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에이틴 1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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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몬>, <한다군>, <요시노즈이카라> 등을 그린 요시노 사츠키의 신작 <18 에이틴>이 나왔다. 읽어보니 요시노 사츠키의 작품답게 시골이 배경이고, 모종의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과의 교류를 회피하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그런 소년에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밝고 씩씩한 여자아이가 다가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가 <바라카몬>이었다면, <에이틴>에서는 그 존재가 소년과 같은 나이, 같은 성별인 동급생이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전학과 이사를 반복해야 했던 쿄이치는, 어차피 친구를 사귀어도 몇 달 지나면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부터 친구와의 사귐을 포기했다. 그렇게 고3이 된 쿄이치. 이번에는 시골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는데, 앞자리 녀석의 텐션이 이상하다. 쿄이치가 타인에 대한 관심을 일부러 억제하는 편이라면, 이 녀석은 자의식 과잉이라 애초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다. 그런 녀석에게 쿄이치는 생전 처음으로 관심이라는 걸 가지게 되는데... 


쿄이치와 레오. 둘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비슷한 성격을 가진 것도 같다. 남에게 관심 없는 쿄이치나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 있는 레오나, 둘 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것이고, 보호하고 싶다는 건 과거에 한 번은 다쳐본 적이 있다는 것 아닐까. 밝고 씩씩한 건 레오나 <바라카몬>의 나루나 같지만, 나루의 밝음은 어린아이 특유의 천진난만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레오의 밝음은 다른 이유에서 비롯된 것 같다(진짜 원래 성격이라면 쇼크...). 그게 뭘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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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무리씨의 시계공방 4
히와타리 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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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시계공방을 운영하는 칸무리 씨의 온화한 일상을 그린 만화다. 4권에는 가족에 관한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칸무리 씨에게 시계공방을 물려주고 (아마도) 이제는 은퇴한 칸무리 씨의 아버지가 딸을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있고, 시계공방의 단골손님인 토코 씨 모녀의 추억이 담긴 시계에 관한 에피소드도 있다.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추억이 담긴 시계가 있다. 중학교 졸업을 기념해서 어머니가 사주신 시계인데, 이제는 유행도 지났고 손목시계를 잘 사용하지 않아서 몇 년째 서랍 안에만 있지만.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 평생 소장할 것 같다. 어머니도 외할아버지에게 중학교 졸업 기념 선물로 시계를 받은 적이 있어서 나에게 시계를 선물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이 만화의 대사처럼, 시계는 멋진 만남과 소중한 날을 추억하기 위한 최적의 선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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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는 게, 정말인가요 3
와카키 타미키 지음, 이은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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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자는 해외 전근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에 혹해서 '계약 결혼'을 하게 된 여행사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계약 결혼이라는 설정이 나오면 으레 그렇듯이 결국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게 되는 전개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근데 아무리 '계약 결혼'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랑 하지 않을까,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커플 성립 가능성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타쿠야의 아버지가 두 사람이 결혼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당연히 아버지는 두 사람이 결혼하기 척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 소식이 타쿠야의 고향 마을 전체에 퍼진다. 사태 수습을 위해 타쿠야는 리카를 데리고 고향으로 가는데, 두 사람이 진짜로 결혼하는 줄 아는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은 '타쿠야가 색시를 데려왔다'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때마다 점점 더 굳어지는 리카의 표정. 그런 리카를 보면서 점점 더 당황하는 타쿠야... 


어찌어찌하여 사태가 수습이 되기는 하는데, 이런 일 저런 일을 겪는 동안 타쿠야와 리카는 서로의 장점을 보게 되고, 둘 다 이제까지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괜찮을지도?'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이때 둘 사이를 위협하는 방해꾼이 나타나는데, 아무리 봐도 나는 이 방해꾼이 '방해'꾼 같지가 않다. 오히려 타쿠야와 리카를 도와주러 온 듯한 느낌적인 느낌? 타쿠야도 괜찮지만, 새로운 캐릭터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멋있다. 타쿠야x리카보다 이쪽 서사가 더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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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9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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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다.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앞의 내용이 가물가물했지만(대체 왜 진시가 화상을 입었더라... 아무래도 8권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다행히 9권이 지난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이라서 큰 무리 없이 읽었다. 


8권의 끝에서 화상을 입은 진시를 치료하기 위해, 마오마오는 비밀리에 진시의 처소를 드나들며 상처를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식 의관이 아니라 의관 보조 관녀 신분인 마오마오로서는 화상 치료를 완벽하게 해내기가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그러자 진시는 조만간 함께 서도에 가게 될 테니 그때를 위해 마오마오가 의관 수업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마오마오는 다시 한번 리국을 떠나 외국으로 가는 게 탐탁지 않았지만, 진시의 상처를 봐줄 사람은 자신뿐이기도 하고, 여자가 의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수락한다. 


이때부터 시작되는 마오마오의 의관 수업과 서도 행(行) 준비, 그리고 서도 행. 지난번과 다르게 육로가 아닌 해로를 통해 이동하는 거라서, 장면을 묘사하는 방식도 다르고 이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도 조금씩 다르다. 로맨스가 두드러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로맨스 장면이 없지는 않은데, 아무리 봐도 진시보다 마오마오가 우위인 것 같은 건 나만의 착각일까(이게 바로 여공남수?). 10권은 이미 나왔으니 얼른 읽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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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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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오랫동안 좋아해왔고 꾸준히 읽어왔지만, 북클럽에 가입해 읽어본 경험은 없다. 대학 시절 생활도서관이라는 일종의 독서 모임에 속해 있었지만, 다 같이 일정 기간에 걸쳐 한 권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기보다는 생활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책에 관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동아리 활동에 가까웠다. 그래서 북클럽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늘 낯설고 궁금하다. 대체 북클럽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미국 작가 그래디 헨드릭스의 소설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을 읽은 것도, 어쩌면 북클럽이라는 단어에 이끌려서였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그냥 북클럽이 아니라 '호러' 북클럽이다. 이 북클럽의 멤버들은 왜 하필 호러 소설을 읽는 북클럽을 하게 된 걸까. 이들이 읽는 호러 소설은 어떤 작품들일까. 





시작은 이렇다. 1990년대 미국 남부 찰스턴의 올드 빌리지. 주민의 대다수가 백인 중산층인 이곳에 39세 주부 퍼트리샤가 살고 있다. 퍼트리샤는 의사인 남편 카터와 운동을 잘하는 딸 코리, 역사에 관심 많은 아들 블루를 두었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사실 퍼트리샤는 마음 편히 책 한 권 읽지 못하는 일상에 갑갑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퍼트리샤는 고민 끝에 이웃에 사는 주부들과 북클럽을 결성한다. 베스트셀러나 고전을 읽는 평범한 북클럽이 아닌, 잔혹한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호러 소설 또는 실화에 기반한 범죄소설만을 읽는 북클럽을 말이다. 


그 후 퍼트리샤는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북클럽에서 정한 호러소설을 읽으며 지루한 일상을 잊고, 북클럽에서 만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우정을 쌓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 날 저녁, 퍼트리샤는 이웃에 사는 노부인에게 알 수 없는 이유로 공격을 당하고, 이를 계기로 노부인의 조카 제임스와 교류하게 된다. 퍼트리샤는 첫인상은 안 좋았지만 외모가 준수하고 매너도 좋은 제임스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제임스에 대해 알아갈수록 불신과 의혹이 커진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남편마저도) 제임스를 이상하게 보는 퍼트리샤가 더 이상하다며 퍼트리샤를 비난하는데... 





초반에 퍼트리샤가 호러북클럽을 결성해 멤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 좋았다. 그랬던 퍼트리샤가 제임스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놓이고, 심지어 남편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친 여자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는 너무도 화가 났다. 이 과정에서 북클럽 멤버들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어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이게 현실의 여자들의 우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견해의 차이에 따라 싸울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여자 마음 여자밖에 모르고, 여자 편은 결국 여자니까. (실제로도 이런 결말이다) 





호러북클럽과 뱀파이어를 소재로 사회 곳곳에 만연한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작품인 동시에 인종 차별(유색 인종 혐오) 문제를 지적하는 작품이라는 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퍼트리샤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철저히 혼자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잡아준 사람이 백인인 남편도 자식들도 친구들도 이웃들도 아닌, 흑인인 그린 부인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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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2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샀는데,,, 읽어야 하는데 무섭다고 해서,,, 그런데 이렇게 요약해 주신 것을 읽으니 용기가 나요.^^;;

키치 2022-04-27 07:48   좋아요 0 | URL
저는 두께 보고 겁먹었는데 의외로 잘 읽혀서 금방 읽었습니다.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