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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블루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
이희영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6월
평점 :
해야하는 줄 알았다.
하고 싶은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하지?
어릴 때부터 미술만 줄곧 해왔던 바림은
미술학원 쉬는 시간에 편의점에 가다 빙판 길에 넘어진다.
그리고 손을 다치고 만다.
오른 손, 그림을 그려야 할 손이었다.
바림의 문제는 단순히 손에 그치지 않는다.
미술과 나, 친구와, 엄마와, 꿈속에 자꾸 나타나는 그녀석까지.
쉽지 않고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바림은 엄마와 떨어져 이모가 살고 있는 경진으로 향한다.
이상주의자 같았던 이모, 역마살이 든 사람처럼 평생을 해외로 여행만 다니던 이모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경진에 자리 잡았다.
세계여행을 꿈꾸던 엄마는 공부방을 차리면서 현실에 자리 잡았고.
옛날에 미술학원을 그만 뒀던 절친 해미는
미술로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이 생겼다며 갑자기 미술을 시작한다.
바림이는 경진에서 시간을 보내며 나에 대해 생각한다.
경진에서 만난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바림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인생에 길치 아닌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 (p.245)
지금까지의 노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다시 쌓아 올릴 것들은 충분했다.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았으니까. 물길처럼 굽이쳐 흐르는 시간을 멀리 보아야 하니까.
바림은 눈을 들어 우뚝 솟은 백오산을 바라보았다.
검고 푸른 계곡물과 그 위를 튀어 오르던 돌멩이들이 하나둘 눈앞에 스쳐 지났다.
(p. 250)
지금의 복잡함과 시끄러운 문제를 피하기 위해
어쩌면 미래를 담보로 관성처럼 달리고만 있었을 청소년들 혹은 청년들에게
엄마를 향한 바림의 이야기는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