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일까? 용기(courage)라는 정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과거의 상처와 열등의식, 현재의 무기력증과 절망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용기를 자산으로 벌떡 일어나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망각은 인간의 축복이 되기도 하지만 약점이 되기도 한다. 독서로 인해 정신근육을 단련시키자던 새해결심이 벌써 시들해지던 찰나에 ‘용기’를 부르짖는 소녀들의 목소리에 다시 긴장을 하게 된다.

10살 Della가 양부로 부터 성폭력을 당하려던 순간 언니 Suki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험한 순간은 넘겼으나, 16살 Suki는 어린 시절부터 몇 년간 양부로 부터 성폭력을 당해왔다. 상처의 골이 깊은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하기가 힘들기 마련이다. Suki 역시 미성년자이지만, 동생 Della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며 경제적 독립을 하려 하지만 치유되지 못한 채 잠재되어 있던 정신적 상처로 인해 자해를 하게 된다.

어린 Della는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 준다. 부당함에 대하여 분노의 언어와 공격적인 행동으로 몇 번 대항하였으나, 그럴 경우 불의를 이길 수 없다는걸 알게 되었다. 나 역시 불의를 보고 잘 못참아 하는 성격이라 어린 Della의 행동을 보며 반성을 했다. 틀린 것과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하지만, 언어 폭력과 공격적 행동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과 연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공격성을 애써 자제하여 목소리를 내고, 친구들이 같이 도와줌으로써 Della는 반 친구 Trevor가 오랜 기간 여학생들을 괴롭혔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연대의 힘이 없다면 어떻게 불의에 맞써서 싸울 것인가? Della는 그 동안은 녹화를 통해 양부(Clifton)의 성폭력 장면을 알리려 했으나 법정에 증인으로 나가겠다는 용기를 내게 되고, 언니 Suki는 오랜 기간의 성폭력 당한 것을 비밀로 지켜 왔으나, 결국 폭로하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소심한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미성년자들의 대담한 용기이다.

작가의 후기를 보고 깜짝 놀란 것은, 이 일이 작가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었다. 글을 쓰는 동안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을까 생각했다. 또한 작가는 힘들게 목소리를 내고 나니 본인처럼 성폭력의 아픈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많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의 희망적 메세지는 사람들의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처의 정도와 깊이에 따라 치유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겠지만 슬픔과 고통은 일시적임을 알리고 있다. 마지막에 어린 소녀 Della는 그녀 삶의 최고의 날(the best day of my life)이 언제냐는 질문에 내일(tomorrow)이라고 답을 한다.

오늘 너무 우울하여 죽을 것 같아도 내일이 되면 조금씩 기분이 나아질 때가 있다. 시간의 묘약은 상처를 잘 감싸고 보듬어 주며 치유의 날이 곧 올거라 속삭이고 있다. 더 나은 내일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은 무조건 인내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부당함과 부조리에 대하여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소인배는 할 수 없는 대인배의 길이다.

분노와 불평의 언어로 마구 마구 쏟아내고 나면, 결국 후회만 크게 남는 경우가 많았다. 왜 내가 순간을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냈는지 자신이 부끄럽다고 느끼곤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련된 매너로 침묵을 지키며 암묵적 동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회할 것을 두려워하며 상처를 내 속에 꾹꾹 눌러 담아 둔다면 정신적으로 병들거나 언젠가는 폭발하고 말것이다.

정신 근육을 더욱 단단하게 한 후 지혜롭게 목소리를 내며 크고 작은 실천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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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r Twist (Paperback) - Penguin Classics
찰스 디킨스 지음 / Penguin Classics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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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싸움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고, 현대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물론 내 안에서도 선과 악이 항상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다. 내 안의 싸움은 항상 선의 승리로 끝나지는 않는 것 같고, 현실의 녹록하지 않음에 밀려 그냥 적정선에서 타협을 이루는 듯 보인다. 물론 이런 경우 굉장한 양심의 고통이 따른다. 이런 양심의 번뇌를 벗기위해 책을 읽는 것인가? 왜냐하면 고전에서는 대부분이 선의 승리로 끝나기 때문이다. 읽기 힘든 고전이었으나, 권선징악의 스토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고전은 늘 그리워하면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옛 애인과의 조우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기에 잠시 동안 대화의 어려움이 있어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19세기 영어를 읽어내느라 길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쉽게 오지 않지만, 내가 꿈꾸고 원하는 세상으로 나를 인도하며 마음에 위안을 선물하는 편안함이 있었다. 19세기 런던의 어두운 뒷골목 이야기를 다룬 사회 소설은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긴 했다.

가난은 보거나 듣기만 해도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 우울하게 하는 단어이다. 고아로서 빈민 구제소에서 자란 Oliver는 장의사의 견습생으로서 따라간 장례식장에서, ‘아름다움 체념과 용기’에 대해 배울 기회를 얻게 된다. 슬픔의 옷을 입고 슬퍼하기는 커녕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처럼 시련과 아픔을 잘 이겨내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강인한 사람들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 또한 몇 주 동안은 부당한 대우와 구속에도 유순하게 잘 복종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실 이것이 9살된 어린 아이의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기에 조숙하다기 보다 슬프게 느껴진다.

장의사의 집에서 도망치는 도중에 만난 그 보다 더 어린 Dick의 ‘God bless you!’라는 말은 Oliver가 태어나 처음 들은 평생 잊지못할 축복이었다. 곧 죽을 운명인 어린 Dick은 Oliver를 축복하며 멈추지 말것을 당부하는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어린양이다. 곳곳에 위험에 처한 Oliver를 향해 도움을 손길을 펼치며 수호천사의 역할을 담당하는 노신사 Brownlow나 나중에 그의 이모로 밝혀지는 Rose 같은 인물이 있어 중간 중간 안심을 하게 된다.

Oliver가 런던으로 가게 되어 소매치기 기술을 배우게 되고 범죄의 소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는 그의 출생의 비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소설이 현대판 이야기였다면 너무나 딱 맞아 떨어지는 우연성때문에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Oliver의 출생 비밀을 밝혀나가는 가벼운 옷을 입고, 그 당시 사회의 부패와 타락을 서술하고 있다. 가난과 범죄에 대해 이렇게 어둡고 사실적으로 다룬 이야기가 얼마나 될까 싶다.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Nancy의 행동이다. Oliver를 노신사의 손에서 다시 소매치기 소굴로 데려간 Nancy는 죄책감에서인지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며 Oliver를 다시 구하려 노력한다. 그런데 Nancy는 남자친구인 Sikes의 손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음에도 도망치지 못한다.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는걸 알면서 사랑이라고 말하며 싫어하고 혐오하는 과거에 묶여 있어서 벗어날 수 없다고 뿌리치고 결국 남자 친구의 손에 죽게 된다.

사랑의 힘인지 과거의 속박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난 후자라고 추측하며, 과거의 낡은 나를 벗고 새옷을 입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한 번 더 생각한다. 나는 항상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산다고 생각하지만, 과거의 망령과 환상에 묶여 자신감을 잃거나, 열등의식에 쌓이기도 한다. 돌아보면 벗고 싶은 과거가 많지만 과감히 떨쳐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기란 쉬운 싸움이 아니다.

2021년의 허물을 벗고, 더 오래된 과거의 구속을 벗고, 단단해진 정신 근육으로 마음의 가난을 극복할 묘약이 무엇일까? 현대인은 물질의 가난보다 더 가난해진 마음때문에 병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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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cture of Dorian Gray (Paperback)
오스카 와일드 지음 / Penguin U.S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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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을 펴면 앞 뒤 백지(flyleaf)를 찾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책 속의 감동 문구를 적기 위해서다. 물론 읽는 중간에 밑줄치고 옮겨 적느라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지긴 하지만, 나만의 즐거운 독서법이다. 책을 끝내고 나서 백지에 쓴 감동 문구(혹은 등장인물, 장소, 날짜 등)를 보고 나면 전체 줄거리가 잡히기도 한다. 백지에 쓴 감동 문구가 유난히 많았던, 그래서 읽기가 힘들었던 고전이다.

고전의 스토리는 많이 알려져 있는 상태로 읽는 편인데, 이 책의 인지도는 높으나 줄거리를 모르고 읽어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읽었다. 영어가 어려운 반면 구성이 복잡하지 않아 흐름을 쫓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것이 이리 힘든 일인가를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내겐 책을 읽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쉬운 일이라 생각해 왔는데 이번엔 정반대였다. 거의 한 달만에 책을 편 이유도 있고 Lord Henry의 경구(epigram)을 다 이해하지 못함도 있다.

그의 번득이는 재치(rapier wit)는 가히 감탄할 만하고 매력적이다. 순간 그의 촌철살인에 길을 잃고, 그의 논리에 속아 반하게 된다. 듣는 순간 격하게 공감하게 되어 내가 그 동안 틀리게 알아 왔구나, 혹은 왜 미처 그걸 몰랐나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내 생각을 들켜서 부끄러운 느낌까지 든다. 내 잠재의식 속 부끄러운 생각마저 속 시원하고 세련되게, 거기다 막힘없이 쏟아내는 Lord Henry에게 Dorian Gray가 반한 것은 무리가 아니다.

미와 젊음 그리고 감각적인 삶의 절대가치를 부르짖는 Lord Henry와 그가 준 책의 영향으로 영혼을 팔아서라도 젊음을 유지하고자 했던 Dorian Gray가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두렵고 무서운 것도 당연하고, 누구나 찬미하는 미모를 겸비한 사람은 특히나 더 두려워서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고 싶을 것이다. 자신의 추함과 마주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Dorian Gray는 자신의 초상화 속에 보이는 추함이 너무 싫어서 초상화가 전시되는 것을 거부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위층으로 숨겨두게 된다. 영원히 안 볼 수 있다고 안보고 살고 싶었다. 그 초상화는 그에게 그의 양심(conscience)이었다. 외적으로 탁월한 외모, 젊음, 교양, 부를 가지고 있지만, 본연의 자신을 만나야 하는 두려움을 잊기 위한 수단으로 향수, 음악, 보석, 자수 등에 심취해야 했다.

외적인 미와 젊음은 James Vane에게 살해당할 뻔한 위기에서도 그를 구출해 주지만, 천하를 얻고도 영혼(soul)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독자에게 묻고 있다. 정작 Dorian Gray를 괴롭힌 것은 살아 있으되 죽은 그 자신의 영혼이었다. (It was the living death of his own soul that troubled him.) 외적으로 아름다운 삶이었으나, 미와 젊음을 지키기위해 마약 및 살인까지 해야 했던 그는 결국 초상화 속에서 마주한 그 자신의 타락을 견디지 못하고 초상화를 찢으며 죽게 된다.

그의 미모는 그에게 가면이었고 젊음은 한낱 조롱거리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초상화만 없애면 그의 과거를 없애는 것이고 자유로움을 얻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슬픈 결말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결국 모든 것은 허상(illusion)이고 망상(delusion)인 것일까? 도입부부터 미와 감각적 삶에 대한 찬사를 늘어 놓던 Lord Henry경에 홀딱 넘어갔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진다. 누구나 마음 속에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표현이 있었다. 나 역시, Dorian Gray처럼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위선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지적 시점으로 내 삶이 조명되지 않아서 아직 심판대에 오르지 않은 것 뿐이다.

나는 나의 초상화를 마주함에 있어서 얼마나 당당할 것인가? Dorian Gray 보다 더 몸부림을 치며 끝까지 거부할지도 모른다 ㅜ.ㅜ

Epigrams
1. passions that have made you afraid, thoughts that have filled you with terror, day-dreams and sleeping dreams whose mere memory might stain your cheek with shame (p.21)
2. The only difference between a caprice and a life-long passion is that the caprice lasts a little longer. (P. 26)
3. To be good is to be in harmony with one’s self. (P.76)
4. The only horrible thing in the world is ennui. (P.194)
5. Knowledge would be fatal. It is the uncertainty that charms one. A mist makes things wonderful. (P.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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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aline (Paperback, 10th)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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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으나 읽지 않았다. 늘 책을 들고 다녔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연말이 다가오며 올해 내가 목표한 독서량에 미치지 못한걸 알기에 한 권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그러나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나는 같은 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려는 습성이 있다. 결국 나의 독서 습관을 해친 것은 게으름과 일중독이 아닌지도 모른다. 현대인은 늘 바쁘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지만 정작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라도 오래 오래 아날로그 독서가로 남고 싶었는데 올해 나의 독서를 해친것은 유투브 시청 때문이었다. BTS 중독이 되었다가 요즘엔 선거때문에 관련 유투브를 보느라 많은 시간을 쏟다보니 독서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하더라도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내년 3월까지 이대로 가다가는 책사랑에 빨간불이 켜질테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중독성이 너무 강하고 시간 가는 둘 모르게 나의 눈과 귀가 포로로 잡혀 있으니 책이 뒷전으로 밀렸다.

물론 나는 당연히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나, 수동적 청취만으로 시간을 보내며 능동적 생각키우기 활동인 독서를 게을리하는 나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결국 나의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비록 독서를 하며 잠을 설친 육체의 피로는 단단해진 나의 정신근육이 보듬어줄 수 있었으나, 유투브 시청으로 보낸 시간들은 반드시 그러하지 못했다.

폰중독이 남의 일일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나 자신의 부끄러운 민낯이 되면서 어느 순간이든 타인을 향한 판단과 평가를 보류해야함을 깨닫게 된다. 최근 6년간의 독서량을 볼 때 올해가 가장 저조한 상태이고 그래서 그런지 고민거리도 많았다. 무엇이 나의 길인지, 어떤 삶이 유의미한 것인지, 나는 어떤 기다림 속에서 살고 있는지가 코로나 속 나의 화두였다. 어쩌면 평생의 나의 화두인지도 모르겠다.

폰의 유혹외에 핑계를 대라면 나는 판타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책에 대한 평점이 높은걸 알고 구매했으며 다시 서핑을 해도 영화로도 매우 평이 좋은데 난 깊이 빠지지 못했다. 책 앞에만 서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기에 깊이 몰입하지 못하고 감동이 적음은 책 탓이 아니라 부족한 독서가인 나를 탓하는 버릇이 있다. 이번 독서를 계기로 폰과 책은 양립할 수 없음을 깨달았으니 둘 사이 거리두기를 통해 다시 책사랑을 회복하자. 원래의 못된 습관에 다시 빠질까 두렵지만 용기를 내자.

부모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무서웠지만 용기를 낸 Coraline을 생각해 보자. 무서운걸 알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것이 진짜 용기라고 했다. (P. 57 When you are scared but you still do it anyway, that’s brave.) 현실에서 두려움에 쌓여 자신의 습관을 고치기위해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알면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루틴에 갇혀 있는 비겁한 어른들을 위해 판타지 동화물이 쓰여지는 것인가? 세상은 온통 배움의 전당이고, 연말에는 유난히 경종이 크게 울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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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12-3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앞에 서면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ㅎㅎ 너무 공감가서 피식 웃었어요 ㅋㅋㅋㅋ
폰으로 책을 읽으시는 건 어떠신가요?

serendipity 2021-12-31 20:53   좋아요 0 | URL
네 ㅋ 귀한 조언 잘 고민하고 새해에는 다시 독서삼매경에 빠져야겠어요 ㅜ
 
On Writing Well: The Classic Guide to Writing Nonfiction (Paperback, 30, Anniversary)
윌리엄 진서 지음 / Collins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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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집중력이 강하다 할 수 있고, 부정적인 면에서는 뭔가에 미쳐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엄청난 허기를 느끼며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나는 왜 책에 집착을 하는가? 내가 집착하는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읽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피폐했던 것인가?

읽지 않으면 잘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은 잘 쓰고 싶어서(writing well) 계속해서 읽는지도 모른다. 읽기 못지 않게 쓰기 역시 엄청난 장점을 안고 있지만, 꾸준한 읽기 만큼이나 쓰기는 많은 연습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쓰는 일기 조차 꾸준히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때 나는 일기 쓰기를 통해 재충전을 하고 나의 정신근육을 더 단단하게 단련시키기도 했다. 길이에 상관없이 매일 쓰고 잠이 들면서, 새로운 다음 날을 기대하곤 했다. 작년부터 쓰기를 멈추고도, 쓰기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자석처럼 끌려 잘 쓰는 법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 늦어도 2주 안에 한 권을 끝내야 책을 잘 이해할거하는 나의 직관은 옳았다.

또 다시 일중독에 빠져 독서가 뒤로 밀리면서, 2주를 넘기고 나니, 책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감동을 크게 느끼지 못해 작가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언제 어떻게 읽느냐는 정말 중요하다. 감동이 미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책이 시사하는 글쓰기는 non-fiction에 국한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넌픽션의 핵심은 단순 명료함이라 할만큼, simplicity와 clarity를 강조하고 있었다. 쓰기는 모방에 의해 배울 수 있고, 사전 사용을 습관화하며, 동의어 사전을 애용할 것과, 언어의 운율, 공명성, 각운, 두운 등에 유의하라는 조언에는 매우 공감하는바이다. 작가는 word-freak라 스스로 칭할만큼 언어 사용에 세밀하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또한 글을 쓰는 작가란,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귀로 쓰는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었다.

Rewriting을 두려워하지 말것, 능동태 문장의 사용, 대명사의 사용 등 상세한 안내뿐 아니라 타인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안고 글을 쓸 것을 강조한다. (Be yourself when you write.) 야구선수 Joe DiMaggio의 말을 인용하여 어떻게 글쓰기를 해야할지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왜 항상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느냐는 질문에, “나의 경기를 본적이 없는, 스탠드에 최소 한명이 앉아 있더라도, 나는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어딘가에서 글의 아름다운 울림을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며 공감을 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창의성을 발휘하며 남과 다른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daring to be different)지치지 않는 용기를 가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단 한 명의 든든한 독자를 찾는 작가의 심정으로, 나 또한 나를 보아주고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한 명을 찾고 있었을까? 한 명이 없다고 생각해서 요즘 내가 큰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것인가? 한 명이 없어도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큰 방점을 두며 지치지 않을 자신감은 내게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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