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 나를 죽이는 바이러스와 우리를 지키는 면역의 과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
신의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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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멈춘 듯 보였지만 기적적으로 백신이 개발되고 비교적 원활하게 보급되면서 조금씩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매일같이 듣는 단어 - 바이러스와 면역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바이러스 면역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KAIST 전염병대비센터장을 지내고 있는 신의철의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는 바이러스와 면역에 대해 일반 대중들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예전부터 존재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한 가지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다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사태를 거치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인식되기 시작했고,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새롭게 보고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전례가 없이 빠르게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가 이제 처음 발견된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존재한 바이러스의 변종인 까닭이다. 


면역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세기 말 세균학의 발달 과정에서 항체의 면역반응에 관해 알게 되었고, 당시 독일과 프랑스에서 대유행한 디프테리아의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항혈청 치료법을 고안한 폰베링은 1901년 제1회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했다. 종두법을 개발한 제너, 백신을 개발한 루이 파스퇴르 등도 면역학 발전사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름이다. 1950~60년대에는 백신 황금기가 도래해 전 세계의 신생아들이 홍역, 이하선염, 풍진 등을 기본적으로 예방 접종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 


집단 면역은 한 인구 집단의 상당수가 특정 감염성 질환에 면역을 가진 상태가 되면 면역이 없는 사람도 간접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면역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선택인 동시에 사회 전체의 안전과 이익을 지키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선택이다. 책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외에 면역과 관련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이나, 문장이 어렵지 않고 내용도 시의성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큰 어려움 없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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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미각 - 짜장면에서 훠궈까지, 역사와 문화로 맛보는 중국 미식 가이드
김민호.이민숙.송진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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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소설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19명이 각각 하나씩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을 선택해 해당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채(오향장육, 량반황과), 주요리(북경오리구이, 동파육, 농어회, 쑹수구이위, 마파두부), 식사류(만두, 호떡, 양주볶음밥, 짜장면), 탕(솬양러우, 훠궈), 후식(장원병, 광동당수, 반도복숭아), 음료(백주, 약주, 용정차), 간식(야식), 연회차림표(만한전석) 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 책 한 권을 온전히 다 읽으면 잘 차린 중국 음식 한 상을 대접받은 느낌이 들지도.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글은 '한국인'의 소울푸드, 짜장면에 관한 글이었다. 짜장면이 북경 사람들이 여름에 즐겨 먹는 비빔면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이 음식이 1883년 인천 개항 당시 중국 산둥지방에서 건너온 화교 1세들에 의해 한국에 전해져 현재의 짜장면이 된 것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짜장면은 원래의 춘장에 캐러멜 소스를 더해서 보다 달착지근한 맛이 강조되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워가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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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모든 영어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마크 포사이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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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제게 단어의 어원을 묻는 실수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 그도 그럴 게, 저자 마크 포사이스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언론인, 교정인이기 이전에 자타가 공인하는 '어원 덕후'로, 누가 그에게 단어의 뜻을 물으면 달랑 뜻만 알려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 과학, 문학, 언어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어원에 관한 일장연설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비스킷(biscuit)의 어원이 뭐냐고 물으면, 비스킷이 프랑스어로 '두 번 구웠다'라는 뜻의 'bi-cuit'에서 왔다고 설명한 다음, bi는 bicycle(자전거), bisexual(양성애자)에 들어 있는 bi와 똑같고, bisexual이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은 masochism(성적 피학증)이라는 단어도 만들었다는 설명을 늘어놓는 식이다. 책에는 어원에 관한 112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그동안 몰랐거나 어설프게 알고 썼던 영어 단어의 어원을 설명하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만나면 "Hey, man!", "Yo, man!"이라고 인사하는 이유다. 노예제가 있던 시절, 백인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가리켜 'boy'라고 낮추어 부른 것에 대항하는 의미로 'man'이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고. 이 밖에 다른 호칭들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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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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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지만 먼 나라 하면 주로 일본을 떠올리지만 중국도 못지않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한국은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지만, 동서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미국이나 일본 같은 우방 국가들에 비해 거리가 멀어진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택한 이후로는 경제적으로 많은 교류가 생겼고,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한한령으로 인해 주춤한 감이 없지 않지만) 문화적으로도 전보다 훨씬 거리가 가까워졌다. ​ ​ 


연세대 사학과 백영서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중국 현대사의 핵심적인 세 가지 사건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중국 현대사를 수놓은 다양한 사건 중에 저자가 중요한 기점으로 택한 것은 1919년 5.4운동,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989년 톈안먼사건이다. ​ ​ 


5.4운동은 베르사유 강화회의의 결과로 독일의 조차지였던 산둥의 이권이 중국에 반환되지 않고 일본에 넘어가게 된 것을 규탄하기 위해 베이징 내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톈안먼 앞에 모여 규탄 대회를 연 일을 일컫는다. ​ 저자가 이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청년, 학생층 중심의 항일 운동이 전국 규모의 '신문화 운동'으로 확산된 것이고, 둘째는 이 과정에서 정치 운동이 조직화되고 이념 노선이 갈라진 것이고, 셋째는 구국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중/국가의 구분이 사라지고 민중이 곧 국가가 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변혁적 자아'가 형성된 것은 이후에 발생한 혁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 ​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은 이제까지 국공내전의 결과 국민당이 패퇴하고 공산당이 승리한 것을 선언한 사건으로 평가받아 왔다. 저자는 이러한 평가를 단순한 시각으로 일축하고 보다 복합적인 역사 해석을 제시한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이라는 사건을 해석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열세였던 공산당이 승리한 원인이다. ​ 혹자는 미국의 중국정책 실패를 들고, 혹자는 소련의 만주 점령을 들지만, 저자는 그보다 내부적인 요인, 구체적으로는 '토지개혁'이 주요했다고 본다. 즉 공산당은 민중의 다수를 점하는 농민 계층이 만족할 만한 토지개혁안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농민 계층을 혁명세력으로 변혁시킴으로써 정권 장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 ​ 


톈안먼사건은 지금도 중국 내부에서는 금기시되어 논의되지 않고 있는 사건이다. 톈안먼사건에 대한 기억이나 평가는 당시 시위를 주도한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파는 이 사건을 일당 독재 체제를 타파하고 민중 참여를 늘리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보는 반면, 좌파는 당시 중국정부가 추진하던 개혁개방 노선과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본래의 노동계급 중심의 사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운동으로 본다. ​ 저자는 논의의 끝에 -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 "중국공산당은 계속 집권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덧붙인다. 논문 형식의 책이라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찬찬히 읽으면 중국의 과거와 현재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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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용기 - 거침없이 살기 위한 아들러의 인생수업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유진상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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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란 무엇일까.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 "벌거벗었다!"라고 외친 소년처럼 거짓을 보고도 진실을 말하는 사람, 거짓이 거짓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가리켜 "용기 있다"라고 하지 않나.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알프레드 아들러가 말하는 용기는 보다 내면적인 차원의 것이다. 누구에게나 불편함이 있고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신이 겪는 고난에만 천착해 주위를 둘러보지 않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보다 남을 더 챙기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들러는 후자야말로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는 용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세상과 맞설 용기를 지닌 긍정적인 인물로 평가한다. 


책에는 아들러의 관점으로 분석한 삶과 경험의 의미, 마음과 몸의 상호작용, 열등감, 불완전한 기억의 의미, 꿈, 부모의 인성교육, 학교 교육의 필요성, 사춘기의 시련과 도전, 범죄에 대한 접근성, 협력과 사회적 공헌, 관심에 의해 진보하는 인류, 편견을 배제한 사랑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마음과 몸의 상호작용이다. 아들러는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으며, 몸의 상태와 마음의 상태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고 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몸은 마음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마음은 몸을 보호할 목적으로 선택을 하고 환경을 다스린다. 어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하다면, 이는 단순한 심리적 반응이 아니라 신체적 상태를 지키기 위한 마음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용기는 육체와 무관하지 않다. 인간의 몸은 그 사람이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어떤 식으로 이용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주는 증표다. 자세가 대표적이다. 자세가 바르고 당당한 사람은 삶의 태도 역시 바르고 당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자세가 구부정하고 불안정한 사람은 삶의 태도 역시 그렇다. 이는 키나 몸무게 같은 신체적 조건과 무관하며, 병이나 장애와도 관련이 없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것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지다. 이 밖에도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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