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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사용설명서 - 50대까지의 인생과 60 이후의 인생은 뇌가 살아가는 목적이 다르다
구로카와 이호코 지음, 명다인 옮김 / 지상사 / 2024년 5월
평점 :
저자는 이 책 이전에 이미 <... 사용 설명서> 라는 제목의 책을
시리즈로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올해 64세의 저자는
물리학을 전공했고 컴퓨터 제조사에서 AI개발에 종사했었다.
2003년부터는 주식회사 <감성 리서치>대표를 맡고 있단다.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부터 흥미를 느끼며 꽤 문장력이
좋은 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사람들이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사랑 받고 존중 받으며 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생식을 위해서란다. 생식이란 이 지구상에 사는
생물들의 뇌에 입력된 최우선 임무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생물은 멸종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이이를 낳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뇌는 생식 본능으로 움직인단다. 인류의 여성들에게
혼자 하는 육아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당연하게 무리에서
배척 당하지 않고 좋은 인간 관계를 쌓는 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했다. 남자들 또한 수 만년 동안 단체로 사냥을
다녔단다. 따라서 인류에게
< 무리에서 배척 당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주요 인물이
되겠다>는 본능은 생식의 기본 중 기본이란다.
저자는 60 넘어서 까지 한창 생식 중인 사람처럼 올바른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고,손주 또한 올바르게 크길 바란다면 끝내
자신도 괴로워지고 아이들도 짜증이 난다고 했다.50대 까지를
생식 기간이라고 한 저자는 생식 기간이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간이 아니라 자녀가 독립할 때 까지가 생식 기간이라고 했다.
애초에 <두뇌 회전이 빠르고 외모도 스타일도 좋다>가 인생의
지침이 되면 괴롭다는 저자.이런 것들이 인생의 지침이 되면
치매가 무서워지고, 늙어가는 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두려워진다고
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이 책은 제목처럼 젊은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20대 이전부터 대개의 사람은
저자 표현대로 무리에서 주요 인물이 되겠다는 생식 본능에
충실하지 않은가 말이다.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었다. 6장 모두 신경 쓰는 마음
내려놓기에 대한 내용이다.젊음에 대해, 치매에 대해,자녀에 대해,
늙음과.죽음에 대해 ,남편에 대해 친구에 대해 신경 쓰는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했다.저자는 독자들에게 여러 종류의 신경 쓰는
마음을 버리라고 했다.
여자는 나이 들면 남편보다 여자친구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저자는 친구에 대해서 신경 쓰는
마음도 내려 놓으라고 했다. 그대신 친구가 서운하지 않게
혼자 느긋하게 지내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다.
그리고 타인이 쉽게 들어 올 수 없는 나만의 경계선을
확실히 세우라고 했다.푹 빠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음
좋다고 했다. 댄스, 영어 회화, 추리 소설 읽기, 한국 드라마 보기,
게임,낱말 퍼즐, 자격증 시험 도전 등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열심히 할 수 있는 걸 만들어 보라고 했다.
60대 부모가 자녀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게 자녀에게
나쁘다는 대목이 있다. 자녀는 몇 살이 되어도 엄마의
표정과 말에 의외로 깊은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부모의
걱정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면 자녀는 부모가 바란
세상보다 더.작은 세상에 살게 된다고 했다. 성인 자녀를
둔 60대 부모의 역활은 떠오르는 대로 모든 걱정을 말하지
않고 자녀의 살아가는 방식을 긍정해 주는 게 좋다고 했다.
애당초 성인 자녀는 부모의 말대로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단다. 60대의 뇌는 , 앞날의 위험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아차리지만 30대의 뇌에는 실패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알아차리기 능력은 60대에 최고라는 저자는, 내가 너무
우수해서 35세 이하는 게으르고 수동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60 대는 알아차렸어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어느 정도
말하지 않는 배려가 필요하다. 자녀나 손주를 대할 때
60 대가 꼭 갖춰야 할 매너라고 했다.
뇌 과학에 기반한 얘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 내다니
과연 베스트셀러 작가답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살아온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이 저자의 말과 일치하는 게 많아
다행스런 생각이 들었다. 외동딸을 둔 나는 초등학교 입학
일주일 후부터 학습 준비물을 비롯하여 우산 따위도 알아서
챙기도록 했다. 학교가 끝날 무렵 비가 온다고 우산을 들고
학교로 갖다 준 적도 없다. 그 정도 작은 일은 딸이 알아서
할 거라고 믿어준 것이다.난 지금도 절대로 딸의 개인적인 일에
잔소리를 안 하는 편이다.
난 내 인생, 딸은 딸의 인생을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딸하고는 엄청 사이가 좋다. 둘 다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고
요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기에 더 그렇다. 예전에 읽은
자녀 교육 책이나 심리학, 뇌 과학에 대한 책들이 도움이 된 건
물론이다. 좋은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 낸 저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