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 1 - 바이러스 밀리언셀러 클럽 7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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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을 원작으로 한 영화 '쇼생크 탈출'과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좋아하지만 책은 처음이다.  '스탠드'를 선택한 동기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군부대에서 실험용으로 쓰던 바이러스가 유출됐고 미국 전역이 일대 혼란에 빠진다. 그 바이러스를 매개로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임신한 여대생, 막 뜨려고 하는 무명가수, 농아인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바이러스의 희생자들을 목격한다. 그리고 1권 말미에 새로운 빌런의 등장을 예고한다.


최고의 이야기꾼답게,읽어나가는 속도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왜 그의 작품들을 할리우드가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완독 여부는 일단 1부가 끝나는  2권까지 읽어보고 결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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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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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금의 샘』과 『반지의 제왕』을 추석을 기회로 끝냈는데, 벽돌을 둘이나 동시에 읽었던 터라 쉬어가자는 마음에, 서점에서 한 시간 가량 읽다가 구매했다.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걸 안 건 책을 1/3 쯤 지나고나서였지만.


거의 10년 전 나오키상 수상작들을 한창 몰아 읽을 때,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트콤 같은 설정이 무척 인상적인게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 작가가 '식물학'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돌아왔다니. 처음에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고 플랜테리어나 조경 좀 공부해볼까 하고 집어들었더랜다. 그런데 웬걸, 식당 남자 종업원 얘기로 시작하더니 그가 식물학과 대학원에 배달을 갔다가 막내 여학생으로부터 '애기장대'라는 잡초를 연구하는 얘기를 듣는다. 그 얘기가 끝까지 간다. '식물학자'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책이 쉽지 않은 건 유전학과 실험에 대한 작가의 정밀한 묘사 때문이다. 과알못인 나로서는 그토록 그런 세밀함을 따라가기 쉽지 않아 진땀을 뺴고 두어번씩 읽어야 했다. 이 점 하나만으로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그런데 식물학이라니? 노벨상 수상자를 여럿 배출한 일본은 기초과학 매우 튼튼해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연구를 기울인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그나마 물리학이나 화학 분야는 학술적으로나 대중적으로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이라도 있지, 식물학은 그런 것도 없는 사각의 사각이다. 지도교수인 마쓰다가 기혼인지 미혼인지 아무도 모른다. 옷은 거의 갈아입지 않고 연구실에는 책과 논문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몇 명밖에 되지 않는 연구원, 대학원생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다. 돈이 안 되고, 전망도 없기 때문에 새학기가 되어도 신입은 들어오지 않는다. 거기에, 예쁜 꽃도 아니고 '애기장대'라는, 아무도 모르는 잡초의 '잎'을 연구하는 일은, 발견했을 때 짜릿함과 논문 외에는 별다른 보상도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식물에 대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 연구대상인 식물은 사랑없는 세계에 살고 있지만, 그 연구자들은 그것을 한없이 사랑한다는 역설. 


정말 재미있었다. 읽으면서 여러 번 웃음을 터뜨렸는데, 작가의 표현력과 묘사는 이제는 한때 유행했던 TV장르인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두 번이나 고백했으나 차였으면 어색할 법도 한데, 계속 처음의 관계를 유지하는 그들을 보면서 흐뭇하기까지 하다. 지성과 감성을 모두 담아낸 명작이다.



* 강양구 추천

** 서점에서 구입

"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중략) "그래서 저는 식물을 선택했어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누구하고든 만나서 사귀는 일은 할 수 없고, 안 할 거예요." - P96

모투모라는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끼고 있는 세계를 대하는 후지마루의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이 존중받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중략) 서로가 열정을 기울이는 세계는 달라도 언제까지나 함께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언제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모토무라는 하고 있었다. - P123

모토무라가 현미경을 들여다보다가 독특한 형태의 세포를 발견하고 ‘어‘하고 생각하는 순간에 느꼈던 그 느낌. 아마 마쓰다가 산울타리 너머로 동백나무를 발견하고 ‘어‘했던 순간에 느꼈을 그 느낌. 그것은 지금 모토무라가 후지마루와의 사이에서 공감을 확인하고 느끼는 그 느낌과 다르지 않다. 찌릿한 기쁨의 충격이 내달리는 느낌이다.
그것이 있기 때문에, 연구를 그만둘 수 없다.
그것이 있기 때문에, 사람으로 사는 것을 그만 둘 수 없다. - P194

모토무라는 취미든 일이든 사람이든, 사랑을 기울일 수 있는 대상이 있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거듭한다.
그러자 신기하게 생각되는 건 역시 식물이다. 뇌도 신경도 없는 식물은 사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랑 같은 게 없어도 빛과 물만 있으면 그것을 식량으로 하여 얼마든지 성장하고 살아갈 수 있다. 먹을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과는 ‘산다‘는 것의 의미가 전혀 다른 것 같다. - P229

큰 발견을 하면 칭찬받거나 지위나 명예를 얻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는 화려함하고는 거리가 먼 실험의 나날을 오랜 기간 계속할 수 없다. 그저 식물을 좋아해서, 식물을 좀 더 알고 싶기 때문에 연구한다.
사랑, 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 P279

"아니"하고 모토무라는 고개를 흔든다. 아니, 전혀 다르지 않아. 요리나 실험이나 같아. 예정대로 실험을 진행해서 예정대로의 성공을 얻을 수 있을까. 기일까지 박사논문을 제출할 수 있을까. 그런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내가 틀렸어.
실험에 짜인 줄거리는 없어. 연구에 기일 같은 건 없어. - P349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언어도 없고, 기온이나 계절이라는 개념조차 없는데도, 식물은 정확히 봄을 알고 있다. 온도계나 일기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이건 초겨울의 따뜻한 날씨가 아니라 진짜 봄이다. 슬슬 여느 해와 같이 활발하게 생명 활동을 할 시기가 왔다‘라고 판단하고 기억한다.
반대로 인간은 뇌와 언어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는 건지도 모른다. 고뇌도 기쁨도 모두 뇌가 내놓은 것이고, 그것에 휘둘리는 것은 물론 인간이기에 맛볼 수 있는 묘미겠지만, 관점을 바꿔놓고 보면 인간은 뇌의 포로라고 할 수도 있다. 실은 화분의 식물보다도 더 좁은 범위에서밖에 세계를 인식할 수 없는, 자유롭지 못한 존재. - P352

"직감을 너무 우습게 봐서는 안 됩니다." 마쓰다는 의자에서 일어나 가방에 손을 들었다. "내가 말하는 직감은 신으로부터 들은 갑작스러운 계시 같은 걸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날이 우직하게 관찰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직감을 말하는 겁니다. 모토무라 씨는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P362

실험이란, 식물이란, 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가. 이제 그만둘 수 없을 것 같다. 그만두고 싶지 않다. 사는 것을 그만둘 수 없듯이, 학부생 때 ‘왜?‘"알고 싶어‘하며 묻고 바랐던 것은 낭비도 잘못도 아니었다. 나는 알고 싶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 위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신기하고 매력적인 존재, 식물을 알고 싶다. 앞으로도 계쏙 살아가기 위해서 연구자로서 살아갈 거다.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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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1~3 + 호빗 세트 - 전4권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보원 외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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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걸쳐 볼 영화이기에, 영화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 10여년 전부터 책으로 읽고 싶었던 책이지만 워낙 잘 읽히지 않던 터였다. 이번에 나온 전면개정판은 좀 괜찮다고 본다.


영화의 방대한 세계관과 이야기들을 한번만 읽고는 제대로 된 리뷰를 남기기는 어려우므로, 몇가지 인상적인 점들만 적고자 한다.


- 당연한 말이지만 (책을 집어든 목적이기도 하고) 배경, 맥락, 주요동기 들을 잘 알 수 있었다. 쉘로브, 팔란티르, 갈라드리엘, 마술사왕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특히 도움이 되었다.


- 20세기 문학적 성취이다. 공간에 대한 회화적 묘사가 상당하다. 곳곳에 액자식 구성을 차용한 점도 흥미로운데, 예컨대, 사루만은 영화와 관련되어서는 단 한번만 등장한다(영화에 다루지 않은 부분에서 두 번 정도 등장).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전래동화 수준으로 평면적인 데 그친 점이 아쉽긴 하다.


- 방위에 대한 이야기가 장황하다. 동으로 갔다, 북으로 갔다, 남쪽으로 꺾었다가, 인두인대하 동쪽에 뭐가 있고 이런 부분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반지원정대』말미에 이르러서야 대충 동쪽에 모르도르가, 서쪽에 로한이, 남쪽에 곤도르가 있다는 등 체계가 잡혔는데,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서는 참 죽을 맛이었다.


- 아무래도 서양문학, 특히 전쟁을 다룬 작품들이 시인들의 노래('서사시') 형태로 다뤄지다보니 호메로스의 서사시들과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가 떠올랐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갖은 모험 끝에 대규모 전쟁에서 적을 물리치고 왕의 자리를 되찾는 서사는 그러한 노래들의 흔한 소재니까. 다만, 세계를 구한 인물로 '인간'이 아닌, 반인족 '호빗'을 설정했다는 점이 다른 톨킨만의 매력일 것이다. 선악을 뚜렷하게 구분한 점이 퇴보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 프로도와 샘이 단순한 주종관계를 넘어 동성애 코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리아스』의 아킬레우스와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관계는 고대 희랍에서 남성 간 이상적인 연애로 여겨졌다는 경향을 반영해 동성애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신라의 사다함과 무관랑의 사이도 그렇게 보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샘이 희한하리만치 프로도에 대해 충정을 보이지만, 원작에서는 '살아하는 프로도 나리', '제 옆에서 주무세요' 등 대사로 볼 때 여지가 충분하다(샘이 로지와 결혼하여 많은 자손을 낳았음에도 그러한 추측은 유효하다).


- 에오윈은 영화에서 단순히 검술을 좋아하는 여전사로 보여졌지만, 여기서는 자신의 주어진 성역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즉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페미니즘을 다루고자 한 것 같다(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제2빌런 캐릭이었던 나즈굴의 군주는 'man'의 손에는 절대로 죽지 않을 운명이었지만, 결국 woman인 전사의 칼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다만, 파라미르와의 로맨스를 시작하면서 다시 여성성으로 돌아가는 한계는 있었다.




- 영화 '왕의 귀환'에서 아르웬이 필멸의 인간이 되고자 하면서 죽어가는 설정이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원작에서는 아니나다를까 그런 얘기가 없다. 반면, 케이트 블란쳇의 배역인 '갈라드리엘' 부인의 경우,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배우가 그 고혹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 솔직히 번역이 매력적이지는 않다. 역자들이 영문학 전공자들이고, 톨킨의 저서를 주로 번역한 점이 이 전집에 권위를 실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꽤 재미있었음에도 집중하기 힘들었던 게 번역이 20% 정도는 차지하지 않았나 싶다. 간간이 오타도 보였다. '그런데 보라!' 이런 부분도 별로였다. 그러나 톨킨의 번역지침에 따라 우리 고유말을 살렸다는 점은, 옛말이나 방언을 살린 우리문학의 성취만큼이나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영화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잘 압축했고 톰 봄바딜 등 지루한 부분은 쳐내는 등 등장인물을 간소화했다. 더불어 나즈굴이나 사우론이 내뿜는 공포감은 극대화했으며, 골룸의 행동과 심리 묘사는 원작에 충실했다. 무엇보다 전쟁에 임한 왕들의 비장미 -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에서 세오덴 왕의 독려, 모르도르에서 아라곤의 독려 - 는 좋아하는 장면들인데, 모두 제작진의 창작이다.


책을 마무리하고 나서도, 나는 이 책을 영화를 더 재미있게 감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며, 독립적인 문학작품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본다. 장르문학에 대한 나의 편견이 여전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지금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만 다시 읽어 나가는 중인데, 그러다가 작품이 더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아닐 것 같다. 


리디셀렉트에서 읽었으며, 추석 연휴 마지막날에 끝냄. 

** 『호빗』은 읽지 않았으며, 읽을 계획 없음. 영화 1편 보다가 잠든데다, 이 작품에서도 호빗 동네 이야기는 재미있지는 않았기 때문임

이 책은 주로 호빗에 관한 것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는 그들의 성격에 대해서는 많이, 그리고 역사에 대해서는 조금 알게 될 것이다. - P41

"...그건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ㅂㄴ지야. 그 반지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누구나 그 반지에 완전히 압도당하게 되어 있네. 반지가 사람을 소유하게 되는 셈이지..." <반지원정대> - P124

"인간들은 위대한 반지들 중 하나만 가져도 영원히 죽지 않을 수 있어. 물론 더 성장하거나 힘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죽지 않고 생명이 유지되는데, 그러다가 결국은 순간순간이 권태로워지지. 그리고 만약 다른 사람에게 자기 형체를 감추기 위해 반지를 자주 사용하게 되면 몸이 점점 ‘소멸‘되지. 그러다가 영원히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되고, 결국에는 반지를 지배하는 암흑의 권능이 감시하는 미명의 지대를 헤매게 되어 있어. 언젠가는 말이야. 혹 의지력이 강하거나 원래 선량한 사람이라면 그 순간이 다소 지연될 수도 있겠지만, 의지력이나 선량함이라는 것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일세. 결국엔 암흑의 권능에 사로잡히고 만다는 것이지.." <반지원정대> - P125

지상의 요정 왕들에겐 세 개의 반지,
돌집의 난쟁이 왕들에겐 일곱 개의 반지,
어둠의 권좌를 앉은 암흑의 군주에겐 절대반지
어둠만 살아 숨쉬는 모르도르에서.
모든 반지를 지배하고, 모든 반지를 발견하는 것은 절대반지,
모든 반지를 불러 모아 암흑에 가두는 것은 절대반지
어둠만 살아 숨쉬는 모르도르에서. <반지원정대> - P128

"...그 어둠의 그림자는 한번 패한 뒤에도 언제나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나지."
"우리 시대에는 제발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나도 그렇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그런 심정이겠지. 하지만 시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게 아니지 않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어진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거야..." <반지원정대> - P130

"...힘의 반지는 자신을 스스로 지킨다네. 반지가 주인을 버리고 떠날 수는 있지만 주인이 그것을 버릴 수는 없는 거야.기껏해야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는 있지. 하지만 그것도 반지의 노예가 되기 전의 초기에나 가능한 일이야..." <반지원정대> - P139

"...살아 있는 이들 중 많은 자가 죽어 마땅하지. 그러나 죽은 이들 중에도 마땅히 살아나야 할 이들이 있어. 그렇다고 자네가 그들을 되살릴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죽음의 심판을 그렇게 쉽게 내려서는 안 된다네." <반지원정대> - P147

"하지만 어디서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것입니다."
"용기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얻어집니다. 희망을 가지십시오." <반지원정대> - P193

"... 지금은 휴식을 취해야 하지. 세상이 어둠 속에 들 때는 듣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중략) 편히 자! 밤의 소리도 두려워하지 말고, 회색 버드나무도 두려워 말게..." <반지원정대> - P285

황금이라고 해서 모두 반짝이는 것은 아니며
방랑자라고 해서 모두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속이 강한 사람은 늙어도 쇠하지 않으며,
깊은 뿌리는 서리의 해를 입지 않는다. <반지원정대> - P371

‘흰색! 시작할 때는 그 색이 적격이지. 흰색은 염색을 할 수도 있고, 흰 페이지는 글을 적을 수도 있고, 흰빛은 쪼개질 수도 있으니 말이오.‘ ‘그럴 경우에 그것은 더는 흰색이 아니오. 어떤 사물의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그것을 파괴한다면 그는 이미 지혜의 길을 벗어난 것이오.‘ <반지원정대> - P545

"... 절망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절망이란 아무 의심 없이 종말을 확신하는 이에게만 어울리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 본 뒤 남은 필연을 인식하는 것은 오히려 지혜입니다. 거짓된 희망에 매달리는 이들에게는 그것이 우둔하게 보이겠지요..." - P568

"...강한 자나 지혜로운 자는 멀리까지 갈 수 없습니다. 그 길은 강한 자 만큼의 희망을 가진 약한 이가 가야 하는 길입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인 것은 사실 그런 식이었습니다. 강자들의 눈이 다른 곳을 향하는 동안, 작은 손들은 바로 자신들이 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겁니다." <반지원정대> - P569

"... 사실 암흑군주의 위력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때는, 바로 그와 맞서 싸우는 동지들 간에 분열이 일어나는 때요." <반지원정대> - P742

"아마도 올바른 선택이란 없는지도 모르오." <두개의 탑> - P20

"간달프의 계획은 자신이나 다른 이들의 안전을 내다보고 세워진 것은 아니었네. 비록 끝이 암울하더라도 거부하기보다는 시작하는 게 나은 일들이 있지..." <두개의 탑> - P73

"...우리와 우리의 모든 친구들에게 전쟁이 닥쳐와 있어. 반지의 사용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전쟁이지. 그것을 생각하면 내 가슴은 크나큰 비애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네. 많은 것들이 파괴될 것이고 모든 것이 상실될 수도 있으니까..." <두개의 탑> - P196

"...펠렌노르의 성벽을 수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해야겠소. 이렇게 폭풍이 눈앞에 닥쳐왔을 때는 그대들의 용기가 가장 좋은 방어책이 될거요..." <왕의 귀환> - P20

"...아쉬울 때에 도움과 충고를 무시하는 자존심은 어리석음일테니." <왕의 귀환> - P38

"당신은 백성들에 대한 의무가 있소."
"그 의무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그렇지만 저도 에오를 왕가의 후손 아닌가요? 보모가 아니라 여전사 아닌가요? 전 머뭇거리기만 하면서 아주 오래 기다려 왔어요. 이제는 비틀거리지 않으니, 제 인생을 제 뜻대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왕의 귀환> - P90

"의지가 부족하지 않으면 길이 연린다고들 하지..." <왕의 귀환> - P131

"이번에도 그 암흑 기사 대장이 그들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가 퍼뜨리는 공포는 그보다 먼저 강을 건넜습니다." <왕의 귀환> - P157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그게 얼마나 될 것 같은데? 그는 이 세상이 시작된 이후 수많은 강국을 몰락시킨 무기를 갖고 있잖아. 바로 굶주림 말이야." <왕의 귀환> - P168

세오덴 왕이 답했다.
"그 일을 하려고 우리가 멀리 달려왔소. 우리는 그것을 시도할 것이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는 오직 내일이 알려줄 것이오." <왕의 귀환> - P194

"...사실 그것은 여럿이 아닌 단 하나의 주인만 사용할 수 있소. 그러니 그는 우리 가운데 가장 강한 자가 다른 이들을 누르고 그 반지의 주인이 되기 위해 다툼을 벌일 시간을 예상할 거요. 그럴 때에 그가 돌연히 행동을 취한다면 그 반지는 그를 돕겠지." <왕의 귀환> - P288

"...여기 가만히 앉아 있어도 틀림없이 멸망할 텐데 그렇게 죽는 편이, 차라리 새 시대가 영원히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인식하며 죽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오." <왕의 귀환> - P289

"그 분의 바람은 제겐 명령입니다." <왕의 귀환> - P290

"사람이 성문보다는 나은 법이지. 사람들이 성문을 버리고 달아난다면 어떤 성문도 적에 대항해서 견뎌내지 못할 겁니다." <왕의 귀환> - P292

그는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
"자, 이제 돌아왔어." <왕의 귀환>

Fin. - P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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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1~7 세트 - 전7권 -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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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서두에 자신의 몽진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선 장수들을 도외시하고 승전의 공을 명나라로 돌린 선조의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의 광복은 전적으로 외세에 의한 것이었음을 반박하기 위해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만화는 역사적 사건들을 나열하면서도 항일투사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소개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려 나갈수록 독립운동이 얼마나 비체계적이었고 얼마나 분열되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점,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일제의 광기가 거세지면서 독립운동가 보다는 친일파 소개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이다(친일파 소개가 모자랐던지, 작가는 최근 '친일파열전'을 새로 발간한 것 같다). 씁쓸한 일이다. 독립운동이 기호파와 서북파, 노론과 소론, 민족주의계열과 사회주의계열 등으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는 사실, 무수히 많은 단체들이 이합집산을 거듭에 거듭했다는 점은 현대사를 조금 깊이 공부해 본 사람은 아는 사실이다. 그걸 다시 되새긴다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많은 독립운동 단체들의 흐름을 따라가는 건 만화로도 역시 극복하기 어려웠나보다. 작가의 노고는 묻어나지만, 예전에 읽은 역사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외세가 아닌 우리 투사들의 항쟁'을 소개하려는 작가의 의도보다 오히려 독립운동의 부끄러운 모습들만 더 부각된 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좋다. 작가는 한겨례 계열로 소개되어 있지만,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도 돋보인다. 그 점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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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제티 : 마리아 스투아르다 [한글자막]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22
도니제티 (Gaetano Donizetti) 외 / Arthaus Musi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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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나치와 데비아의 노래가 더없이 뛰어나다. 특히 데비아의 당당함이 공연 전체를 관통한다. 작품 자체가 음악적으로 대단하다. 무대연출은 절제된 반면, 의상은 아낌없이 돈을 쓴 듯 화려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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