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해서인지 환타지물에 깊이 빠지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은 단순한 환타지도 아니고, 물리학, 문학, 신학이 함께 맞물려 있다. ‘When You Reach Me’를 엄청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책 안에 이 책 얘기가 여러 번 나오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을 알지 못해, 그 책(When You Reach Me)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시작 전부터 긴장하고 책을 펼쳤는데 역시나 깊이 빠지지 못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가 침체기에 빠져 있을 때, 우연한 계기로 물리학에 빠지면서 Albert Einstein, Max Planck, Werner Heisenberg의 책에 심취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주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탄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영어를 전공하고 주로 문과 계열의 책만 읽어 온 나는 부럽고 질투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금만 이과 계열의 내용이 섞여도 이해도 힘들고 흥미가 떨어지니 언제쯤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에 tesseract(4차원 정육면체), tesser, wrinkle이 여러 번 나온다. 아빠를 구하기 위해 5차원의 세계로 가기 위해 주름 이동을 한 Meg, Charles, Calvin의 이야기이다. Mrs Whatsit, Mrs Who, Mrs Which의 도움을 받기는 했으나, 아빠을 구하고 다시 Camazotz에 갇힌 동생 Calvin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Meg가 한 일이다.
Meg가 동생 Charles를 구한 힘은 바로 사랑이었다. 그녀의 가장 큰 단점들은 3가지였다. anger(분노), impatience(성급함), stubbornness(고집). 지금까지 그녀를 구한 것은 이 세가지였다. 단점은 언제나 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가 가진 단점에 매몰되어 나를 더 작게 만들지 말고 단점을 잘 살리면 나의 정신적인 키를 키울 수도 있다. 그러나 Meg가 동생을 살린 무기는 위 3가지가 아니었다.
그들에겐 없으나 그녀만이 가지 무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결국 무력적이고 공격적인 것이 아닌 사랑(Love)이었다.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동생에게 걸린 마법이 풀린 것이다. 물론 진부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강함으로 악을 이기려 한 것이 아니라 가장 약해 보이나 가장 강력한 사랑만이 악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Quotation도 많이 나온다. 파스칼, 괴테, 세익스피어의 문구를 읽으며 정서적 풍요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주는 감동적 문구는 아래와 같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Do you think things always have an explanation? Just because you don’t understand doesn’t mean the explanation doesn’t exist. p.43)
가끔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하는 법을 모른다. (If you aren’t unhappy sometimes, you don’t know how to be happy. p. 136)
우리 삶은 소네트와 같다. 엄격한 형식을 준수해야 하지만, 그 안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유를 느끼며 살아 간다. (Within this strict form the poet has complete freedom to say whatever he wants, doesn’t he? You mean you’re comparing our lives to a sonnet? A strict form, but freedom within it? p. 191)
나도 시인이 되어보자. 아름다운 소네트를 날마다 쓸 수 있는 시인! 세익스피어 만큼은 꿈도 꿀 수 없으나, 나홀로 읽고 도취할 수 있는 아름다운 소네트를 작성하되, 엄격한 형식이 있음을 기억하자. 물론 그 구속이 있음으로 제약을 받지만 그로 인해 겸손을 배우고 낮아질 수 있다. 겸허함을 키우는 제약 안에서 자유함을 느끼며 내 삶을 소네트처럼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