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폐후의 귀환 (총10권/미완결)
천산다객 / 만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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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천산다객님의 <폐후의 귀환>은 폐후가 된 여주가 다시 회귀해서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중생지 시리즈입니다. 작가의 중생시 시리즈가 사실 비슷한 플롯을 따라가기는 하지만, 각각 등장인물 중 남주의 성격이 달라 좋아하는 남주를 보는 재미가 있어요. 남주들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이 책에  나오는 사경행인데, 완전 오만하고 냉철하고 능력있는 남주입니다. 13권(?)이라는 장편이지만, 사건 사고들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긴장감있게 볼 수 있어요. 음모와 모략이 남무하지만, 고구마 구간이 거의 없고 (전생이 바로 고구마 구간이었죠.) 치밀한 계획아래 한발한발 복수하는 심묘(여주인공)의 대단한~ 능력을 볼 수 있어 시원시원합니다. 복수의 내용이 정말 스케일이 크죠. 멸문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상대방들의 음모와 계략때문에 분노 게이지를 채우며 보게 되지만, 그것에 대응해주는 심묘의 한 방들이 시원해서 답답하지 않게 볼 수 있어요. 


전생 좋아하는 남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심묘. 그와 결혼해 황후가 되었지만, 완전히 그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집니다. 뿐만아니라 친정집은 멸문당하고, 자식들도 모두 죽고, 냉궁에 갇혀 불에 타 죽게되죠. 자신을 죽음의 길에 빠지게 했던 자신의 친족들과 주변 사람들, 황가에 복수하는 내용이 주가 되는데, 전생의 심묘는 어리석어 그들의 음모를 알아채지 못했었죠. 
회귀후 심묘는 냉철하게 복수의 길을 밟아가며, 자신의 가족을 위해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며 안배하죠. 심묘는 자신을 버려가면서까지 고육지책을 써가며 목적을 이루는데, 그 과정을 보며 사경행이 흥미로워하죠.  사경행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기도 하면서 맹우로서..알게 모르게 연인으로서 정을 쌓아갑니다. (사경행이 더 그렇죠~^^.. 심묘는 초반에 사랑에 관심 없어요. )  이번 생 사랑에 무관심한 심묘가 조금씩 사경행과 가까워지는 과정이 좋았고, 냉정한 사경행이 심묘를 위해 안배해주는 모습이 좋았어요. 두 사람이 함께 지략을 펼치면서 심묘가 이제는 외롭게 홀로 걸어가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느낄때, 마음이 훈훈했죠. 
자신을 강간하려 했던 예친왕, 자신과 가족들을 음해하려했던 숙부네와 조모 사촌형제들, 오빠와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고간 형초초와 상재청, 자식들과 자신을 죽음의 길로 보냈던 미부인과 배랑 부수의와 충신인 아버지를 음해하고 죽음의 길로 보낸 황가까지... 심묘의 전생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이번 생은 그렇지 않아요. 
아직 완결이 안 되어 마지막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연재 당시 마지막 이야기가 감동이었어요. 
두 사람의 전생에 얽힌 짧은 인연 이야기도, 심묘를 기다려주었던 사경행의 이야기도 좋았구요. 
냉철하고 오만한 남주 사경행, 거칠것 없이 행동하는 사경행에게 잘 어울리는 심묘였습니다.
빨리 완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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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19 소설 보다
우다영.이민진.정영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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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여름 2019』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1년에 4권씩 출간하는 단행본 시리즈이다. 한국소설을 읽고 싶을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좋은 계간지인 것 같다. 가벼운 호주머니로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번 여름호에서는 ‘이 계절의 소설’ 여름 선정작인 우다영의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이민진의 「RE:」, 정영수의 「내일의 연인들」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려있다. 소설과 함께 작가 인터뷰가 있어 작품를 훨씬 가깝게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우다영의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소설이었다.
노파와 소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는데 혼잣말하듯, 조용히 노래하듯 말하는 노파의 말이 소리가 되는 순간 공기중으로 흩어지듯 사라져만 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함께 존재하는 두 가지 상반된 것들을 함께 지고 가야하는 것이 인생이라는..어쩌면 잔인하지만 당연한 진실이 삶의 무게를 더 무겁게 느껴지게 한다.
좋아하는 주인공 앨리스에 대한 꿈과 현실의 괴리가 느껴지기도 하고 한바탕 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 기묘하고 이상한 느낌이 인상 깊은 소설이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생각나서 재미있었던 이민진의 「RE:」.

정영수의 「내일의 연인들」을 보며 현재의 연인과 내일의 연인들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어떤 연인, 어떤 인연을 우선시 해야할까라는 갑작스런 의문이 들었다. 내일을 향한 연인들의 삶은 행복할까?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연인들의 모습들에 나의 모습을 투영시켜보니 왜 이리도 불안정한지 모르겠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서일까? 아니면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세계에 대한 지적 탐구심 때문일까?
소설속에서 다양하게 등장하는 시간여행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소설마다 다른 결을 보이지만 시간여행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과 그 안에서 존재하는 인간 심리에 대한 불안과 혼돈,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불안정함을 엿볼 수 있었다.
세 소설을 통해 현실과 다른 세계를 잠깐 건너간 기분.
짧은 시간이었지만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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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19 소설 보다
김수온.백수린.장희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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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1년에 4권씩 출간하는 단행본 시리즈이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가볍게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수 있어 좋다.
요즘 시대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서인지 많은 작품들이 그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사람들, 사회를 그려내고 있는 듯 하다. 그게 바로 내 모습이고 지금 시대의 모습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이번 호에는 김수온의 「한 폭의 빛」, 백수린의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장희원의 「우리[畜舍]의 환대」,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려있다. 모두 처음 보는 작가들이라서 그런지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다.

김수온 작가의 「한 폭의 빛」에서 꿈을 상실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숲과 아직 꿈을 가진 여자가 서성이는 집, 두 공간에서 펼쳐지는 빛과 어둠의 모습. 글 자체가 공감각적으로 표현되어있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환상과 실제의 넘나듦, 빛과 어둠의 넘나듦, 숲과 도시의 넘나듦을 통해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데...난 왜 이리 헛헛함을 느끼는 걸까?

백수린 작가의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는 아이 둘을 가진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의 내면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잊었던 욕망을 다시 드러나는 과정속에서 망설임, 불안함을 뚫고 다시 잡고 싶다는 욕망의 불길이 주인공의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기도 하다.
새로운 길로 가고 싶은 욕망과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 그 둘 사이의 피튀기는 전쟁은 불나방처럼 화르르 자신을 불살라 버릴까 아니면 포기와 체념으로 끝을 맺을것인가?

마지막 작품은 장희원 작가의 「우리[畜舍]의 환대」이다.
호주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고 있는 아들 영재를 방문한 부부. 처음 방문한 아들의 호주집에서 발견한 아들의 새로운 가족. 자신들보다 더 가족같은 이들.
실제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함께 살며 서로의 관심사와 생활, 마음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사람들.
남인 이들의 관계가 실제 자신들보다 더 가족같이 느껴지는 아버지. 그들의 첫 뒤틀림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동성애 포르노를 보고 있던 아들을 때리던 그 순간이었던 것일까?

새로운 '가족'의 형태. 피가 이어지는 관계가 아닌 마음이 이어진 관계. 그 새로운 관계를 맺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 관계가 맺어진다면 얼마나 놀라운지.
의무와 속박이 아닌 자유와 새로운 안정을 찾아가는 사람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복잡한 사회 속에서 복잡한 인간관계속에서 이제 예전의 가족의 형태가 유일한 것임을 알게 된다.
요즘 가족에 대해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지 장희원 작가의 작품을 보며 가족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가벼운 관심과 흥미로 소설을 읽기 시작하지만 읽고나면 항상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이런 현상이 머리 아프기도 하지만 기껍기도 하다. 때로는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가보는 것 같아 두근대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항상 마지막은 좋은 길이었어..색다른 길이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또 다른 소설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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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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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수여하는 젊은작가상의 작품들을 모은 수상집이다.
한국소설의 '현재'를 보여준다는 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등단 이후 10년이 안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기에 새롭고 독특한 작품들을 기대하며 바라보았다.

2019년 제10회 수상 작가는 박상영 김희선 백수린 이주란 정영수 김봉곤 이미상 작가로 이들의 단편소설 7편과 평론, 심사평이 함께 수록되어있다. 다른 소설들과 달리 평론과 함께 심사평이 수록되어 있어 작품을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다. 그들의 시각에서 본 작품은 어떤지에 대한 부분도 알 수 있고, 짪은 단편소설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읠 비룻해 김희선의 「공의 기원」,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 이주란의 「넌 쉽게 말했지만」, 정영수의 「우리들」, 김봉곤의 「데이 포 나이트」 , 이미상의 「하긴」 까지 총 7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일상적인 생활 속의 소소한 이야기도 있고, 그 속에서 느끼는 복잡미묘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난해한 이야기들도 있어 쉽게 읽히지 않은 작품도 있었지만, 이야기 속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를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ㅡㅡㅡㅡ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그 중에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두 편 있는데, 요즘 성소수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을 보니 이 주제가 정말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주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색다른 시선이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 달라는 외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게이 소설가인 나의 성 정체성을 거부하는 어머니와 남들 앞에서 자신을 숨기고 싶어하는 12살 연상인 그의 애인 사이에서 느끼는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우럭 한 점에서 우주의 맛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왜 한계에서 벗어난 자유보다 벗어날 수 없는 한계를 더 명확하게 느껴지는지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과는 별개로 가족이기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감정적 공유와 동반의식을 생각해볼 때, 아들로서 그는 그의 어머니에게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상의 「하긴」

80년대 운동권 세대인 남자와 여자. 이 두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딸아이가 태어나 그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사람일거라 생각했지만 현재 그들의 모습은 아이를 위해 대입에 목숨거는 평범한 부모들 중 한 사람일 뿐이다.
목숨걸고 '하지 않는 남자'가 아닌 스리슬쩍 '하긴 하는 남자'가 되어버린 그.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은 현실적인 문제 앞에 스리슬쩍 희미해져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지도 못한 채...씁쓸하지만 그 또한 평범한 일반인들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의명분이 대입명분으로 수렴'되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풍자하고 있는 듯 하다.

이주란의 「넌 쉽게 말했지만」

누군가의 짧은 말 한마디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서울에서 시간에 쫓겨 살던 '나'에게 후배가 말한다. "누나 그렇게 살지 말아요."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돌아온 나에게 친구 석기도 말한다. '그렇게 살지 마'
도대체 '나'는 무엇이 문제인 걸까?
문득 든 생각은 그들의 말이 그렇게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박히는 이유가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점이다.

김봉곤의 「데이 포 나이트」

데이 포 나이트는 낮에 찍은 영상을 밤에 찍은 영상처럼 보이게 만드는 촬영 기법을 말한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은 밤처럼보이지만 사실은 낮이라는 것. 내가 지금 느끼고 바라보는 이 현재가 만들어진 것 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이 상황이 가장 공포스럽고 씁쓸하고 허무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ㅡㅡㅡㅡㅡ

단편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명쾌한 맛이 느껴지지 않아 머리가 아플 때가 많지만, 장편소설과 다른 맛이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들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고 잠깐씩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바라보지 못한 시선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나를 되돌아 본다는 것. 그것이 바로 소설을 읽는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년부터 이 수상작품집을 보기 시작했는데, 다음해 봄에는 어떤 작가의 작품이 등장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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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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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라는 어느 영화? 연극? 대사처럼 각각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보면 그 사람의 가치를, 혹은 그 인생의 가치를 평가하고 가늠하면서 좀 더 화려하고 멋진,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책의 목차를 보는 순간,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50 여명의 사람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는 소설이라니...

각각의 사람들의 이름이 바로 하나의 단편 소설처럼, 하나 하나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들의 집합체가 보인다. 피프티 피플... 하나 둘 셋 넷....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소설을 이루듯이 그 사람들이 모여 우리의 사회를 이루고, 우리 삶을 이루어간다. 

각각의 사람들이 연결고리로 이루어지며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 장면을 이루어나가는 점이 인상깊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각 인물들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커다란 그림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50명의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퍼즐처럼 조각조각 펼쳐져 있다. 각각의 조각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50개의 장으로 구성된 50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각각의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사건들, 그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과 생각들은 다양하다. 그 어떤 하나의 인물도 같지가 않다. 

병원을 중심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어져 각 인물들은 주인공이자 다른 인물들의 조연 혹은 배경이 되기도 한다. 그 이야기들은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각 개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고민들에서부터 계약직 근로자의 문제, 성소수자에 관한 문제 등 사회적 문제까지 넘나든다. 각 개인들의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져나가는 스펙트럼을 보면 각 개인들의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 그 어떤 흐름을 보고 있기도 하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지만, 하나도 버릴게 없는 이야기들이 각기 살아숨쉬는 것 같다. 

기쁘고 좋은 것 뿐 아니라 슬픔과 분노, 씁쓸함만 남겨진 이야기들도 있어서 어쩌면 더 현실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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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이라도 당신을 닮았기를, 당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바랍니다. 바로 옆자리의 퍼즐처럼 가까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16년 가을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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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을 읽어보며 참 따스한 시선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옆자리 퍼즐처럼 가까이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옆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응원어린 시선들이 우리에겐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집합체인 우리 사회.

나 하나쯤 빠져도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한 조각의 퍼즐이 빠진 퍼즐은 그 공간을 비워놓고 완성될 수 없기에 어쩌면... 하는 생각도 한 번 해본다. 

한 조각의 퍼즐과 같은 각각의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

그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이 각기 나름대로 소중하고 가치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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