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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다정한 전염 - 혐오와 분열에 맞서 세상을 바꾸는 관대함의 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박미경 옮김 / 부키 / 2024년 10월
평점 :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그저 긍정적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스마트 기기 안으로 쏟아지는 과다한 정보로 인한 스트레스, 압박감 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온라인상의 갈등과 혐오, 차별의 확산 및 딥페이크 영상을 비롯한 불법 촬영물 공유 등으로 인한 범죄 피해를 토로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는 희망이란 없는 걸까. <가장 다정한 전염>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의 대답은 '아니오'다.
크리스 앤더슨은 세계 최대 강연 플랫폼 TED의 대표이자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TED를 인수해 세계적인 온라인 강연 플랫폼이자 브랜드로 성장시킨 그는 인터넷이 가진 연결성으로 인한 폐해를 인정하지만, 이러한 폐해를 극복할 방법 또한 인터넷이 가진 연결성이라고 설명한다. 인터넷의 연결성, 다른 말로 '전염성'은 오히려 세상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 그 핵심은 바로 '관대함'이다. 대표적인 예가 TED다. 저자는 이 책에서 TED의 대표로서 지난 20년 동안 자신이 직접 목격하거나 실천한 인간 본성에 관한 발견과 발명, 기술과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과거 수년 동안 TED의 슬로건은 '널리 퍼뜨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였다.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TED 강연을 통해 자신의 노하우 또는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그것도 무료로. 이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수많은 사람들이 TED 강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꿀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얻었다. 교육을 받고, 직업을 구하고,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트라우마를 치료했다. 무료로 강연을 한 강연자들 또한 긍정적인 보상을 얻었다. 수많은 강연자들이 TED 강연을 통해 유명인이 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경험을 했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선택과 행동을 하면 할수록 세상은 좀 더 나은 곳으로 바뀌어 갈 거라고 설명한다. "관대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을 누리게 된다. 관대한 기업과 조직이 결국 미래를 선점한다." (26쪽) 저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로 하여금 점점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보게 만드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비자들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그러한 콘텐츠를 차단, 신고하거나 댓글 등의 반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