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의 나라 4
이즈미 이치몬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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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티베트를 무대로 견습 의사 칸 시바와 그의 정혼자 라티의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만화 <천수의 나라> 제4권을 읽었다. 4권에는 약초를 찾으러 나간 칸 시바가 오체투지 순례 중인 남자 일행을 만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오체투지란 불교에서 하는 절의 형태로, 머리와 두 팔, 두 다리가 땅에 닿게 절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불교 신자가 아닌 내 눈에는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이는데, 불교 신자인 칸 시바의 눈에는 순례 중인 남자가 멋지고 부러워 보이는 모양이다. 언젠가 라티와 결혼식을 올리고 생활이 안정되면 자신도 순례를 떠나겠다고 하는데, 무교인 나에게는 없는 사고방식이라서 신기했다.


4권에는 라티의 어린 시절 모습도 나온다. 칸 시바의 집으로 오기 전, 집에서 걸레질을 하던 라티는 다 쓴 걸레를 빨다가 문득 걸레에 예쁜 색이 들면 더러워 보이지 않아서 좋겠다고 생각한다. 걸레에 예쁜 색을 들이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라티는 하늘색을 들이고 싶은 마음에 하늘로 손을 뻗어보기도 하고, 풀색을 들이고 싶은 마음에 풀밭을 닦아보기도 한다. 이렇게 맹해서는 칸 시바에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절망하는 라티. 그런 라티가 칸 시바에게 멋진 선물을 하는 에피소드가 4권의 마지막에 나온다. 결혼식을 앞두고 점점 더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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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의 나라 3
이즈미 이치몬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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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티베트가 무대인 웰메이드 만화 <천수의 나라> 제3권을 읽었다. <천수의 나라> 제3권은 칸 시바에게 '라이벌'이 나타나는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라이벌의 정체는 마을의 바람둥이 타시 씨. 칸 시바가 타시 씨는 결혼을 한 몸이니 아내에게나 잘 하라고 힐난하자 타시 씨는 다른 사람의 약혼자에게 구애해도 상관없지 않느냐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알고 보니 당시 티베트에선 '일처다부제'가 흔했고, 타시 씨의 아내라는 여자도 실제로는 타시 씨의 형과 결혼한 것이라서 타시 씨는 싱글이나 마찬가지였다. 일처다부제를 택하는 이유는 집안의 재산이 분할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남자 형제가 혼인을 치를 때마다 분가를 하면 집안의 재산이 나눠지고 줄어들기 때문에 남자 형제들이 각자 혼인하지 않고 한 여자를 공통의 아내로 맞았다는 것이다. 어감상 일처다부제가 일부다처제보다 좋은 줄 알았는데 실제 사례를 보니 일부다처제 못지않게 여성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제도 같다.


3권에는 '경마 축제'라는 새로운 이벤트도 나온다. 경마 축제는 여름에 약 열흘 정도 각 마을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경마, 총이나 활로 표적 맞히기, 노래, 춤 등을 즐기며 노는 행사다. 운 좋게 경마 축제에 나갈 기회를 얻은 칸 시바네 가족은 축제 즐기랴, 축제 도중에 발생한 응급 환자 치료하랴 바쁜 날들을 보낸다. 이 와중에 칸 시바는 모처럼 라티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경마 시합에 나가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 순박한 사람들의 다정한 이야기가 바쁜 일상에 지쳐 있던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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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천수의 나라 02 천수의 나라 2
이즈미 이치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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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통해 다른 시대, 다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접하는 일은 언제나 새롭고 즐겁다. 이런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치몬 이즈미의 만화 <천수의 나라>를 읽어보길 권한다.


<천수의 나라>는 18세기 티베트가 무대다. 주인공 칸 시바는 대대로 마을 의사로 일해온 가문의 전통에 따라 의사가 되기 위해 견습 중인 열세 살 소년이다. 가문끼리 약혼자를 정해두었다가 때가 되면 결혼시키는 풍습에 따라 칸 시바 역시 라티라는 소녀와 정혼해 이제 곧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현재는 라티가 칸 시바의 집에서 지내면서 집안 풍습도 익히고 조만간 남편이 될 칸 시바와도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2권에는 칸 시바와 라티가 사고를 당해 다치거나 급병이 난 사람들을 치료하는 에피소드가 여럿 나온다. 마을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칸 시바는 누가 사고를 당했다거나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서 환자를 치료해주고 성심으로 돌봐준다. 라티는 그런 칸 시바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답답하다.


칸 시바는 칸 시바대로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자신의 신부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라티한테 고맙고 미안한데, 그런 마음을 표현할 줄 몰라서 안타깝다. 아직 서로 잘 모르는 소년 소녀가 부부로 연을 맺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풋풋하고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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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키스 신장판 2
이즈 토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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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는 순간 모든 걸 알게 되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이즈 토오루의 데뷔작 <꿀벌의 키스>의 주인공 쿠사노 케이가 바로 그런 능력의 소유자다. 케이는 언제부터인가 상대방의 몸에 살짝만 닿아도 상대방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가족과 친구에게 버림받았고, 종교집단에 이용당했고, 현재는 국가첩보기관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지난 1권에서 케이는 스루가라는 국가첩보요원을 만났다. 스루가는 상부로부터 케이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케이를 놓쳤다. 덕분에 케이는 한동안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되었지만, 가족도 없고 돈도 없는 케이가 갈 만한 곳은 없었다. 결국 케이는 숙식이 제공되는 막노동 일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우연히 타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오랫동안 동년배 동성 친구가 없었던 케이는 타카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친해지기가 너무 어렵다. 친구인데 서로 손을 잡을 수도 없고 가벼운 포옹도 못 하니 말이다. 그런 둘 사이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케이는 타카와 영영 멀어질 위기에 처한다. 과연 이 둘은 어떻게 될까.


닿는 순간 모든 걸 알게 되는 능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 만화를 보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상대방이 남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과거의 상처나 현재의 비밀까지 알게 되는 건 불편하고, 상대방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미래의 일까지 먼저 알게 되는 건 부담스럽다. 게다가 이런 능력 때문에 사람을 사귀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외롭게 지내야 했다니. 케이가 너무 불쌍하다.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타카는 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점점 단단해지는 케이를 지켜보는 스루가 씨의 시선이 따뜻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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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키스 신장판 1
이즈 토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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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좌의 우르나>, <변경에서> 등의 작품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인 바 있는 이즈 토오루의 데뷔작 <꿀벌의 키스>가 신장판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작화도 내용도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2권 완결이라서 큰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다.


몸이 살짝만 닿아도 상대방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알 수 있는 여자가 있다. 여자의 이름은 쿠사노 케이. 케이는 이러한 특별한 능력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힘든 나날을 보냈다. 친한 친구조차 케이를 멀리하게 되었고, 가족들은 그런 케이를 경원시하다가 결국엔 버렸다. 종교기관에서 신도들의 마음을 읽고, 종교기관이 후원하는 정당을 위해 일하던 케이는 자신을 기구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그런 케이를 한 남자가 집요하게 추적하는데, 대체 그 속셈이 뭘까.


케이를 추적하는 남자의 정체는 국가첩보기관 요원이다. 상부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자가 있으니 잡아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고 추적 중이지만 어쩐지 이 일이 내키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케이를 물건 취급하며 장난(?) 치는 동료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거슬린다. 결국 케이와 남자는 만나게 되고, 둘은 쫓기고 쫓는 서로의 입장마저 잊을 만큼 가까워진다. 케이와 남자가 여성과 남성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고 뭉클했다. 과연 이 둘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하다면 2권까지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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