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나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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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던 작가가 죽었다.

그리고 그의 모든 재산권은 마지막을 지켰던 조카에게 남겨졌다.

조카는 이모가 남긴 '거울나라' 출간 작업을 위해

이모와 늘 함께했던 편집자와 작업을 시작했는데 편집자로부터

알 수 없는 얘기를 듣는다 ' 이 원고에는 삭제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카는 이모의 원고를 다시 읽어보며 편집자와 함께 삭제된

내용을 찾기 시작한다. 이모가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

..

.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담겨 있다.

마치 현실에 있는 진짜 인물들이 죽은 이가 숨겨놓은 수수께끼를 풀듯이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는 흥미진진하다.

소설 속의 소설은 이모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며 자신의 경험을 담아놓았다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인물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외모에 결점이 없거나 아주 사소한 것임에도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믿는 신체 이형 장애, 그리고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 화재로 인해 얼굴에 화상을 입어 꿈을 잃은 사람까지.

온통 상처뿐인 이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 하고 있다.

그 안에서는 과거 15년 전 사건을 파헤치는 추리도 함께한다.

하지만

편집자의 말 한마디에 조카도 나도 책을 읽는 내내 혼란을 겪는다.

분명 존재하는 사람들, 이모의 이야기인데 소설 속에

중요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이라는 말에 당황했다.

그 사람이 아니고선 이렇게 이야기가 펼쳐질 수 없는데

다른 이들은 모두 실제 인물이지만 그 사람만이 허구의 인물이라니..

끝을 달릴수록 점점 더 알 수 없는 그의 정체에 답답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되면 작가인 이모가 정말 무엇을 원했는지

어떠한 마음으로 이 소설을 집필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까칠하고 못된 성격의 사람이라 여기며

그를 미워했던 조카는 미안함으로 채워진다.

반전의 반전. 그리고 도 한 번의 반전이 결코 밉지 않은 소설이다.

-밑줄 긋기-

오다는 등받이에서 상반신을 일으켰다

"언젠가는 잃게 되는 것, 언젠가는 잃게 되리라는 사실을 아는 것에

결코 자신의 가장 큰 가치를 두어서는 안됩니다."

329쪽

......이 세상은 거울 나라다. 모두가 거울을 앞에 두고 살아간다. 외모로 제멋대로

우열이 매겨지고 칭찬받거나 비난받거나 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신경 쓰면서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360쪽

"당신을 여기로 부른 건 이유가 있어서예요. 교쿄가 삭제한 이 원고를

당신에게 맡길게요. 부디 <거울 나라>의 마지막에 덧붙여줄 수 없을까요?

5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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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렛
송광용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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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집사와 함께 자건 거를 타고 외출하던 고양이는

술 취한 아저씨와 자전거가 부딪히며 사고를 당한다.

자전거와 함께 풀밭으로 떨어진 고양이는 사람들에 의해

사랑하는 집사가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묵묵히

기다리던 고양이는 자건 거를 싣고 가는 트럭에 올라탄다.

하지만 고양이가 도착한 곳은 전혀 알 수 없는 곳.

그렇게 집고양이에서 길 고양이가 됐다.

그리고 살기 위해 아웃렛 쇼핑몰 주차장에서 스스로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다시 만날 집사를 기다리며..

.

.

고양이의 시선에서

쓰인 너무도 이쁘고 애틋한 소설이다.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아웃렛.

아웃렛의 길거리 생활은 지금 어디에나 있을 길고양이들을

떠올리게 하고 길고양이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듯하다

윤기기 흐르던 털은 피부병으로 윤기를 잃어가면서 빠지기 시작하고

아름다웠던 모습은 이제 누가 봐도 징그러워졌다.

힘든 길거리 생활 그리고 보호소 생활.

보호소에 들어갔다고 한들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고양이들의 삶은

그저 미안하기만 하다. 읽을수록 자꾸 미안해진다.

이런 독자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보호소에 있는 고양이들은

참 밝다. 그리고 이야기꾼들이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고양이 제리의 사연은 한편의 또 다른

스릴러를 읽는듯하다. 고양이들을 죽이는 연쇄살인마를 막기 위한

고양이들의 합동 작전은 눈물 없이는 읽을 수가 없다.

저 작은 몸에서 어쩜 그리 큰 용기를 낼 수 있는지

아무리 소설이라 해도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다시 살아나가는 남은 고양이들.

그리고 이제 아웃렛이 아닌 진짜 이름을 찾은 가을이.

그렇게 가을이는 집사에게 이름을 다시 불린다.

집사가 이름을 불러줄 때 다시 존재하는 작은 생명이다.

지금도 세상 많은 곳에서 헤매고 있는 길고양이들과

강아지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

.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들은 꼭 읽어야 할 소설.

그리고 색다른 스릴러물을 찾으신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시길.

-밑줄 긋기-

"우리의 운명이 누군가의 운명에 매달린 실과 같다는 건 너무 위태로워 보이잖아"

"그건 사실이니 슬퍼할 일이 아니고 받아들여야 할 일이지 고양이만 그런 게 아니고

사람들도 서로의 운명에 얽혀있지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의 운명에 영향을 받아

운명은 가까이 가면 촉수를 뻗어 사람들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버린다고 했거든."

77쪽

"많은 이들이 확실히 악의를 피해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에선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선의를 포기하는 순간

삶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는 가능성, 그건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 시킬 가치가 있는 거니까. 그게 수많은 후회의 사간을

거치고 난 다음에 내린 결론이야." 163쪽

"아웃렛, 어떤 기회는 받는 존재 말고 주는 존재에게 더 절실한 법이야

이건 너만을 위한 일이 아니야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죽으면서도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것을 만들어 두고

싶은 거야."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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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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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재공 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2002년 3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스노보드에 도전한 2년간의

여정을 담아놓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에세이 이자 단편소설집이다.

기가 막힌 센스로 자신의 에세이에 미공개 단편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넣었다.

마치 실제로 경험한 것처럼 말이다.

단편이 수록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읽는다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속을 것 같다.

이 도서는 작가님의 도전을 담았다.

그것도 정말 무모한 도전을 말이다

결국은 무모한 도전이 아닌 가능한 도전이었지만

자신의 나이를 생각해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도전이라 말한다.

바로바로 스노보드이다.

1985년에 개봉한 '007뷰 투 어 킬'에서 제임스 본드가 스노모빌을

타고 적의 추격을 따돌리는 장면을 보고 스노보드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작가님의 보더 배우기 여정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스노보드만 도전을 한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골프에 눈을 돌리기도 하고 얼음 위에서 하는 컬링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어느새 스노보드에 다시

돌아와있다. 책 사이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사진 속에서

그의 열정과 스노보드의 사랑이 전해지기도 한다.

작가님의 모습은 독자에게는 책을 읽는 또 다른 선물이기도 하다.

잡지 속 인터뷰를 읽는 느낌이랄까?

에세이 만으로도 풍성한 책은 또 다른 맛있는 디저트를 선물한다.

바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단편소설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닌 작가님의 일상 속에 허구의 인물을

넣고 그들의 사건에 직접 개입을 한다.

혹은 삼자 입장에서 그 글의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 모든 일들은 당연히 스노보드의 현장이다.

소설로만 만나봤던 작가님은 무한도전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옆집 아저씨처럼 말이다.

어디선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스노보드를 타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작가님을 상상할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결코 무모한 도전이 아닌 작가님의 무한한 도전을 응원해 본다.

그리고 무엇이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나이에 기죽지 말자고

나 또한 다짐해 본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도서를 놓치지 마시길... 작가님의 열정에 더욱 반하게 될 것이다.

-밑줄 긋기-

스노보드가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재미있는 일이라면 아마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나를 스노보드에 이토록 빠져들게 한 것은 향상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아저씨다 사십 대 후반이면 옴치고 뛰어볼 수도 없이

중년 아저씨다 그런 아저씨가 되고 보니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배우고

향상시킬 기회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예전에는 할 수 있었던 것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이제는 못한 것을 오늘은 해냈다' 라는게 기뻐서 견딜 수가 없다 스노보드는

그 아주 작은 향상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스포츠다 특히 초보자는 탈 때마다

반드시 조금씩이라도 향상된다 자신의 과제를 자각하고 다음에는 그것을

극복해 보려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231~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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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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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재공 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호은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다. 서로 각자의 삶을 잘

살고 있는 듯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아빠의 부탁은 그저 황당하기만 하다.

몇 번 만나보긴 했지만 아직은 어색한 재혼한 아빠의 딸 승지.

아빠는 그런 승지를 전처인 호은이 엄마에게 맡기라 한다.

그리고 떠나버렸다. 언제 온다는 말도 없이. 무슨 이유인지 말도 없이..

..

..

..

스물한 살의 대학생 호은이, 열다섯 살 아빠의 재혼녀의 딸 승지

그리고 마흔다섯에 호은이 엄마.

소설은 이 세 사람을 주 측으로 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호은의 과거와 부모님의 과거가 순간순간 소환되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가 소리 없이 드러난다.

상처를 통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을 보게 된다.

제일 어리지만 왠지 승지가 가장 어른스럽다.

전혀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과 공간에서 승지는 자신만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철없어 보이는 아빠의 마음을 승지는 오롯이 이해한 듯

피 한 방울 썩이지 않은 호은과 호은 엄마에게 참 살갑다.

나 또한 호은의 아빠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의 고통을. 상처를, 그리고 호은 엄마를 향한 믿음을..

자기만의 집.

호은 엄마 윤선은 자신만의 집을 찾아 정착한듯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이들이 원하고 자기만의 집으로 생각하는 곳은

왠지 호은이 외갓집. 윤선의 본가라는 생각에 머문다.

가장 치지고 힘들어 기댈 곳이 필요할 때 윤선도

호은이도 그리고 승지까지 그곳에 잠시 마음을 둔다.

모든 것을 그저 다 받아주고 안아주는 이가 아직은 그곳에 있기에

정말 이들이 원하는 자신만의 집은 아마도 그곳이 아닐까 싶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한 이야기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말없이도 통하는 신뢰를 경함하게 된다.

이들은 아직 자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호은이 부모님의 관계는 영혼의 단짝 같다.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진짜 자신만의 집을 서로는 모르고 있는듯하다.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우리의 일상이거나 혹은

내 이웃의 일상일 거 같은 이야기 흐름에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다.

실패한 사랑, 무너진 가족, 성 정처성의 혼란.

아물지 않은 상처 속의 헤맴 등 한 번쯤은 겪었을 일들.

그 일들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는 내일.

그렇게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밑줄 긋기-

"할 수 있으면 그랬겠죠 자기를 해체하고 재 정비해서 다른 사람인 양 다시 살아야 했어요

하지만 헌영인 할 수 없었던 거예요, 윤선 씨도 배신감을 버리세요

가정이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못 했건 거예요 어렵겠지만 누군가 정말로

할 수가 없었던 것에 대해 이해해 보세요. 103쪽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도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관계가 잘못되어

마음이 무너지지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121쪽

진실은 실은 표면에 드러나 있는데 보지 못할 뿐이라고 한다. 그 많은 진실들을

다 놓쳐버리고 우린 무지와 오해 속을 살아간다. 174쪽

"무엇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타락하는 건 나름대로 또 훌륭한 거야."

아빠가 말했다. "아빤 그래서 타락했어?"

"그래, 엉망진창으로 깨졌지" 아빠의 대답이 너무 통렬해 우린 다 같이 웃고 말았다

저마다 파괴되면서도 지킬만큼 소중한 것이 있는 게 삶이었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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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뚝뚝 떨어지는 날 네가 왔으면 좋겠다 도토리숲의 시집
강혜경 지음 / 도토리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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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첫 입맞춤처럼 부끄럽고 작은 시를

내놓는다는 시인의 인사말은 그저 사랑스럽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작가님만의 아름다운 사랑과

그리움과 그리고 일상들이 작은 언어로

가득 풍성히 담겨있다.

시를 읽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괜히 설렘 하기도 하고 괜히 아프기도 하고

함께 그리워져 오기도 한다. 그리고

행복으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이 글이 되고

글이 시가 된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이다.

작은 일상 하나 가벼이 여기지 않는 마음이

모이고 모여 위로가 되기도 하고 추억이 되기도 한다.

짧은 문장으로 표현된 작가님만의 감정은

고스란히 전해져와서 시를 읽는 내내

따뜻한 차 한 잔의 향기가, 그리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듯하다.

시가 주는 힘은 그저 포근하고 애틋하다.

그래서 시를 읽고 시를 사랑하나 보다.

.

.

.

-꽃잎이 뚝뚝 떨어지는 날 네가 왔으면 좋겠다.-

봄비가 내리는 날

그리움이 뚝뚝 떨어지는 날

꽃잎이 뚝뚝 떨어지는 날

네가

왔으면 좋겠다.

낮은 담장 너머로

내 이름

크게

불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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