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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기술 -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법 10가지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오수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나는 그동안 읽지 않은 책을 몰아서 읽고, 추천받은 넷플릭스 영화와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밀린 청소와 이불 빨래까지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책 <잘 쉬는 기술>을 읽게 되었는데 서문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우리는 휴식을 두고 두 가지 혼재된 감정을 느낀다. 휴식을 동경하면서도 휴식이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한다." 정말 그랬다. 쉬라고 있는 휴일인데, 나는 쉴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쉰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체 쉰다는 건 무엇일까.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휴식은 '깨어 있는 동안 우리가 하는 한가하고 편안한 활동 전체'를 일컫는다. 깨어 있는 동안 하는 활동이 휴식이므로 잠은 휴식이 아니다. 휴식에는 신체 활동이 수반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편안한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더운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누워 있는 것은 휴식이 될 수 있다. 몸의 휴식만 휴식인 것은 아니다. 머리를 쓰는 활동이 휴식일 수도 있는가 하면 머리를 쓰지 않는 활동이 휴식이 될 수도 있다. 독서나 스도쿠가 누군가에게는 머리 아픈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휴식일 수 있는 이유다.
저자는 영국 BBC 라디오 프로그램과 함께 '휴식 테스트'라는 것을 진행했다. 135개국에 사는 1만 8천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재 휴식 시간과 이상적인 휴식 시간,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활동 등에 대해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휴식이라고 여기는 상위 10개 활동이 추려졌다. 1위는 책 읽기, 2위는 자연에서 시간 보내기, 3위는 혼자 있기, 4위는 음악 듣기, 5위는 아무것도 안 하기, 6위는 산책하기, 7위는 목욕하기, 8위는 잡생각하기, 9위는 텔레비전 보기, 10위는 명상하기이다. 참고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12위였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중에 독서가 1위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독서가 노력을 들여야 하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휴식으로 느껴지는 까닭은 독서 덕에 자신이 사는 세계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반대로 책 속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와 대면하거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울러 독서는 혼자 있을 때조차 혼자 있다고 느끼지 않게 해준다. 실제로 신문이건 책이건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덜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오랫동안 독서로 휴식해온 사람으로서 매우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