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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키스 신장판 2
이즈 토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닿는 순간 모든 걸 알게 되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이즈 토오루의 데뷔작 <꿀벌의 키스>의 주인공 쿠사노 케이가 바로 그런 능력의 소유자다. 케이는 언제부터인가 상대방의 몸에 살짝만 닿아도 상대방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가족과 친구에게 버림받았고, 종교집단에 이용당했고, 현재는 국가첩보기관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지난 1권에서 케이는 스루가라는 국가첩보요원을 만났다. 스루가는 상부로부터 케이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케이를 놓쳤다. 덕분에 케이는 한동안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되었지만, 가족도 없고 돈도 없는 케이가 갈 만한 곳은 없었다. 결국 케이는 숙식이 제공되는 막노동 일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우연히 타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오랫동안 동년배 동성 친구가 없었던 케이는 타카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친해지기가 너무 어렵다. 친구인데 서로 손을 잡을 수도 없고 가벼운 포옹도 못 하니 말이다. 그런 둘 사이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케이는 타카와 영영 멀어질 위기에 처한다. 과연 이 둘은 어떻게 될까.
닿는 순간 모든 걸 알게 되는 능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 만화를 보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상대방이 남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과거의 상처나 현재의 비밀까지 알게 되는 건 불편하고, 상대방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미래의 일까지 먼저 알게 되는 건 부담스럽다. 게다가 이런 능력 때문에 사람을 사귀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외롭게 지내야 했다니. 케이가 너무 불쌍하다.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타카는 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점점 단단해지는 케이를 지켜보는 스루가 씨의 시선이 따뜻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