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네팔 - 섞이지 않지만 밀어내지도 않는 사람들
수잔 샤키야.홍성광 지음 / 틈새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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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풍습, 문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때 가졌던, 그리고 몸에 배였던 고정관념과 습관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경험은 시야를 넓히고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 같다. 마치 어린 시절에 내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던 좁은 자아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삶의 다양성을 맛보고 자기 중심성을 내려 놓는 경험처럼 말이다.



"지극히 사적인 네팔"은 바로 그런 책이다. "비정상 회담"에 출연했던 수잔 샤키야 씨가 자신의 나라, 네팔에 대해 쓴 책이다. 그런데 굳이 제목에 '지극히 사적인'을 써야 했던 이유는 네팔이 126개의 민족과 123개의 언어를 가진 다인종, 다언어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하나의 언어로 단일 민족으로 네팔인들을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비록 네팔 출신이라 할지라도 샤키야 씨의 경험이 네팔 전체를 그려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성을 가진 네팔의 특성은 그들의 인사에서도 발휘된다.



"나마스테"



두손을 모으고 공손히 머리를 숙이는 이 인사법에 담긴 의미는 '내 안에 있는 신이 당신 안에 있는 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국민 대다수가 다신교인 힌두교 문화에 영향 아래에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서로 다른 인종과 부족 간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의지가 담겨 있는 말이다. 네팔의 특성을 소개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이 네팔에서의 여러가지 특성과 문화를 우리에게 들려 준다. 예쁜 책 표지만큼 책에 담긴 다채로운 사진과 그림 그리고 내용들도 풍성하다. 네팔이라고 하면 인도 옆 나라, 에베레스트 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네팔을 더 친숙히 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내가 잘 모르던 내용들을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친철하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네팔의 맥주는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수입하려면 항공화물로 배송해야 해서 가격이 비싸진다. 해상을 통해서 수입하면 되지 않겠냐고 누군가 반문할 수 있겠지만 네팔은 내륙에 있다. 그중 삼면은 인도와 닿아 있어서 지정학적으로 인도의 입감이 강하게 작용한다. 맥주 이야기를 통해서 네팔의 지정학적 위치와 정치적 환경까지 연결시키는 능력은 이 책이 아니면 쉽게 접하기 힘들 것이다.

유명한 성인인 석가모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도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는 현재 네팔에 있다. 외국인이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말하면 거부감이 생기듯이 네팔인들도 그런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한국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야 할 듯하다.



네팔이 힌두교 문화권이니 소를 신성하게 여긴다는 건 알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는 줄은 몰랐다. 소에는 많은 신이 산다고 믿는 그들, 소똥마저도 신성하게 생각한다는 그들, 그러나 물소는 도축한다는 그들의 독특한 생활 방식이 독특하고 새롭다. 그리고 네팔 사람으로서 자신의 나라가 가진 관습과 문화에 대해 나누는 비판적인 이야기도 흥미롭다. 읽을 거리가 참 풍성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나머지는 이제 책을 직접 읽을 독자들의 몫이다. 전제적으로 한 손에 잡히는 책 사이즈, 디자인, 내용까지 참 만족스럽다. 네팔의 일부분을 이해하면서 내가 참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지구에 산다는 사실을 발견하다. 이 책을 통해 다른 분들도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는 체험을 나누었으면 한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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