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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에 닿았을 뿐
은탄 지음 / 델피노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고향에서 벗어나고 싶은 지영이.
하지만 그는 할아버지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너무도 다정하고 사랑이 많던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리고
할아버지는 손녀인 지영이 외에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대학교 포기하고 지영이는 할아버지를 위해 간호를 시작한다.
돈까지 벌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당연하듯 할아버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제 지영이는 지쳤다.
할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시기만 속으로 빌고 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
..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손녀딸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할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나선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그녀는 지칠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녀를
누가 욕할 수 있을까? 그리고 결국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던 그녀를 누가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그녀는 해방이 됐다.
그리고 고향을 벗어나 간절히 가고 싶었던 서울에도 올라간다.
자신의 삶을 위해 기꺼이 그 남자 은우의 손을 잡는다.
은우와 지영.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많은 지인들.
은우가 지영이를 서울로 불렀을 때 둘만의 꽁냥거리는 설렘을 기대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엉뚱하게 흘러간다.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은우의
생뚱맞은 고백과 전 여자친구의 등장. 그리고 지영이 할아버지에 대한
반전의 이야기 등. 그리고 은우의 숨겨졌던 비밀까지.
반전을 거듭하며 은우는 그렇게 환자가 돼버리는 듯하다.
하지만 더 이상 없을 것 같은 반전이 다시 한번 시작되고
은우와 지영의 사랑은 결실을 맺는다.
다소 믿을 수 없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소설이기에 가능한 지영의 믿음은
은우를 다시 각성시키고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도록 해준다.
소설을 읽으면서 믿음과 신뢰를 생각한다.
누군가를 향한 신뢰, 그리고 믿음.
그렇게 지켜낸 사랑.
설렘을 느끼기보다는 교훈을 얻은 소설이다.
마인드 컨트롤 초능력 판타지와 로맨스가 만났다.
추리는 양념이다. 그리고 메인 요리인 사랑 오로 깔끔한 마무리다.
-밑줄 긋기-
탓 탓 탓 그게 날 버티는 힘이다. 난 사회를 모순 덩어리로 규정하고 그 핑계로라도
남을 탓할 것이다 그래야 훗날 내 탈출에 명분이 생긴다. 물론 지금은 아니다
틈새 하나가 생기면 언제든 나갈 것이다. 가장 간단한 길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거겠지. 22쪽
나는 서은우가 '초능력을 믿느냐' 질문에 '초능력을 믿는 당신을 믿어요'
답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진심이다 난 초능력을 갖고 있다는 이 남자의
말을 믿는다. 그저 이렇게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 이게 곧 기쁨이고 설렘이다.
196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