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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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네요. 아직 정재승 추천사, 1/2강, 1강만 읽었을 뿐인데 쉬우면서도 밀도가 높습니다. 다 읽고 리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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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1~7 세트 - 전7권 -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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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서두에 자신의 몽진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선 장수들을 도외시하고 승전의 공을 명나라로 돌린 선조의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의 광복은 전적으로 외세에 의한 것이었음을 반박하기 위해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만화는 역사적 사건들을 나열하면서도 항일투사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소개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려 나갈수록 독립운동이 얼마나 비체계적이었고 얼마나 분열되었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점,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일제의 광기가 거세지면서 독립운동가 보다는 친일파 소개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이다(친일파 소개가 모자랐던지, 작가는 최근 '친일파열전'을 새로 발간한 것 같다). 씁쓸한 일이다. 독립운동이 기호파와 서북파, 노론과 소론, 민족주의계열과 사회주의계열 등으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는 사실, 무수히 많은 단체들이 이합집산을 거듭에 거듭했다는 점은 현대사를 조금 깊이 공부해 본 사람은 아는 사실이다. 그걸 다시 되새긴다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많은 독립운동 단체들의 흐름을 따라가는 건 만화로도 역시 극복하기 어려웠나보다. 작가의 노고는 묻어나지만, 예전에 읽은 역사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외세가 아닌 우리 투사들의 항쟁'을 소개하려는 작가의 의도보다 오히려 독립운동의 부끄러운 모습들만 더 부각된 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좋다. 작가는 한겨례 계열로 소개되어 있지만,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도 돋보인다. 그 점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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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샘 세트 - 전2권 - 석유가 탄생시킨 부와 권력 그리고 분쟁의 세계사, 최신증보판 황금의 샘
대니얼 예긴 지음, 김태유.허은녕 옮김 / 라의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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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받았습니다. 원서 증보판은 2008년 출간되었더군요. ‘미국은 여전히 석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둥 시대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역자들이 2017년 기준으로 보충설명 하고 있습니다. 구입에 참고하시고요, 프롤로그만 읽었는데 책이 재미지네요. 다 읽고 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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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역전 - 인플레이션이 온다
찰스 굿하트.마노즈 프라단 지음, 백우진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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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알못이라, 20% 정도만 이해한 듯하다. 서술형으로 써내려간 글자들은 알아듣겠는데, 그래프와 오랜 옛날 학습했던 경제학 용어와 이론들은 가물가물하다. 네이버를 찾아봐도 잘 모르겠다.

책의 요체는 앞으로의 30년은 지금까지의 30년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무엇을 근거로? 저자들은 세계화의 퇴조, 고령화 및 치매의 증가 등을 통해 노동인구의 역전이 일어나고, ‘실제 노동 가능한 인구’에 의한 노사관계에서 노조의 협상력이 강화됨에 따라 실질임금이 상승하여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많은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다.

첫째, 중국의 변화이다. 지금껏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의 공장이었고, 초과공급을 통해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 마오 시절 한자녀 갖기 정책의 여파로 중국의 노동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조금 더 글로벌한 측면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며, 중국으로의 기술이전도 어려워지고 있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둘째, 생산가능인구는 저하되는 반면, 치매 등 공공재정에 의존하는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디플레이션적이지만, 생활을 남에게 의존해야 하는 인구는 저축보다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

셋째, 세계화의 후퇴, 이민에 대한 반대(우파적 포퓰리즘),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층의 감소 등의 요인이 결합되면 노동공급이 감소하고 이는 노동의 협상력이 증대된다. 이에 대다수 서구 경제의 실질임금이 상승할 것이고, 기업은 그에 대응해 생산성을 높이고 단위노동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노동당 투자를 늘릴 것이다. 

넷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명목금리는 반드시 상승한다. 반면, 단기 실질금리는 낮게 유지되겠지만, 10년 이상 장기 실질금리는 상승할 것이다.

다섯째, 여기서 일본의 사례를 토대로 한 반박이 있을 것이다. 일본은 세계 최고 고령화사회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뚜렷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 먼저 일본은 국내의 노동감소를 해외이전을 통해 극복했다. 그리고 일본 노사문화의 특징인데, 일본의 노동자들은 노조보다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노조의 협상력이 전통적으로 높지 못하다. 이 모델은 앞으로, 특히 서구사회에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증세로 가야 하는데, 저자들은 법인세, 토지세, 탄소세, 국경세를 제안한다(전자동화에 따른 ‘로봇세’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우리 정부기관들은, 지금까지 인구감소 대책에 현금지급만 고려할 뿐, 그러한 사회가 도래했을 때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은 없는 듯하다. 단기적으로, 엄청난 자금이 시중에 투입되었기 때문에라도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들은 그 이후를 보고 있다. 앞으로 30년간 노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확실시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가 아파트에 몰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행히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정부정책은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자산은 부동산으로 더 가야 할 것인가. 책을 읽고 나서 암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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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그들은 왜 칼 대신 책을 들었나 서가명강 시리즈 14
박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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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람의 검심」 실사판을 보고, 메이지 전후 일본 근대사에 대한 지식을 점검하고 싶어 선택했다. 과연,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나에게 일본 근대사는 시바 료타로의 저서들과 바람의 검심이 전부였다. 막말에는 존왕파와 바쿠후파 사이에서 칼부림이 난무했고, 그때 사카모토 료마라는 불세출의 영웅이 홀연히 나타나 대정봉환을 이룬다. 그리고 하늘이 준 그 임무를 다하자 저세상으로 떠난다. 이후 메이지 유신에서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하고 팽창주의를 지향한다.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유신을 전후사였다.


그 디테일이 궁금했다. 책은 네 명의 인물을 통해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 신센구미니, 발도재 하는 칼잡이들이 아니었다. 일본의 근대화는 사무라이가 이끌었다. 그런데 그들은 흔히 우리가 아는 칼잡이들이 아니었다. 칼대신 책을 들었다는 것이다는 점이 중요하다.「바람의 검심」은 칼을 통해 새 세상이 왔다고 묘사하고 있지만, 정말로 새 세상을 이끈 것은 사무라이들의 열린정신과 치열한 공부의 결과였던 것이다. 특이한 점은 우리가 '성리학'에 경도된 데 반해, 그들은 '주자학'이 베이스에 깔리긴 했지만, 양명학, 난학, 병학, 불교 등 다양한 학문을 편견없이 받아들였으며, 그것이 개항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 도올이 강연 한부분이 떠올랐다. 우리의 유학은 일본에 비해 너무 빈곤(?)하다고. 그것은 학문을 이렇게 다채롭게 접하지 않은 것 때문이 아닐까? 

사무라이는 '무사'계층이다. '검사'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에도 바쿠후 시대에 그들은 주로 도시에 거주한 봉급생활자였다. 에도 바쿠후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안정적이었으나, 이후 물가가 상승하면서 이들의 불만이 높아져 간다. 그리고 '페리'함대의 내항과 함께 그 불만은 바쿠후로 향했다. 

요시다 쇼인은 「료마가 간다」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로 다뤄졌지만, 직접 등장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에 대한 디테일은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데, 내가 봤을 때 근대일본사에서 그의 중요성은 1) 근대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첫 일본인, 2) 정한론의 시초, 3) 함대의 필요성 초기 주장, 4) 다독, 다작, 인재양성이다. 그는 흑선이 표류 또는 도선을 해서라도 외국에 나가려 했고, 팽창주의를 지향했다. 감옥생활을 할때 엄청난 독서와 다작을 했고, 자신의 학당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그 제자이다. 내 눈길을 끈 것은 '함대의 필요성'을 제창한 것인데, 그의 생각은 이후 사카모토 료마의 상선회사로 이어지고, 최초의 내무경 '오쿠보 도시미치'에 의해 실현된다. 내가 왜 여기에 주목했냐면, 지금 일본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함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세력인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핵무기도, 전투기도 아닌 넘사벽의 함대였는데, 미국은 그 역할에서 점차 손 떼면서, 아시아에서는 '우방' 일본에 그 역할을 물려주는 시점이다. 그 뿌리가 150년 전 이 사람의 사상에 있다는 생각이 나를 섬찟하게 한다. 책의 다음 문장이 이런 나의 생각을 확인해 주었다.

"그 후 일본의 역사는 해군 증강을 둘러싼 진퇴의 역사다."

사카모토 료마는 말이 필요없는 인물이다. 시바 료타로의 필력으로 일본에서 '신'이 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를 중립적으로 서술한 이 책만 봐도 모험을 좋아한 유쾌한 사나이였고, 당시 일본의 양웅(책에서는 '웅번'으로 표현)인 사쓰마와 조슈의 화친을 이끌었으며, 대정봉환을 이끌었다. 바다와 함선을 좋아해 직접 해운회사도 만들었고, 해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팽창주의를 경계했기 때문에 우리와도 적대감이 덜하다.

사이고 다카모리는 일본에서 '라스트 사무라이'로 통하는 인물이다. '존왕양이'를 기반으로 성립한 메이지 정부가 '존왕'만 하고 '양이'는 배격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사무라이들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정한론을 내세운다(이 점은 센고쿠 통일 후 남아도는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연상시킨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그런 나라인 것이다). 아직 국력이 미약하다고 판단한 오쿠보 등 현실주의자들은 정한론이 너무 이르다고 주장하고, 사이고는 실각한다. 결국 불만을 가진 사무라이들을 이끌고 메이지 정부에 반란을 일으키고(서남전쟁), 전쟁에서 사망한다. '사무라이 정신'을 대표 브랜드로 만들려는 일본에, 사이고 다카모리는 최고의 로망인가보다.

오쿠보 도시미치는 메이지 유신을 완성한 사람이다. 힘과 지위를 갖기 위해 주군의 눈에 들기 위해 바둑을 배웠다는 소문까지 있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이고 엄청난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다. '양이'를 '개화'로 대체했기 때문에 사무라이들에게서는 배신자 취급을 받기도 했고, 저자에 따르면 일본에서 그다지 인기도 없는 모양이다. 평생 일만 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오래전 시오노 나나미가 묘사한 '아우구스투스'를 닮았다. 카이사르처럼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 로마제국의 기틀을 다진 사람. 그런데 나는 오쿠보가 '유신삼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연히 그 이유는 「바람의 검심」에서 시시오 마코토가 보낸 자객 세타 소지로에게 암살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에서는 그의 개화정책에 불만을 품은 사무라이들에게 살해당한 것이지만.

가쓰라 고고로(기요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등 주요 조슈 인사들에 대한 서술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진 점은 다소 아쉽지만, 저자는 그 이유를 가장 마지막에 설명하고 있다. 가쓰라 고고로는 책 한권짜리 인물이라는 것이다(그런 책은 우리나라에 아직 없는 것 같으니 책임지고 출간해 주길). 이토 히로부미는 독립운동사 말고 메이지를 안착시킨 인물이라는 관점에서 언젠가 읽어보고 싶다. 한편, 사이고 다카모리와 오쿠보 도시미치의 우정을 다룬 시바료타로의 작품 「나는 듯이」도 동서문화사 말고 정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 제목조차도 이 책에서 유래를 알게되었다. 페리가 우리가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요시다 쇼인은 지체없이 우라가로 향했는데 그때 쓴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라가에 이양선이 왔다고 해서 나는 지금부터 밤배로 갑니다. 해륙 모두 교통을 차단할 거라는 풍문이 있어 마음이 몹시 급합니다. 나는 듯이, 나는 듯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들.


- '다케시마'는 원래 '울릉도'를 뜻했다.

- 일본국왕은 '성씨'가 없다. 이름만 있을 뿐이다(따라서 일본에서는 역姓혁명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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