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책이다. 곤고한 현실을 견디게하는 끈이며 난관에 봉착할 때도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희망이다. 어른이 된 나는 특정하고 구체적인 희망이 없어서 2년 전 침체기를 겪을 때 아무 생각없이 그냥 포기하고 싶었다. 애절하고 필사적인 희망을 꿈꾸는 뭔가가 내 안에 있었다면 그걸 기반으로 빨리 일어섰을지도 모른다.

쉽게 좌절하고 오랜 침체기를 겪은 나와는 달리, Bud Caldwell은 엄마를 일찍 여의고 아빠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포기를 모르는 밝은 소년이다. 고아원에서도 같이 힘든 상황이지만, 어린 친구를 따뜻하게 보듬어줄줄 알고, 입양된 가정에서 동갑인 아들의 폭력으로 헛간에 갇히게 되었으나, 기지를 발휘하여 탈출하게 된다.

그가 잘하는 것이 있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난 세상에서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하고 경계하지만, 그의 거짓말은 어딘가 애잔한 구석이 있다. 그의 잘못도 아닌데, 궁지에 몰려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잘못했다고 거짓말 하는 일은 그에게 너무나 쉬운일이다. 거짓말은 일을 쉽게 풀어가는 수단인 것이다. 가끔은 진실이라는 것이 알마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가? 거짓의 가면이 없는 현실은 정직으로 빛나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어떤 난관도 Bud를 막을 수는 없다. 그의 이름이 막 피어날 꽃봉오리로서 이미 희망을 안고 있지 않은가?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When one door closes, another door opens.)는 엄마의 말을 유념하고, 엄마가 남겨준 전단지와 사진을 담은 가방을 필사적으로 지키며 음악가인 아빠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길을 떠난다.

입양된 집을 탈출한 후, 더 많은 난관 극복 사례를 예상했던 것은 웬만한 자극에는 무뎌진 나의 부질없는 기대때문일거라 생각한다. 초반의 어려운 상황과는 달리 Bud가 길거리에서 저녁을 얻어 먹는 상황, Hooverville에서의 하룻밤, Grand Rapids로 걸어가는 숲속에서 새벽에 만난 Mr. Lewis, 그리고 결국 Mr. Lewis가 Herman E. Calloway에게 태워준 사건들은 너무 쉽게 해결되어 주인공에게 뜻밖의 행운이 너무 많이 생긴 경우라 생각한다.

왜 나는 주인공이 반전을 거듭하며 더 어렵게 엄마와 아빠의 뿌리를 찾아가길 기대했는가? 자극적이고 감동적인 에피소드에 길들여진 나의 감각을 탓해야 한다. 마음 속에 뜨거운 희망을 품고 그 끈을 놓지 않았다는 그의 끈기와 인내만으로 이미 그는 가족을 만나 행복할 자격이 되는지도 모른다.

"A bud is a flower-to-be. A flower-in-waiting. Waiting for just the right warmth and care to open up. It‘s a littlefist of love waiting to unfold and be seen by the world. And that‘s you." - P42

"There comes a time when you‘re doing something and you realize itjust doesn‘t make any sense to keep on doing it, you ain’t being a quitter, it‘s just that the good Lord has see fit to give you the sense to know, you understand, enough is enough."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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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r. Henshaw (Paperback, 미국판) - 1984 Newbery Newbery : 반드시 읽어야하는 뉴베리 수상작 18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 HarperTrophy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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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와 일기에 대한 감성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1984년 청소년 문학상이라, 2022년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럼에도 글쓰기는 어떤 형식으로 살아남아 상처받은 마음의 연고로 사용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마음을 전하는 손편지가 사라진지 오래이고 나 역시 카톡으로 마음을 전하는데 익숙해졌고, 편지는 청소년들의 전유물로 남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일기를 써왔던 나는 일기 신봉자이고 올해는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목표라서 이 책이 더욱 따뜻하고 친밀하게 느껴졌다.

Leigh Botts은 책을 흥미롭게 읽고 난 후 2학년부터 작가에게 편지 보내기를 시작한 것이 6학년까지 이어진다. 바쁜 작가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작가에게 쓰지만 보내지 못하는 편지(Dear Mr. Pretend Henshaw)를 쓰다가 결국 일기를 쓰게 된다. 뭔가를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그 속에 빠지게 되듯이 Leigh는 글쓰기 대회에 참가하여 1등은 아니지만 가작(Honorable Mention) 수상을 하게 되고 창의성을 인정받아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까지 참가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꾸게 된다.

글쓰기는 어떻게 가장 멋진 치료제가 될 수 있는가? 마음 속에 외로운 섬 하나씩 갖고 있는 우리는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해도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어느새 마음은 치유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게 주인공은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나 일기장에 고민거리를 모두 담았다. 새로운 학교에서의 부적응, 부모님의 이혼으로 항상 그리운 아빠 이야기, 도시락 도둑 등등의 이야기를 쓰면서 글을 쓰는 동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초등학교부터 일기를 쓰면서 난 일기장을 두 권씩 소유한적도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 마음이 무겁고 힘들 경우 일기장에 나의 심정을 쓰곤 했다. 요즘엔 직장에선 손으로 쓰지 않고 노트북에 쓰고 저장하기에 옛날 그 느낌은 없지만 쓰면서 위안을 얻는다. 휴대폰이나 아이패드로 쓰는 것이 편리하긴 하지만, 올해는 반드시 수기로 노트에 쓰고자 결심하여 현재까지는 잘 지키고 있다. 일기를 쓰고자하는 결심은 지친 나를 위로하고 하루를 잘 마무리 한 후 새롭게 다음날을 출발하기 위함도 있고, 둘째는 잘 쓰고 싶기 때문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읽고, 보고, 듣고, 써야 한다고 충고한다.(I should read, look, listen and write. P.14) 다독만으로 부족하고, 눈과 귀가 늘 깨어있어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며 들어야 하고 쓰고 또 써야 한다. 이 책은 80년대 배경이고 TV가 고장난 후 수리가 안되고 볼 수가 없고, 홀로 집에 남아 외로움을 달래는 방편으로 시작된 글쓰기이지만 결국 주인공을 정서적, 지적으로 성장시켰다.

전자기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면서 읽기와 쓰기를 희생시키고 결국 마음의 풍요와 안정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답을 제시한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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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fiction)는 삶의 민낯과 닮아 있지 않아서 허구만의 고유한 매력이 있고 현실에서 녹록치 않은 일들도 가능으로 채워지기에 독자에게 일시적이나마 공중누각을 지으며 즐거움에 빠지게 한다. 아마 나도 그래서 소설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무미건조하고 답답한 현실을 만나지 않아도 되어 읽는 동안에 다시 꿈을 꾸게 되고 희망도 갖기도 한다.

반면, 사실(fact)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공감대 형성이 훨씬 잘되고 몰입감도 매우 높아지게 된다. 무심코 지나쳤던,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즉, 나를 넘어 타인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전전긍긍하며 사는 삶에 대하여 돌아보게 된다. 글쓰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가 보여주는 사회적 책임감은 독자의 의식을 깨우는 촉매 역할을 한다.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작가는 허구와 사실 둘 다를 바탕으로, Kansas주의 Manifest(실제는 Frontenac)라는 탄광도시의 아픔과 희망을 그리고 있다. 풍부한 과거와 밝은 미래가 있는 Manifest 탄광도시는 1910년 당시 American Dream을 꿈꾸며 21개의 다른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로 넘쳐났고, 그들 중 단지 12퍼센트만 부모가 있었다고 했다. 탄광업이 주요 산업이던 그 마을로 아버지를 찾아 온 Abilene Tucker라는 소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녀의 아빠가 결국 누구인지에 대한 비밀이 벗겨지면서 등장인물들의 많은 반전이 있지만 놀랍기보다 이민자나 고아들의 아픔이 있어 슬프기도 하다. 전쟁으로 인해 아들과 헤어진 후 결국 만났으나 이미 입양된 상태라서 엄마임을 밝히지 못하고 평생을 지켜보기만 했던 Sadie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Who would dream that one can love without being crushed under the weight of it? 이 표현이 Abilene에 의해 2번 정도 상기되며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어떤 사랑이든 사랑이라는 이름은 미화되기 쉽지만 진정한 사랑의 미학을 누리기 위해서는 아픔까지 감내할 준비가 필요한듯하다. 헝가리 태생의 Sadie가 미국에 입양된 아들을 위해 한 일은 3가지다. She watches. She waits. She loves.

탄광에서 2교대 혹은 3교대 근무를 하는 광부나 마을 사람들의 건강 악화 및 탄광으로 인한 수질 오염 내용도 잘 묘사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펜데믹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끝날 줄 모르고, 또 반복될지도 모르는 펜데믹은 20세기뿐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도 여전히 얼마나 나약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나를 매우 긴장시킨 어려운 책이다. 내가 교훈으로 얻은 것은 책 속에서 Sadie가 한 말을 바꾸어 인용해 보려한다. The person you encounter is often more than the person you see. 절대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나는 책을 겉모습으로 판단하고 쉬울거라는 편견으로 접근했는데 책이 너무 어려웠다. 1918년과 1936년 왔다 갔다라며 전개되는걸 간과하고 연도에 집중하지 않아 흐름을 혼동하기도 했고, 잘 사용되지 않는 옛날 단어가 너무 많아 내용의 흐름을 잘 이해 못해 재미가 떨어졌다.

아픔과 반전이 있는 책이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난이도는 높은데 빨리 읽으려는 성급함과 어휘부족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지 못해 아쉽다. 그 어떤 사람도, 그 어떤 상황도 얕잡아 보거나 경시하면 아니됨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언제쯤 부담없이 책을 술술 읽게 될런지 모르겠다.

It means the person you encounter is often more than the person you see. - P113

"When there is suffering, we look for a reason. That reason is easiest found within oneself."

Isn‘t that what people do when things get tough? They move on to the next town and leave all their troubles behind? - P154

"Death is like an explosion," It makes people take notice of things they might have overlooked." - P179

They would be ashamed of us. What is it to defy the Devlin mine to those who have risked everything?" - P190

The line between truth and myth is sometimes difficult to see.

Who would dream that one can love without being crushed under the wright of it? - P315

" Who would dream that one can love without being crushed under the weight of it?" Hot tears burned in my eyes. Being loved could be crushing too.

"Having you here has given us a second chance."
That made me feel warm inside. "Kind of a do-over?"
"Kind of a do-over." - P327

It was Moby Dick. It is not down in any map; true places never are. - P337

Anyone worth his salt knows it‘s best to get a look at a place before it gets a look at you. - P338

Memories were like sunshine. They warmed you up and left a pleasant glow, but you couldn‘t hold them.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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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성경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이 서양 문학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마치 유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우리나라를 이해하기 힘든 것과 같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 때 성경(Bible)과 신화(Mythology)에 관한 강좌가 있었다. 제목(Jacob Have I loved)은 로마서 9장 13절이 출처이다. 이삭에 두 아들이 있었고 이삭(Issac)은 장자인 에서(Esau)를 사랑하였으나 아내 레베카(Rebecca)는 둘째인 야곱(Jacob)을 사랑하여 둘째가 장자의 축복을 빼앗도록 돕는다. 결국 신의 사랑은 받은 자는 야곱이던가?

이책은 둘째에게 모든 축복을 빼앗긴 에서의 슬픔을 담고 있는 Louise Bradshaw의 이야기이다. 동생Caroline과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약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관심은 출생부터 온전히 동생에게 쏠린다. 언니는 단 1분의 관심과 걱정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외모과 지능면에서도 우월하고 음악적 재능까지 탁월한 동생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다는 열등의식은 증오심까지 갖게 한다. 학생 수도 채 20명이 안되고 경찰조차 없으며 자동차가 있다는 것도 이례적인 시골 어촌 마을에서 오히려 언니인 Louise는 게나 굴을 잡으며 생계에 도움을 주고 심지어 동생 학비까지 보태게 된다.

마치 언제나 신은 동생의 편이고, 언니는 태어날 때 부터 저주를 받은 것 처럼, 언니가 공들인 일들은 모두 동생의 몫으로 귀결된다. 독거 노인이 기르던 12마리 고양이 분양, 두 노인의 명목상의 결혼도 모두 동생의 아이디어로 해결이 되고, 심지어 동생은 Hiram Wallace의 학비 보조로 유명 음대에 들어가게 되고, 언니가 마음을 주었던 남자 친구 Call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 Hiram Wallace는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Louise Bradshaw)을 불러준 것에 감동하여 그가 마을에 잘 정착하도록 그녀가 도와준 사람인데 결국 동생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그녀에게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니 그녀가 받았을 상처는 상상이 된다.

집안의 생계유지에 도움을 주며 여자이지만 한 번도 여자로 살지 못하고 아빠가 그리 원하던 아들의 몫을 감당해야 했기에 거칠고 투박한 손을 가진 그녀는 고운 손에 집착을 하게 된다. 손은 인간의 몸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하고 손때문에 노인인 Wallace에게 마음을 쏟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눈이 가장 중요하고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의 손은 그가 살아온 과정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데 공감한다.

동생에 대한 열등의식으로 성경에서 살인이라 부르는 증오심을 품었던 Louise는 엄마와의 대화에서 삶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먼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는걸 깨닫는다. 결국 Louise는 동생 때문에 본인이 축복을 빼앗겼다고 생각해 왔으나, 시골을 벗어나는 것이 두려워 시도조차 못했는지도 모른다. 의대진학의 꿈을 이루기위해 시골을 떠나게 되고 또다른 시골 오지에서 꿈을 펼치며 ‘태어나기도 전부터 여기로 데려 오려는 신의 계획에 의해 길러진’ 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

장자의 축복을 빼앗긴 에서같은 Louise가 ‘인정하는 순간 평온이 찾아왔다’라고 고백하는 순간이 있다.(It was amazing that as soon as I admitted it, I became quite calm.) 동생이 탁월하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을만한 것은 사실이었다. 우리는 형제간에도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자매가 아니어도 주변에 모든 것을 갖춘듯하여 빛이 나는 사람들은 넘쳐나고 순간 순간 질투심이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에게 경쟁심과 시기심 없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존재는 미물일지라도 다 이유가 있고 나는 나만의 고유한 매력이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걸 항상 유념하며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가 현자라 생각한다. 애써 부인하고 힘겨운 싸움을 하는 순간부터 온갖 마음의 고통이 따른다. 평생 지는 싸움을 할 수는 없다. 마음의 평화는 ‘인정’에서 시작함을 기억하자.

Didn‘t they know that worry proves you care? Didn‘t they realize that I needed their worry to assure myself that I was worth something? - P42

I would search the Scriptures, but not for enlightenment or instruction. I was looking for some tiny shred of evidence that I was not to be eternally dammed for hating my sister. Repent and be saved! - P82

it was amazing that as soon as I admitted it, I became quite calm. - P163

the only thing I could lose my miserable self in was books. - P176

"Romans nine thirteen," she said. "As it is written, Jacob have I loved, but Esau have I hated." - P193

Since the day we were born, twins like Jacob and Esau, the younger had ruled the older. Did anyone ever say Esau and Jacob?
"Jacob have I loved . . ." - P195

"Sara Louise. You were never meant to be a woman on this island. A man, perhaps. Never a woman." - P236

"You, Sara Louise. Don‘t tell me no one ever gave you a chance. You don‘t need anything given to you.
You can make your own chances. But first you have to know what you‘re after, my dear." - P237

Did I think her touch would taint me? Somehow infect me with the weakness I perceived in her? "You could have done anything, been anything you wanted."
"But I am what I wanted to be," she said.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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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사랑을 대표하는 영화 Serendipity에 이 책이 소개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는 ‘사랑을 위한, 사랑에 의한’ 책이다. 내가 가요를 듣지 않는 이유는 영어를 공부하며 팝송에 몰두해서이기도 하지만 가요를 들으면 심하게 감정이 이입되어 취하기 때문이다. 가요의 대부분은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책은 고전이기에 찾은 것이지, 연애 소설을 고집한 것은 아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짖는 사랑때문에, 그간 나의 기억 저편에 있던 연애 감성이 소환되었다.

반 세기 동안, 정확히 51년 9개월 4일 동안 기다린 사랑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마치 나에게 다시는 사랑을 소재로 한 문학서를 읽지 말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는 것 같다. 가요를 듣지 않으려 하는 이유와 비슷한 개념이다. Prince Charming이라는 표현은 진부하고, Mr. Right이라고 하자. 누군가의 Miss Right이 되지 못한 탓인지, Mr. Right을 찾지 못한 채, 내게 영원한 불꽃 같은 사랑은 신포도로 남았다. 난 용기없는 여우가 되어 이 세상에 변치 않는 사랑은 없으며, 그저 순간과 상황에 충실한 일시적 사랑만 있다고 믿어 왔던 내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사랑을 호소하는 Florentino Ariza의 사랑은 진부하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했다.

책이 재미 없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했던 나는 콜롬비아의 20세기 사랑은 현실에 뿌리 내릴 수 없는 구시대적 유물이라 치부하고 싶었나 보다. 물론 강한 질투심이 순간 순간 불타올랐음은 어쩔 수 없었다. 22세에 만난 Fermina Daza(18세)를 향한 사랑은 집착이나 편집증 같은 면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질투나 복수심에 근거한 기다림이 아님이 입증된다. 그녀의 남편이 죽기만를 기다리며 평생을 혼자 살지만 그가 살아가는 온전한 이유는 오로지 그녀 때문이었다. 명예, 부, 외모 및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게 한 것도 그녀에 대한 사랑때문이었다. 평생을 위해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사랑에의 헌신에 대한 보답인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거절 당한 후, 그녀가 유명한 의사와 결혼한 후 그의 전부가 무너질 수 있었으나 그는 단 한 순간도 낙담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녀라는 끈을 놓지 않았다. 물론 그의 마음은 주지 않은 채 수많은 여성편력을 보여준 것은 이해하기 힘들긴 하다. 삶을 살아내는 방편으로 많은 여성들과 육체적 사랑은 하지만 마음은 오로지 한 평생 첫사랑을 향해 있었기에 결혼은 할 수 없었다.

순간 순간 망각의 잔인함에 당황하다가 첫사랑에 거절당한 기억에 눈물흘리며 불면의 밤을 보내던 그 남자가 남편이 죽게 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72세인 그녀에게 다가가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니 그녀는 얼마나 더 당황스러웠을까? 그러나 반 세기를 기다린 남자는 절대 포기란 단어를 알지 못한다. 76세 남자의 두근거리며 설레는 마음에 대한 묘사도 신선하다. 사랑이란 단어는 여전히 젊음 및 청춘과 잘 어울린다. 왠지 노년의 사랑은 잘 공감하기 어렵고 마치 그들에게 사랑이란 감정이라기 보다 현실 기반일거라 치부하기 쉽다.

남편이 죽은 후 그가 그녀에게 보낸 편지 내용은 그녀로부터 분노의 편지를 받고 좌절한 후 방향 전환을 하게 된다. 과거를 불러내며 과거의 향수에 젖는 내용이 아니라 과거를 잊고 잘 나이드는 법으로 장문의 편지를 보내며 그녀의 마음이 열리기를 인내심있게 기다린다. 첫 장면에 나이들어감에 대하여 두려운 나머지 60세에 자살한 남자 이야기가 나오듯이, 이 책은 전반적으로 불멸의 사랑뿐 아니라, 결혼, 나이듦, 그리고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사랑에 관한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언제나 사랑의 주인공들은 꽃다운 나이이기에, 70대의 두 주인공이 긴장되고 떨려서 서로 당황했다는걸 알고 더 당황하고 있는 섬세한 묘사는 나의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과연 사랑이 무엇일까? Fermina Daza는 열렬한 연애 편지를 주고 받고도, Florentino Ariza를 보며 Poor Man이라 부르고 사랑은 허상에 불과했다고 그를 거절한다. 그녀에게 그는 한낱 누군가의 그림자(shadow of someone she had never met)였다. 반면 Florentino Ariza에게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태어나기도 전에 꺼져버린 그만의 사랑의 지성소 안에서 평생을 살면서 한 사람만을 위해 산다는 것이 가능한가?

이보다 더 지고지순한 일편단심을 묘사한 문학서를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녀를 향한 사랑이 그의 삶의 고통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동력이 되어 세상 기준에서 성공한 삶을 살았으니 반드시 실패한 삶은 아니라 할 수 있는 그에게 묻고 싶다. 사랑이 무엇이냐고! 그는 아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사랑은 바로 그녀이고, 그녀가 그의 사랑의 전부이다.’라고 할 것 같다. 믿기지 않지만, 20세기 사랑을 21세기에 적용할 수 없으나, 책 속의 불멸의 사랑이지만, 그래서 더욱 이 책은 오늘날의 인스턴트 사랑대비 보석처럼 반짝 반짝 빛이나는 순애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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