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보엠 풍월당 오페라 총서
푸치니 (Giacomo Puccini) 작곡, 이기철 옮김, 주세페 자코사 외 대본, 김문 / 풍월당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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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참 좋다. 지금껏 읽었던 <라 보엠>의 해설 중 가장 좋다. 원작소설과 레온카발로의 오페라와도 비교 해주고 있다. 번역은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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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 풍월당 오페라 총서
푸치니 (Giacomo Puccini) 작곡, 이기철 옮김, 주세페 자코사 외 대본, 김문 / 풍월당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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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 팬들에게는 선물과 같은 대본집. 너무 좋다. 해설부터 번역까지,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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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4
에밀 졸라 지음, 조성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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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휴... 간신히 끝냈다.


'루공-마까르'가 사람들을 안 불편하게 하는 건 없지만, 이 작품 『대지』는 (푸근함을 주는 제목과 다르게) 그 끝판왕을 보는 것 같다. 에밀 졸라의 등장인물들은 욕설, 간음, 폭력, 학대, 뒷다마는 기본으로 장착하지만, 여기에 이르러서는 존속살인과 근친상간을 패치한다. 광부들이 파업에서 폭동으로 번지는 과정을 그린 『제르미날』보다도, 그 선정성과 폭력성이 압도적으로 자극적이고 세세하다. 


작품은 한평생 땅을 일군 자린고비 노인이 자식 셋에게 재산을 양도하는 데서 시작한다. 노인의 누이는 경고한다. 재산을 나눠주면 자식들의 존경심도 함께 잃는다고. 『대지』는 그렇게 재산을 분할해 준 자식들로 인해 노인이 '서서히 죽어가는' 이야기가 기본 뼈대이다. 『목로주점』의 제르베즈(이 작품의 주인공 '장 루공'의 누이)가 서서히 굶어죽어가는 것처럼, 노인은 그렇게 고통 속에 죽어간다. 재산 분할로 인해 그의 일가가 피튀기는 싸움을 이어가는 것을 모두 지켜보면서 (이 작품에서만은 작가의 이름을 바꿔도 되겠다. '에빌 졸라'). 내 주변에 재산이 많은 친척 일가가 있고, 그들 형제 간 그리 친하게 지내지 않는 모습을 보긴 했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권력은 자식과도 나누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이들의 재산분배 과정에 이어지는 이전투구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당대의 풍경들을 카메라로 찍듯 펜으로 그려내는 졸라이기 때문에, 단순히 '욕하면서 보는 작가의 막장드라마'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여기에 등장하는 농부들은 땅에 진심이고, 정직하게 하는 대하는 등 거의 '여자'처럼 사랑하고 아낀다. 그러나 에밀 졸라를 읽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의 작품 속 '여자'들은 언제나 폭력과 욕설에 노출되어 있는, 거의 남자에게 매인 존재이다. 아무리 자존심이 강하거나 강인해도 여자들은 그를 취한 남자에게 돌아간다. 처음에는 갖은 사탕발림으로 꾀지만, 갖고 나면 그냥 소유물 취급을 한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게 아니고, 당대의 가부장적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땅을 '여자'로 비유하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땅은 'motherearth'인데, 땅을 물려준 부모를 내내 학대하다 살해하다시피 한 인물들의 행각을 보면,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지 않나 싶다.


이외에도 다양한 차원의 갈등들을 볼 수 있는데, 공업과 농업,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전통농법과 진보적 농법 등이 그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수입되는 값싼 밀 때문에 유럽의 밀값이 하락하고 그것이 도시의 노동자들을 먹여살리기는 하지만 농업인들은 희생되는, 사라져가는 전통농가에 대한 안타까움도 함께 담겨 있다.


번역은 조금 아쉬웠다. 여기서 일일이 지적하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들이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루공-마까르'를 꾸준히 출간해 주는 출판사에 감사할 뿐이고, 20권을 다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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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4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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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에 이어지는 작품.


『813』말미에 뤼팽은 모로코에 파병된 외인부대원으로 '돈 루이스 페레나'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데, 이 편에서는 내내 그 이름을 사용한다. 넘치는 자신감, 초인적 직관, 미녀 밝힘증은 여전하지만, '돈 루이스 페라나'라는 이름으로 변신을 전혀 하지 않는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그 뿐 아니라 공익의 수호자의 면모를 과시하는데, 전편들처럼 도둑질도 하지 않고 총리나 경시청장 같은 고위직들의 신임을 듬뿍 받으면서 거의 자유롭게 활동하는 탐정이 된다.


내용도 굉장히 재미있다. 사건 속에 사건이 있고, 사건 속에 또 다른 사건이 있다. 범인을 잡았다 그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 그래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데드풀' 같은 끝없는 허풍이 이어지다보니, 모리타니 왕국을 프랑스령으로 귀속시킨 게 그 자신이었다는,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갈 법한 부분에서는 살짝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모리스 르블랑의 필력은 『수정마개』가 끝이 아니었던 것. 


한편, 시간 설정이 특이하다. 사건의 시발점이 된 2억 프랑의 유산을 남긴 모닝턴은 1919년 '인플루엔자'로 앓아 누웠다가 독극물로 사망한다. 나는 그가 1918년부터 대유행한 스페인독감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해설에 따르면 작품은 1914년, 전쟁 중 집필된 것으로, 전쟁 후 일어날 세상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것이다. '미래에 유행성 독감까지 예견했다는 것인가'라는, 나만의 착각에 잠깐 웃음을 지었다.


다만, 뤼팽 장편의 백미라고 할 만한 역사적 사건이나 전설(『속이 빈 바늘』), 당시의 국제정세(『813』), 정치 스캔들(『수정마개』)에 기반한 에피소드가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도둑질을 안 하다보니, 끝모를 예술적 취향도 여기서 멈춘다. 이제 겨우 4권인데, 그럼 다음 뤼팽은 또 어떤 모습을 보일까 궁금해진다.

페레나를 둘러싼 영웅신화는 그 위용을 차근차근 갖추어왔던 것이다. 그 속에는 초인적인 에너지와 기적 같은 담력, 황당무계한 상상력과 기발한 모험심, 그리고 강인한 완력과 냉철한 정신력 등등, 도저히 아르센 뤼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인물의 모든 특징이 고스란이 담겨 있었다. 이를테면, 좀 더 이상화된 업적으로 더욱 위대하게 승화된 아르센 뤼팽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난 아무것도 믿지 않아. 다만 끊임없이 탐구할 뿐이네. 무엇이든 최초로 마련되는 기반 위에다 하나의 가설을 세울 뿐이지. 가장 그럴듯한 가설을 말이야. 그리고 생각하는 거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하는 모든 말은 입 밖으로 내기 전에 그 한마디 한마디가 충분히 숙고된 것들입니다. 어느 한가지도 소홀히 흘려버려서는 안 되는 얘기이죠. 왜냐면 얘기 속에 담긴 사실들을 중구난방으로 헤집어 본다고 해서 결코 이번 사건이 해결되는 게 아니며, 오로지 가능한 한 충실하게 갖춰진 이야기를 따르는 가운데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난 신문 따위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냈습니다. 어리석은 정치 놀음이나 지저분한 사건들을 눈으로 섭렵하느라 매일 소중한 30분씩 허비하는 게 그토록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일일까요?"

"내 공격을 막아낸 건 당신 자신의 재능만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기적 같은 행운이 당신을 집요하게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머뭇거리는 것도, 생각에만 골몰하는 것도 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번에 파악하고 싶었고, 순식간에 깨닫고만 싶었다. 별다른 단서라든가 모호한 추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중대한 순간마다 갈 길을 가르쳐주었던 그 놀라운 직관력 한 방으로 일사천리 꿰뚫기만을 원했다.

핍밥받고, 희생당하고, 삶의 열정을 상실한 사회적 약자들. 그들 모두에 대해 돈 루이스는 한결같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명철한 지성과 자상한 조언, 경험과 힘을 그들과 함께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시간을 할애해 자기 스스로 나서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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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에너지전쟁 - 과거에서 미래까지, 에너지는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대니얼 예긴 지음, 이경남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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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est. 새로운 에너지들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뜻하는 것일 게다. 전작인 『The Prize』가 '드레이크 대령'부터 걸프전까지, 현대사회 최대의 에너지원인 석유의 역사를 담았다면, 이 후속작은 그 이후의 2010년 초반까지 석유의 이야기, 그리고 지정학적 약점과 기후변화를 극복하고자 고안된 비재래적(untraditional) 에너지들의 2030년 경까지 전망을 분석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들은 다음과 같다.


천연가스. 천연가스는 저렴하면서도 탄소배출이 적어 어느 정도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주된 생산지가 러시아와 중동으로, 다소 서방과 불편한 나라이기 때문에 석유와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노르트스트림2 승인 문제를 두고, EU, 러시아, 미국 간 갈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원자력. 지정학적 문제를 극복하고 한 국가의 에너지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에너지원이다. 문제는 체르노빌, 후쿠시마 같은 사례들 떄문에 시민들의 저항이 거세다는 것. 그럼에도 프랑스나 중국은 원자력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전기. 토머스 에디슨을 시작하여 새뮤얼 인설로 이어지는 전기의 역사는 그레첸 바크의 『The Grid』와 상당 부분 내용이 겹친다. 아마도 바크가 이 책을 많이 참조하지 않았을까?


태양력과 풍력. 두말할 것 없이 지금 우리 세기에 가장 각광받는 에너지원이다. 태양력은 오일쇼크를 겪은 카터 시대부터 주목 받았으나, 낮은 효율 때문에 그의 재선 실패와 함께 잊혀지는 듯 했으나, 기후위기를 겪으면서 되살아났다. 신재생에너지는 특히 석유기업이 다음 사업으로 투자를 많이 하기도 한다. 마이클 셸런버거는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서 '석유회사들이 태양력과 풍력 업체를 지원하면서 원자력을 몰아내려 한다'고 기술했는데, 이걸 말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태양력과 풍력이 문제가 많다고 보지만, '에너지의 분권화'를 이루려면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에너지 효율화, 에너지 효율화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제3의 에너지원이다. 언제나 석유가 풍부한 미국과 달리, 석유가 한 방울도 생산되지 않는 일본에서는 에너지 문제 극복을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프리우스' 같은 명품이 탄생했다. 프리우스는 피터 자이한의 애차이기도 하다.


바이오에너지.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가공함으로써 바이오에너지 강국이 되었다. 석유와 바이오에너지 두 가지 에너지원으로 구동되는 차량이 존재하는 사실이 놀라웠는데, 


전기차. 토머스 에디슨이 고안했으나 포드의 내연기관 차량에 밀려 역사속으로 사라진 전기차는 최근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 기술인데, 한국의 LG화학과 중국이 배터리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책을 그때 읽었더라면 LG화학에 투자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올해 에너지 관련 책을 7권 가량 읽은 것 같은데, 이 책이 모두 정리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니얼 예긴의 글쓰기는 담담하면서도 굉장히 흡입력 있다는게 최대 강점이다. 담담하다는 것은 내가 직전까지 즐겨 읽었던 작가들, 제러미 리프킨의 지나친 좌파적 이상주의도, 피터 자이한의 극단적인 미국 중심 성향을 모두 배제하고 에너지 전문가의 관점에서 팩트만을 기술하고 있다. 당연히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제 그의 다음 책은 10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를 대신할 만한 에너지 책들에 대한 나의 Quest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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