤쎄, 토마스 만, 크리스토프 하인처럼 익숙히 잘 알고 있는 작가,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와 작품은 알고 있지만 이름은 몰랐던 작가를 만난다는 사실에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기대만발이었다. 그리고 17편의 단편을 흡수한 지금, 17인의 작가는 나의 기대를 200%이상 충족시켜주었다.

먼저 구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유럽 중부에 위치한 독일에 대해 아시아 동쪽 대륙 끝에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정확히, 제대로 알 길이 별로 없다. 그래서 그들만의 역사가 등장하게 되면 나의 이해도는 상당히 낮아져 공감대가 떨어지는 경우가 간간이 있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옮긴이는 이에 대한 도움으로 괄호의 형식을 빌어서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준다. 책을 읽는 내내 옮긴이의 설명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옮긴이는 헤벨의 "뜻밖의 재회"를 제외하고 각주가 아닌 괄호설명을 선택했다. 나는 옮긴이의 설명을 환영하지만 각주는 비교적 좋아하지 않는다. 읽는 과정에서 각주가 등장하게 되면 내용의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론 개인적인 성향이지만) 괄호설명은 각주에 비해 책 읽는 작업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연스런 우리말 원어표기법을 사용한다. 이 독특한 표기법은 전부터 창비에서 선호하는 형식이고 이번 작품도 고수하고 있다.

첫 번째 작품으로 등장하는 "정직한 법관"은 괴테의 작품이다. 괴테의 작품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 작품은 전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쉽게 읽혀지지만 인간의 심리묘사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구체적이며 매력적이다. 왜 그를 세기의 천재 작가라고 부르는지 수긍이 가는 멋진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인 "기발한 페르머"는 장화 신은 고양이로 유명한 작가 티크의 작품이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모두 머리 속 나사가 하나씩은 풀린 것 같았다. 주인공 페르머는 정신착란증에 걸린 돈키호테형의 인간형이다.
클라이스트의 "주워온 자식"은 인간에 대한 부정적 성향을 강하게 서술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짧은 약 2장 분량의 "뜻밖의 재회"는 강한 여운을 주는 작품으로서 눈 여겨 봐야 할 작품이다. 시간의 흐름을 역사적 사건의 순차로 나열한 점은 정말 대단했다.
네 하인과 주인의 이야기인 "672일째 밤의 동화"와 믿음과 불신에서 반목하는 "장님 제로니모와 그의 형", 집착증에 시달리는 "광고물 폐기자", 영화감독다운 의미심장한 반짝거림을 드러낸 "어느 사랑의 실험", 안타까움 백만 배 요르단 할머니 "개 짖는 소리" 등은 쉼 없는 인간의 심리묘사를 따라잡는 재미가 쏠쏠했다.

장편이 아닌 단편으로도 충분히 작가의 사고를 독자에게 전할 수 있다. 짧고 효과적으로 전해오는 작가의 생각은 장편보다도 강렬한 무언가가 있음에 확실하다. 창비에서 엄선된 다수의 단편으로 구성된 세계문학 독일편은 내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5년의 긴 시간을 들여 작품을 엄선하고 작가의 문체를 살리기 위한 공을 들인 노력의 흔적이 역력히 눈에 들어오는 시리즈이다. 멋진 작가의 멋진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 노력의 결과물을 선택하길 바란다. 국내에 처음 번역된 작품인 만큼 새로운 세계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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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어제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아주 "극"도로 "심"하게  추천!!
나도 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현재 읽어야 할 책이 쌓여서 미뤄두고 있는 책......

 친구 왈 : 너가 빨리 읽고 우리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꼭!!!

책까지 빌려준다길래 일단은 다음에 빌려주라고 말했다.
내 친구에게 기쁨을 준 이 책,
나도 꼭 읽어보고 싶다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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