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시 살게 한다 - 유나 아빠의 애도 일기
김동선 지음 / 두란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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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잃은 부모는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무슨 수를 써도 이전과 같을 수는 없을 테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에도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 하고 삶의 방향을 잃은 듯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물며 본인의 자식을 잃은 그 깊은 슬픔은 감히 어느 누가 가늠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먼저 떠난 자의 사랑이 그리고 남은 자들의 사랑이 이 세상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부정과 분노를 넘어 후회와 자책을 지나 인정과 용서 그리고 수용과 이해의 단계를 거쳐 상실감이라는 독을 내 육체 안에서 희석시킨다. 언제든 다시 발작이 일어날 수 있겠지만 평생 그 독을 몸 안에 품은 채로 그저 하루 하루 또 힘겹게 살아내면서 조금씩 더 묽어지길 바랄 뿐이다.

비슷한 슬픔을 겪은, 겪고 있는, 겪게 될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따뜻한 위로와 포옹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상실을 경험하고 나면 마음속은 전쟁터가 된다. 고요하다가도 갑자기 포성이 울리는 전투가 벌어진다. 느닷없이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나타낸다. 다 내 탓이라는 후회와 자책도 한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어 답답해서 미칠 것 같기도 하다.

상실한 자의 배고픔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배고픔은 그럼에도 생명을 이어 가라는 하늘 아버지의 명령에 가깝다. 배고픔은 다시 출항을 알리는 위대한 항해의 뱃고동 소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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