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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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높은 슬픔

가까운 존재를 떠나보낸 상실감은
장례절차가 끝난 후
밀도 높은 슬픔으로 찾아왔다.

사람들의 포옹, 사람들의 말,
사람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
결국 상실 이후에도 살아가야 할
나의 삶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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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또 만나
 


눈가를 적시면서 읽었던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마지막까지 남는 감각이 청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들을 수 있다고.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순간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 고민하는 저자와 그에 대한 답을 하는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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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겠지. 그래도 마지막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이 말을 들려줄 것 같아."

"어디선가 우리 또 만나자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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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우리 또 만나자'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마음이 편안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말 안에 담긴 수많은 의미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신과의 인연이 참 좋았고 그랬으니 우리 다음에도 또 만나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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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한 사람의 삶이 이렇게 끝날 수 있는지. 비밀로 간직할 테니 누군가 슬며시 내게 '할아버지는 사실 다른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말해줬음 싶었다.
p135



맛있는 것을 같이 먹고 싶고, 나란히 걷고 싶고, 다시 한번 옆에 앉고 싶고, 전화를 걸고 싶다는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 직후에는 이전과 다르게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 기다리고 있다.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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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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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 가는 에세이
안톤 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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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솔직 담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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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된 번역가

저주 토끼, 대도시의 사랑법

이 두 작품이 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되었다는 기사는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번역가의 작품으로, 이 상이 번역가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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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부커상 국제 부문은 작가만이 아닌 번역가에게도 주는 상이다. 즉 그 책의 원서에 수여한다기보다는 영문 번역본에 수여하는 상이다.

부커상은 영역본 번역가로서 노릴 수 있는 최고의 상이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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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휘청이고 돌아갈지라도, 번역가 안톤 허는 하나의 길을 갑니다.

반항기 충만함으로,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라고 뻐기는 듯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부분은 다릅니다.

문학이 좋아서, 번역이 좋아서.
그래서 이 길이 아니면 안 되었다고.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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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 보라며 그들에게 희망고문을 할 생각은 없다. (...) 긴 공백 기간 생존을 위한 안전한 돈벌이도 모색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각오한 후 계속 문장을 갈고닦으며 이것저것 시도하길 바란다.

그리고 반드시 두둑한 배짱을 갖고 시작하도록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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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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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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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이, 학력, 직업, 거주지, 건강 상태는 변하는 것이고, 이런 조건에 따라 약자로서의 정체성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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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고백
 


미주, 주나, 진희는 고등학교 1학때 같은 반에서 만났습니다. 세 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성향을 가졌지만 분명 서로를 잘 이해하고 좋은 친구라고 믿으며 함께합니다.

 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지. 그리고 그럴 수도 없을 거야. 진희와 함께할 때면 미주의 마음에는 그런 식의 안도가 천천히 퍼져 나갔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p117

그러나 어느 날 진희가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지만 혼자 끙끙 앓고 있었던 사실을 고백합니다.

그런 진희의 용기 있는 고백에 주나는 말로, 미주는 눈빛으로 상처를 건넵니다. 그렇게 진희는 그들의 삶에서 떠나가게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타인의 얼굴 앞에서 거스를 수 없는 슬픔을 느끼니까, 너의 이야기에 내가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이 너에게 또 다른 수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은 채로.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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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인을 믿고 의지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상대가 있어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가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상처 입을 것을 알면서도, 지나고 후회할 걸 알면서도 결국 감행하기도 합니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 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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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주,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우리는 언제든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속에서의 사람들의 이중성 또한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마치 내가 사회적 약자가 될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그들을 여실히 외면하는 그런 이중성까지도 말입니다.

 서영동 학교들은 입시 성적이 좋지 않다. 서영동 아이들은 그런 서영동 학교를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백은빌딩 학원은 떠나지 못했고, 서영동 인근의 아이들은 백은빌딩으로 학원을 다니면서도 굳이 서영동을 우습게 생각하고 싶어 했다. 들어오고 싶은 욕망과 나가고 싶은 욕망이 섞여 부글부글 끓는 곳.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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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 건물 중간에 들어오는 요양원 건물, 그 사실을 알게 된 상가 사람들과 근처 아파트 입주민들은 거칠게 반대합니다.

고령화 시대, 노인시설의 필요성 모두 인정하지만 그게 내 동네, 내 건물 옆일 수는 없다는 이기심과 욕망이 엉켜 붙습니다.

그리고 그 욕망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또다시 변해갑니다. 그리고 언제든 자신이 그 상황이 될 수 있음을 느낀 자리에 부끄러움이 남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저는 아무 생각이 없고 이런 제가 한심하고 답답하고 부끄러워요. 부끄럽다고요. 이제 와 부끄럽다고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요. 경화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그리고 그 마음이 염치없어 부끄러웠다.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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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윤, [밤은 내가 가질게]
 서유미, [에르트]
 서고운, [빙하는 우유 맛]
 최은영, [고백]
 김 숨,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김지연, [공원에서]
 조남주,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김미월, [중국어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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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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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해 주는 부모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이유정.김형욱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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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라' 탈무드에 나오는 이 말을 누구나 한 번쯤을 들어봤을 듯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물고기를 잡을 생각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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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교육하면서 만나는 궁금증이나 문제들을 영화 속 상황으로 풀어내는 게 특징인 책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 속 인물들의 상황과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하는 과정들을 통해서 부모의 지지와 아이의 공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집중을 잘하지 못할까?
★분명 다 아는거라는데, 왜 시험만 보는 틀릴까?
★아이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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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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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스마트폰에 빠질까?

가만 생각해 보면 중독의 대상이 달라졌을 뿐, 우리의 일상에서 중독 문제는 지속적으로 있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좀 쎈 녀석이 나타났을 뿐입니다. 그것도 대중적으로 말입니다.

★첫 번째, 무료함
★두 번째, 외로움
★세 번째, 좌절감
★네 번째, 스트레스


'레디 플레이어 원'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심심한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현실의 답답함과 스트레스는 잊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아이들. 너무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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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여가시간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보낼 수 있는 무언가를 아이에게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신나게 놀거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찾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대상을 찾아 충족하려 할지 모른다. 아이가 스마트폰에 너무 몰두한다면,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있는지 헤아려보는 게 좋다.'

★'스마트폰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다. 스마트폰처럼 중독성이 높고 큰 자극은 오히려 뇌에 부담을 준다. 또한 강한 자극으로 감정을 빠르게 무마해버리면 스트레스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부터 스마트폰은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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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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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믿는다 -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이지은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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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믿는다'라는 책 제목이 너무 좋았기에, 한눈에 꽂혔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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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나는 나를 잘 몰랐다.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건 끊임없이 나를 만나는 일이었다. 처음 겪어 보는 외로움, 내 마음인데도 어쩌지 못하는 우울함, 말하고 싶지만 차마 꺼내지 못하는 감정들 때문에 거울 속의 나는 때때로 타인처럼 생경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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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으킨 건 결국 15년 전의 나였다
 


 오랜 된 일기를 다 읽고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지나 버린 시간만큼 스스로 많이 변하고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는 그때의 고민 많은 젊음이 그대로 나이만 먹은 버전일 뿐이었다.
p75


 내가 허전해하던 삶의 무언가는 결국 '꿈'의 부재였다. 다시 꿈을 꺼내고 그 여정에 조금씩 다가갈 용기를 갖게 되면서, '오늘'은 할 일을 하나씩 쳐내는 하루가 아니라, '성의 있게 보내야 할 시간'이 됐다. 그렇게 쌓아가는 과정이 곧 결과라는 걸 인식하게 됐다.
p77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지워나가야 할 순간이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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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선을 넘는 연습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건 훨씬 더 큰일처럼 느껴진다. 경험은 많아져도 이상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두려움이 커진다.
p227

 나이를 비롯한 내가 가진 숫자들을 살짝 지워 본다. 내 키와 몸무게, 통장에 있는 자산, 경력 등의 기록을 지우고 남는 내 모습은 무엇인지. 그 숫자들 때문에 오히려 기가 죽고 마음이 더 연약해진 건 아닐지.
p229


평생이 인생이라는 과목을 붙들고 사는 학생인데, 나이에 너무 기죽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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