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는 말보다 그림을 먼저 배운다 - 생각하는 아이를 만드는 프랑스 교육의 비밀
신유미.시도니 벤칙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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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는 말보다 그림을 먼저 배운다 / 신유미·시도니 벤칙 지음


 

우리나라보다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나라들, 예를 들어 독일이나 프랑스나 스칸디나비아의 나라들의 교육방식은 늘 우리의 관심의 대상입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의 미술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문화와 예술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나라이지요. 창의력과 인문학이 생존 전략이 된 요즘 프랑스의 미술 교육의 노하우를 통해 창의력의 비결을 엿볼 수 있어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아이들은 왜 다르다는 거야?"



한국 엄마 vs 프랑스 엄마



아이는 태어날 당시 4kg이었고, 돌 즈음엔 거의 14kg까지 나가는 우량아였다. 그런 아이를 데리고 외출복을 입히고, 아기 띠로 메고, 기저귀랑 물, 간식, 물티슈 등등을 챙겨 문화센터에 다녀오면 진이 다 빠지기 일쑤였다. 막상 집에 돌아오면 오감 자극 수업은 그걸로 끝이었고 그 이상의 놀이로 이어지지 못 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아이를 위해서라기보다 아이에게 뭔가 해줬다는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해서였던 듯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같은 한국 엄마로 매우 공감 되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를 데리고 문화센터 한번 안 가본 엄마가 드물 정도로 흔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될까 부지런히 오감을 자극한다는 수업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고, 관련된 전집이나 교구를 집에 들입니다.


반면에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에게 위험하지 않는 내에서는 아이 맘대로 하게끔 내버려 두고, 활동 시간을 정하지 않고, 체험하게 해준답니다. 문화센터의 수업과 집에서 엄마와 보내는 시간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아이가 원할 때 시작하고 그만 둘 수 있어서 아이가 마음껏 오감으로 체험한 것들이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이 됩니다.  


 

어느 날, 프랑스 엄마들과 그 가족들의 삶 속에서 배운 대로 한 발짝 물러서서 아이의 평범한 하루를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가만 아이를 관찰해보니 내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아이는 매 순간 스스로 탐색하며 자연스럽게 오감 자극을 받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하루 속에서 아이 스스로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는 대신에 프랑스 엄마들은 아이와 보낸 평범한 일상을 빈 노트에 기록합니다. 이런 노트를'카비에 드 바캉스'라고 한다네요. 아이와 주어온 나뭇잎, 그때 아이가 먹은 사탕 껍질이나 찍은 사진 같은 것도 붙여둡니다. 이런 하루가 모여 아이의 성장 기록이 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손을 놓는 순간을 통해 아이들이 창조적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가장 창의적이 되어 스스로 몰두할 아이디어를 찾고, 생각해내고, 그림을 그릴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부족한 건 오감 체험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할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빈둥거릴 시간, 그래서 스스로 무언가 재미있는 거리를 찾아낼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서 아이가 창의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미술 교육


한국 나이로 네 살부터 다니는 프랑스의 유아학교(우리의 유치원)에서는 약 3개월 단위의 테마를 중심으로 언어, 체험, 신체, 미술 활동이 연계해 수업이 이루어진답니다. 한두 시간

안에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어내는 우리의 미술 수업과는 다르게 3개월의 긴 시간을 두고 작업을 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테마 선정과 진행방식은 선생님에게 맡겨져 있어 담당 선생님에 따라 개성 넘치는 수업이 진행 된다고 합니다.


 

 

 


프랑스 엄마들은 한 번도 언제 완성되는지 묻지 않는다. 간혹 묻는 건 "오늘은 뭘 했죠?" 정도다. 반면 한국 유치원에서 진행되는 클래스에서의 부모들은 한 달에 작품을 몇 개 만드는지 가장 궁금해했다. 아마도 과정을 중시하는 프랑스 교육 문화와 결과를 중시하는 한국 교육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

 


프랑스에서는 식당 같은 곳에서 종이나 냅킨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타블릿을 쥐어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네요. 식사를 기다리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이가 가족의 대장이 아니라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다른 가족 구성원에 대한 배려심을 갖도록 부모가 알려준다는 뜻이겠지요. 미술을 통해 인성 교육까지도 하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습니다.


부모, 창의력 발달의 조력자가 되라


아이들의 미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부모가 미술에 재능이 있어야 하는건 아니라고 합니다. 아이가 원할 때 쉽게 미술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료를 한 곳에 모아주고 아이의 그림을 잘 보이는 곳에 보기좋게 전시해주고 작품과 관련한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미술 활동을 같이 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하나. 다양한 재료를 쥐여주기


물감, 수성펜, 잉크, 두꺼운 분필 등 아이가 다양한 재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어린아이는 입에도 가져갈 수 있으니 해가 없는 재료로 준비합니다. 손으로 충분히 느껴봤다면 붓이나 면봉, 작은 나무토막, 칫솔, 포크, 코르크 마개같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보록 합니다. 책에서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자동차 장난감으로 그림을 그려보도록 한 선생님 이야기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둘. 아이의 작품을 돋보일 수 있게 해주기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의 그림이나 작품을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하고 집을 방문한 친지, 친구들에게 그림을 소개하고 생일 같은 날은 아이가 그린 그림을 선물하도록 합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칭찬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아이들은 미술 활동에 대한 동기 부여를 갖게 되고 동시에 유아학교생활에 더욱 적극적이 된다. 그래서인지 많은 프랑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작품을 버리지 않고 소중히 간직한다.



셋.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아이의 작품이나 그림을 보고 "잘했네"보다는 아이가 선택한 컬러, 재료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어떻게 시작된 작품인지, 무얼 의도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더 좋다.


아이가 그림이나 만들기를 해서 보여주면 저도 "잘했네"가 응답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선 고쳐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작품은 잘하고 못하는 게 없기 때문이랍니다. 대신에 "파란 토끼를 그렸구나."와 같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왜 그렇게 했는지 묻도록 바꿔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이 책의 후반에는 프랑스 여섯 가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서래마을에 사는 프랑스인 가족부터 한쪽 부모가 한국인인 가족 등 다양한 프랑스 가족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잡지에 나오는 가족들처럼 이야기도 사진도 예쁘긴 한데 저한테는 역시 남의 나라 얘기네요. 그중 아이와 같이 작품을 그리는 아빠들 이야기는 무척 인상적이고 부러웠습니다. 벽난로 앞에 세워둔 아빠 그림에 아이가 낙서를 하면서 시작이 되었다네요. 아이의 낙서를 혼내지 않고 같이 그림을 그려볼 생각을 하다니 참 멋져 보였습니다.


 

 

 


책 말미에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미술놀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맘에 드는 걸 골라서 해볼 수도 있고, 우리 가족만의 놀이를 생각해 보는데 참고로 삼아도 좋겠네요.

 

 

 

 



책에서 '떼따'라고 표현된 그림들입니다. 프랑스어로 '얼굴 큰 사람'이라는 뜻이라네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보이는 모습이랍니다.

 

 

 

 


아래 그림은 아이가 어렸을 때 그린 수많은 '떼따'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 아이와 한국 아이가 그린 그림이 비슷하다니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수많은 아이들의 그림이 실려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을 감상해보세요~ 


 

 

아이가 미술을 표현 수단의 하나이자 놀이로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데요. 막상 저는 미술엔 재능도, 아는 것도 없어서 아이가 커가면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주어야 하는지,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기는 한 건지 고민들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제가 미처 다 적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럼 궁금했던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어서 다 읽고 나서 속이 시원했던 책이었습니다. 

엄마표 미술 놀이를 생각하거나 하고 계신 분께 꼭 권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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